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Chapter 321 - Chapter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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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화

이튿날 아침.정안은 아침 일찍 일어나 짐을 싸고 있었다. 입으로는 남하준 곁으로 가기 싫다고 하면서 누구보다 빨리 움직였다.반면 지윤은 아직도 방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짐을 챙긴 정안은 백진의 방으로 가 작별인사를 했다.백진은 듣는 이가 있을까 봐 별말 못하고 몸조심하라고 한 뒤 블랙카드를 건넸다.정안은 백진의 카드를 받지 않고 인사를 마친 뒤 그의 방을 나왔다.백씨 저택을 나올 때 마침 백인호를 만났다.그는 정안의 길을 가로막으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물었다.“웬일로 이렇게 일찍 일어난 거야? 혼자 짐 챙겨서 어디 가려고? 네 친구는 어쩌고?”정안은 안색이 확 굳어지더니 차갑고 냉랭하게 백인호를 바라보며 마음속의 원한이 점점 짙어졌다.그녀는 꾹 참고 가볍게 입을 열었다.“볼일이 있어서 잠깐 나갔다 오려고요.”“내가 데려다줄게”“괜찮아요.”“내 부모님한테 나 때문에 이 집에 들어왔다고 했잖아? 근데 왜 나한테 이렇게 차가운 거지?”백인호가 추궁하자 정안은 답이 없었다.“다른 목적이 있는 거지?”“미안하지만 제가 시간이 급해서요.”정안은 말을 마치고 캐리어를 끌고 그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백인호가 그녀의 팔을 잡아당기더니 부드럽게 말했다.“우리 다시 시작하자.”정안은 갑자기 멍해졌고 이 말에 놀라 입을 딱 벌리고 그를 돌아보았다.백인호는 싱글벙글 웃으며 정안을 바라보던 그는 뜨거운 눈가에 사악한 기색을 띠며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진심이야. 서다인. 우리 다시 만나.”“이거 놔요.”정안은 그의 고백에 대답하고 싶지 않았고 조금 화가 났다.“그쪽이랑 농담할 시간 없어요.”“나랑 결혼해.”백인호는 더욱 진지하게 말했고 눈빛은 한껏 이글거리고 있었다.정안은 등골이 서늘하고 온몸의 솜털이 곤두서는 느낌이었다.전에는 백인호가 자신의 전 남자친구를 사칭한 것이 그녀의 기억 회복 여부를 테스트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그는 완전 미치광이였다.어떻게 자기 삼촌과 결혼하라고 말할까?아무리 혈연관계가 없다고는 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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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언니 속마음이 너무 훤히 보인다니까?”지윤은 정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이상하게 여긴 지윤이 다시 전화를 걸었더니 이번에는 휴대폰 전원이 꺼져 있었다.불길한 예감이 든 지윤은 황급히 방을 뛰쳐나와 1층 도우미에게 물었다.“제 친구가 언제 나갔는지 아세요?”“아마 7시쯤이었죠?”지윤은 더욱 불안해서 거실을 서성거리다가 긴장해서 남하준의 번호를 눌렀다.벨이 몇 번 울린 후에야 남하준이 덤덤하게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죠?”“도련님, 혹시 지금 언니랑 같이 있어요?”“완이가 날 찾아와요?”“언니 지금 금원에 없어요?”“없는데요?”“그럼 어디 간 거죠?”지윤은 점점 더 조급해 났고 남하준이 긴장해서 물었다.“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말해봐요.”지윤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사실 오늘 언니가 도련님한테 가기로 했었어요. 도우미 말로는 7시에 집을 나갔다고 하는데 지금 8시예요. 아직 금원에 도착하지 못했을 리가 없잖아요?”“당장 찾아요.”남하준은 조급한 말투로 카리스마 있게 명령했다.“네!”지윤은 전화를 받으면서 백씨 저택의 CCTV 관찰실로 향했다.“만약 언니가 금원에 도착하면 저한테 전화 주세요.”“그러죠.”다급한 남하준은 곧장 전화를 끊었고 지윤은 관찰실로 가서 CCTV 영상을 얻었다.7시경 정안은 캐리어를 끌고 나가 백씨네 별장을 나온 뒤 CCTV가 없는 구역으로 들어간 후로 사라졌다.