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Chapter 361 - Chapter 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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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1화

정안은 애교 부리는 투로 말했다.“할머니, 이러지 마세요. 전에 가짜 손녀에게 그렇게 잘해주셔서 내가 얼마나 질투한 줄 알아요? 그때 내가 할머니 손녀라고 얼마나 말씀드리고 싶었다고요?”여은수는 입술을 깨물며 소리 없이 울고 몸이 떨렸다.“그때는 가짜 백하린을 통해 엄마 아빠 생사를 조사하려고 계속 꾹꾹 참았어요. 내가 미안해요 할머니. 잘못했어요.”정안이 말하면서 여은수의 어깨에 얼굴을 비비자 여은수는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정안은 어렸을 때부터 안고 애교 부리는 걸 좋아했는데 여섯 살 이후로 이렇게 붙어 있은 적이 없었다.“할머니, 나 용서해 줄 거죠?”장안은 부드럽게 여은수의 손을 흔들며 계속 애교 부렸다.“할머니. 이번 한 번만. 네?”여은수는 고개를 숙인 채 말없이 흐느끼고 두 손으로 눈물을 훔치더니 더욱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사과할 사람은 이 할미야.”정안은 활짝 웃더니 한 손으로 할머니의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눈물을 닦았다.“할머니 잘못 아니에요. 사과하지 않으셔도 돼요.”“난...”여은수가 고개를 들어 정안을 보니 두 눈은 이미 붉고 촉촉해 있었다.정안은 마음이 아파서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이 달랬다.“나랑 같이 거실에 가서 앉아 있어요. 할머니 좋아하는 디저트 사 왔는데 우리 같이 먹어요. 네?”여은수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또 긴장하여 고개를 가로저었다.“할머니 화 안 났어. 평소에도 바빠서 힘들 텐데 방에 돌아가 쉬어. 난... 혼자 먹으면 돼.”정안은 할머니가 여전히 조심스럽게 자신의 비위를 맞추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그녀는 눈물을 반짝이며 여은수의 손을 잡고 소파로 가서 지윤이 건넨 디저트를 열며 말했다.“싫어요. 난 할머니랑 같이 있고 싶어요.”여은수는 놀라서 정안을 바라보았고 정안은 디저트를 여은수의 입가에 갖다 댔다.“할머니. 아~”여은수는 깜짝 놀라 디저트를 보더니 곧바로 입을 벌려 먹고 다시 정안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긴장해서 물었다.“설마... 너도 가짜 손녀 아니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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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정안이 급히 해명했다.“나랑 하준 오빠는 한 번도 사귄 적이 없는데 헤어졌다니요?”“나 때문에 너희가 이혼했잖아?”“혼인신고는 다른 신분으로 했으니 그 결혼은 무효죠.”여은수는 여전히 자책했다.“너랑 하준이는 반년 넘게 부부로 지냈잖아?”정안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그저 유명무실한 부부였고 부부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았어요.”여은수는 경악하며 정안을 바라보았다.정안은 애써 괜찮은 척 디저트를 한 입 먹더니 여은수에게도 하나 건넸다.“나랑 하준 오빠는 불가능해요.”“왜 불가능해? 하준이도 너 좋아하고 너도 하준이 좋아하잖아? 서로 마음도 맞고 집안끼리도 오래 알고 지냈으니 하늘이 맺어준 배필이 아니냐?”정안은 여은수의 손을 끌어안고 얼굴을 그녀의 어깨에 기댄 채 눈을 감고 속삭였다.“제가 앞으로 천천히 설명해 드릴게요.”여은수가 엄숙하게 말했다.“반년이 지나도록 부부 일을 하지 못했으니 하준이 몸이 안 좋은 거 아니냐?”정안은 어이가 없었다.“그런 거 아니에요. 할머니. 함부로 넘겨짚지 마세요.”여은수는 주먹을 불끈 쥐고 노기에 차서 말했다.“그럼 마음이 변한 게 틀림없다. 내가 하준이랑 얘기를 나눠봐야겠어.”“안 돼요. 