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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Chapter 331 - Chapter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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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주삿바늘이 안시연의 팔을 찌르고 그녀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도저히 진정할 수 없는 안시연을 보며 연정훈은 가슴이 찢겼다. 그래서 그녀를 꽉 껴안아 그녀가 몸부림치다가 자신을 다치지 못하게 했다.진정제가 투여되고 의사는 작은 소리로 약효가 들려면 조금 시간이 걸린다고 언질을 주고 병실을 나섰다.안시연은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흐릿한 시야로 자신을 바라보는 연정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입가에 물린 듯한 상처를 발견했다.손을 뻗어 그의 입가를 어루만지고 싶었으나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제 몸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것에 안시연이 또 공포를 느꼈다.연정훈은 점차 진정되고 있던 안시연이 또 두 눈을 커다랗게 뜨고 두려워하자 손등을 토닥였다.“무서워하지 마. 지금 진정제 투여 중이고 내가 있으니, 아무도 널 해치지 못해.”그의 목소리에 안시연은 점차 마음을 가라앉혔다.그리고 두 눈이 감길 때까지 연정훈을 눈에 담았다.연정훈은 안시연이 깊은 잠이 들 때까지 다독였고 쌕쌕 숨을 쉬는 그녀를 보며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어 간호사를 불러 검사를 이어가도 된다고 전했다. 그는 안시연을 조심스럽게 안아 들고 여러 검사실을 오갔다.모든 검사를 마치고 나니 벌써 세 시간이 지나갔다.연정훈은 그녀를 병실에 눕히고 직접 옷을 갈아입히고 몸을 닦았다.옷은 얼룩지고 피부는 긁히고 멍들었으며 연정훈은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빨갛게 부어오른 그녀의 얼굴을 매만지며 연정훈은 분노가 들끓었다. 아까 그렇게 쉽게 이철수의 목숨을 앗아가는 게 아니었다!안시연이 잠에 들었음에도 연정훈의 손길은 아주 조심스러웠다.몸을 닦고 나니 어느새 아침이 밝아왔다.그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그녀의 곁을 지켰다. 연정훈은 그녀 혼자 두고 떠난 게 후회되어 피곤함도 느껴지지 않았다.성산에 가지 않았다면, 아니 그녀를 홀로 양주에 두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연정훈...”침대에 누워있던 안시연은 꿈속에서도 그의 이름을 외쳤다.연정훈은 침대에 앉아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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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칼에 세 번이나 찔려 오늘 새벽에 수술실에서 나왔어요.”부승희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의리 하나는 죽여주네.”부승원이 말했다.“이제 양주가 떠들썩해지겠네요.”그 생각만 하면 주정민은 욕이 입언저리에 맴돌았다.“말도 마세요. 아버지가 하룻밤 사이에 늙어버렸다니까요. 최소 보름은 잠 다 잤다고 보면 돼요.”이철수 부하는 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안시연을 데려가지 못하더라도 양혁수에게 손찌검해서는 안 되었다.양석진 의원은 이 나이 먹도록 싱글이었고 오직 양혁수 조카 하나뿐이었다.정권을 이어받을 몇 명의 후보 중 한 명이 양석진이었다. 그런데 그의 조카가 양주에서 칼에 찔렸다니, 세상이 뒤엎어진 것과 다름이 없는 일이었다.세 명이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는데 맞은 편에서 두 명이 걸어왔다. 그중 한 명은 부승희도 아는 사람인 진수빈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정장 차림에 굳은 얼굴, 보기만 해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사람 같았다.