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Chapter 551 - Chapter 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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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1화

구인아는 어색하게 웃더니 덤덤한 척 말했다.“난 유미 일에 관해 물어본 적이 없거든요. 남 장군님께서 우리 유미처럼 좋은 비서를 두고 있는 줄 몰랐네요. 두 사람 서로 아는 사이라고 하니 오히려 잘됐어요.”정안은 아무렇지도 않게 구인아의 곁을 지나쳐 모닥불 옆 좌석에 앉았다.또래 남녀들이 잡담을 나누고 있었는데 정안의 미모와 옷차림에 관심이 많은 듯 원숭이 구경하듯 그녀를 쳐다보았다.구인아가 다가와 사람들에게 소개했다.“소개할게요. 이분은 M국 군전 그룹의 수장 남하준 장군님의 사모님 백완자 씨라고 해요. 그리고 전 갑부의 손녀이기도 하죠.”“하지만 지금 M국의 갑부는 백인호의 아내 한이서죠. 이분은 재산을 한 푼도 상속받지 못했어요.”“오늘 밤 다들 맘껏 드시고 재밌는 시간 보내세요.”원숭이처럼 신이 난 한 무리의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정안은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다.그녀는 단정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이 사람들은 술 마시고 노래 부르고 게임을 하며 외향적인 사람들이 분명했다.정안은 그들과 같은 세계 사람이 아니라 전혀 공동화제를 찾을 수 없었다.그때, 멋진 차림의 남자가 정안의 곁에 다가와 앉아 뜨거운 빛을 가득 머금고 속삭이듯 물었다.“완자 씨?”정안이 고개를 끄덕였다.“술 좀 마실래요?”“술 못해요.”“마피아 게임 할 줄 알아요?”정안은 눈살을 찌푸리며 조금 멍해졌다.“아니요.”“주사위는요?”“몰라요.”“노래할 줄 알아요?”“애국가 말고는 몰라요.”“그럼 라이브 방송은요?”화가 지완으로써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그녀는 당연히 할 줄 알았지만 그와 쓸데없는 말을 하기 싫었다.“몰라요.”남자는 들으면 들을수록 눈살을 찌푸리며 호기심에 차서 물었다.“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데 지구인 맞아요?”그러자 모두가 정안을 보며 머리를 맞대고 소곤소곤 얘기하더니 웃기 시작했다.구인아는 기회를 타서 정안의 어깨를 툭 치며 사람들에게 말했다.“다들 장군 사모님 놀리지 마세요. 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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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정안은 담담하게 웃으며 구인아가 분개하는 모습을 보았다.그녀가 드디어 본모습을 드러냈다.돌고 돌아 그녀의 목적은 결국 정안이 사람들 앞에서 망신당하고 또 부당한 수단으로 유미를 쫓아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었다.재벌 2세들의 입을 빌려 일을 크게 벌여 정통 어르신과 지도자들에게 남하준이 공사 구분 없이 비서를 잘랐다는 사실을 알려 압력을 주고 유미의 전근을 막으려는 것이었다.아주 대단한 홍문연이었다.그때 관리 2세들이 끼어들었다.“듣자 하니, 도련님은 정직하고 공명정대하게 행동하시는 거로 유명한데 어쩌다 마누라 말에 귀가 얇아져서 유능한 비서를 쫓아낼 수 있지? 정말 대단하네!”“그러게 말이야. 남편 옆에 있는 여자 동료를 괴롭히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줄 모르잖아?”“휴, 우리 언니도 군전 그룹에 다니는데 혹시 언니도 이런 대우 당하는 거 아닌지 몰라.”“그건 모르지.”정안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여유롭게 휴대전화를 꺼내 지윤의 번호를 눌렀다.“지윤아, 내 서류 가방 갖고 와.”차에서 기다리던 지윤은 명령을 받고 즉시 정안의 서류 가방을 갖고 들어왔다.정안은 휴대전화를 치마 주머니에 넣고 방금의 화제를 돌리기 위해 일어서서 사람들에게 말했다.“저 같은 무식한 부녀자는 확실히 아무것도 몰라요. 그러니까 다들 제가 아는 게임 함께 하는 건 어때요?”그러자 아까 그 재벌 2세 남자가 약간 흥분된 표정으로 궁금해서 물었다.