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Chapter 331 - Chapter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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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남하준은 입술을 오므리고 웃으려 해도 웃을 수가 없어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나 야식 안 먹어. 그러니까 돌아가 쉬어.”정안은 고개를 숙이고 몰래 하품을 하며 어렴풋이 말했다.“오빠도 밤새워 일하지 말고 얼른 가서 쉬어요.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제일 먼저 전화하고요. 내가 바로 오빠 방으로 갈게요.”순간 남하준은 그녀의 발상이 아주 재밌다고 생각했다.남하준이 이렇게 연약한 여자의 보호를 받는다고?“그래.”“내 번호 원터치 다이얼 버튼으로 설정해 줘요.”정안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고 남하준은 여유롭게 핸드폰을 꺼내 정안의 번호를 원터치로 다이얼로 설정했다.“됐지?”남하준은 휴대폰 설정을 보여주며 조용히 달랬다.“이제 가서 쉴래?”정안은 여전히 불안해서 계속 당부했다.“다른 사람이 준 음식은 절대 먹지 말아요. 앞으로 오빠 밥은 나랑 지윤이가 책임질게요. 지윤이 웬만한 요리사만큼 음식 잘해요.”“그래. 네 말대로 할게.”남하준은 그녀가 자신을 이렇게까지 신경 쓰는 줄 몰랐고 마음이 따듯했다.“그럼 난 이만 자러 갈게요. 잘 자요.”정안은 그에게 손을 흔들고는 돌아서서 거실을 나와 계단을 올라갔다.남하준은 복잡한 마음으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그는 지금까지 백하린이 그에게 약을 탈까 봐 걱정한 적이 없었고 아이 때문에 결혼하는 황당한 일은 절대 그에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그가 이 일을 중시하는 것은 단지 기회를 틈타 그녀를 곁에 두면 더 많이 만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이튿날 아침.정안은 알람을 맞추고 일찍 일어나 지윤을 따라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지윤이 아무리 설득해도 그녀는 주방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여태껏 정안은 집안일을 한 적이 없었다.그녀는 사람마다 잘하는 분야가 있다며 그녀는 요리를 잘하지 못하니 이 일에 시간 낭비하지 않겠다고 했다.그런데 그런 그녀가 지금 주방에서 아침 식사를 배우고 있었다.지윤이 어이없어하며 말했다.“언니. 그냥 나가서 언니가 좋아하는 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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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정안이 젓가락을 들고 남하준을 바라보니 그는 이미 아침 식사 마쳤다.그는 냅킨을 들고 입을 닦으며 부드러운 눈매로 나지막이 말했다.“아주 향긋하고 달콤하고 맛있었어.”높은 후기에 정안은 대체 얼마나 맛있는지 궁금해 브로콜리를 집어 입에 넣었다.순간 달콤한 맛에 브로콜리 향기가 미뢰를 가득 메우더니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맛없지도 맛있지도 않은 그냥 브로콜리 디저트 느낌이었다.그녀는 설탕을 소금으로 알고 잘못 넣었고 또 많이 넣었다.아니나 다를까 육전도 달고 계란 프라이도 달았다.정안은 먹을수록 민망해서 고개를 푹 숙였다.“진짜 맛있었어. 난 좋아.”남자의 말에 위로를 얻었지만 도무지 입맛에 맞지 않아 그녀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민망함에 화제를 돌렸다.“오빠 오늘 뭐 해요?”남하준의 안색이 서서히 어두워졌다.“별다른 일은 없고 태준이 형이 퇴원해서 본가에 가 보려고.”정안은 순간 긴장하더니 테이블에 두 손을 얹고 물었다.“태준 오빠 깨어나서 나 한 번도 못 가봤어요. 지금 몸은 좀 어때요? 회복은 잘 됐어요?”남하준은 다급하고 절박한 그녀의 눈빛을 바라보니 마음이 아프고 불편했다.“같이 가 볼래?”남하준이 묻자 정안은 단호하게 대답했다.“당연하죠.”