지윤이 한참이나 영상을 돌려보니 정안의 실종과 관련된 단서는 검은색 고급 차 한 대뿐이었다.그녀는 고급 차를 가리키며 경비원에게 물었다.“이거 누구 차죠?”“둘째 도련님 차입니다.”백인호?지윤은 심장이 멎은 듯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녀는 관찰실을 벗어나 마음이 무겁고 당황스럽고 두려워서 손을 떨며 휴대전화를 꺼내 남하준의 번호를 눌렀다.정안이 그녀의 부모님처럼 살해당할까 봐 너무 두려웠다.이내 남하준의 급하고 불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찾았어요? 어디 있어요?”지윤의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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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부드러운 미소와 서늘한 눈빛을 띠고 있는 그의 모습에 등골이 서늘해졌다.정안은 미동도 하지 않고 얼음장같이 차갑게 그를 노려보았다.백인호는 그녀 앞에 가서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한 손으로 침대를 짚고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만졌다.그녀의 얼굴에서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 그녀의 하얀 목으로, 또 천천히 어깨를 만지고 가슴에 거의 접근했다.정안은 위에 경련이 일어나는 것 같았고 너무 역겨워 미칠 지경이었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이 차가운 눈초리로 그를 노려보기만 했다.그녀의 차가움에 상처받은 백인호는 그녀의 쇄골 아래에 손을 멈추더니 눈 밑에는 매서움이 스쳐 지나갔다.“내가 안 무서워?”수건으로 입이 틀어막힌 정안은 말도 못 하고 아무런 반응도 주지 않았다.이런 변태는 그녀가 반항할수록 더욱 흥분할 것이다.백인호가 천천히 속삭였다.“내가 왜 널 구금했는지 알아?”구금?정안은 이 두 글자를 들으니 덜컥 겁이 났다.납치인 줄 알았는데 구금이라니.백인호는 그녀가 계속 아무 반응이 없자 그녀의 입안에 있는 수건을 뽑았다.입이 풀리는 순간 정안은 숨을 내쉬었지만 여전히 울지도 떠들지도 말도 하지 않았다.“이제 살려달라고 외쳐봐.”정안은 절대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할 리 없었고 여유롭게 입을 열었다.“왜 날 구금한 거야?”백인호는 그녀의 쇄골에서 손을 올려 그녀의 희고 고운 핑크빛 얼굴을 만지며 속삭였다.“그러게 내가 프러포즈하는데 왜 거절했어?”“난 기억을 잃었어. 우리 사이 과거는 이미 잊었다고. 그러니까 당신은 나한테 낯선 사람이야. 어떻게 나더러 낯선 사람을 받아들이라는 거야?”백인호는 그녀의 긴 머리카락에 손가락을 살짝 끼워 머리를 쓰다듬으며 차갑게 웃었다.“진짜 기억 잃은 거 맞아?”“맞아.”정안은 긴장해서 두피가 저렸다.그녀는 백인호의 무서운 수단을 직접 보았으니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그를 진정시키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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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금원.지윤이 가져온 CCTV 영상을 본 남하준은 어두운 얼굴로 사색에 잠겼다.CCTV 상으로는 백인호가 정안을 납치해 어디론가 데려갔다는 증거가 전혀 없었다.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지윤은 다급해서 말했다.“도련님, 어서 사람을 보내 찾아주세요. 더 늦으면 언니 목숨이 위험해요.”남하준은 걱정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백인호도 완이를 사랑하니까 해치진 않을 거예요.”“사랑은 개뿔. 그 미친놈이 언니 부모님을 해치고 몰래 수술까지 해서 언니가 기억을 잃었잖아요. 언니가 그런 놈 손에 납치당했으니 얼마나 위험해요. 좀 어떻게 해보세요.”남하준은 주먹을 불끈 쥐더니 어두운 시선으로 지윤을 바라보고 냉정한 말투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이미 사람 보내 찾고 있어요. 