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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Chapter 301 - Chapter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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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안시연은 연정훈의 눈을 바라봤다.어두운 불빛 아래 그의 얼굴도 흐릿하게 보였다.하지만 연정훈의 시선이 자신을 떠나지 않는다는 건 느낄 수 있었다.안시연은 심장이 떨려왔고 자신이 잘못 본 게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그래서 고개를 돌리고 이성을 되찾으려 했다. 그러나 연정훈은 바로 그녀의 턱을 잡고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이어 연정훈이 안시연의 입술을 탐하고 그녀는 겨우 남은 공간으로 숨을 헐떡였으나 그는 남은 숨마저 모조리 빼앗아 갔다.“천천히... 조금만 천천히...”안시연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긴 밤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평소 금욕의 얼굴을 하고 지내던 연정훈은 모든 가면을 벗고 자신의 욕망을 그대로 드러냈다.그는 안시연의 얇은 원피스를 벗기지 않고 어깨끈만 내려 치마가 허리춤에서 파도처럼 움직이는 걸 좋아했다.그녀의 두 손을 뒤로 모으면 더 마음에 들었다.안시연은 숨을 헐떡이며 지쳐 쓰러질 위기였으나 연정훈은 그녀에게 물을 챙겨주며 체력을 보존시켰다.그러나 안시연은 물을 마시다가 또 연정훈에게 입을 뺏겼다.둘은 장소를 거실로 옮겼고 연정훈은 안시연을 소파 위로 올렸다. 다시 입을 맞추는 연정훈은 아주 부드러웠다.그렇게 방심한 안시연은 또 천천히 그에게 잠식되었다.이제 눈물 흘릴 힘조차 없었으나 연정훈은 계속 키스를 이어갔다.그는 그녀를 이렇게 다독였다.“조금만 힘 풀어. 힘 풀면 다 괜찮아질 거야.”‘거짓말! 다 거짓말이야!’안시연은 오늘 밤이 유독 길게 느껴졌다.딸깍.침대 헤드의 무드 등을 켜는 순간 안시연은 죽다 살아난 기분이 들었다.이제 온 세상이 조용해졌다.연정훈은 조심스레 그녀를 침대 위로 눕히고 자리에서 떠났다.겨우 눈을 뜬 안시연은 연정훈이 한 무더기의 무언가를 휴지통에 버리는 걸 목격했다.그녀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나쁜 놈.’마지막에 연정훈이 안전 조치를 제대로 취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저번에 아이를 낳아 날 협박하겠다고 했잖아. 기회 줄게. 아기 가져봐.”깜짝 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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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늦은 밤.안시연은 이불로 온몸을 돌돌 말고 눈사람처럼 소파에 앉아 있었다.멀지 않은 곳의 주방에서는 뜨끈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직접 만든 만둣국이 먹고 싶다는 건 사실 일부러 고집을 피운 것이었다.연정훈은 안시연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고작 만둣국 하나는 연정훈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그런데 안시연이 예상하지 못했던 건, 연정훈이 연락을 돌려 예쁘게 빚은 만두를 배송받아 지금 주방에서 직접 요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그녀는 은근슬쩍 주방을 살폈다.검은색 가운 차림은 정장도 아닌데 고급지고 우아해 보였다.연정훈이 요리를 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으나 이것저것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꽤 믿음직스러웠다.그러다가 불이 세져 만둣국이 부글부글 끓어오르자 연정훈은 인상을 팍 찌푸리며 뒤로 살짝 물러섰다.“난 육수 싫어요.”안시연이 입을 열었다.“육수밖에 없어.”“뜨거운 물도 없어요?”‘육수밖에 없긴 바보 같아.’“...”안시연의 날카로운 지적에 연정훈은 말없이 다시 물을 받았다.자신을 온밤 괴롭혔던 연정훈을 생각하며 만약 흐지부지한 만둣국이 완성되면 그녀는 그를 실컷 놀려먹으려고 했다.