“뭐 할 줄 아는데요?”“문장 하나를 놓고 누가 대응하는 외국어를 더 많이 아는지 겨뤄볼까요?”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표정이 굳어졌다. 그들이 아는 언어라곤 기껏해야 두 가지뿐이라 별로 많지 않았다.남자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아주 자신만만한 모습인데 그럼 완자 씨는 얼마나 많은 언어를 알고 있죠?”정안이 덤덤하게 말했다.“별로 많지 않아요. 그저 여덟 가지 정도? 그럼 우리 시작할까요? 유미 씨가 문제를 내시죠.”현장의 사람들은 아무도 감히 말을 하지 못했고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창피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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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이 시간에는 병원 CCTV도 있고 휴대전화 기록도 있어요. 이것이 바로 당신이 함부로 내 남편 전화를 껐다는 증거예요.”“만약 내 남편이 아직도 당신을 친구로 여긴다면 그저 전근 보내는 정도로 처리하겠죠.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안보국에서 조사받을지도 몰라요. 그런 행동은 스파이로 의심받아 마땅하니까.”현장에 있던 모두가 놀랍고 의아한 표정으로 유미를 바라보았다.유미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긴장하고 당황한 듯 중얼거렸다.“아니야. 난 스파이가 아니야.”정안은 컴퓨터를 접고 따듯하게 웃으며 말했다.“나한테 설명할 필요는 없고 남편한테 설명하세요. 두 사람 우정이 깊으니 아마 안보국 조사까지 받게 하지는 않겠죠.”정안은 겉으로는 덤덤한 척했지만 유미와 남하준의 우정이라고 얘기하니 마음이 아팠다.그녀는 현장을 쓱 둘러보며 예의 바르게 말했다.“정말 죄송합니다. 여러분께서 하시는 게임에 대해 저는 정말 몰라요. 제가 아는 것에 대해 여러분들도 잘 요해하지 못하니 제가 이 모임에 낄 수가 없네요. 정말 죄송하게 생각해요.”정안은 모두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사과한 뒤 유미를 보며 말했다.“유 비서가 입건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일에 연루되지 않기 위해 저는 유 비서와 거리를 두는 게 좋겠네요.”“인아 씨,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정안은 구인아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꿋꿋이 돌아서서 자신만만한 발걸음으로 떠났다.지윤이 그 뒤를 바싹 따랐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당황했다.M국은 절대 스파이를 용납하지 않았다.나라를 배신한 스파이는 총살감이었으니 아무도 감히 이 일에 엮이려 하지 못했다.“미안, 인아야. 나 집에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나... 나도 일이 생겼어.”“엄마가 나보고 집에 돌아오래.”그러자 사람들은 유미를 피하려고 온갖 핑계를 대며 조심스럽게 자리를 떠났다.유미는 화가 나서 얼굴이 새파래지고 이를 악물고 손을 약간 떨며 휴대전화를 꺼내 남하준에게 전화를 걸었다.구인아가 긴장해서 물었다.“유미야. 너 진짜 남 장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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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불빛이 눈 부신 도시는 심야에도 여전히 시끌벅적하고 차들이 끊임없이 드나들었다.지윤은 차를 몰고 정안은 조수석에 앉아 조용히 창밖의 경치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지윤이 호기심에 물었다.“언니, 구인아가 일부러 그랬을까요?”정안이 담담하게 대답했다.“맞아.”지윤은 운전대를 꽉 잡고 이를 악물었다.“정말 너무하네요. 정통 어르신 따님이 이런 사람일 줄이야.”정안이 느릿느릿 말했다.“자녀의 행동으로 그 부모까지 거론하지 마.”“그럼 도련님은 유 비서를 안보국에 고발할까요?”