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의 모든 챕터: 챕터 521 - 챕터 530

920 챕터

제521화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고 결국 고통받는 건 자신이었다.지윤은 서명을 마친 후, 빠르게 정안의 곁으로 달려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위로했다.“언니. 힘내요. 언니랑 아기 분명 무사할 거예요.”의사가 소리쳤다.“얼른 수술실로 옮겨서 제왕절개수술 시작해!”조산사가 정안의 병상을 밀자 다른 조산사가 큰소리로 외쳤다.“아기 머리가 나왔어요!”분만실에 있던 의사와 간호사 몇 명이 모두 둘러서서 희망을 본 듯 감격에 겨워 정안을 다독이며 힘주는 법을 가르쳤다.지윤은 산대 옆에 엎드려 몸의 통증을 참고 눈물을 반짝이며 입속으로 중얼거렸다.“언니 힘내요. 포기하지 마요. 아기 괜찮을 거예요. 제발 버텨요...”정안은 아랫입술을 깨물고 죽을 듯한 10도 통증을 참느라 온몸이 땀에 젖고 눈물이 말라 입술이 깨물리고 분만대를 조르느라 손등의 핏줄이 터졌다.기절할 것 같은 통증을 느낀 순간에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갑자기 모든 고통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그녀의 몸이 가벼워졌다.의사는 더욱 조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왔어! 어서 빨리 산모 구해!”지윤은 눈물범벅이 되어 정안을 바라보며 그녀 이마의 땀을 닦으며 울먹였다.“언니. 아기 나왔어요. 흑흑.”정안은 온몸이 저려 의사의 손에 들려 있는 아이를 힘없이 쳐다보았다.아기는 아주 작고 보들보들하며 핏자국이 있는 몸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의사가 아기의 두 발을 거꾸로 들고 등을 한번 또 한 번 두드리기 시작했다.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아 정안은 마음이 바짝 조여왔다.그녀의 의식은 점점 흐려졌고, 그녀는 겨우 7개월 된 아이를 바라보며 가슴이 짓밟히는 것처럼 뼈에 사무치는 아픔을 느꼈다.“빨리 지혈해!”다른 의사들이 더 혼란스러워졌다.“피 더 많이 가져와. 어서!”정안은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의사와 조산사의 구조 소리, 지윤의 흐느낌이 희미하게 들렸다.하지만 그녀가 가장 듣고 싶은 것은 아이의 울음소리였다.아기가 울기를 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그러나 그녀는 아무것도 듣지 못한 채 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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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화

남하준은 얼굴이 굳어지더니 느릿느릿 말했다.“한이서는 일주일에 한 번 꼭 그 미용실에 가. 근데 네가 또 그 안에서 납치당했으니 그 미용실 분명 뭔가 있어.”“그럼 이제 어떡해?”유미가 물었지만 남하준은 말없이 그녀를 정형외과에 데려다주고 보고서를 의사에게 건네고 상황을 설명했다.유미가 치료를 받을 때 그는 방을 나와 외투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보았다.그제야 휴대전화가 꺼진 것을 발견했다.그는 이상하게 생각하며 전원을 켰고 곧바로 전화 알림과 메시지가 폭주했다.남하준은 순간 얼굴이 확 어두워지며 부재중 전화를 확인했다.류청이 열 몇 개, 부모님이 대여섯 개, 형님과 형수님, 지윤, 그리고 정안의 부재중 전화도 두 통 있었다.순간 그는 가슴이 터질 것 같았고 즉시 정안에게 전화하며 노기등등하게 병실 문을 열어젖혔다.“네가 내 폰 꺼놨어?”남하준은 치료 중인 유미에게 화를 내며 물었다.유미와 의사는 그의 갑작스러운 고함에 깜짝 놀랐다.유미는 긴장된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침을 꿀꺽 삼키더니 말했다.“아니... 아니야. 나 네 폰 만진 적도 없어.”남하준은 전화기 너머의 벨 소리를 듣고 있었다.그러나 정안이 계속 받지 않아 초조하고 걱정으로 가득한 그는 휴대전화가 왜 꺼졌는지 따질 시간이 없었고 류청에게 전화를 걸면서 성큼성큼 자리를 떴다.유미가 긴장된 표정으로 의사를 밀어내고 절뚝절뚝 쫓아갔다.“하준아. 나 아직 아픈데 어디 가? 