할머니. 절대 찾아가시면 안 돼요.”정안이 황급히 달랬고 여은수는 묵묵히 어떻게 두 사람의 사이를 회복시킬까 생각했다....뉴빌리지, 정통 어르신의 저택.그는 손에 든 보고서를 보고 흥분하여 손가락을 약간 떨고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잘됐네. 너무 잘됐네. 드디어 정안을 찾았어!”그는 고개를 들어 남하준을 올려다보며 흥분해서 말했다.“역시 남 장군이야. 드디어 정안을 찾았다니. 그런데 왜 사진이 없나?”남하준이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아주 중요한 인물이라 사진을 넣으면 신분이 노출돼 화를 자초할 수 있습니다.”정통 어르신은 군의 기밀을 이해했다. 어떤 것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았다.“그럼 앞으로 어떡할 건가? 정안이 우리 M국에 합류하도록 설득할 자신이 있나?”“정안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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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나도 알면 안 되나?”정통 어르신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제가 설득해보겠습니다.”“그래. 이 일은 자네에게 맡기겠네. 국가의 번영과 부강을 위해 천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를 꼭 붙잡을 수 있기를 바라네.”...며칠 후.석양이 드리우고 따사로운 노란빛의 그림자가 흩뿌려져 온 대지를 감쌌다.백씨 저택 거실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정안은 소파에 기대어 책 속의 복잡한 기구들을 골똘히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완자야! 누가 왔게?”여은수의 흥분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정안은 생각을 중단하고 고개를 문 쪽을 돌렸다.여은수가 만면에 웃음을 띠고 뛰어 들어왔고 그녀의 뒤에는 남하준이 뒤따랐다.그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여전히 우아하고 기품이 넘쳤다.넋을 잃은 정안은 책을 들고 일어섰고 심장이 마구 나대기 시작했다.순간 정안은 며칠 못 보니 격세지감이란 말이 무엇인지 체감하게 되었다.계속 보고 싶었지만 만날 이유도 핑계도 없었다. 그런데 남하준이 먼저 찾아올 줄이야.“오빠.”정안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인사하고 손에 책을 탁자 위에 놓았다.남하준이 그녀에게 다가가니 깊은 눈동자가 물처럼 부드러웠고 따스함이 뒤섞여 있었다.“바빠?”남하준이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정안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요.”남하준이 탁자 위에 놓인 그녀의 책을 훑어보니 표지는 세계 최첨단 전투기 무기 그림으로 그가 처음 보는 글씨체였다.어느 나라의 무기 책인지도 알 수 없었으니 심오한 정도는 가히 상상할 수 없었다.“나 할 얘기 있는데 같이 나갈래?”남하준이 묻자 정안이 머뭇거리며 그를 바라보았다.두 사람 사이의 감정 문제는 이미 확실히 정리했는데 그녀에게 무슨 할 말이 있을까?정안이 대답하기도 전에 여은수가 달려들어 정안을 남하준에게 휙 밀었다.“어서 같이 나가. 안 급하니까 천천히 얘기 나눠.”할머니에게 밀린 정안은 그대로 남하준의 품속으로 들어갔다.남하준은 본능적으로 그녀의 허리를 잡았고 그의 따뜻하고 듬직한 품에 닿자 정안의 볼이 순간 뜨겁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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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남하준은 정안을 데리고 한없이 펼쳐진 해변으로 갔고 두 사람은 노을빛 속에 나란히 서 있었다.바닷물의 물결은 반짝이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빛났다.정안이 주위를 둘러보니 경호원 몇 명이 멀리서 지키고 있었고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경계하고 있었다.