부승원은 그 사람이 바로 연정훈의 부하이자 자주 얼굴을 보이지 않는 임성원이라는 걸 알아보았다.임성원은 그들에게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건네고 겁 없이 안시연 병실 문을 두드렸다.모든 사람이 그쪽으로 고개를 빼 들고 상황을 살폈다.얼마 지나지 않아 병실 문이 열리고 임성원이 안으로 들어갔다.부승희가 입을 딱 벌렸다.“대박.”그리고 부승원을 톡톡 건드리며 물었다.“오빠, 저 사람 누구야?”이승우가 앞다투어 대답했다.“누구긴, 특급 탐정, 연정훈이 숨겨둔 오른팔.”부승희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옆에 선 진수빈을 향해 농담을 날렸다.“그럼, 비서님은 잘릴 위기?”진수빈이 쓴웃음을 지었다.“부승희 씨, 차라리 짤리는 게 나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네요.”“왜요?”진수빈이 한숨을 내쉬더니 낮은 소리로 말했다.“임성원 씨가 도착하고 흥성 그룹 연 대표가 사라졌어요.”“네? 사라지다니요?”진수빈이 미소만 지을 뿐 대답하지 않았다.부승희는 깜짝 놀라다가 1초 후 알아차렸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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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양혁수에게 사고가 생겼다는 소식에 임유정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날이 밝고 연명걸도 연락을 받지 않자 점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이철수가 이미 죽었으니 그녀가 USB를 훔쳐 간 사실이 들통나도 가짜 장부는 숨길 수 있었기에 연명걸이 자신을 찾아올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가짜 장부 사건만 잘 숨긴다면 이철수의 범죄 동기는 연정훈에 대한 사적 감정이었고 임유정은 발을 뺄 수 있었다.그래.그럼, 아무 문제도 없어.그렇게 그녀는 자신을 다독이고 있었다. 하지만 2시간 전, 연명걸은 벌써 잡혀갔고 임성원 부하의 고문 아래 1시간도 되지 않아 이철수의 범죄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고백했다.더구나 이철수는 사건 발생 후 연정훈에게 주식을 요구했으니 연정훈도 이상을 눈치채고 있었다.벨벨.핸드폰이 진동하자 임유정은 깜짝 놀라 펄쩍 뛰었다.펑!이어 굉음이 들려왔다.별장 대문이 부서지고 임유정은 그제야 손을 덜덜 떨며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연결음이 끊기고 임건식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정아...”임건식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 무리 사람들이 방을 쳐들어왔고 그녀를 소파에서 끌어당겼다.“아빠! 아빠! 살려주세요!”방안에는 손도 대지 않고 임유정만이 그곳에서 증발되었다.핸드폰 넘어 임건식이 애타게 불렀다.“유정아! 임유정!”그러나 대답은 없었다....안시연은 긴 잠에서 깨어났고 삭신이 쑤셨다. 특히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프고 속이 메슥거렸다.기억이 파도처럼 머릿속을 파고들고 이철수가 자신의 뺨을 내리치고 벨트를 풀던 징그러운 장면이 떠올랐다.그러자 위에서 음식물이 솟구치는 것 같았다.몸이 머리보다 빨리 움직여 휴지통을 찾았으나 결국 참지 못하고 베개 위로 토해버렸다.진이 빠진 그녀는 거친 숨을 내쉬다가 뒤로 쓰러질 뻔했고 누군가 뒤에서 그녀를 단단히 받쳐줬다.연정훈이 그녀를 안아 들고 휴지로 입가를 닦아줬다.“우웩...”또 속이 메슥거리더니 두 번째로 구토했다.고개를 숙이자 토사물이 연정훈의 손등에 묻은 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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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연정훈이 말했다.“그쪽도 아주 어수선한 상황인데 네가 지금 찾아가는 건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안시연은 그를 가만히 쳐다보며 거짓인지 진실인지 판단하려 했다.아직도 공포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안시연이 또 물었다.“정말 무사한 거 맞죠?”“그래.”