나 버리고 가는 거야?”남하준은 그녀의 말이 한 글자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전화를 받은 류청이 다급하게 말했다.“사모님 사고 났어요. 어서 병원에 오세요.”순간 남하준은 가슴이 찢어지고 머리가 하얘졌고 100m 달리기 속도로 황급히 밖으로 뛰쳐나갔다.유미가 절름거리며 몇 걸음 뛰었는데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어서 뒤에서 애처롭게 소리쳤다.“하준아. 이렇게 나 버리고 가면 어떡해?”...빛이 환히 비치는 병실에 소독수 냄새가 코를 찔렀다.정안은 의식이 점점 뚜렷해지자 허약하게 눈을 뜨고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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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3화

맏며느리 유가영이 말을 보탰다.“그래. 아이 낳고 울면 눈도 상하고 산후 우울증에 걸리기 쉬워.”정안이 입술을 오므리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감사해요. 형님. 안 울게요.”“그래야지. 요즘은 의학이 발달해서 미숙아라도 별로 문제 될 것 없어. 한두 달만 병원에 입원하면 집에 갈 수 있어. 내가 아이 키운 경험이 있으니까 내가 키워줄게. 분명 잘 돌볼 수 있을 거야.”허윤미가 황급히 말했다.“아니다. 내가 키워주마. 그래도 아이는 내가 더 많이 키워봤지. 네 남편도 그렇고 첫째도 그렇고 넷째도 그렇고. 봐봐. 얼마나 튼튼하니?”그녀가 뒤에 있는 남태준을 툭 치며 말했고 갑자기 두들겨 맞은 남태준은 놀라서 가슴을 움켜쥐었다.정안은 눈도 보이지 않으면서 그녀를 보러 와준 남태준을 보며 감동이 밀려와 미소가 절로 번졌다.남태준이 입을 열었다.“완자야. 득남 축하해.”정안이 부드럽게 말했다.“고마워요. 오빠.”그러자 큰형 남희준도 덩달아 축하하며 장난쳤다.“제수씨, 저 녀석 겨우 1.8kg이지만 엄청 튼튼해 보였어. 얼마나 힘차게 우는지 유리 밖에서도 들릴 정도로 기운이 넘치고 손발을 퍼덕거리더라니까?”정안은 아들의 소식을 들으니 너무 기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감사합니다. 아주버님.”허윤미가 정안의 손을 잡고 감개무량해서 말했다.“완자야. 고생이 많았다. 아이 낳다가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어. 의사가 너 출혈이 심해서 자궁을 잘라야 목숨을 건질 뻔했는데 네 혈소판이 강하게 버텨냈고 산부인과 의사들 덕분에 다행히 지혈할 수 있었어.”출산의 위험에 대해 그녀는 임신하기 전에 이미 익혀 두었다.어느 여자가 아이를 낳을 때, 죽을 고비를 넘기지 않겠는가?아이가 건강하기만 하면 모든 고생은 가치가 있는 것이다.그녀는 오늘의 고통을 꼭 기억하고 앞으로 다시는 낳지 않을 것이다.정안은 입술을 오므리고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어머님, 저 이제 괜찮아요.”“괜찮긴 뭐가 괜찮아? 지금 몸이 이렇게 허약한데?”허윤미는 진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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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남하준은 순간 그가 정안의 섬세하고 예민한 마음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느꼈다.그들은 떨어져 지낸 지 너무 오래되었고 실제로 함께 한 시간은 매우 적었다.그는 무거운 숨을 내쉬고 가슴이 답답해서 남태준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때 의사와 간호사가 병실을 나섰고 남하준이 돌아서서 들어가려고 하자 의사가 제지했다.“산모분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산후 도우미만 남기고 다른 가족들은 전부 돌아가라고 전해달라고 하셨어요.”남하준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제가 남편입니다. 제가 남아서 산후 도우미와 함께 돌볼게요.”허윤미가 다급하게 말을 보탰다.“그래요. 제 아들은 남게 해주세요. 그러는 편이 더 안전해요.”의사가 남하준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말했다.