그녀는 남하준을 보호하러 왔으니 당연히 그의 곁을 잘 지켜야 했다.“아침 먹고 바로 출발하자.”정안은 헝클어진 자신의 머리를 만지고 캐주얼한 옷을 힐끗 쳐다보고는 급히 앞치마를 풀었다.“오빠 잠깐만 기다려요. 나 올라가서 옷 갈아입고 올게요 .”말을 마친 그녀는 바로 위층으로 뛰어올랐다.남하준은 눈을 늘어뜨리고 침울하게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초점 없는 시선은 테이블을 응시하고 있었다.‘태준이 형 만나러 간다고 하니 아주 기쁘고 흥분한 것 같네...’10분 후, 남하준은 계단 밑에 서서 기다렸고 정안이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갔다.그가 고개를 들자 정안은 당고머리를 묶고 흰 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씩씩한 소녀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그녀는 계단을 뛰어 내려오며 황급히 말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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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그들이 별원에 도착했을 때, 도우미가 보이지 않아 남하준은 문을 두드리고 천천히 열었다.방안이 온통 캄캄하고 서늘했으며 조금의 생기도 없었다.정안과 지윤은 집 밖의 경치에 놀라고 또 집 안의 음산함에 놀랐다.“나가!”남자의 허스키한 분노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깜짝 놀란 정안은 긴장하여 남하준에게 기대어 저도 모르게 그의 팔을 덥석 잡았다.남하준은 고개를 숙여 정안의 손을 보더니 꼭 잡아주었다.입구를 통해 들어간 빛에 의해 희미한 그림자가 보였고 남하준은 정안의 손을 잡고 들어갔다.“형, 나야. 하준이.”정안은 용기 내어 캄캄한 거실을 바라보며 말했다.“태준 오빠. 나 왔어요.”곧이어 펑 하는 굉음이 들렸고 지윤은 놀라서 귀를 막았다.정안은 남하준을 와락 껴안고 긴장한 듯 심호흡을 하며 현관에 서서 집 안을 들여다보았다.그러자 남하준은 정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놀란 그녀를 달래고는 남태준을 향해 말했다.“형, 나 완이랑 같이 왔어요. 다른 뜻은 없으니까 우리 들어가게 해줘요.”“나가라고!”마치 정신을 잃은 짐승이 초원에서 울부짖는 것 같았다.곧 물건을 부수는 굉음이 들리기 시작했다.귀청을 찢는 듯한 식기 깨지는 소리, 가구 넘어지는 소리.이윽고 유리잔이 문밖으로 던져져 정안이ㅢ 앞에 떨어지자 남하준은 그녀를 안고 뒤로 한 걸음 물러서서 입구를 떠났다.지윤은 어안이 벙벙하여 깜깜한 방안을 놀라서 바라보았다.‘이 안에 설마 무서운 짐승 한 마리를 키우나?’남태준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형. 일단 진정해요. 형 기분 좋아지면 우리 다시 올게요.”그는 말하면서 문을 닫았고 돌아서다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그녀를 보고 멍해졌다.정안이 마음 아파하며 물었다.“태준 오빠 왜 저래요?”남하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별원을 떠나 정원 밖의 정자로 가서 앉았다.지윤이 그 뒤를 따랐고 정안 옆에 앉아서 두 손으로 뺨을 괴고 호기심 어린 얼굴로 남하준을 바라보았다.굳은 얼굴의 남하준은 어두운 눈빛으로 슬픈 기색을 띠며 말했다.“형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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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정안은 마음이 무거워 별원의 대문을 돌아보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태준 오빠 눈도 안 보이고 두 발도 못 움직이고 성격은 또 저렇게 괴팍한데 누가 오빠를 돌보죠?”남하준은 깊은 눈동자로 입을 열었다.“계속 술만 마셔. 취해서 잠들면 도우미가 와서 방 청소하고 의사도 그때 들어가 영양제를 주입하고 재활 치료도 하고 있어.”정안은 남태준의 자살에 맞먹는 행동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나 들어가 봐야겠어요.”말을 마친 그녀는 벌떡 일어나 별원 대문으로 향했다.“완아.”