연정훈은 믿지 못하는 안시연을 보며 말했다.“이틀 동안 쉬고 몸이 괜찮아지면 만날 수 있게 해줄게.”“왜 이틀이나 기다려야 해요?”안시연은 다시 불안해했다.“난 지금도 괜찮아요. 들킬까 걱정되면 간호사인 척 보러 갈게요.”연정훈은 말문이 막혔다.생사가 오가는 순간 함께 있었던 사람이니 걱정되는 게 당연했다.그러니 안시연이 양혁수를 걱정한다고 해서 불편하지는 않았다.안시연이 두 눈을 깜빡이며 바라보자 연정훈은 거절할 수가 없었다.“자리를 마련해 볼게.”그 말에 안시연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양혁수를 만날 생각에 안도한 게 아닌 그 말 한마디에 양혁수가 정말 살아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었다.가장 걱정되던 일을 내려놓자 안시연은 온몸의 기운이 빠지고 당장 쓰러질 것 같았다.그러자 연정훈이 다급하게 의사를 불러왔다.“지금 온몸이 아프대요!”연정훈은 질타하는 말투로 말했다.의사는 조심스럽게 언어 선택을 하며 진통제를 주사하겠다고 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통제가 투여되자 안시연이 점점 편안해하는 게 눈에 보였다.연정훈은 여전히 그녀의 곁을 떠나지 않았으며 안시연이 조금이라도 불편해할까 노심초사했다.그렇게 안시연은 또 깊은 잠이 들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공복은 몸에 좋지 않았다.의사의 의견에 따라 연정훈은 간이 적게 들어간 음식을 준비해 왔다.잠에서 깬 안시연은 먹는 둥 마는 둥 몇 술을 입에 넣었다.연정훈은 내내 그녀만 챙겼고 그 역시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정훈 씨는 안 먹어요?”안시연이 연정훈을 바라보며 물었다.밤을 새웠더니 입맛도 사라졌다. 하지만 담배 생각이 간절해 몇 대 피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별로 배고프지 않아.”안시연은 핼쑥해진 그의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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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부승희는 일부러 이 질문을 했다.병실 안으로 들어서기 전, 이승우는 부승희에게 연정훈을 위해 좋은 말 많이 하라며 언질을 줬었다.안시연은 예상대로 밥을 먹는 내내 연정훈에 대한 말은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그리고 부승희의 질문에 고개를 숙여 애꿎은 국만 뒤적였다.“몰라요.”“시연 씨도 몰라요?”“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연정훈 씨는 바쁜 사람이고 나한테 일일이 보고하는 건 너무 번거롭잖아요.”부승희는 한숨이 절로 나갔다.역시 두 사람은 제대로 된 대화를 아직 하지 못한 모양이었다.부승희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이번에는 정훈이 오빠 탓이 커요. 시연 씨 옆에 있었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수도 있죠.”안시연이 뚝 멈춰 섰다.부승희는 안시연의 얼굴을 살피며 말을 돌렸다.“아니죠. 이철수가 마음먹었으니 어떻게든 기회를 노렸을지도 모르겠네요.”“아닌가?”부승희는 또 말을 고쳤다.“그래도 정훈 오빠 탓이에요. 연회에서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철수를 폭행하지 않았다면 이철수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움직이지는 않았을 거예요.”안시연은 여전히 아무 말 없었다.부승희는 그녀의 밥에 반찬을 올려주며 말했다.“속에 담아둔 걸 모두 정훈 오빠한테 풀어요.”안시연이 입을 삐죽였다.“상대는 연정훈인데 제가 어떻게 그래요.”“왜 안 돼요? 정훈이 오빠가 시연 씨를 얼마나 아끼는데.”안시연은 국을 한 입 삼키며 대답하지 않았다.“안 믿는구나?”부승희가 안시연을 슬쩍 살폈고 안시연은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승희 씨도 좀 먹어요.”부승희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았기에 밥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그래서 젓가락을 내려두며 말했다.“이철수가 죽은 건 알아요?”