“오빠, 나 왜 여기로 데려왔어요?”정안이 호기심에 묻자 남하준의 시선이 정안에게 고정되었다.노을빛의 그림자 속에서 그녀가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여기 조용하잖아. 아무도 우리 방해하지 못하고 도청당할 위험도 없어.”정안은 멍해졌다. 남자의 엄숙한 표정과 굳은 눈빛을 보고 그가 공적인 일로 찾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난 오빠가 내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 줄 알았어요.”“이해해. 하지만 나도 내 입장이 있잖아?”“정통 어르신께 대신 죄송하다는 말씀 전해주세요.”남하준은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말투는 더없이 진지했다.“M국은 네가 필요해. 비록 M국은 널 양성하는 데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지만 넌 M국 사람이니 뿌리가 여기 있는 거잖아. 세상 사람들도 네가 Z국을 배신했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고 너 이해해 줄 거야.”정안은 여유롭게 말했다.“세상 사람들 시선은 중요하지 않아요. 난 그저 내 연구 성과만 중요하지.”“네가 돌아오면 우린 모든 역량을 모아 네 연구에 협조할 거야.”“나 이미 계약한 거 알고 있잖아요?”“Z국은 인권 자유가 있어. 아무리 계약했더라도 위반할 수 있잖아. 그 위반에 따른 결과는 M국이 책임질 거야.”정안의 눈이 어두워졌다.“아니요. M국은 감당할 수 없어요.”“왜?”“경분자에 관한 모든 연구를 포기하고 특허는 Z국 소유가 되는 거예요.”정안이 씁쓸하게 입술을 오므리고 남하준을 그윽하게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오빠, 경분자는 내가 독자적으로 연구개발 한 거예요. 오직 나만 그 원리를 알고 있고 그래서 나에겐 아주 중요해요. 내 목숨보다 중요한데 어떻게 포기해요?”남하준은 과학자가 일에 대한 집착을 알고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5년 후에 Z국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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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5화

정안은 촉촉한 눈을 깜박이며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눈 밑에는 이 남자를 향한 아쉬움이 가득했다.어둠이 내리자 그녀는 남하준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 몽롱함이 더 절묘하게 아름다웠다.그녀의 마음은 몸처럼 굳어 있었다.“너 이번에 돌아가면 M국에 다시 돌아올 기회가 없는 거잖아.”남하준의 무거운 말투가 거의 울먹이는 것 같았다.“왜 그렇게 무정해? M국에 미련이 전혀 없어?”“난...”정안은 말문이 막히고 가슴이 아팠다.그녀는 나이 드신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아쉽지만, 가장 아쉬운 사람은 여전히 남하준이었다.할머니와 할아버지는 휴가 때 연락도 할 수 있고 심지어 그들이 Z국에 가서 만날 수도 있다.하지만 일단 M국을 떠나면 남하준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게 되고 남하준은 그녀의 삶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만약 3년 전이라면, 그녀는 슬퍼할 것이지만 마음이 아프거나 섭섭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난 3년 동안 그녀는 이미 이 남자를 사랑했고, 너무도 깊이 사랑했고, 헤어나올 수 없는 사랑으로 인해 그녀는 지금 이렇게 고통스럽고 아쉬워하고 있었다.과학 연구와 사랑 사이에서 그녀는 전자를 선택했다.정안은 심장이 찢어지고 피가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었고 걷잡을 수 없이 아파 눈물이 천천히 흘러내렸다.남하준은 어렴풋이 그녀의 눈물을 보고 두 손으로 그녀의 볼을 감싸 안고는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눈물을 닦았다.