이 일을 생각하자 정안은 기분이 가라앉아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깊은 눈동자로 창밖을 바라보며 불빛이 한 프레임 씩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그녀는 지윤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녀도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었다.아마 유미를 안보국에 고발하지 않을 것이다.유미의 주장대로라면 남하준은 그녀의 사람됨을 알고 있고 더욱이 두 사람은 우정이 두터웠기 때문에 일부러 휴대전화를 꺼버린 일로 그녀를 입건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이다.남하준은 아마 유미를 아까워할 것이다.지윤은 정안이 대답하지 않자 자문자답했다.“유 비서는 이미 도련님의 한계를 건드렸어요. 내 생각에는 무조건 유 비서를 단단히 혼내실 거예요.”정안이 씁쓸하게 입술을 오므리고 몰래 답답한 숨을 내쉬었다.“유 비서가 그런 고생을 하게 놔두지 않을 거야.”“언니, 유 비서 때문에 언니가 도련님께 구조 요청을 해도 연락이 닿지 않아 언니가 얼마나 고생을 했어요? 당시 그 위급한 상황에서 경찰차와 구급차가 길에서 몇 분만 더 막혔다면 언니와 아이는 모두 목숨을 잃었을 거예요.”지윤이 감개무량해서 울분을 터뜨렸다.“만약 이런 상황에서도 도련님이 유 비서를 감싼다면 이런 남편은 없어도 그만이에요.”정안이 중얼거렸다.“나도 남편으로 인정할 생각 없었어. 지금은 그냥 아이 아빠일 뿐이야.”그에 대해 실망하고 자신이 없어 정안은 이렇게 비관적일 수밖에 없었다.차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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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만약 유미가 남하준이 추운 겨울 늦은 밤에 집 앞에 서서 정안을 기다리고, 그녀에게 슬리퍼를 건네는 것을 알았다면 유미는 화나 죽지 않을까?정안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방으로 걸어갔다.유미의 존재를 너무 의식한 것 같아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을 떨쳐 버렸다.정안은 안방으로 돌아갔고 남하준이 그녀의 뒤를 따랐다.그녀는 잠옷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고 화장을 지우고 씻고 머리도 감았다.40분 후, 정안은 긴 머리를 수건으로 감싸고 나왔다.그녀의 시선은 자신도 모르게 남하준을 향하고 있었다.그는 아직 자지 않고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허리를 숙이고 두 손으로 이마를 짚고 있었다.그의 표정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의 온몸에 차가운 냉기가 서려 있고 주위에 짙은 장막이 드리워져 있어 우울한 느낌이 들었다.발자국 소리를 들은 남하준은 허리를 펴고 정안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즉시 시선을 거두고 화장대로 가서 앉았고 위에 있는 크림을 집어 얼굴에 발랐다.남하준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왜 이 시간에 머리를 감았어?”정안은 대답이 없었다.그는 화장실로 들어가 안에서 헤어드라이어를 꺼내 코드를 꼽고 그녀 뒤로 와서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수건을 풀었다.정안은 그가 자신의 머리를 말리려 하자 급히 손을 뻗어 헤어드라이어를 집어 들었다.“내가 할게요. 주세요.”남하준은 놓아줄 기미가 없이 꽉 쥐었다.그녀의 손이 남하준의 손등에 닿는 순간, 처음으로 그의 손이 차갑다는 걸 느꼈다.그의 손은 언제 어디서나 아주 따뜻했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차가울까?옷을 얇게 입고 문밖에서 그녀를 오래 기다려 몸이 얼어버린 걸까?그는 자신을 돌볼 줄 모르는 남자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일부러 외투를 입지 않고 추운 겨울밤에 서서 자신을 괴롭힌 걸까?남하준은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아당기고 헤어드라이어를 켜고 부드러운 동작으로 그녀의 긴 머리카락을 잡고 열심히 말렸다.