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할 말이 있는 듯했다.나도현은 망설임 없이 보모에게 하민을 데리고 나가 놀게 하라고 지시한 후,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할 말 있으면 해.”“이번에 아이를 찾아줘서 정말 고마워. 신세 많이 졌어. 근데 나도 여기 오래 머물기가 그래. 이제 하민이도 돌아왔으니 나도 이젠 가야겠다.”“시은아.”나도현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이렇게 금방 배은망덕하게 굴 거야?”“폐 끼치기 싫어.”양시은은 헛기침을 하며 민망함을 감췄다. “알았어.”나도현은 차갑게 말하고 돌아서서 나가버렸다.양시은은 그가 그렇게 쉽게 승낙할 줄 몰라서 잠시 당황했다.하지만 이게 나았다. 질척거리다가 또 무슨 일이 생기느니,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나았던 것이다.나도현이 나가보니 하민은 보모들과 같이 놀고 있었다.그는 눈을 굴리더니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장난감 하나를 하민에게 건넸다.“네 엄마가 떠난다는데, 넌 어떻게 할 거야?”“당연히 엄마랑 같이 가야죠.”하민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나도현은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네 엄마는 지금 아프시잖아. 너도 몸이 약한데 엄마 혼자 너까지 돌보면 너무 힘들 거야.”“그럼 어떡해요?”하민은 갑자기 놀 기분이 아니라는 듯 고개를 들고 큰 눈을 깜빡였다.나도현은 웃으며 말했다.“아저씨 집을 봐. 보모도 많고 너랑 엄마를 잘 돌봐줄 수 있어. 그리고 가정 주치의도 있어서 언제든지 진료를 받을 수 있어서 너희 두 사람을 잘 보살필 수 있지.”“아저씨, 혹시 엄마를 붙잡아 두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 아니죠?”하민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어린아이에게 속마음을 들킨 나도현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그냥 너희들이 걱정돼서 그래.”하민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그럼 좋아요. 엄마한테 말해볼게요.”양시은은 떠날 준비를 하다가 하민의 말에 의아했다.“여기가 뭐가 좋아? 내 집만큼 편한 곳이 없지. 집에 가자.”“엄마, 저 여기 있을래요. 여기 엄청 재미있어요.”하민은 입술을 깨물며 애처롭게 말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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