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완벽한 만둣국이 완성되었다.‘쳇. 배송받은 만두가 좋아서 그런 거야.’연정훈이 안시연에게 다가가 그녀를 껴안으려 했다. 그러나 안시연은 경계의 눈초리로 이불을 더 꽁꽁 싸매고 식탁에 앉았다.연정훈은 할 말이 없었다.체력적으로는 연정훈도 똑같이 소모되었을 텐데 그는 배가 고프지도 힘들지도 않은지 그는 안시연의 옆에 얌전히 앉았다.안시연이 드디어 맛을 보았다.예상과는 달리 간이 적당하고 입에 맞았다.연정훈은 안시연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물었다.“어때?”안시연은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며칠 전 가게에서 먹었던 만둣국보다 별로예요.”“맛이 없어?”“가게보다 조금 별로?”“이 만두 그 가게 꺼야.”안시연이 고개를 끄덕였다.“만두 맛은 같아요.”연정훈은 그제야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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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안시연은 만둣국을 국물까지 깨끗하게 비웠다.배를 두드리면 통통 소리도 날 것 같았다.시간은 많이 늦었지만 야식을 먹었으니 조금 산책이라도 할 생각이었다.그래서 몸에 걸쳐진 이불을 보며 방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으려 했다.이불로 온몸을 두른 안시연이 몸을 일으키자 연정훈이 바로 잡아당겨 그녀를 자리에 앉혔다.안시연은 깜짝 놀라버렸고 의아하다는 시선으로 연정훈을 쳐다봤다.연정훈은 아주 여유로운 얼굴로 말했다.“밥 먹고 바로 눕게?”“옷 갈아입고 산책 좀 하려고요.”연정훈은 아무 말없이 휴지를 꺼내 그녀의 입가를 닦아줬다.안시연은 그제야 입가도 닦지 않았다는 게 떠올랐다.손을 뻗어 직접 닦으려는데 연정훈은 고집을 피우며 안시연이 어린아이인 듯 직접 닦아줬다.입가를 닦은 휴지를 버리고 연정훈은 그녀의 허리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옷 입고 와.”안시연은 입을 삐죽이며 그의 어깨를 잡고 몸을 일으켰다.안방은 아수라장이 되어있었으며 방금까지 입고 있던 원피스는 당연하게도 더럽혀졌다.안시연은 안전하게 긴 소매와 긴 바지로 갈아입고 거실로 돌아왔다. 맨발로 거실의 카펫을 밟는 기분이 좋았다.연정훈은 가만히 앉아 안시연을 지켜봤다.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록 자신에게서 떨어지지 않는 시선에 안시연은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생각해 보니 배가 그렇게 부른 것도 아닌 듯싶어 안시연은 안방으로 돌아가 씻고 누웠다.“먼저 잘게요.”안시연의 말이 끝나고 연정훈이 안으로 들어서며 문을 닫았다.자연스럽게 그녀의 곁에 자리를 잡고 누운 연정훈은 바로 안시연을 품에 가뒀다.편히 자고 싶었던 안시연이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전에 기사를 하나 봤는데요. 어느 남자가 여자 친구에게 밤새 팔베개를 해주다가 이튿날에 팔에 감각이 없어졌다는 거예요.”연정훈이 고개를 숙이며 물었다.“그 후에는 어떻게 됐는데?”“병원에서 가서 검사를 해보니 신경이 괴사되어서 팔을 잘랐대요.”그리고 그의 팔로 시선을 슬쩍 돌리며 말했다.“지금 우리 이 자세가 바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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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연정훈이 이철수를 폭행한 사건은 알 만한 사람들이면 다 아는 사건이었지만 소문이 크게 퍼지지 않았다.재벌가 사람들은 눈치가 빠르기로 둘째라면 서러운 사람들이었고 모두 얌전히 입을 다물었다.안시연은 부승희한테서 이철수가 아직 입원 중이고 연정훈은 병문안 한번을 가지 않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병문안을 가지 않은 건 그렇다고 해도 사과도 하지 않았다니까요. 그래도 이철수 아버지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어요. 게다가 이승우를 통해 직접 사과하고 싶다고 부탁하기도 했어요.”안시연은 묵묵히 주먹밥을 먹었다.그녀는 이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예감했다. 그리고 그날 오후 창고 정리를 하고 있는데 주임 사무실에서 호출이 왔다.