헤어드라이어는 무음이라 소음이 거의 없었다.정안은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핸드크림을 들고 두 손을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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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정안의 냉담한 말이 들려왔다.“이미 42일이 지났으니 하고 싶으면 해요.”그녀의 의지와 상관없이 남하준이 그녀를 강제로 안방에서 재우고 그와 잠자리를 같이하게 한 것은 아내의 의무를 다하게 하려는 목적일 것이다.그는 요즘 이미 참을 만큼 참은 것 같았다.남하준은 그녀의 말을 듣고 움찔했다. 설레기도 했지만 서글픈 마음이 더 컸다.그는 움직이지 않고 손을 매트리스에 따라 가볍게 정안의 손을 만졌다.그녀의 손을 잡고 싶었다.하지만 그녀의 손바닥에 닿는 순간 그녀는 손을 빼서 자신의 가슴에 올렸다.남하준은 쓸쓸히 입술을 오므리고 천천히 눈을 감은 채 아무런 행동도 없이 속삭였다.“시간이 늦었다. 쉬어.”정안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의심이 가득했다.아침마다 욕망에 가득 차 언제 폭사할지 모를 정도로 잔뜩 부풀어 오르면서, 그녀가 먼저 허락했는데 그는 왜 반응이 없을까?정안은 의혹을 안고 그에게 등을 돌리고 누워 눈을 감고 천천히 잠이 들었다.순간, 뒤에 있는 남자도 몸을 돌려 그녀의 등을 마주하고 매력적인 목소리로 가볍게 중얼거렸다.“부부 사이 잠자리는 절대 일방적인 개념이 아니야. 네가 원하지 않고 즐기지 않고 기대하지 않는다면, 그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거야. 단순히 동물의 본능적인 욕망의 분출일 뿐이지.”“완아, 내가 원하지 않는 게 아니라 네 몸이 나를 배척하고 있어. 너의 냉담함이 내 욕망보다 날 더 고통스럽게 해.”정안은 가슴 끝이 살짝 따끔거리는 것을 느끼며 손은 천천히 이부자리를 꼬집고 아랫입술을 깨물며 통증을 참았다.그녀는 이렇게 마음이 약한 자신이 싫었다.지금 이 순간 이 남자가 안쓰러웠다.이 남자를 용서해야 하지 않을까?이혼하지 않으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그는 자신의 남편이자 아이의 아빠였다.정안은 생각이 많고 마음이 심란하여 속으로 갈등하면서도 아무 답도 하지 않은 채 자기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너무 피곤했는지 그녀가 다음 날 아침 일어났을 때, 침대 위에는 그녀 혼자 남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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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그리고 정안은 이 좋은 소식을 가족들에게 전했다.시부모님들과 몇몇 가족들은 모두 기뻐하며 내일 온 가족이 아이를 데리러 병원에 가려 했지만 최서윤은 예외로 코웃음을 쳤다.사람이 너무 많으면 바이러스와 세균에 감염될까 봐 정안은 아이의 건강을 위해 모두 거절했다.그녀는 기대에 부풀어 내일 아들을 일찍 데려올 수 있기를 희망했다.햇볕이 내리쬐는 날, 정안은 기분 좋게 정원 밖의 정자에 앉아 바람을 쐬며 정원 곳곳에 햇빛이 쏟아지는 것을 보고 있었다.날씨가 따뜻해지자 정원의 푸른 식물이 새싹을 돋우고 있었다.멀지 않은 곳에서 아저씨들이 도구를 들고 푸르싱싱한 식물을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정안이 궁금해서 걸어가 보니 그 거대한 녹색 식물은 어린 국화꽃이었는데 이미 열매를 피고 있었다.“여기부터 시작하죠. 다 뽑아서 흙을 뒤집어 유기질 비료를 넣고 튤립을 가지런히 심을 거예요.”정안이 다가가 호기심에 물었다.“아저씨, 여기 국화꽃이 곧 필 텐데 왜 뽑으시는 거죠?”그는 정안을 보고 황급히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모님 안녕하십니까. 도련님께서 그렇게 분부하셨습니다.”정안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 남자는 공무로 바쁘면서 정원의 꽃과 식물을 관리할 시간이 있다니.“그 이는 왜 이 꽃들을 뽑으려는 거죠?”정안이 묻자 남자가 엷게 웃으며 대답했다.“이게 다 사모님께서 튤립을 좋아해서 그런 것 아닙니까? 