근데 완이는 왜 짐을 챙겨 금원으로 오기로 했던 거죠?”다급해진 지윤은 숨김없이 털어놓았다.“제가 어젯밤이 백하린의 음모를 들었거든요. 도련님께 시집가기 위해 혼전 임신을 계획하고 있었어요.”남하준은 눈살을 찌푸리고 아연실색했다.지윤은 안절부절못하며 소파에 앉아 있었지만 마음은 이미 정안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전혀 실마리를 찾지 못했으니 무턱대고 나간다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할 뿐이었다.남하준은 씁쓸하게 입꼬리를 올리더니 눈에는 기대가 찼다.“백하린이 혼전임신을 계획하는데 완이가 나 직접 보호하겠다고 나섰다고요?”지윤이 고개를 끄덕였다.남하준은 고개를 숙이고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어이없어하면서도 마음속에는 따뜻한 기운이 감돌았다.“그렇다면 나한테 직접 말해도 되잖아요? 주변에 믿을만한 부하가 없는 것도 아니고.”“언니는 아무도 안 믿고 저랑 자신만 믿어요. 원래는 나더러 도련님을 밀착 경호하라고 했지만...”지윤은 어색해서 몇 초 머뭇거리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건 좀 경우가 아닌 것 같아서 거절했어요. 그래서 언니가 도련님 직접 보호하겠다고 나섰고요. 그런데 언니가 그렇게 일찍 외출할 줄은 몰랐어요. 나한테 미리 말이라도 해줬으면 이런 일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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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연구원이요.”“어느 연구원?”“그냥 평범한 연구원이요. 전 언니 생활 비서이지 업무 비서가 아니에요.”남하준은 들으면 들을수록 떨리고 심장이 벌렁벌렁 뛰었다.“그럼 업무 비서는 누구죠?”“돌아가셨어요.”“그 업무 비서가 아주 덕망 있는 노교수죠?”지윤은 깜짝 놀라 입을 딱 벌리고 그걸 어떻게 알았냐는 눈빛으로 남하준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이렇게 한참 동안 멍하니 있다가 대답하지 않았고 남하준은 그녀의 표정에서 뜻을 읽었다.그녀가 대답하지 않아도 그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감히 믿을 수 없었다.그때 누군가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들어와.”류청이 문을 열고 들어와 조급하게 말했다.“도련님, 찾았어요.”남하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서랍을 열어 권총을 호주머니에 넣고 재빨리 뛰쳐나갔다.지윤은 그가 권총을 들고 있는 것을 보자마자 즉각 알아 채고 남하준의 발걸음을 쫓아 떠났다....웅장한 군용 전차가 호화로운 개인 별장 앞에 주차되었다.경비원은 늠름한 사내들이 다가오자 막으려 했지만 그들이 권총 한 자루를 내밀었다.이에 놀란 경비원은 얼굴이 창백해져서 급히 큰 철문을 열었다.남하준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데리고 별장으로 들어가 으리으리한 거실에 서서 사방을 둘러봤고 지윤이 그 뒤를 따랐다.“누구세요?”한 여자 도우미가 나와 노기에 차서 물었다.“왜 함부로 민가에 침입하는 겁니까?”류청이 차가운 눈초리로 쏘아보며 말했다.“백인호 불러.”도우미가 말을 하기도 전에 백인호는 이미 2층 복도 난간에 서서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태연자약하게 아래를 내려다보며 남하준을 침착하게 바라보고 있었다.남하준이 고개를 들고 그와 눈을 마주치니 불빛이 사방으로 번지고 암류가 용솟음쳤다.“하준아,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리고 왔어?”백인호는 의혹스러운 듯 웃으며 물었다.“나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있는 거야?”남하준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날카롭게 말했다.“서다인 어디 있어?”“서다인이 내 전 여친이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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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백인호가 의사이기 때문에 쉽게 사람을 약물로 기절시킬 수 있었다.