안시연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철수 이름만 들어도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부승희가 목소리를 낮췄다.“이철수가 지은 죄가 있으니 죽어 마땅하지만 이씨 가문이 양주에서 지위를 생각하면 뒤처리가 좀 까다롭게 되었어요. 게다가 이철수뿐만 아니라 연명걸도 실종되었거든요.”안시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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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연정훈은 잠시 눈을 붙이려고 했으나 잠에 들 수 없었다.안시연은 멀지 않은 소파에 가만히 앉아 있었고 사건의 전말에 대해 묻지도 않았다. 그저 조용히 양혁수를 만날 시간을 기다렸으며 두 사람 사이 대화는 없었다.얼마 후 연정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는 병실 밖을 나가 의사에게 수면 유도제를 처방받았다.안시연은 연정훈이 뭘 삼키는지 알지 못했으나 굳이 묻지 않았다.안시연이 묻지 않자 연정훈은 더 속상해졌다.그래서 불안한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자신이 뭘 두려워하는지는 연정훈 본인이 더 잘 알았다.새벽이 되고 안시연이 연정훈을 깨웠다.“양혁수 보러 가요.”“...”연정훈은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했음에도 부하를 시켜 자리를 마련하게 했다.고개를 돌리자 안시연은 벌써 옷을 갈아입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안시연은 양혁수가 정말 만나고 싶었다.연정훈은 말없이 그녀와 함께 시립 병원으로 향하는 차에 올라탔다.양혁수가 있는 병실은 벌써 경호원으로 층층이 둘러싸였다.연정훈은 미리 양석진에게 부탁했고 양지원이 쉬러 간 틈을 타 면회를 할 수 있었다.양혁수는 수술 후 정신을 차렸으나 면회는 한 번에 한 명만 들어갈 수 있었다.안시연이 안으로 들어가고 연정훈은 문밖을 지켰다.밤이 깊어지고 양지원마저 떠나면 양혁수는 긴 밤을 홀로 견뎌야 했다.그러다가 들려오는 인기척에 눈을 떴다.모자와 마스크로 중무장한 누군가가 걸어오며 천천히 모자를 벗었다.이렇게 등장할 사람은 안시연을 제외하고 없었다.양혁수의 두 눈에 생기가 돌았다. 몸이 멀쩡했다면 벌써 자리에서 일어났을 것이다.안시연은 그의 어깨를 누르며 말했다.“움직이지 마요.”양혁수는 산소마스크를 끼고 있었으나 잘생긴 외모는 여전했다. 안색이 창백할 뿐이지 모든 게 잘 정돈된 모습이 누군가 정성껏 보살피고 있는 것 같았다.양혁수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괜...찮아?”안시연은 부어오른 눈가와 긁힌 상처를 보여주며 말했다.“겨우 이 정도뿐이에요.”“이게 겨우...야?”“안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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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안시영는 양혁수의 어깨를 가볍게 안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정말 고마워요.”양혁수가 입꼬리를 올렸다.“말로만 하면 재미없지.”양혁수가 고개를 돌려 안시연을 바라보았다.“난 또 뽀뽀라도 하는 줄 알았네. 근데 마침 아직 양치를 못 한 게 떠올라 이번에는 패스하자고 말하려고 했어.”안시연이 울다가 웃음을 터트렸다.그리고 몸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침대에 누워있어도 입만 살았네요.”“내가 아무한테나 다 이러는 줄 알아? 널 제외하고는 우리 엄마한테만 이런다고. 대체 여자들은 눈물을 저장하는 공간이 따로 있는 건지 선배가 오기 전까지도 눈물을 펑펑 쏟고 갔어. 산소 호흡기까지 달고 있는 내가 달래줘야 한다니, 참.”“그럴 줄 알았다면 좀 더 늦게 올 걸 그랬네요.”“아니, 선배가 귀찮다는 의미는 아니야.”그는 시계를 턱으로 가리키며 말했다.“계속 안 자고 선배 오기만 기다렸어.”“내가 올거라고 생각했어요?”“마음이 통한 거지.”안시연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나 말하기도 힘겨워하는 그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그럼 쉬고 있어요. 다 나으면 또 올게요.”“내가 다 나으면 보러 올 이유가 없을 텐데?”“...”“나한테 갚는다면서!”“그럼...”“매일 보러 와.”