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다름 아닌 연명걸이었다.연명걸은 아주 친절한 말투로 그녀더러 자리에 앉으라고 말했다.“연 대표님,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신가요?”“굳이 말하지 않아도 안시연 씨가 잘 알고 있을 거로 생각해요.”안시연은 대답하지 않았다.연명걸은 그녀에게 물을 따라주며 말했다.“이철수 씨의 사건은 저도 따로 알아봤는데 그날 밤 술을 너무 많이 마셔 먼저 결례를 범한 것 같네요.”안시연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연명걸은 사무실 책상에 몸을 기댄 채로 마치 일상 대화를 하듯 말을 이어갔다.“연정훈이 폭행을 했다더라도 잘못은 이철수 쪽에 있으니 이렇게 넘어가는 것도 이상할 일은 아니지요. 하지만 사람을 극한으로 몰아가면 화를 불러오기 마련이에요.”연명걸은 안경을 고쳐 쓰며 말했다.“연정훈도 오늘날 여기까지 오게 된 게 절대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그러니 옆에 원수를 많이 두는 건 좋은 일이 아니에요.”안시연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하고 싶은 말씀 하세요.”연명걸이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솔직하게 말할게요. 연정훈 씨에게 대신 부탁드려주세요.”“부탁이요?”“네. 이제 그만 이씨 가문에 대한 억압을 멈추어 달라고 말 좀 전해주세요.”안시연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연정훈이 먼저 주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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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연명걸은 계획이 틀어지지 않도록 먼저 안시연에게 USB에 대한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USB는 암호로 잠겨 있었지만 전문 인력이 손만 보면 해제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그래서 연명걸은 호텔 담당자를 지시해 안시연에게 전화하게 했다.“안시연 씨, 갑자기 연락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어젯밤 연회에 참석한 고객 중 한 분이 회사 USB를 유실하셨는데 카메라 확인 결과 안시연 씨가 무심결에 챙겨가신 걸 확인했습니다.”안시연은 전화를 받고 곰곰이 기억을 더듬었다.연명걸이 이철수를 밀어내고 안시연은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주워 담았으며 특별한 물건은 기억나지 않았다.“지금은 회사에 있어 확인이 불가능하고 확인 후 저한테 소지품이 있으면 바로 퀵으로 보내드릴게요.”호텔 담당자는 정중하게 감사 인사를 했다.안시연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통화를 종료했다.재고 조사 업무도 거의 막바지에 달하고 이제 경인으로 돌아갈 시간이 다 되었다.주임은 농담 삼아 이런 말을 했다.“함풍목재 경영은 그럭저럭해도 장부는 정말 아무 문제도 찾을 수가 없네요.”안시연도 동감이었다. 정말 가히 완벽하다고 할 수 있었다.여러 선배도 말을 보탰다.“이렇게 문제가 티끌 하나도 없는 장부는 처음이에요.”안시연은 선배를 바라보다가 조금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그때 주임이 말했다.“아무 문제가 없는 건 좋은 일이지요.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어요. 어쩌면 내일이면 경인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사무실은 환호성이 이어졌다.출장에 몸이 힘들었지만 수고비와 이어질 휴가에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안시연도 한숨을 내쉬었다.오늘 오전 소현정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었다. 대충 뜻은 연정훈과의 관계가 부적절하니 빨리 끝내라는 것이었다.외할머니도 자주 전화를 걸어와 그녀가 보고 싶다고 전했다.안시연은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일에 몰두했다.드디어 퇴근 시간 전으로 모든 업무를 끝마쳤다.주임이 휴가라고 외치자 모든 사람들이 환호했다.