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간호사가 정안에게 검사를 해주며 말했다.“산모분 남편 새벽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밖에 앉아 계세요.”정안은 못 들은 척했다.저녁, 산후 도우미가 정안의 네 번째 식사를 챙겨주고 씻는 걸 도와주면서 참지 못하고 말했다.“사모님, 도련님께서 아직도 밖에서 지키고 계세요.”정안은 여전히 요지부동이었다.그 후로 며칠 동안 남하준이 병실에 발을 들여놓기만 하면 정안은 자는 척하고, 잠에서 깼다고 해도 휴식을 이유로 방해하지 말라고 했다.퇴원하는 날, 시어머니와 유가영이 왔고 남하준이 손댈 일은 더더욱 없었다.그날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운전하고 짐을 드는 것이었다.차량이 천천히 남씨 가문 별장으로 들어섰고 문 앞의 텅 빈 마당에 가족 성원 전체가 남창민에게 불려 나와 밖에 서서 정안을 맞이했다.어떤 사람은 성의가 충만하고, 어떤 사람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귀찮은 표정을 지었다.최서윤은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들어오는 차를 언짢은 듯 흘겨보며 남영준에게 다가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아이 낳은 게 뭐 대수야? 뭐 대단한 일 했다고 이렇게까지 해? 아기 아직 인큐베이터에서 나오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성대하게 맞이할 필요 있냐고?”남영준은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며 말했다.“조용히 해.”남태준이 차갑게 말했다.“저희 가문이 형수님께 준 의례도 전혀 뒤지지 않을 텐데요? 아이 태어나던 날, 퇴원하던 날, 백일 잔치, 첫돌 잔치, 매년 생일, 어느 날이 오늘보다 성대하지 않았죠?”최서윤은 눈살을 찌푸리고 뒤를 돌아 남태준을 노려보았다.“도련님 완자를 정말 좋아하나 보네요?”최서윤이 불쾌하게 이간질했다.“아쉽지만 완자는 지금 하준 도련님 아내예요.”남태준은 그녀의 말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덤덤하게 말했다.“당연히 좋아하죠. 하지만 완자를 제일 좋아하는 건 아마 영준 형이죠?”최서윤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고 당황한 남영준이 그녀의 손을 잡아끌며 다급하게 설명했다.“어릴 때... 어릴 때 확실히 완자를 좋아하긴 했어. 하지
최신 업데이트 : 2024-10-05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