작년에 도련님께서 저희 들에게 이 잔디밭을 정리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해외에서 사계절 꽃이 피는 국화꽃을 들여와 직접 씨앗을 뿌려 이렇게 아름다운 국화꽃을 심었습니다. 이제 곧 꽃이 필 텐데 사모님께서 튤립을 좋아하신다며 저희더러 이 꽃을 전부 뽑아 튤립을 심으라고 하셨습니다.”정안은 튤립 씨앗 몇 봉지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복잡했다.남하준은 그녀가 튤립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알았을까?그는 국화꽃을 두 번 준 적은 있지만 한 번도 튤립을 선물한 적은 없었다.아마 지윤을 통해 알았을 것이다.“사모님, 정자 쪽에서 쉬고 계세요. 여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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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다그치는 벨소리가 계속 울렸다.정안은 계속 망설이다가 결국 전화를 받고 휴대전화를 귓가에 갖다 댔다.남하준은 먼저 의외인 듯 몇 초 망설이다가 의심스러워 물었다.“완이야?”그의 말투가 유독 부드러워 정안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그녀가 너무 많은 전화를 거절해서 이젠 다른 사람이 답장하고 받은 전화인 줄 알았을까?정안이 온화한 말투로 대답했다.“맞아요.”그는 약간 흥분된 듯 부드럽게 말했다.“나 내일 집에 돌아갈게. 우리 같이 아들 데리러 병원에 가자.”정안은 살짝 놀랐지만 그의 일이 모레나 끝날 것으로 생각해 거절했다.“괜찮아요. 일 보세요. 지윤이랑 함께 가면 돼요. 괜히 서둘러 돌아올 필요 없어요.”“나 별로 안 바빠.”남하준이 기회를 잡으려고 애쓰면서 물었다.“내일 몇 시에 병원에 가?”정안이 다시 거절했다.“퇴원하는 게 별로 큰일도 아니고 신경 쓰지 마세요.”남하준은 침묵했다.정안은 그의 기분이 좀 가라앉은 느낌이 들어 급하게 전화를 끊으려 했다.“별일 없으면 나 먼저 끊을게요.”휴대전화가 그녀의 귓전을 떠날 때 남하준의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완아 나...”그래도 그녀는 통화를 끊었다.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눈 앞에 펼쳐진 작은 국화들을 바라보며 정안은 남하준이 좋은 아빠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날은 유독 시간이 느리게 지나갔다.그녀는 산후 도우미와 함께 아들이 쓸 이불과 생필품을 준비했다.도우미는 아이가 퇴원한 후에도 자신과 함께 자도록 권했지만 정안이 완곡하게 거절했다.아들과 친해지는 시간을 많이 갖고 친밀감을 키우고 싶었기 때문이다.그날 밤, 정안은 흥분해서 잠을 이루지 못했고 전에 찍어온 아들의 사진을 계속 보았다.곧 만날 생각에 기쁨을 금할 수 없었다.지루한 고요 속에서 정안은 슬슬 깊은 잠에 빠졌다.잠결에 침대가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그녀는 졸린 눈으로 거슴츠레 눈꺼풀을 젖혔다.익숙한 향긋한 바디워시 냄새가 코를 찔렀다.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무거운 눈을 젖혔다가 덮으며 눈을 가늘게 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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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9화

또렷한 이목구비가 정교하고 예쁘고 남성적인 것이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았다.어렴풋이 튀어나온 수염까지 남성미를 물씬 풍겼다.그녀는 오랜만에 남하준의 얼굴을 열심히 보았다.건강한 피부색, 오똑한 콧날, 부드러운 얇은 입술, 섹시한 목젖까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정안은 입술을 오므렸고 그때 남하준이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놀란 정안은 얼른 시선을 돌려 이불을 들추고 침대에서 내려와 화장실로 들어가 씻었다.하지만 그는 깨어나지 않았다.정안은 깨끗하게 씻고 나갈 옷으로 갈아입고 짐을 챙겨 아침 먹으러 내려갔다.아침 식사를 마치고 지윤과 함께 병원으로 아이를 데리러 갈 계획이었다.