백인호는 안경을 부축하며 여유롭게 입을 열었다. “하준아. 늘 침착하고 이성적이던 애가 이번에는 왜 이렇게 무모해?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리고 우리 집에 들이닥쳤으니 나 주거침입죄로 너 고소할 수 있어.”남하준이 다가가 소파에 단정히 앉더니 굳은 눈빛으로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그럼 하나 더 추가해서 고소해.”백인호는 의혹스러웠다.“그게 무슨 말이야?”남하준은 그의 말에 답하지 않고 카리스마 있게 명령했다.“수색해!”모두 재빨리 흩어져 사방을 뒤졌고 지윤은 방 안으로 뛰어갔다.백인호는 벌떡 일어나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남하준, 지금 범법행위를 저지르겠다는 거야?”“아니. 법을 집행하고 있는데?”남하준은 여유롭게 대답했다.“그래. 꼭 찾아내야 할 거야. 만약 아무것도 찾지 못하면 내가 너 끝까지 고소한다.”남하준은 침울한 얼굴로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백인호는 소파에 두 손을 얹고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여자 하나 때문에 네가 이렇게까지 막 나올 줄이야. 진짜 사랑하나 봐?”남하준은 차가운 얼굴로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전에는 네가 하린이한테 일편단심인 걸 보고 아주 존경할만한 상대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사람 마음이란 게 이렇게 쉽게 변할 수 있는 거였어.”“근데 그렇게 사랑하면서 대체 왜 이혼했니?”백인호가 묻자 남하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만약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상대를 행복하게 해주고, 상대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존중해줘야지. 강제로 차지하는 게 아니라.”백인호는 그녀의 말에 문득 깨닫더니 흥분해서 말했다.“그 말은 서다인이 널 사랑하지 않아서 둘이 이혼했다는 거네?”남하준의 눈빛이 암울해지더니 천천히 2층을 바라보며 경멸하는 그의 눈빛을 피했다.‘역시 내 추측이 맞았어!’백인호는 진실을 간파하고는 활짝 웃었다.그러자 한참을 뒤지던 부하직원들이 하나둘씩 내려와 남하준에게 보고했다.“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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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백인호는 서재에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 경계하며 두리번거리더니 책장 앞으로 다가갔다.그가 책을 밀치자 책장 안에 버튼이 나타났고 그는 손을 뻗어 눌렀다.곧 책장이 가운데에서 양쪽으로 밀리면서 구멍이 뚫린 내부 방이 드러났다.그가 들어가자 책장이 천천히 닫혔고 큰 방안의 불빛은 환했다.정안은 온몸에 힘이 없고 허약하게 혼돈에 빠져 필사적으로 벌리려던 눈을 걷잡을 수 없이 천천히 감았다.그녀는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지만 약물로 인해 흐리멍덩한 의식 속에서 반쯤 깨어 있는 상태가 되었다.백인호가 침대 가장자리로 가서 그녀의 손목을 묶은 끈을 느릿느릿 풀며 말했다.“다 들었지?”정안은 말할 힘도 없이 온몸이 나른했다.“하준이가 너 찾으러 왔더라고. 안타깝게도 그 머리로는 아마 평생 너 못 찾을 거야.”백인호는 말하면서 차갑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정말 생각도 못 했어. 늘 현명하고 침착하던 남하준이 네 일이라면 이렇게 감정적으로 변할 줄이야.”“앞으로 널 길들이는 것 외에도 난 남하준을 고소할 거야. 지금 위치에서 끌어내려 패가망신시켜야지.”백인호는 정안의 사지를 풀어주고 여유롭게 그녀의 옷을 풀기 시작했다.정안은 의식이 또렷했지만 말할 힘도 발버둥 칠 힘도 없었다.눈가가 촉촉이 젖은 그녀는 긴장하고 두려운 눈빛으로 백인호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벌리고 혼신의 힘을 다하여 비로소 허약한 두 글자가 튀어나왔다.