안시연은 바로 부승희의 연락을 받았는데 교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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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의도와는 다르게 부승원의 비밀을 듣게 된 안시연은 빠르게 걸음을 멈춰 섰다.두 사람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그녀는 다시 정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부승희는 드롱의 전국 입점권을 따내고 기쁜 마음에 찻집에서 한턱을 내기로 했다.부승원과 한우빈을 제외하고 몇몇 낯선 얼굴도 보였다.찻집은 규모가 꽤 컸으며 저녁 식사는 그중 한 방으로 예약이 잡혀 있었다. 작은 별장 같은 공간에서 커튼만 열면 전체 차밭이 보였다.저녁노을이 진 차밭은 풍경이 참 아름다웠다.안시연이 도착했을 때는 대부분 사람이 자리에 착석했고 연정훈의 왼쪽 자리만 비어 있었다.부승희가 그녀를 그쪽으로 밀었다.“빨리 앉아요. 안시연 씨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다고요.”안시연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오늘이 축하 파티인 줄도 모르고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어요. 다음번에 보충해도 될까요?”부승희는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편한 대로 해요.”이어 웨이터가 요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웨이터들은 모두 선명한 이목구비에 완벽한 비율을 자랑했는데 안시연은 속으로 평범한 웨이터는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안시연이 웨이터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고개를 살짝 돌렸는데 옆에 앉은 여자도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그 여자는 바로 아까 부승원과 함께 있었던 소녀였는데 안시연의 시선을 느낀 그녀는 바로 고개를 돌려 활짝 웃어 보였다. 입꼬리가 올라가자 귀여운 송곳니가 톡 튀어나왔다.“...”역시 19살의 소녀는 달랐다.이런 생각에 안시연은 또 몰래 부승원을 살폈다.안시연은 부승원이 연정훈의 친구 중에서 가장 진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정말 사람을 겉으로만 판단해서는 안 되었다.한참 생각에 잠겨 있는데 앞접시에 고기 한 점이 놓였다.“얼굴에 금이라도 붙었어? 뭘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봐?”불만이라는 연정훈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안시연은 정신이 바짝 들었다.안시연은 고개를 돌려 연정훈에게 말했다.“귀엽잖아요.”연정훈이 인상을 찌푸렸다.‘부승원이 귀여워?’“저 아이는 부승원 변호사님 여자 친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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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안시연은 심장이 덜컹했다.하지만 우 대표는 그녀와 시선이 마주치고 술잔을 들어 짠을 요청했다.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안시연도 예의를 갖춰 응했다.술잔을 내려 두고 안시연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연정훈은 이런 그녀의 모습에 두 사람에게만 들릴 목소리로 말했다.“아무도 노래 부르라고 시키지 않을 테니까 안심하고 먹어.”안시연이 깜짝 놀라 연정훈을 바라보았다.그는 가끔 안시연은 왜 이렇게 눈치가 무딜까, 라는 생각을 했다. 연정훈이 직접 음식을 앞접시에 덜어주며 챙기는데 감히 누가 그녀에게 장기 자랑을 시킬 수 있겠는가?평소 생각은 많아 보이는데 이런 쪽으로는 참 무딘 모양이었다.안시연이 고개를 돌려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식사 자리에 꼭 장기 자랑을 해야 해요?”“그건... 다른 사람들의 룰이야.”“멈춰 달라고 할 수 없어요?”“안돼.”안시연은 조금 실망했다.“난 내 사람만 지키지 다른 일에는 관여하고 싶지 않아.”“그래도 연정훈 씨가 말하면 다 들을 텐데요?”