남하준이 긴장된 얼굴로 일어나 그녀를 부르려다가 생각을 고쳐먹고 다시 참았다.그녀가 남태준을 슬럼프에서 구해내고 싶어 하니 그는 기뻐해야 마땅하다.남하준은 눈앞에서 사라지는 그녀를 보며 왠지 모르게 의기소침하고 마음이 복잡해졌다.남태준을 향한 그녀의 관심과 사랑은 아주 진실하고 확실했다.지윤은 그의 안색이 복잡하고 보기 흉한 것을 발견했다.“도련님, 언니는 늘 착하잖아요. 그래서...”“설명할 필요 없어요.”남하준이 지윤의 말을 끊었다.그녀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형이 나아지길 바라고 있었다.그는 자리에 앉아 휴대폰을 꺼내 공무를 처리하며 그녀가 나올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시간은 1분 1초 흘러가고 두 사람은 한참을 기다렸지만 정안은 여전히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뚜뚜 지윤의 휴대전화에서 벨이 두 번 울렸고 지윤이 확인하더니 깜짝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언니가 죽 끓여오라고 메시지 보냈어요!”남하준이 급히 일어나 재빨리 몸을 돌리며 말했다.“내가 끓여올게요.”지윤이 그 뒤를 따랐고 30분 후, 남씨 별장의 주방 밖에서 남하준이 지윤에게 죽을 건넸다.“지윤 씨가 갖다 줘요. 형이 완이는 배척하지 않은 것 같으니 완이더러 형 옆에 더 있어 주라고 해요.”“하지만...”남하준은 씁쓸하게 웃었다.“난 괜찮아요. 나보다 형이 더 완이가 필요해요.”“네.”지윤은 죽을 가지고 떠났고 남하준은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기분이 가라앉고 말할 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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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그게 무슨 말이야?”“남자에게 약을 탄다면 당연히 두 번째 경우겠죠.”정안은 뒤돌아서서 지윤을 바라보며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지윤이 숨을 고르더니 말했다.“언니 지금 도련님 안위를 너무 걱정해서 정상적인 판단력을 잃었어요. 냉정하게 생각해봐요. 백하린이 자기에게 덫을 놓으려 하는걸 알고 있으니 도련님은 분명 대비하고 있을 거예요.”정안은 묵묵히 지윤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우선, 도련님의 왼팔과 오른팔은 절대 도련님 배신 못 해요. 일단 발각되는 즉시 머리가 잘리겠죠?”“그리고 반드시 남자가 혼미하고 흥분한 상태에서만 남녀 간의 일을 할 수 있어요. 도련님이 진정제를 휴대하고 다니시면 그런 발정 약을 먹어도 두려워할 필요 없겠죠.”“마지막으로 무엇보다 백하린은 절대 도련님 상대가 안 돼요. 언니가 너무 긴장하고 있어요.”정안은 진정하고 생각에 잠긴 듯 남씨 별장을 나섰고 지윤이 그녀의 뒤를 따랐다.“혹시 내가 이번에 오빠 보호하겠다고 나선 게 오빠는 우습고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언니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요?”정안은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길가에 서서 차를 불렀다.“내가 전에 우린 친구도 할 수 없고 심지어 영원히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거든. 근데 지금 나 뭐 하는 거니?”“언니 나름대로 고충이 있잖아요? 그리고 도련님도 언니 원망하는 것 같지 않았어요.”정안은 너무 씁쓸한 마음에 택시가 그 앞에 서 있는데도 올라가지 않고 머뭇머뭇 물었다.“네 말이 맞아. 하준 오빠는 내 보호 없이도 충분히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어. 그럼 나 지금 금원으로 돌아가는 게 맞을까?”“난 지금 언니가 금원에 사는 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요.”지윤은 택시 문을 열고 그녀를 밀었다.“일단 차에 타서 말해요.”정안이 차에 탔고 지윤이 따라올라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았다.“백인호는 도련님에게 거의 죽을 듯이 맞았지만 죽은 건 아니잖아요? 