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우빈은 어깨를 으쓱하고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정안을 응시했다.정안은 더 이상 남자를 상대하지 않고 돌아서서 떠났고 지윤이 그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반대편 구석으로 가 똑같이 어색하고 불안해 하는 지우를 발견했다.상류층 부자들의 잔치에 처음 참석한 지우는 아는 사람이 없어 더욱 긴장했다.정안이 다가가 인사했다.“지우야.”지우는 정안이 걸어오는 것을 보고 급히 다가가 손을 잡으며 말했다.“드디어 널 만났네.”정안은 그녀 손바닥의 땀기운을 느끼고 부드럽게 웃었다.“괜찮아. 긴장하지 마.”지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네 엄마 방금까지 여기 계셨는데 어디 갔는지 모르겠어.”“지우야, 오늘이 지나면 진화연 씨는 더 이상 내 엄마가 아니고, 나도 서다인이 아니야.”지우가 목소리를 낮추며 속삭였다.“그럼 네 이름이 뭔데?”“백완자.”정안이 그녀의 귓가에 대고 이름을 말하자 지우는 입술을 오므리고 싱긋 웃었다.“너무 귀엽다! 네 부모님은 어떻게 그런 귀여운 이름을 지어주신 거야?”정안은 고개를 숙이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하준 오빠가 지어준 거야.”지우가 한참 경악하고 있을 때 갑자기 은은한 음악으로 바뀌고 조명이 어두워지자 약혼식은 신비에 빠졌다.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무대 위에 집중되었다.음악이 점차 아름다워지고 무대 스포트라이트가 천천히 백스테이지 입구에서 켜졌다.화려한 드레스를 예쁘게 차려입은 백하린은 활짝 웃으며 소우빈의 팔짱을 낀 채 천천히 무대 중앙으로 걸어갔다.소우빈이 먼저 부모님과 친인 친척들, 그리고 백하린에게 고맙다는 공식적인 말을 전했다.지나치게 형식적인 말에 손발이 오그라들었지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열렬한 박수를 보내며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백하린은 행복에 겨워 활짝 웃으며 공주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정안이 현장을 한 바퀴 휙 둘러보니 올 사람들은 전부 모였다.방송국 간부들, 변호사들, 검찰과 경찰들, 시장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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