연정훈이 흥미롭다는 얼굴로 물었다.“누가 그래?”“꼭 말해줘야 알아요? 이철수 씨를 폭행하고 사과도 안 하는 것만 봐도 그렇잖아요. 오히려 이철수 쪽에서 사과하고 싶다고 난리던데.”연정훈은 그녀의 말을 곱씹으며 물었다.“지금 폭행한 사건을 비꼬는 건가?”안시연이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아니요. 그냥 연 대표님은 전지전능하고 못 하는 게 없다는 소리네요.”세상에 어떤 남자가 제 애인이 자신을 전지전능하다고 말하는 걸 싫어할 리가 있겠는가?당연히 연정훈도 예외는 아니었다.물을 한 모금 들이켠 연정훈은 계속해서 수육을 앞접시로 옮겼다.벌써 세 앞접시에 가득 찬 수육을 보며 안시연은 어이가 없어졌다.연정훈이 낮은 소리로 푸념했다.“내가 누구 때문에 그런 건데, 왜 넌 꼭 내가 빌런이라는 것처럼 말하지?”안시연은 심장이 찌르르했다.‘정말 모두 날 위해서 그런 거라고?’안시연이 고개를 들었다.“그럼 이씨 가문을 억압한 것도 모두 어젯밤 이철수가... 날 괴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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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소녀가 입을 여는 순간 모든 사람이 동작을 멈췄다.마침, 국을 입에 넣으려던 안시연도 멈춰 섰다.“요로레이디오레이디오로우디오로우디오레이디오레이우디리...”최고조에 달하고 안시연은 참지 못하고 입에 넣은 국을 뿜었다.풉...하지만 다행히 손 빠르게 냅킨으로 입을 틀어막았다.식사 자리에도 웃음소리가 터졌다.이 업계에서 꽤 입지를 다진 사람도 참지 못하고 고개를 젖히며 웃었다.부승희도 깔깔 웃더니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그쪽은 이름이 뭐예요?”소녀는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반우희입니다.”“어느 희를 써요?”“기쁠 희예요.”부승희는 눈을 반짝이더니 잔을 번쩍 들었다.“우리 완전 자매 같네요. 저도 기쁠 희 돌림이거든요.”안시연이 웃음을 터뜨렸다.“아쉽게도 안시연 씨는 저희랑 같은 돌림이 아니네요.”“그러게요. 아니면 세 자매라고 해도 믿겠어요.”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이승우는 요들송이 아직도 웃긴지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특히 요로레이디 이 부분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이승우는 참지 못하고 부승원에게 물었다.“대체 어디에서 만난 천재 소녀야?”반우희는 칭찬인 줄만 알고 바보같이 웃었다.“에이 아니에요.”“...’사람들은 고개를 숙여 웃음을 터뜨렸다.부승원은 굳은 얼굴로 설명했다.“내 피고인이야.”안시연도 다른 사람들처럼 두 사람의 사이를 궁금해하고 있었다. 대체 무슨 피고인이기에 약속 자리에도 동행을 했는지 궁금했지만 옆에 앉은 연정훈은 다른 사람들 과는 달리 아주 덤덤하게 지켜보고 있었다.‘정말 인내심도 좋아.’방금 부승원도 눈썹을 찡그리며 겨우 표정을 숨겼으나 연정훈은 여전히 무덤덤한 얼굴에 미소를 살짝 올릴 뿐이었다.“안 웃겨요?”안시연이 몰래 물었다.“웃겨.”“...”‘그런데 왜 웃지 않는 걸까?’안시연이 눈을 깜빡이며 연정훈을 가만히 쳐다보자 이번에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대체 지금은 또 뭐가 웃긴 거야?’연정훈은 아주 잠깐 웃다가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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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연정훈이 안시연의 앞접시에 수육을 덜어주던 순간부터 이승우는 안시연을 주시하고 있었다.연정훈의 시선을 받은 이승우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얼어붙은 분위기를 수습했다.“우희 동생이 이렇게 솔직하게 말했으니 우리도 한번 제대로 보여줘야죠.”부승희가 힐끗 노려보며 물었다.“장기가 있긴 하고?”“난 늘 장기 자랑의 피날레를 장식했지.”부승희가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오바 하긴.”“자자.”이승우가 박수를 치며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술병을 하나 들어 테이블 중간 빈 공간에 올리며 말했다.“자 이제 이 술병이 돌아가다가 멈추는 순간 당첨된 사람이 장기 자랑을 하는 겁니다.”