만약 백씨 저택에 돌아간다면 분명 언니를 가만두지 않을 거고 도련님도 동의하지 않겠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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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우리에게 밥을 사준다고요?”지윤은 아연실색했다.요리사의 이상한 말에 정안은 안색이 어두워지며 요리사를 지나쳐 안으로 뛰어들었고 요리사는 긴장해서 뒤쫓아 들어가려고 했다.지윤이 요리사의 손을 덥석 잡더니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아저씨 오늘 왜 이렇게 긴장하세요?”요리사는 지윤의 손을 뿌리치며 대답했다.“아닙니다. 저 먼저 가볼게요.”지윤이 요리사의 앞을 가로막았다.“서두르지 말고 조금만 더 계세요.”당황한 요리사는 다시 한번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지윤의 눈에 띄었고 경호원 경력이 풍부한 지윤은 그가 매우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두말없이 요리사를 그대로 땅에 눌러버렸다.거실로 뛰어 들어간 정안은 백하린이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오빠, 문 열어요. 나 하린이에요. 하준 오빠.”백하린은 문을 두드리며 끊임없이 외쳤다.“문 좀 열어요. 나 할 말 있단 말이에요.”정안이 벽에 있는 시간을 보니 낮 2시, 점심을 먹은 지 한 시간이 지났다.그녀가 2층으로 뛰어 올라가 보니 백하린은 투명한 망사 스커트를 입고 속치마가 보일 듯 말 듯 섹시한 몸매를 뽐내고 있었다.“지금 뭐해?”정안은 화가 치밀어 올라 소리쳤다.백하린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고는 화들짝 놀라 급히 옷을 잡아당겼다.“네가 왜 여기 있어? 넌 분명...”정안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분명 뭐?”백하린은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고 정안이 비꼬며 말했다.“내가 백인호한테 갇힌 줄 알았어?”백하린은 한 줄기 미소를 지으며 짐짓 덤덤한 척 땅바닥의 가방을 집어 들고 그 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백인호의 번호를 눌렀다.계속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이상하게 생각해 물었다.“백인호 어디 있어?”정안은 일말의 감정도 없이 차갑게 말했다.“아마 집에서 죽었을걸? 그런데 넌 왜 그 꼴로 금원에 온 거지? 대체 무슨 속셈이야?”백하린은 덤덤하게 대답했다.“금원은 원래 하준 오빠가 우리 신혼집으로 마련한 거야. 나 여기서 오래 살았어. 집 비밀번호까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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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집에서 평소처럼 식사하다 약을 먹었으니 남하준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정안은 방에 갇힌 남하준이 걱정돼 문을 두드리며 외쳤다.“하준 오빠, 나예요. 백하린은 이미 류청 씨가 데려온 사람들에게 끌려갔으니 문 좀 열어봐요.”곧 남하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나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마.”“문 열어봐요. 어디 아파요? 나랑 병원에 가요.”“아픈 데 없어.”“그럼 문 좀 열어요. 얼굴 좀 보게.”“괜찮다니까.”정안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오빠, 문 열어요 얼른.”남하준은 조금 짜증 섞인 말투로 화를 내며 물었다.“너 진짜 바보야?”정안은 남하준이 이렇게 매서운 말투로 욕하는 걸 처음 들었다. 그것도 바보라고 욕하다니.“왜 나 욕해요?”정안은 억울해하며 중얼거렸다.“난 오빠 걱정하고 있는 건데 왜 바보라고 욕해요?”정안은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괜찮으면 됐어요. 백하린의 음모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으니 나 더이상 여기 있을 필요 없겠네요. 