거실에서 그녀는 지윤과 류청을 보았고 그들은 소파에 앉아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정안은 그들에게 인사하고 거실에 앉아 아침을 먹었는데 그들의 대화가 어렴풋이 들렸다.지윤이 호기심에 물었다.“너 야밤에 도적질이라도 했어? 얼굴이 왜 이렇게 피곤해 보여?”“내안 피곤하게 생겼어? 도련님께서 오늘 서둘러 돌아오시려고 얼마나 필사적으로 모든 일정을 앞당겨 마치셨는데. 오늘 아침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도 여전히 공무를 처리하셨다고. 나 어제 2시간 밖에 못 잤어.”지윤이 걱정스레 말했다.“그럼 얼른 가서 더 자.”“안돼. 7시에 작은 도련님 모시러 병원에 가야 한단 말이야. 더 못 자.”“너 이거 과로운전이야. 누가 감히 네 차를 타겠어?”류청이 웃으며 말했다.“그럼 네가 운전해.”정안은 좀 먹고 거실로 가서 류청에게 말했다.“류청 씨 들어가서 쉬세요. 병원은 오후에 갈 거예요.”류청이 감격에 겨워 물었다.“정말요?”정안이 입술을 오므리고 가볍게 웃으며 류청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계단을 올라갔다.안방에 돌아온 정안은 남하준의 휴대폰을 조심스럽게 집어 들고 알람을 켜니 7시 15분 알람이 맞춰져 있었다.몇 분 후에 울릴 알람이었다.그녀는 과감히 알람시계를 지우고 천천히 휴대전화를 내려놓았고 커튼 사이 빈틈을 더욱 촘촘히 잡아당겼다.점심나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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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점심 식사 후, 정안이 병원으로 출발하려는데 유가영이 그녀의 손을 이끌고 구석으로 가더니 신비롭게 물었다.“도련님 바람났어?”정안은 경악했다.“아니요!”유가영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썹을 찡그렸다. “아니야. 도련님은 저렇게 긴장해서 너 신경 쓰는데 네 태도가 너무 냉담하잖아? 특히 너 아이 낳은 후에 두 사람 뭔가 이상하단 말이지.”정안은 어쩔 수 없이 웃으며 유가영이 남하준의 명성을 망치는 것을 원치 않아 황급히 해명했다. “정말 바람나지 않았어요. 형님이 괜한 생각하신 거예요.”“근데 왜 그래?”“다 지나간 일이에요.”정안은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이건 부부간의 일이었으니 말이다.“말하기 싫으면 됐어. 그래도 충고하는데 뭐든 너그럽게 생각해. 도련님 신분이 워낙 특별하잖아. 내 남편처럼 아무 때나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아니고 매일 너와 아이 곁에 있을 수 없는 사람이 아니야. 그러니까 빨리 적응해야 해. 도련님 몸은 나라 소유고, 전우 소유고, 또 시민의 소유이지 절대 너 혼자만의 사람이 아니야. 알겠어?”유가영의 허를 찌르는 말에 정안은 문득 깨달았다.그녀는 유가영이 이렇게 인생을 깨우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아마도 인생 경험과 결혼으로 인한 깨달음일 것이다.정안은 갑자기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되었다.남하준이 바람피운 것도 아니고 어깨에 짊어진 책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놔두고 떠난 것이다.그가 구한 것은 유미 그 여자가 아니라 전우였다.그녀의 전화를 받지 않고 전원을 끈 것도 남하준의 뜻이 아니었다.그는 사실 용서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정안은 마음이 한결 편안해져 방긋 웃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 형님.”“두 사람 결혼한 지 얼마 안 됐으니 힘든 일 있으면 나한테 말해.”유가영이 의기양양하게 가슴을 두드렸다. “내가 경험이 좀 많아. 우리 부부 이렇게 사이가 좋은 거 보면 모르겠어? 내가 남편 다루는 기술이 좀 대단하거든.”정안이 가볍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시간 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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