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은 정안의 입장을 생각만 해도 이가 근질근질했는데 정안은 얼마나 마음이 답답하고 괴로울까?“언니. 도련님께 솔직히 말해서 유 비서 보내라고 해요. 나 지금 유 비서 보기만 해도 끔찍한데 언니는 얼마나 괴롭겠어요?”정안은 작업을 끝낸 후 태블릿을 닫고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눈을 감고 담담하게 말했다.“나 괜찮아.”왜냐하면 그녀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었다.그녀는 남하준에게 자신이 유미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유미가 그녀의 집에 나타나는 게 싫다는 것을, 두 사람의 감정에 개입하는 게 싫다는 것을 표현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하지만 남하준은 유미가 그들 사이의 감정에 영향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유미는 정통 어르신이 그의 곁에 보낸 사람이고, 서로 십수 년의 우정을 나눈 사람이고, 더욱이 남하준의 친한 친구 여동생이라는 이유때문에 남하준은 유미에게 다소 편파적이고 그녀를 배려하고 있었다.정안이 암살당한 날, 그녀는 안 좋은 예감이 들어 그에게 집에 남아서 자신과 함께 있어 달라고, 류청을 보내 유미를 구하게 하라고 부탁했다.하지만 그는 유미의 안위를 걱정해 결국 떠났다.그러나 이건 결코 그녀가 남하준을 가장 미워하는 원인이 아니었다.그녀가 가장 미워하는 것은 자신이 가장 위험하고 무력할 때, 그를 떠올리고 그에게 도움을 청할 때였다.처음에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두 번째는 전원을 껐다.그 순간, 그녀는 전에 없던 절망을 느꼈다. 여자는 절대 남자에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잘 알게 되었다.그녀의 아들도 그 사고로 인해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그때부터 그녀는 자신을 강하게 만들기로 했고, 앞으로 누구도 의지하지 않고 오직 자신에게만 의지할 것이라 다짐했다.30분 후, 차량이 본가에 들어섰다.정안이 조수석에서 내리자 멀지 않은 곳에 군전 그룹의 차량 몇 대가 서 있었는데 한 무리의 병사들이 나갈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그들은 멀리서 정안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 같았다.그들의 눈
최신 업데이트 : 2024-10-06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