“산모분께서 남편분은 돌아가 일하라고, 산모분 휴식 방해하지 말라고 특별히 전해달라고 했어요.”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 의아해하며 남하준을 바라보았다.남하준은 순식간에 기분이 가라앉았고 실의에 빠진 눈으로 굳게 닫힌 병실 문을 바라보았다.의사는 말을 마치고 바로 떠났다.남하준은 제자리에 멍하니 있었고 가족들이 모두 몰려와 의아해하며 그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추궁했다.남하준은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가족에게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았고 또 부부간의 일은 다른 사람이 관여하지 않을수록 좋았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섰다.“하준아. 정말 가려고?”허윤미가 크게 소리쳤다.“완자가 홧김에 한 소리를 믿어? 너 이렇게 가면...”그때 남태준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엄마. 도우미가 완자 돌보니까 걱정하지 마요.”“태준아. 두 사람 대체 왜 저러니?”“저야 모르죠.”남태준이 지팡이를 길게 빼서 길을 짚으며 몸을 돌려 떠났고 남창민이 미간을 찌푸리고 한숨을 내쉬며 허윤미의 팔을 잡아끌었다.“어서 가자고.”그렇게 온 가족이 함께 떠났다.산부인과를 나온 남하준이 류청에게 전화를 걸었다.“지윤 씨 병실 어디야?”류청이 그에게 위치를 알려줬고 2분 후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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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5화

류청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앞으로 너 무슨 불만이나, 원하지 않는 거 싫어하는 거 있으면 솔직히 말해줘. 아니면 좋아하는 거나 원하는 거 다 얘기해줘.”지윤이 움찔하더니 긴장해서 입안에 있는 사과를 삼켰고 심장이 좀 빨리 뛰는 것 같았다.“그걸... 왜?”“남자들은 보통 직설적이어서 여자들의 마음을 짐작할 수 없거든.”류청이 진지한 눈빛으로 부드럽게 말했다.“많은 공을 들여 여자들의 마음과 생각을 연구하는 남자는 대부분 선수야.”지윤이 얼굴이 붉어지며 긴장한 얼굴로 다시 물었다.“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걸 왜 너한테 말해야 하는데?”류청이 다급해서 말했다.“네가 말해야 내가 해주지!”지윤의 안색이 더욱 긴장되었다.“네가 왜 해줘?”류청이 움찔하더니 눈빛이 더욱 뜨거워졌다.“왜냐하면... 난...”너를 좋아한다는 말이 류청의 목구멍에 돌처럼 박혀서 나오지 않았고 얼굴만 붉어지며 말하기가 부끄러웠다.거절당할까 봐 두려워서였다.그는 전에 누구를 좋아한 적도, 여자에게 대시한던 적도, 여자와 가까이 지낸 경험은 더더욱 없었다. 류청은 긴장감에 일어나 눈빛을 반짝이며 이리저리 둘러보았다.지윤이 그의 말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류청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문밖을 보았는데 맞은편 벽에 등을 기대고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잠겨 있는 남하준을 보았다.“도련님?”류청이 일어나 밖으로 나갔고 지윤이 고개를 내밀어 쳐다보았다.역시나 입구 맞은편 벽에 기대어 있는 남하준이 보였다.류청이 나가서 남하준에게 다가가 물었다.“왜 들어오지 않고 여기 서 계세요?”남하준이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너 고백 끝나면 들어가려고.”류청은 민망한 듯 뒤통수를 쓰다듬으며 수줍게 귀를 붉혔다. “고백... 아니에요.”남하준이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병실로 들어갔다.지윤은 그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지만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도련님 오셨어요?”남하준이 침대 끝으로 가서 병상 난간에 두 손을 얹고 물었다.“몸은 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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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류청이 그녀의 태도를 보며 의아해서 물었다.