“할아버지 할머니 때문에 우는 거야? 아니면 태준 형 때문에?”정안은 괴로운 듯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들썩였다.그녀는 마음이 너무 아파서 그에게 왜 이럴 때 항상 남태준 이야기를 꺼내는지 물어볼 겨를이 없었다.“만약 너만 M국에 남고 싶다면 Z국 일은 국가에서 사람을 보내 교섭하고 계약 위반 책임도 해결할 거야. 프로젝트 특허도 걱정 마. 우리가 반드시 쟁취할게.”정안은 고개를 숙인 채 울먹였다.“프로젝트가 하나가 아니라 스물여 개에요.”남하준은 깜짝 놀라 멍해졌고 정안은 코를 훌쩍이며 괴로운 듯 중얼거렸다.“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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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지우는 고개를 푹 숙이더니 씁쓸하게 웃었다.“난 평생 비행기 티켓 값도 없을 거야.”“티켓은 내가 사줄게. 숙식도 전부 무료.”정안이 말하자 지우가 고개를 저었다.“나 아직도 너한테 빚이 8천만 원이 넘어. 네가 떠난 후에도 계속 네 계좌로 분할 이체할 거야.”정안이 그녀의 손을 잡고 안쓰럽게 어루만졌다.“지우야, 진짜 안 갚아도 돼.”“돈을 빌렸으면 갚는 건 인지상정이야. 네가 갑부 손녀라 돈 많은 거 알아. 하지만 나 같은 가난뱅이가 너랑 평등하게 친구가 되려면 남은 건 이 보잘것없는 자존심뿐이야.”“난 그냥 네가 고생하는 게 싫어서 그래.”정안이 안쓰러워 탄식하자 지우가 햇살처럼 밝은 미소를 보였다.“나 지금 엄청 좋아! 나 같은 전문계 고졸이 배진 그룹에 취직했다니! 평생 그렇게 많은 월급을 받을 거라 생각도 못 했어.”정안이 그녀를 가볍게 안아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점점 더 좋아질 거야.”지우는 정안의 어깨에 기대어 따뜻한 우정을 만끽했다.“이번 생에 가장 큰 행운은 너 같은 친구를 만난 거야.”두 사람은 잠시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가 놓아준 후 지우가 물었다.“몇 시 비행기야?”“내일 아침.”“내가 배웅할게.”“새벽 비행기야. 나올 필요 없어. 푹 쉬어. 도착하면 내가 연락할게. 나 출근하면 10개월 정도 외부와 연락할 수 없어. 너한테 다시 연락하면 나 휴가란 뜻이야.”“그래. 기다릴게.”정안은 지우를 바라보며 마음이 착잡했고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였다.지우는 그녀의 생각을 눈치채고 물었다.“왜? 아직도 처리 못 한 일 있어?”정안이 미소 짓더니 갑자기 눈시울을 적시고 말했다.“지우야. 너 하준 오빠랑 친구 하면 안 될까?”지우가 잠시 놀라더니 경악해서 말했다.“그분은 M국 군전 그룹 수장이야. 난 일개 평민인데 어떻게 친구 할 자격이 있겠어?날 너무 과대평가하네.”“내가 전에 두 사람 소개해줬잖아. 그리고 연락처도 저장했고.”지우가 이상하게 생각하며 물었다.“대체 무슨 생각이야? 도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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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지윤은 피식 웃었다.“언니는 내 생명의 은인일 뿐만 아니라 유일한 가족이에요.”한편 지우는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지윤을 바라보며 천천히 정안의 얼굴로 시선을 옮겼다.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좋은 여자가 있을 수 있을까?갑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부귀영화를 누리지 않고 굳이 Z국에서 일하고 있다.마음씨가 선량하여 남의 고난을 모른 척 하지 않고 지윤을 구해냈으며, 거액의 돈을 그녀에게 빌려줘 난관을 극복하도록 도와주었다.게다가 수시로 라이브 그림 바자회를 열고 수익금을 전부 자선단체에 기부했다.이렇게 아름다운 여자에 대해 지우는 호기심이 발동했다.“완자야, 넌 인생에서 뭐가 가장 중요한데?”이 순간 정안의 머릿속에 남하준이 떠올랐다.하지만 지윤이 말을 가로챘다.“언니는 일이 가장 중요해요.”지우는 의심스러워하며 물었다.