이만 가볼게요.”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방문이 갑자기 열렸다.정안이 반응하기도 전에 남하준에게 이끌려 방으로 들어갔고 번개같이 문이 닫히더니 얼떨결에 그녀는 이미 벽에 밀어붙여 있었다.남하준은 두 손으로 벽을 짚고 그녀를 가운데에 가두었다.정안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심장 박동이 빨라져 긴장된 눈으로 남하준을 바라보았다.상의를 입지 않은 그의 상반신에는 근육질 몸매와 완벽한 라인이 드러났고 은은한 바디워시 향까지 풍기고 있었다.짧은 머리는 반쯤 젖어 있고 꿋꿋하고 준수한 얼굴에 살짝 홍조를 띠며 얼굴부터 목까지, 벗은 상체 피부까지 평소보다 약간 붉게 물들었다.이글거리는 그의 눈빛은 활활 타오르는 화염처럼 사람을 녹일 수 있을 것 같았다.정안은 침을 꿀꺽 삼키고 긴장한 채 입술을 오므리고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남하준이 허스키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나 괜찮은 거 확인했지?”정안이 고개를 끄덕이자 남하준이 또 물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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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정안은 순간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졌고 시선을 옮겨 감히 그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호흡이 흐트러졌다.“내가... 병원에 데려다줄게요.”남하준이 가볍게 물었다.“언론에 알리고 싶은 거야?”정안은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그런 뜻 아니에요.”남하준의 불처럼 빛나는 눈동자는 그녀의 붉게 상기된 얼굴을 바라보았고 그는 침을 꿀꺽 삼키더니 바짝바빡 마르는 얇은 입술을 오므렸다.그의 숨결은 그녀의 은은한 향기로 가득 차 있었고 가슴이 끓어올랐다. 방금 찬물 샤워로 누그러뜨린 욕망이 지금 되살아났다.그는 주먹을 불끈 쥐더니 손을 놓고 한발 물러섰다.“나가.”“네?”“금원에 있어. 아무 데도 가지 말고.”남하준의 말투가 진지해졌다.“오빠 몸 정말 괜찮은 거예요?”정안은 걱정 가득한 눈으로 물었다.남하준은 그녀의 붉게 물든 입술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에게 계속 말하는 것은 마치 양귀비꽃처럼 매력적이고 치명적이었다.그녀에게 키스한 적이 있기에, 그 맛이 얼마나 아름답고 매혹적인지 알고 그녀의 매력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었다.하지만 남하준은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안 죽어.”정안은 백하린의 일이 생각나 또 물었다.“방금 백하린 반응 보니까 백인호 상황에 대해 모르는 것 같았어요. 백인호 어떻게 됐어요?”남하준은 눈살을 찌푸리고 안색이 확 굳어졌다.“그 자식 걱정하는 거야?”“아니요.” 정안이 긴장해서 해명했다.“백인호가 죽으면 부모님이 어디 계신지 찾을 수 없고 또 오빠가 형사 책임을 질까 봐 두려운 거죠.”남하준은 심호흡을 하며 필생의 의지력으로 욕망을 꾹 억눌렀다.“그 자식 안 죽어. 일단 좀 나가.”“어디 있어요?”“병원에.”“오빠가 구한 거예요?”남하준은 곧 참을 수 없을 것 같아 마지막으로 물었다.“완아, 안 나갈 거야?”정안은 지금의 남하준이 약물의 작용으로 몸과 마음이 괴롭다는 건 까맣게 잊은 채 자신이 구출된 후 백인호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알고 싶어 계속 캐물었다.“백인호가 안 죽었다면 납치범으로 고소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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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정욕에서 깨어난 정안은 눈을 뜨고 천장을 바라보다가 그의 목을 껴안고 있던 손을 풀며 착잡한 심정이었다.남하준은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를 만지며 그녀의 귓볼에 가볍게 키스했고 허스키한 목소리는 거의 애원에 가까웠다.