“너 왜 그래?”지윤은 또 코웃음을 치더니 불쾌하게 말했다.“내 앞에서 그 여자 얘기 꺼내지도 마. 재수 없고 역겨워.”류청이 지윤의 앞에 다가가 진지하게 물었다.“너 유 비서 싫어해?”계속 정안의 결혼을 망치고, 정안의 남편을 빼앗고 싶어 하는 여자를 그녀가 어떻게 싫어하지 않을 수 있을까?지윤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싫어하지. 엄청 싫어해!”류청이 조금 긴장한 듯 말했다.“사실 나도 유 비서 싫어해.”지윤이 그를 향해 빙긋 웃었다.남하준은 어린애 같은 지윤을 보고 또 순풍에 돛다는 류청을 바라보며 그가 정말 유미를 싫어하는지 아니면 단지 지윤의 환심을 사려는 건지 생각했다.류청의 말에 지윤은 마음이 편해지자 의심 가득한 눈으로 남하준을 바라보며 물었다.“도련님 생각에는 누가 언니를 죽이려 한 것 같으세요?”남하준이 되물었다.“완자가 죽으면 누구에게 가장 유리하죠?”지윤이 생각 없이 불쑥 말을 내뱉었다.“누구겠어요? 그 재수 없고 역겨운 여자밖에 더 있겠어요?”류청이 경악해서 눈이 휘둥그레졌다.“유 비서가 사모님을 죽이려 했다고?”지윤이 고개를 끄덕이자 류청이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말도 안 돼. 절대 불가능해. 유 비서가 아무리 도련님을 좋아해도 청부살인은 아니지.”지윤의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손에 들고 있던 사과를 쓰레기통에 처넣고 침대에서 내려오며 고함을 질렀다.“나가!”그녀의 갑작스러운 분노에 류청은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지윤아. 난 그냥...”“듣기 싫으니까 나가라고.”지윤은 뒤돌아서서 꽃병 속의 꽃을 류청의 품에 던져 한 손으로 그의 몸을 밀며 나가며 말했다.“나가. 두 사람 모두 나가.”그렇게 남하준과 류청은 함께 병실에서 쫓겨났고 병실 문이 세게 닫혔다.류청은 자존심도 없이 꽃을 안고 돌아가 지윤을 달래려고 했지만 남하준이 그의 앞에 서 있었다. 그는 상사에게 자신이 뻔뻔하게 여자에게 굽실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기 민망했다.그의 근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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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화

점심, 간호사가 정안에게 검사를 해주며 말했다.“산모분 남편 새벽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밖에 앉아 계세요.”정안은 못 들은 척했다.저녁, 산후 도우미가 정안의 네 번째 식사를 챙겨주고 씻는 걸 도와주면서 참지 못하고 말했다.“사모님, 도련님께서 아직도 밖에서 지키고 계세요.”정안은 여전히 요지부동이었다.그 후로 며칠 동안 남하준이 병실에 발을 들여놓기만 하면 정안은 자는 척하고, 잠에서 깼다고 해도 휴식을 이유로 방해하지 말라고 했다.퇴원하는 날, 시어머니와 유가영이 왔고 남하준이 손댈 일은 더더욱 없었다.그날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운전하고 짐을 드는 것이었다.차량이 천천히 남씨 가문 별장으로 들어섰고 문 앞의 텅 빈 마당에 가족 성원 전체가 남창민에게 불려 나와 밖에 서서 정안을 맞이했다.어떤 사람은 성의가 충만하고, 어떤 사람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귀찮은 표정을 지었다.최서윤은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들어오는 차를 언짢은 듯 흘겨보며 남영준에게 다가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아이 낳은 게 뭐 대수야? 뭐 대단한 일 했다고 이렇게까지 해? 아기 아직 인큐베이터에서 나오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성대하게 맞이할 필요 있냐고?”남영준은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며 말했다.“조용히 해.”남태준이 차갑게 말했다.“저희 가문이 형수님께 준 의례도 전혀 뒤지지 않을 텐데요? 아이 태어나던 날, 퇴원하던 날, 백일 잔치, 첫돌 잔치, 매년 생일, 어느 날이 오늘보다 성대하지 않았죠?”