어려운 부탁은 아니었으나 안시연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양혁수가 병실 밖을 쳐다보며 말했다.“왜? 연정훈이 허락하지 않을 것 같아?”“아니요.”안시연이 고개를 저었다.“오늘도 연정훈 씨가 직접 데리고 와줬어요.”“선심 쓰셨네.”양혁수는 기회다 싶어 이렇게 말했다.“아 몰라 몰라. 선배는 반드시 매일 나 보러 와야 해. 밥 먹을 수 있게 되면 직접 요리도 해줘야 한다고. 안 그러면 그냥 치료 안 받고 확 죽어버릴 거야.”장난이었지만 듣는 안시연은 마음이 무거웠다.“그런 소리마요. 가족들이 걱정하고 있잖아요.”“그럼 선배는?”안시연은 어이가 없었다.“오늘은 이만 돌아갈게요. 그리고 연정훈 씨에게 잘 말해볼게요.”양혁수는 입을 삐죽 내밀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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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인생살이 29년 차 연정훈은 처음으로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는 기분을 느꼈다. 갑자기 둔기로 머리를 세게 한 통 맞은 것 같았다.수면 유도제 때문에 정신이 흐린 것도 맞지만 크게는 안시연의 질문에 화가 났다.하지만 이 사건의 최대 책임자인 연정훈은 화를 낼 입장이 되지 못했고 안시연이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연정훈은 안시연을 많이 아꼈기에 그녀의 부탁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이번 사건이 꽤 커져 버려 양씨 가문 사람들이 직접 병원을 지키고 있어. 만나려면 이틀은 더 기다려야 할 거야.”“그런데 이미 약속을 잡아버렸어요.”“...”연정훈은 눈을 찔끔 감았다. 하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그녀에게 이불을 꼼꼼하게 덮어주었다.“최대한으로 노력해 볼게.”“네.”안시연은 아주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연정훈이 덮어준 이불을 다시 휙 내렸다.그녀의 행동 하나하나를 연정훈은 눈에 담았다.그래서 저도 모르게 긴 한숨이 나갔다.잠시 침묵이 흐르고 연정훈이 먼저 손을 뻗어 안시연을 품에 안았다.“연정훈 씨가 안고 있으면 내가 너무 불편해요.”그는 바로 팔을 빼고 얌전히 그녀의 허리 위로 손을 올렸다.예전의 연정훈이었다면 이렇게 쌀쌀맞은 안시연에게 다시 말을 걸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잠시 뜸을 들인 연정훈이 입을 열었다.“시연아.”다정하게 부르는 이름에 안시연은 갑자기 납치되었던 그 장면이 떠올랐다. 그 장면만 떠오르면 온 세상에 혼자 그곳에 남겨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러자 주르륵 흐르는 눈물이 조용히 베개를 적셨다.“나한테 화 많이 났어?”연정훈의 질문에 안시연은 목을 가다듬고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대답했다.“아니에요.”연정훈이 한숨을 내쉬다가 말했다.“미안해.”“...”그러자 안시연은 눈물 버튼이 눌러진 것처럼 눈물을 쏟아냈다.“뭐, 뭐가 미안해요. 내가 오히려 빚진 거죠. 날 살려줬잖아요.”오기를 부리는 안시연은 끝내 참지 못하고 흐느꼈다.연정훈도 목이 따끔거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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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연정훈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안시연이 이제 연정훈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해버렸다.가만히 누워 안시연을 바라보다가 그녀를 달래려 몸을 일으킨 연정훈이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너무 흥분한 그녀는 속에 담아둔 모든 걸 입 밖으로 내고 있었다. 안시연은 호흡이 가빠지고 안색도 점점 창백해지고 있었다.연정훈은 일단 침착하게 침대에서 내렸다.그리고 티슈를 챙겨 안시연의 눈물을 닦아주려 했다.그러나 안시연은 고개를 돌렸고 울음을 삼키며 다시 침대에 누워 이불로 얼굴을 가렸다.연정훈은 오늘을 이렇게 넘겨 보내서는 안 된다는 예감이 들었다.그래서 침대 옆으로 다가가 그녀를 품에 안았다.