“정말 궁금한데 완자 직업이 대체 뭐예요?”지윤은 가볍게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정안이 말했다.“그저 평범한 기기 엔지니어야.”지우가 계속 물었다.“어떤 기기? 뭐 하는 사람인데?”정안이 급히 화제를 돌렸다.“일 얘긴 그만하자. 심심해. 너 얘기 좀 해봐. 너...”그때 휴대전화 벨이 울렸고 지윤이 전화를 받더니 몇 마디 주고받았다.정안과 지우가 그녀를 바라보았고 잠시 후 지윤이 정안에게 핸드폰을 건넸다.“언니, 도련님 비서가 찾아요.”정안은 움찔하더니 긴장해서 물었다.“누구?”“류청 씨요.”정안은 남하준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 가슴이 떨리고 아쉬운 감정이 더욱 짙어졌다.그녀는 내일 Z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더 이상 영향받고 싶지 않았다.정안은 독한 마음으로 말했다.“나 다신 하준 오빠 안 만나다고 전해.”지윤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여전히 휴대폰을 건네며 무겁게 말했다.“그래도 한 번 들어봐요. 앞으로 후회하지 말고.”지윤의 눈빛과 안색이 너무 어둡고 무거워 정안은 덜컥 불안해졌다.그녀는 휴대폰을 받아 귀에 대고 부드럽게 물었다.“류청 씨, 무슨 일이세요?”“내일 M국 떠나는 거 알아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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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8화

다음 날.정안이 류청을 찾아왔을 때, 그는 감옥에서 범인을 꺼내고 있었다.물어보니 블랙 섀도우는 M국 정부에 두 과학자와 백인호를 교환하겠다고 요청했다.과학자에 비해 백인호의 목숨은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었다.감옥 입구에서 백인호는 수갑을 차고 머리에 검은 천을 덮고 병사에 의해 차에 호송되었다.정안이 류청을 잡고 긴장하며 물었다.“하준 오빠 소식 있어요?”류청이 고개를 저으며 걱정 가득한 눈으로 불안한 듯 입을 열었다. “이미 연락이 끊긴 지 엿새가 지났어요.”“설마 블랙 섀도우 사람들에게 납치된 건 아닐까요?”정안의 눈 밑에는 눈물이 고이고 긴장한 손가락이 가늘게 떨렸다.“블랙 섀도우는 도련님을 잡았다고 인정하지 않고 있어요. 과학자 두 명을 잡은 것만 인정하고 지금 백인호와 맞바꾸고 있어요.”“하준 오빠 어쩌다 실종된 거죠?”류청이 주위를 둘러보더니 목소리를 낮추었다. “애초에 파견된 병사들은 모두 블랙 섀도우에 의해 죽었어요. 도련님께서 다시 계획을 세워 직접 사람들을 데리고 두 과학자를 구하러 나섰고요. 동행한 십여 명 모두 소식이 없어요.”정안은 경악했다.“십여 명이요?”“네. 정호도 같이 갔어요.”정안은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눈빛이 어두워졌다.“왜 겨우 십여 명이죠? 애초에 서다인이 친오빠에게 팔려 국경으로 갔을 때는 군대 전체를 이끌고 나 구하러 왔어요. 그리고 전투기도 있었고.”“상황이 달라요. 당시는 자기 구역에 있었잖아요. 하지만 블랙 섀도우는 세트리아에 있어요. 그러니 우리 군대를 해외로 파견할 수 없고 전투기가 상대의 영공에 들어가면 세트리아의 미사일에 의해 격추될 수 있어요.”정안은 그제야 깨닫고 진지하게 말했다.“류청 씨, 나 좀 도와줘요. 하준 오빠 구하러 가야겠어요.”“안 돼요. 절대 안 돼요.”류청이 긴장하며 고개를 가로젓더니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정안이 그를 쫓아가 가로막았다.“하준 오빠 구할 수 있게 해줘요.”류청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이마를 짚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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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세트리아.군사력이 매우 강한 작은 나라이며 세계적으로 악랄하기로 소문나고 야심만만하고 포악한 나라였다.경제든 재물이든 자원이든 국토든 빼앗을 수 있는 건 조금도 놓치지 않았다.세트리아의 국경에는 파운도라는 섬이 있는데, 그 위에 수천 명의 섬사람들이 살고 있었다.