최서윤은 눈살을 찌푸리고 뒤를 돌아 남태준을 노려보았다.“도련님 완자를 정말 좋아하나 보네요?”최서윤이 불쾌하게 이간질했다.“아쉽지만 완자는 지금 하준 도련님 아내예요.”남태준은 그녀의 말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덤덤하게 말했다.“당연히 좋아하죠. 하지만 완자를 제일 좋아하는 건 아마 영준 형이죠?”최서윤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고 당황한 남영준이 그녀의 손을 잡아끌며 다급하게 설명했다.“어릴 때... 어릴 때 확실히 완자를 좋아하긴 했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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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8화

정안은 본가로 돌아가 몸조리를 했지만 남하준이 자는 안방에 머물지 않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이유로 객실에서 혼자 지냈다.그녀는 심지어 산후 도우미까지 방에 묵게 했는데 남하준이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그리고 하루 세끼를 방에서 먹었다.대부분 시간에 책을 읽고 휴식하며 거의 방문을 나서지 않았다. 가끔 밖에 나가더라도 뒷마당에서 산책할 뿐이었다.남하준은 일이 바빴지만 어렵게 시간을 내서 정안을 만나려 할 때마다 그녀가 일부러 피했다.정안은 그를 만나고 싶지 않았고 무엇보다 유미를 보고 싶지 않았다.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쓸데없이 질투하고 싶지 않았다.어느덧 한 달이 소리 없이 지나갔다.날씨는 아직 조금 춥지만 봄이 오고 만물이 소생하기 시작했다.지윤은 몸이 완전히 회복되어 본가로 들어가 정안을 가까이에서 돌봤다.이날 점심, 정안은 지윤과 함께 아들을 보러 신생아실로 갔다.녀석은 제법 키도 크고 몸도 무거워졌는데 눈에 보일 정도로 나날이 건장해지고 있었다.그러나 심폐기능은 아직 그다지 좋지 않아 의사는 신생아실에 한 달 더 입원할 것을 권장했다. 여기 전문 장비와 전문 의료진이 있어 신생아의 성장에 더 좋았다.정안은 의사의 지시를 따랐고 아들을 본 후 지윤과 함께 병원을 떠났다.차들이 북적거리는 도로에서 지윤이 평온하게 차를 몰며 신중하게 도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정안은 휴대폰을 꺼내 고개를 숙이고 데이터 연구를 계속했다.지윤은 그녀의 진지한 모습을 흘끗 보고는 물었다.“언니 언제 그룹에 돌아갈 생각이에요?”정안은 덤덤하게 말했다.“안 돌아가.”“네? 일을 그만둬요?”정안은 침착하게 입을 열었고 말투는 고요한 물처럼 차분했다.“이미 안성에 연구소를 설립해달라고 나라에 신청했어. 내가 맡은 프로젝트는 전부 안성에서 진행될 거고, 필요하다면 그룹에 며칠 동안 출장 갔다가 그쪽 일 마치면 다시 안성으로 돌아올 거야.”지윤은 몰래 정안을 곁눈질했다. 아이를 낳고 나서부터 그녀가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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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화

지윤은 그녀의 곁을 지키며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그녀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없어도, 몇 년 동안 측근 비서로 일했으니 여전히 정안의 망을 볼 줄 알았다.지윤은 사방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고개를 숙여 정안이 바쁘게 조작하는 화면을 보았다.그때야 지윤은 정안이 몇 년 전 그녀의 해킹 계정에 로그인한 것을 발견했다.정안은 무기공학과 화학제조를 전공했는데 화학무기를 만드는 데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능통해야 했기 때문에 그녀는 컴퓨터 실력도 뛰어났다.그녀는 해킹 계정을 가지고 있지만 보통 다른 사람의 컴퓨터를 해킹하지 않으며 인터넷에서 자신의 뛰어난 기술을 보여주는 일은 더더욱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해커 차트의 순위에도 오르지 못했다.한바탕 조작한 후 정안이 컴퓨터를 덮었다.