안시연은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쳤다.그러나 그녀가 몸부림칠수록 연정훈은 그녀를 더 꽉 안았다.두 사람의 체격 차이에 안시연은 그의 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도망가려고 해도 원하는 대로 되지 않자 안시연은 손을 뻗어 연정훈의 어깨며 등이며 내리쳤다.연정훈은 묵묵히 그녀의 분노를 받아주며 안시연이 진이 빠지자 말없이 그녀의 등을 두드렸다.“다 내 잘못이야. 널 두고 가는 게 아니었어.”안시연은 그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연정훈의 셔츠는 벌써 안시연의 눈물로 흠뻑 젖어버렸다. 연정훈의 말에 안시연은 또 눈물이 쏟아졌다.‘내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기나 할까?’‘또 연정훈의 전화를 받고 얼마나 기뻤는지는 알까?”안시연은 너무 무서웠다. 연정훈이 자신을 버리고 자신을 구하러 오지 않을까 무서웠고 다시 그를 만나지 못할까 두려웠다.“나쁜 자식.”“나쁜 놈.”“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어느새 안시연은 입 밖으로 욕을 꺼냈다. 한바탕 화를 내고 나니 힘이 풀려 저도 모르게 또 연정훈을 꽉 껴안았다. 그녀는 물에 빠진 사람처럼 또 연정훈이 자신의 유일한 구원자인 것처럼 꽉 껴안았다.연정훈은 자신을 의지하는 안시연을 느끼며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아픈 마음을 뒤로 하고 고개 숙여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안시연은 흐느끼며 그의 품에 기댔다.병실 안은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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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이승우가 부승희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눈치 없긴. 안시연 씨 마음속엔 연정훈밖에 없거든.”“그게 뭐? 정훈 오빠 마음속에 안시연 씨는 있고?”“그래. 그게 문제이긴 하지.”이승우는 연정훈을 슬쩍 밀어내며 말했다.“어쩔 수 없이 네가 양보해야겠다. 두 사람이 죽고 못 사는데 네가 놔줘야지.”연정훈은 천천히 고개를 돌리더니 무섭게 이승우를 노려보았다.이승우는 헤벌쭉 미소를 지었다.부승희는 콧방귀를 끼며 안시연을 보러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부승희가 떠나고 이승우가 바로 진지한 얼굴로 연정훈에게 물었다.“지금은 무슨 상황인 거야?”“시간이 필요하대.”“아니. 너랑 안시연 씨가 무슨 상황이냐고!”이승우는 어이가 없어 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연정훈은 아무 말이 없었다.그러자 이승우가 계속해서 그를 자극했다.“지금 내가 보기엔 안시연 씨와 양혁수 사이 언젠가 불이 붙어도 전혀 놀랍지 않은 상황이야.”연정훈은 심장이 철렁했다.그리고 안시연이 이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그날 밤이 다시 떠올랐다.과거 소현주의 배신에 연정훈은 역겨운 마음이 들었다.하지만 안시연이 자신을 떠나고 이제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면 하늘이 무너질 것 같았다.“부승희 말도 틀린 건 아니야.”이승우가 다시 말을 돌렸다.“넌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거 아니야? 네가 뭐 안시연 씨를 좋아하거나 그러진 않았잖아.”연정훈이 인상을 팍 찌푸렸다.“누가 그래? 내가 좋아하지 않는다고?”!!!이승우는 바로 몸을 바로 세우고 눈을 반짝이더니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자! 방금 한 말 다시 해봐.”“...”이승우는 카메라를 켜고 그의 얼굴을 촬영했다.“안시연 씨가 얼마나 좋은지 말해봐. 소현주랑 비교하면 얼마나 차이가 있어?”연정훈이 핸드폰을 퍽 밀치며 무덤덤하게 말했다.“소현주랑 비교하지도 마.”이승우는 다시 핸드폰을 들었다.“안시연이 소현주랑 비교할 수도 없는 거야. 아니면 소현주가 안시연이랑 비교할 수도 없는 거야?”“...”아무런 의미도 없는 질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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