“안... 돼...”눈물이 그렁그렁하고 두려움에 떠는 그녀의 모습이 참으로 안타까웠다.백인호는 가슴이 아파 그녀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살며시 닦으며 위로했다.“무서워하지 마. 넌 앞으로 점점 날 좋아하게 될 거고 나랑 몸을 섞는 것도 좋아하게 될 거야.”정안은 그의 손길이 닿은 피부가 황산에 덴 것처럼 온몸이 썩어 문드러지는 듯한 느낌과 함께 공포와 강렬한 통증이 동반되었다.수정같이 맑고 투명한 눈물이 그녀의 눈가에 가득 넘쳐 눈가에 조용히 떨어졌다.백인호가 그녀의 겉옷을 풀었을 때, 시선은 그녀의 흰 핑크빛 팔에 닿았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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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두려움에 떨던 그녀의 마음이 순식간에 가라앉고 흥분되고 안심되는 순간,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백인호는 괴로워하며 고개를 젖히고 남하준의 마귀처럼 무서운 얼굴을 보자마자 공포에 질렸다.남하준의 강력한 주먹이 그의 복부에 계속 부딪혔고 연거푸 몇 대 때리자 그는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그는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아 백인호의 멱살을 잡고 뺨을 세게 때렸다. 그는 얼굴이 시퍼렇게 멍들고 땅에 엎드려 겨우 숨을 고르고 있었다.백인호가 해결되자 남하준은 정안의 코트를 재빨리 주워 그녀에게 덮으러 갔다.비록 그녀는 비교적 보수적인 속옷을 입고 있었지만 사랑하는 여인이 이렇게 모욕당하는 것을 보니 마음 아팠다.만약 그가 조금 더 늦게 왔다면 그녀는 이 쓰레기에게 몹쓸 짓을 당했을 것이다.남하준은 생각할수록 괴롭고 화가 났고 이불로 정안을 꽁꽁 감쌌다.그는 정안을 안아 들고 또 백인호를 세게 걷어차고는 그의 몸 위로 걸어갔다.정안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가지 마...”그녀는 나른하고 힘이 없어 말소리도 매우 약했다.남하준이 흠칫 놀라더니 부드럽게 물었다.“완아. 뭐라고?”“가지... 말라고요.”“집에 데려다줄게.”남하준이 가볍게 속삭이자 정안은 고개를 흔들고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더니 힘을 모아 말했다.“여기... 수색해요.”남하준은 땅바닥에서 거의 죽어가는 백인호를 보고 바로 그녀의 뜻을 알아챘다.그는 정안을 침대에 놓고 곧바로 방 전체를 샅샅이 수색했다.하지만 수상한 물건을 발견하지 못해 다시 서재로 뛰쳐나가 계속 찾았다.그는 여기저기 뒤졌지만 유용한 단서를 찾지 못했고 3년 전 Z국에서 M국으로 오는 크루즈 티켓 4장을 발견했다.남하준은 곧 정안을 안고 별장을 나왔고 그녀를 차에 태운 뒤 이불이 흘러내려 민망할까 봐 꼭 껴안았다.남자의 품속에서 정안은 전에 없던 안도감을 느꼈고 그녀는 더 이상 의지력으로 체내의 약성을 지탱할 필요가 없어져 깊은 잠에 빠졌다.얼마나 잤을까.온몸이 나른하고 피곤하고 기운이 하나도 없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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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지윤은 그제야 깨닫고 활짝 웃었다.“그러니까 백인호는 도련님을 고발할 수 없는 거네요?”“맞아.”정안은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내려왔다.“어디 가려고요?”“하준 오빠한테.”정안이 옷을 잡아당기고 거울 앞에 가서 보며 머리를 다듬었다.“언니 깨어나면 부르라고 하셨어요. 언니 서재에 갈 필요 없어요. 내가 가서 불러올게요.”“괜찮아. 너무 자서 온몸이 불편해. 좀 걷고 싶어.”말을 마친 정안이 방을 나섰고 지윤이 뒤를 따랐다.2층으로 내려가 정안이 서재로 향하는데 지윤이 여전히 뒤를 따랐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손을 내저었다.“나 따라오지 말고 가서 일 봐.”지윤은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엄숙하게 말했다.“3년 전에 한 번 실종되고 어제 또 실종됐어요. 나 진짜 너무 걱정돼요. 앞으로 언니가 어디 가든 반드시 24시간 밀착 경호할 거예요.”