곧 건물 관제실 직원들이 소동을 일으키며 문을 열었다.“사람 불러서 수리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멀쩡하던 화면이 왜 다 나갔어?”정안은 컴퓨터를 들고 미소를 지으며 성큼성큼 걸어갔다.“안녕하세요, 저 리셋 미용실 직원인데요. 원장님께서 우리 병원 CCTV가 왜 다 나갔는지 물어보라고 하셨어요.”직원이 긴장하며 말했다.“저희도 어찌 된 일인지 아직 파악하지 못했어요. 여기 메인 화면이 전부 나갔어요.”정안은 눈살을 찌푸리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제가 CCTV 설비에 대해 좀 아는데 제가 한 번 봐도 될까요?”직원은 정안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또 그녀 뒤의 지윤도 살펴보았다.순진하고 달콤한 외모의 두 여자를 보자 경계심을 내려놓고 두 사람을 안으로 들여보냈다. “이것 좀 보세요. 다 이렇게 됐어요.”정안이 입술을 오므리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아. 이거 제가 고칠 줄 아는데. 좀 도와드릴까요?”“아가씨가 고칠 수 있다고요?”직원이 의아해서 묻자 정안이 고개를 끄덕였다.“네!”직원은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의자를 당겨 그녀를 앉혔다.국가 기밀도 아니고 그저 CCTV일 뿐이니 그는 별다르게 생각하지 않았다.정안은 앉은 뒤 주머니에서 U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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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화

펑 하는 큰 소리가 났다.정안은 차 문을 닫고 한이서의 뒤를 성큼성큼 따랐고 지윤이 급히 뒤쫓아갔다.“언니, 뭐 하게요?”정안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내 아들이 미숙아로 태어나 인큐베이터에서 살게 했어. 넌 총에 맞고 내 가족이 실종되고 목숨을 잃었는데 내가 저 여자 쫓아가서 뭐하겠어?”“아직 확실한 증거가 없잖아요!”“증거 필요 없어. 백인호와 짜고 내 할아버지 전 재산을 차지했다는 것만으로 난 저년 죽일 거야.”“언니. 사람을 죽이는 건 범죄에요!”지윤은 바짝 긴장했다. 정안의 성격이 더 이상 연약하지 않고 강인해졌다는 걸 점점 더 실감했다.정안은 지윤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고 두 사람은 한이서를 따라 미용실로 들어갔다.한이서가 피부 관리를 받고 있을 때 정안과 지윤은 옆에서 성형 상담을 받으며 한이서의 동태를 살폈다.1시간 뒤, 피부 관리를 마친 한이서는 룰루랄라 엉덩이를 흔들며 고양이 걸음으로 화장실로 들어갔다.그러자 정안과 지윤이 그 뒤를 따랐다.한이서가 화장실 칸에 들어가 문을 닫고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시작하자 정안이 코를 가리고 문 앞에 서서 낮은 소리로 명령했다.“지윤아. 문 부수고 들어가서 저년 변기에서 똥 먹게 해.”지윤은 충격에 입을 딱 벌리고 정안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지금까지 정안의 뜻을 어긴 적이 없으며 또 이런 방법이 한이서에게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다만 언제나 착하고 순한 정안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순간적으로 경악했다.정안은 눈살을 찌푸리고 활활 타오르는 눈빛으로 재촉했다.“안 들어가?”지윤은 감격에 고개를 끄덕였고 순간 피가 끓어올라 몇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발을 들어 힘껏 걷어찼다.펑 하는 큰 소리가 울려 퍼지자 한이서는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려 큰소리로 외쳤다.“악!”한이서는 벌떡 일어나 본능적으로 바지를 잡아당기고 당황한 표정으로 지윤을 바라보았다.“당신...”한이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윤이 그녀의 머리채를 확 잡아채고 징그럽고 더러운 변기에 마구 쑤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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