섬사람들은 다름 아닌 블랙 섀도우 조직이 중점적으로 양성하는 각국의 엘리트 간첩들이었다.아무리 민간조직의 어두운 세력이라지만 그 배후에는 세트리아 정부가 있었다.파운도의 일몰은 아주 아름다웠다.요트가 부두에 들어서자 총을 든 건장한 사내 둘이 정안을 부축하여 강기슭으로 올렸다.그리고 요트는 빠르게 떠났다.정안은 검은 안대로 쓰고 있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두 명의 건장한 사나이에 의해 끌려가고 있었다.모래사장을 지나 평평한 길을 걷고 버스를 타고 바람을 맞으며 10분 동안 달렸다.정안의 안대를 벗겼을 때 그녀는 이미 넓고 큰 집에 서 있었다.세트리아 특색을 띤 아주 독특한 인테리어였다.그녀는 눈을 비비고 주위를 둘러보았다.총을 든 건장한 사나이 네 명이 방 네 구석을 지키며 그녀를 흉악하게 노려보고 있었다.그녀 앞에는 침대가 있었는데, 침대 위에는 약 60세의 정정한 노인이 앉아 있었다. 침대 위에는 낮은 탁자가 놓여 있고 테이블 위에는 좋은 술과 맛있는 음식이 가득했다.노인은 정안을 힐끗 쳐다보고 나서 눈을 내리깔고 느긋하게 숨을 들이켜고는 육포 한 조각을 집어 입에 넣고 씹었다.“이 물건은 어디서 났나?”노인이 물었다.정안은 그들에게 0.1mg의 경분자를 주어 관심을 끌었고 그녀를 블랙 섀도우의 본부로 데려오게 했다.그녀는 단도직입적으로 차갑게 말했다.“남하준 만나러 왔어요. 그 사람 못 만나면 난 한마디도 할 수 없어요.”노인은 침착하고 유유자적하게 고기와 술을 먹으며 정안은 전혀 안중에도 없었다.“그런 사람 몰라. 본 적도 없고.”“그렇다면 나도 더 이상 할 말이 없네요.”정안은 살짝 고개를 들고 거만한 태도를 보였다.그녀의 모습에 노인이 코웃음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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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화

노인은 머리를 쳐들고 크게 웃었다.그때 정장 차림의 젊은 남자가 들어왔는데 그는 점잖고 우아한 눈빛으로 정안을 한참 동안 훑어보았다.그는 정안의 앞으로 다가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난 블랙 섀도우 부수령 우드다. 수령님 연세가 많으셔서 몸이 안 좋아. 할 말 있으면 나한테 직접 해.”“난 남하준과 정안의 행방으로 교환하러 왔어. 만약 남하준을 풀어준다면 정안과 40g이 넘는 경분자의 행방을 알려주지.”우드가 가볍게 웃었다.“좋아.”격노한 수령이 술잔을 움켜쥐고 우드를 향해 세게 내리쳤고 우드가 재빨리 피했다.“이 정신 나간 놈. 감히 나 몰래 남하준을 잡아?”우드는 웃음 속에 칼을 감추고 천천히 바닥의 술잔을 주워 침대 위의 낮은 탁자 위에 올려놓으며 덤덤하게 말했다.“수령님 나이가 많이 드셔서 몸도 안 좋으시잖아요? 이젠 겁도 많고 박력도 없으시니 진작 물러나야 했어요.”수령의 얼굴은 흉악하고 일그러져 있었고 불 같은 눈으로 이를 갈며 우드를 노려보았다.하지만 우드는 계속 침착하고 온화한 모습이었고 점잖고 유유한 태도를 보였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고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정안은 부수령이 더 무섭다고 생각했다.냉혈한 사람은 감정을 숨기는 데 매우 능숙하며 결코 속마음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한참 후 수령이 격노하며 물었다.“남하준과 적을 치다니. 네 놈이 블랙 섀도우 전체를 죽이려고 작정했구나!”우드는 엷게 웃더니 말했다.“제가 죽은 사람을 두려워할 것 같으세요?”정안은 순간 당황해서 통제 불능이 되어 고함 질렀다.“하준 오빠한테 무슨 짓 했어?”정안의 고함에 놀란 우드는 몸을 홱 돌려 눈빛을 약간 흐렸다.“넌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담대한 여자야. 감히 홀몸으로 죽음의 굴로 들어오다니. 그렇다면 분명 손에 뭔가 있다는 거네?”정안은 눈이 붉어지고 눈물이 시야를 흐리며 또박또박 말했다.“하준 오빠 어딨어? 만나야겠어.”우드는 뒤에 있는 사람을 향해 말했다.“물감옥에 가서 데려와.”정안은 가슴이 찢어졌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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