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현은 양시은이 자신을 위해 대신 칼에 맞아줄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당황하고 있던 순간에 양시은이 그의 손을 잡으며 애원했다.“나도현, 제발 하민이를 구해줘...”...양시은이 다시 눈을 떴을 땐 병원이었다. 그녀는 눈을 뜨자마자 양채은에게 문자를 보냈다.[양채은, 죽어야 할 사람은 나야. 내가 죽을 테니까 하민이는 살려줘. 하민이는 아무 잘못도 없잖아. 그리고 넌 하민이가 제일 좋아하는 이모잖아.]양채은은 지금 이성을 잃은 상태였던지라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그간 쌓은 정으로 설득하는 것이다. 아이를 잃은 양채은에게 당연히 통할 리가 없었다.양시은과 나도현의 아이는 멀쩡히 살아있었다. 양시은이 그녀를 동생으로 여기고 나도현을 본 순간 나도현의 정체를 알려주면서 그녀를 이용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었더라면 이 정도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양시은은 그녀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녀가 나도현에게 푹 빠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결국 그녀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아이도 없고 나도현은 애초에 그녀를 사랑하지도 않았다. 모든 건 양시은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녀는 죽게 되는 한이 있어도 양시은이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고 싶었다.“이모, 우리 여기에 며칠 동안 있는 거예요? 엄마가 보고 싶어요. 이모, 혹시 하민이가 잘못한 거 있어요? 왜 하민이랑 놀아주지 않는 건데요?”아이들은 감정에 민감했다. 양채은이 자신을 이곳으로 데리고 온 뒤 자신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그 순간 양채은은 마음이 누그러지며 아이는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하민아, 만약 이모랑 엄마가 싸우면 하민이는 누구를 선택할 거야? 이모 말 믿어 줄 거야?”양채은은 양시은을 증오하고 있었지만 하민이 앞에서는 완전히 냉랭해질 수 없었다. 하민이는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조카였기 때문이다.전에 학교 다닐 때도 그녀는 학교 끝나자마자 하민이를 데리고 나와 간식도 사주면서 돌봐주었다. 심지어 돈만 생기면 하민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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