“네가 원하는 건 뭐든 다 해줄게. 내가 많이 사랑해주고 행복하게 해줄 테니까. 나랑 결혼해줘. 응?”정안은 가슴이 욱신욱신 쑤시고 눈시울이 젖어 붉어지는 것을 느끼며 주먹을 불끈 쥐고 참았다.만약 그녀가 기억이 없을 때 이 말을 들었으면 크게 감동하고 단박에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을 것이다.그러나 그녀는 지금 백완자가 아니라 정안이었다. 그녀는 M국 군전 그룹의 수장과 절대 감정적으로 얽힐 수 없었다.“미안해요.”정안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고 눈물이 시야를 흐렸다.“나 오빠랑 결혼할 수 없어요.”남하준은 고통스럽게 눈을 감고 그녀의 목에 머리를 묻은 채 처량하게 물었다.“나 사랑하지 않아서? 아니면 못하는 거야?”정안은 가슴을 쥐어뜯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만약 그를 사랑하지만 결혼할 수 없다고 하면 남하준은 절대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캐묻고 그녀의 상황을 조사하면서 그녀의 정체도 알게 될 것이다.정안은 눈을 감고 눈물을 흘리며 애써 평온하게 말했다.“둘 다요.”남하준은 몸이 얼어붙었다. 심장을 에이는 듯 한 고통이 전해졌고 그는 씁쓸하게 미소 짓더니 눈동자는 온통 붉어졌다.심장의 통증이 몸의 욕망보다 더 심하고 고통스러웠던 그는 천천히 정안에게서 일어섰다.정안은 그의 목을 덥석 껴안고 붉게 물든 남자의 눈동자를 바라보니 지독하게 슬프고 우울하고 고독해 보여 가슴이 찢어졌다.그녀는 약간 울먹이며 말했다.“하지만 난 좋아요.”남하준은 한 손으로는 침대를 짚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손을 끌어내린 채 그녀를 내려다보며 물었다.“뭐가?”“오빠랑 자는 거요.”남자의 서글픈 눈빛을 보니 가슴이 아파 수줍음따위 잊은 그녀였다.남하준은 촉촉하고 붉어진 눈을 가늘게 뜨고 뻣뻣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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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정안은 놀라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책을 읽었다.“결혼 못 해.”“도련님과 결혼하는 게 아니라, 도련님을 가질 수 없다는 걸 알고 이미 돈을 주고 Z국에서 언니 신분증을 재발급받아 언니 신분으로 결혼한다고요!”정안은 충격을 받은 얼굴로 지윤을 바라보았고 지윤은 굳은 얼굴로 황급히 정안의 곁에 다가와 앉았다.“언니 할머니께서 이미 결혼식을 준비하고 계시는데 신랑이 누군지 알아요?”“그게 누구든 할아버지는 왜 허락하신 거야?”“할아버지께서는 당연히 반대하셨지만 제멋대로 날뛰는 백하린이랑 억지를 부리는 할머니를 막을 수 없었어요.”정안은 주먹을 불끈 쥔 채 이를 갈며 말했다.“백씨 가문 재산을 물려받기 위해 온갖 짓을 다 버리네.”“어떡해요?”지윤은 정안의 손을 잡고 말했다.“만약 백하린이 언니 신분으로 M국의 고위 관리 자제에게 시집간다면 앞으로 골치 아픈 일이 너무 많을 거예요.”“고위 관리?”정안은 화가 나서 온몸이 언짢았다.“맞아요. 남자 쪽 아버지가 시장이래요.”정안은 걱정으로 가득 차서 이일의 엄중성을 깨달았다.만약 정말 혼인신고를 한다면 그녀는 Z국으로 돌아가 다시 정치심사를 받고 조사를 받은 후 M국의 결혼을 처리하게 될 것이고 골치 아픈 일들이 산더미처럼 일어날 것이다.“지금 가장 걱정 되는 건 앞으로 일어날 골치 아픈 일들이 아니야.”정안은 사색에 잠겨 중얼거렸다.“만약 백하린이 진짜 M국으로 시집와서 상속권을 얻고 할아버지와 할머니 유언장을 손에 쥐게 되면 두 분을 해치게 될까 봐 두려워.”지윤은 멍해졌다.“그럼 가만있을 수 없죠! 내일 안성 호텔에서 약혼식하고 모레 혼인 신고하러 간대요. 결혼식은 대략 한 달 후에 하고.”정안은 여전히 우려하는 부분이 있었다.“만약 내가 신분을 밝히면 우리 부모님은 어떡하지?”“언니 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셨을 수도 있어요. 비록 시체를 찾지 못했지만 그 한 가닥 희망 때문에 백하린이 언니 행세를 하는 걸 묵인하고 심지어 할아버지 할머니를 희생할 수는 없잖아요?”정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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