가의는 수년간 수씨와 얽혔던 은혜와 원한을 떠올렸다.수씨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녀는 깨달았다. 사람이 죽으면 등불이 꺼지듯 모든 것이 사라진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수씨가 그녀를 화나게 했던 많은 일들은 사실 그녀의 잘못이 더 컸건만 가의는 매번 트집을 잡기 일쑤였다.한참을 생각하던 그녀는 깊은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사실 그녀는 참 괜찮은 사람이었다. 효성스럽고 너그러웠으며 후작을 위해 장남을 낳았고, 심지어는 수년간 후부의 살림도 총괄했지. 작년에 유산하지 않았더라면 몸 상태가 이렇게 악화되진 않았을 것이다.”“… 작년에 유산을 했단 말이냐?” 시만자가 물었다.“그렇다. 그녀는 원래 체질이 좋지 않았다. 의원이 임신은 피하라고 당부했는데 하필 그 시기에 또 아이를 가졌던 것이다. 태아가 선천적으로 약해 결국 지키지 못했고 유산 이후 몸이 더 상하게 되었다. 그 일이 없었다면 이렇게 젊은 나이에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송석석은 문득 노 집사가 풍 집사에게 물었을 때 풍 집사가 이런 일은 언급하지 않았던 것을 떠올렸다. 그는 그저 그녀가 둘째 아이를 낳을 때 병을 얻었다고만 말한 것을 들었다. 즉, 풍 집사는 많은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 집사에게 일부만 전한 것이 분명했다.시만자는 속으로 탄식하며 수씨는 정말 좋은 사람일 거라고 다시금 믿었다. 악독하고 깐깐한 가의조차 그녀를 좋게 평가한다면 그건 진심일 것이 분명한데, 그렇게 총명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 아이를 낳고 몸이 망가졌으니, 참으로 아쉬울 뿐이다.시만자가 다시 물었다.“정말 하인을 죽인 적은 없는 것이냐?”가의는 억울한 표정으로 답했다.“때리고 꾸짖은 적은 있어도 죽인 적은 없다. 허나 노부인이 싫어해서 자주 그런 것도 아니다. 게다가 내 곁에는 대부분 내 지참금으로 데려온 사람들 아니겠느냐? 내가 굳이 내 사람에게 그럴 이유가 뭐 있겠느냐?”마차로 돌아가는 길에 시만자는 가의를 내쫓겠다는 말을 더는 꺼내지 않았다.송석석이 말했다.“우리가 의
Last Updated : 2024-12-0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