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에 세 번이나 찔려 오늘 새벽에 수술실에서 나왔어요.”부승희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의리 하나는 죽여주네.”부승원이 말했다.“이제 양주가 떠들썩해지겠네요.”그 생각만 하면 주정민은 욕이 입언저리에 맴돌았다.“말도 마세요. 아버지가 하룻밤 사이에 늙어버렸다니까요. 최소 보름은 잠 다 잤다고 보면 돼요.”이철수 부하는 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안시연을 데려가지 못하더라도 양혁수에게 손찌검해서는 안 되었다.양석진 의원은 이 나이 먹도록 싱글이었고 오직 양혁수 조카 하나뿐이었다.정권을 이어받을 몇 명의 후보 중 한 명이 양석진이었다. 그런데 그의 조카가 양주에서 칼에 찔렸다니, 세상이 뒤엎어진 것과 다름이 없는 일이었다.세 명이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는데 맞은 편에서 두 명이 걸어왔다. 그중 한 명은 부승희도 아는 사람인 진수빈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정장 차림에 굳은 얼굴, 보기만 해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사람 같았다.부승원은 그 사람이 바로 연정훈의 부하이자 자주 얼굴을 보이지 않는 임성원이라는 걸 알아보았다.임성원은 그들에게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건네고 겁 없이 안시연 병실 문을 두드렸다.모든 사람이 그쪽으로 고개를 빼 들고 상황을 살폈다.얼마 지나지 않아 병실 문이 열리고 임성원이 안으로 들어갔다.부승희가 입을 딱 벌렸다.“대박.”그리고 부승원을 톡톡 건드리며 물었다.“오빠, 저 사람 누구야?”이승우가 앞다투어 대답했다.“누구긴, 특급 탐정, 연정훈이 숨겨둔 오른팔.”부승희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옆에 선 진수빈을 향해 농담을 날렸다.“그럼, 비서님은 잘릴 위기?”진수빈이 쓴웃음을 지었다.“부승희 씨, 차라리 짤리는 게 나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네요.”“왜요?”진수빈이 한숨을 내쉬더니 낮은 소리로 말했다.“임성원 씨가 도착하고 흥성 그룹 연 대표가 사라졌어요.”“네? 사라지다니요?”진수빈이 미소만 지을 뿐 대답하지 않았다.부승희는 깜짝 놀라다가 1초 후 알아차렸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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