정안은 미간을 찌푸리고 악연하게 그녀를 바라보았고 지윤이 진지하게 말했다.“화장실 가는 것 빼고 다 따라갈 거예요. 앞으로 저녁에도 같이 자요.”정안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더니 손을 뻗어 지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무 감동하여 부드럽게 속삭였다.“그래. 앞으로 나랑 같이 자자. 다 네 맘대로 해. 하지만 여기는 금원이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금원이 뭐요?”지윤은 코웃음을 치더니 두 손으로 가슴을 두르고 고개를 쳐들고 득의양양하게 말했다.“내가 언니를 금원에서 얼마나 쉽게 납치해갔는데요?”생각해보니 일리가 있어 정안은 반박할 수 없었다. “나 서재에 가면 네 시선 범위에는 없지만 하준 오빠 눈앞에는 있는 거잖아. 하준 오빠는 나 다치게 안 해.”정안이 부드럽게 지윤을 위로했고 지윤이 그녀의 뒤를 가리켰지만 정안은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 말했다.“그냥 하준 오빠랑 따로 만나서 고맙다는 인사 하고 싶어서 그래. 금방 나올 거니까 따라올 필요 없어.”“고맙긴.”중후하고 부드러운 남자의 목소리가 정안의 뒤에서 들려왔다.정안은 멍해졌고 심장 박동이 빨라져 홱 돌아서서 뒤에 있는 남자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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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정안은 민망하게 그 자리에 멍하니 있다가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고 속으로 남하준에게 했던 독한 말들을 떠올렸다.다시 만나지 말자고, 다시는 엮이지 말자고 정중히 거절하고는 이제 와서 뻔뻔하게 그에게 접근하다니. 비록 그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함이지만 그는 정말 믿을까?남하준은 그녀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더 할 말 있어?”남하준이 묻자 정안은 다급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아니요. 없어요.”남하준은 책상을 가리키며 말했다.“그럼 난 남은 일 처리할게.”“네.”정안은 입술을 오므리고 당황해서 말했다.“그럼... 나 먼저 나가 볼게요.”남하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정안은 뒤돌아서서 몇 걸음 가더니 고개를 돌려 남하준을 보았다.“나 지윤이랑 위층에 있는 손님방에서 지내고 싶어요.”남하준은 그윽하고 따뜻한 눈빛으로 대답했다.“그래 그럼.”정안은 싱긋 웃더니 문을 열고 나갔다.서재를 나온 그녀는 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뜨거웠다.예전에 남하준을 짝사랑할 때는 조금의 긴장감과 수줍음만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남하준이 어렸을 때부터 그녀를 짝사랑했고, 지금도 그녀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니 매번 그를 만날 때마다 긴장감과 수줍음 외에도 심장이 뜨겁고 형언할 수 없는 뜨거운 열기가 가슴에서 용솟음치는 것 같았다.그를 보면 마음이 들쑤시는 게 너무 이상했다.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도 자신을 사랑한다는 건 이렇게도 가슴 벅찬 일일까?그걸 느끼고 나니 곧 뼈아픈 고통이 뒤따랐다.사랑하지만 가질 수 없으니 고통스러웠다.그녀의 신분은 절대 두 사람의 관계를 허락하지 않았으니 감히 남하준에게 고백할 수 없었다.그저 지금처럼 그의 평안을 바랄 뿐이었다.정안은 거실 소파에 가서 앉아 책 한 권을 들고 몇 페이지를 넘겨보다가 참지 못하고 고개를 들어 서재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책을 읽으면서 서재 밖에서 남하준을 지키고 있었다.정안은 남하준이 이렇게까지 바쁜 줄 몰랐다.밤이 깊어 조용한 밤, 지윤이 거실로 와서 그녀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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