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양채은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양시은에게 전화를 걸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녀는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고통을 가까스로 참으면서 천천히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양시은은 양채은으로부터 걸어온 전화를 보고 한 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받았다. “너 어디야?”“언니...”전화에서 양채은의 힘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양시은은 이른 시간 안에 상황 파악을 마치고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급히 물었다.“채은아, 너 지금 어디 있어? 나도현, 채은이 아마도 사고 난 것 같아. 네 사람을 동원해서 채은이의 위치를 찾아봐 줘. 채은이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어...”양시은이 잔뜩 쉰 목소리로 소리쳤다. 양시은의 말을 듣고 있던 양채은의 머릿속에 갑자기 언니와 나도현이 함께 있는 장면이 떠올랐다. 나도현은 지금쯤 하민이를 집으로 데려가서 언니와 함께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양채은은 분노가 아닌 안도감을 느꼈다.“언니, 지금까지 정말 고생 많았어. 이젠 도현 씨랑 잘 지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도현 씨가 아니라 강태경 씨였어. 그저 순간적으로 감정이 폭발해서 그런 거야. 하민이를 위해서라도 내 생각하지 말고 나도현 씨와 행복하게 잘 살아. 하민이에게 아빠가 있어야 하잖아. 언니는 영원히 내가 제일 사랑하는 유일한 내 가족이야. 난 한 번도 언니를 원망한 적 없어...”나도현은 강태경이라는 이름으로 양채은을 만났기 때문에 그녀는 강태경만을 좋아할 것이다.양시은은 양채은의 상황을 눈치채고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했다.“채은아, 그런 말 하지 마. 너 지금 어디 있어? 어디 있는지 말해. 우리가 지금 널 찾으러 갈게. 꼭 버텨야 해. 제발.”“아니, 더는 버틸 수 없을 것 같아. 언니, 너무 슬퍼하지 마. 도현 씨는 언니를 진심으로 사랑하잖아. 난 언니가 행복하길 바래.”양채은이 가까스로 고통을 참아내며 힘겹게 진심 어린 마지막 축복을 했다. 점점 약해지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 양시은은 멘탈이 붕괴하기 직전이었다.나도현은 양시은의 말대로 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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