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별원에 도착했을 때, 도우미가 보이지 않아 남하준은 문을 두드리고 천천히 열었다.방안이 온통 캄캄하고 서늘했으며 조금의 생기도 없었다.정안과 지윤은 집 밖의 경치에 놀라고 또 집 안의 음산함에 놀랐다.“나가!”남자의 허스키한 분노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깜짝 놀란 정안은 긴장하여 남하준에게 기대어 저도 모르게 그의 팔을 덥석 잡았다.남하준은 고개를 숙여 정안의 손을 보더니 꼭 잡아주었다.입구를 통해 들어간 빛에 의해 희미한 그림자가 보였고 남하준은 정안의 손을 잡고 들어갔다.“형, 나야. 하준이.”정안은 용기 내어 캄캄한 거실을 바라보며 말했다.“태준 오빠. 나 왔어요.”곧이어 펑 하는 굉음이 들렸고 지윤은 놀라서 귀를 막았다.정안은 남하준을 와락 껴안고 긴장한 듯 심호흡을 하며 현관에 서서 집 안을 들여다보았다.그러자 남하준은 정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놀란 그녀를 달래고는 남태준을 향해 말했다.“형, 나 완이랑 같이 왔어요. 다른 뜻은 없으니까 우리 들어가게 해줘요.”“나가라고!”마치 정신을 잃은 짐승이 초원에서 울부짖는 것 같았다.곧 물건을 부수는 굉음이 들리기 시작했다.귀청을 찢는 듯한 식기 깨지는 소리, 가구 넘어지는 소리.이윽고 유리잔이 문밖으로 던져져 정안이ㅢ 앞에 떨어지자 남하준은 그녀를 안고 뒤로 한 걸음 물러서서 입구를 떠났다.지윤은 어안이 벙벙하여 깜깜한 방안을 놀라서 바라보았다.‘이 안에 설마 무서운 짐승 한 마리를 키우나?’남태준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형. 일단 진정해요. 형 기분 좋아지면 우리 다시 올게요.”그는 말하면서 문을 닫았고 돌아서다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그녀를 보고 멍해졌다.정안이 마음 아파하며 물었다.“태준 오빠 왜 저래요?”남하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별원을 떠나 정원 밖의 정자로 가서 앉았다.지윤이 그 뒤를 따랐고 정안 옆에 앉아서 두 손으로 뺨을 괴고 호기심 어린 얼굴로 남하준을 바라보았다.굳은 얼굴의 남하준은 어두운 눈빛으로 슬픈 기색을 띠며 말했다.“형
Last Updated : 2024-08-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