반우희가 손을 들었다.“여성이면 제외요.”“좋아요!”이승우는 통쾌하게 대답했다.“남성분들만 당첨하겠습니다.”옆에 앉아 있던 다른 여자들도 호응하기 시작했다.“오늘 정말 귀한 장면 보겠어.”허 대표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은 무덤덤한 얼굴로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안시연이 연정훈을 슬쩍 바라보다가 몰래 물었다.“장기 있어요?”연정훈은 물로 목을 축였추렸고 대답하지 않았다.안시연은 행여나 연정훈이 당첨돼 장기를 강요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상이 되지 않았다.연정훈 같은 사람이 다른 사람의 장단에 맞춰줄 리가 없었다.그리고 연정훈이 난처해지면 그의 주변 사람들만 더 힘들어졌다. 예를 들면 안시연이랄까.그래서 안시연은 아까보다 더 긴장해졌다.이승우는 벌써 술병을 돌리려고 했고 여자들은 그의 주변에 둘러싸여 당첨될 사람을 기대했다.그렇게 현장은 어수선해졌다.안시연은 걱정 가득한 얼굴로 연정훈을 몰래 살폈다.‘진짜 괜찮은 게 맞나?’조급해 보이는 안시연을 보며 연정훈은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자신을 비웃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되었다.연정훈이 덤덤하게 말을 꺼냈다.“난 장기가 없어.”안시연이 소란스러운 중간 테이블을 보며 물었다.“그럼 어떡해요?”연정훈은 여전히 침착하게 대답했다.“네가 바라던 상황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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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연정훈은 어깨가 으쓱했으나 부승원은 난처해 쥐구멍이라도 파고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었다.반우희면 몰라도 어느새 이승우마저 한술 더 떠서 뭘 할 거냐고 재촉했다.부승원의 얼굴은 아주 싸늘했다.“뭐 재판하는 거라도 보여줄까?”“좋아.”이승우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네가 재판장 해. 내가 희생해서 피의자 역 할게.”부승희가 이승우를 슬쩍 바라보더니 이렇게 말했다.“성추행범?”이승우는 고개를 돌려 다른 여자들에게 물었다.“내가 무슨 죄를 저질렀다고 할까요?”여자들은 고민도 하지 않고 대답했다.“내 마음에 불을 지른 방화죄?”“그렇죠.”부승희가 입을 삐죽였다.반우희는 행여나 이렇게 흐지부지 끝나기라도 할까 봐 부승원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물었다.부승원은 그녀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안시연은 반우희가 정말 눈치가 무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좋은 마음으로 말을 꺼냈다.“부승원 변호사님은 서예를 잘하시니 부승희 씨에게 따로 서예 액자를 만들어 선물하시면 어떨까요? 오늘 이 자리도 부승희 씨의 축하 파티니까요.”부승희는 의외라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오빠가 서예 하는 걸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데 안시연 씨는 어떻게 알았어요?”“전에 변호사님 사무실 한번 다녀왔는데 액자에 작게 부승원 씨 이름이 새겨져 있었어요.”“아, 난 또.”이승우는 연정훈의 눈치를 보다가 일부러 안시연을 놀리듯 말했다.“엄청 세심한 스타일인가 봐요.”“우연히 봤을 뿐이에요.”“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렇게 세심한 건가요? 아니면 부승원 변호사한테만 세심한 건가요?”안시연이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이게 대체 무슨 질문인 건가?’이승우가 계속해서 물었다.“저랑 부승원 두 사람 중에서 누구랑 더 친해요?”안시연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그러나 이승우가 먼저 대답했다.“당연히 나, 맞죠?”안시연은 또 부인할 수가 없었다.“그럼 내 장기가 뭔지는 알아요?”“...”이승우는 불 난 집에 계속 부채질을 했다.“아님 나 말고 연 대표님 장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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