Все главы 처음부터 너였어, 우리 재혼해: Глава 101 - Глава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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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서다인은 마음을 읽힌 듯, 부끄럽고 불안하여 고개를 떨구었다.남하준은 그녀의 손을 놓으며 화 섞인 말투로 말했다.“이혼하고 싶으면 솔직히 말해. 이런 식으로 나랑 거리 두지 말고.”서다인은 머리를 푹 숙이고 억울하고 괴로운 마음에 심장이 찢어질 것 같았고 눈가는 어느새 촉촉해졌다.그녀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울음을 참았다.그녀는 남하준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녀가 뭘 바꿀 수 있겠는가?나쁜 여자가 되고 싶지도 않고, 자신에게 그렇게 많은 끔찍한 과거가 있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없었다.그녀는 지금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는 토끼처럼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남하준은 서다인의 기분이 매우 가라앉은 것을 보고 덩달아 마음이 무거워졌다.순간 자신의 말투가 너무 강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의 검고 깊은 눈동자는 부드러워지더니 그녀의 축 처진 작은 얼굴을 바라보며 부드러워진 말투로 말했다.“네 생각을 말해봐.”그녀는 줄곧 말이 없었다.남자는 점점 더 어두워지는 눈빛으로 점점 더 낮아지는 그녀의 작은 머리를 바라보았다.그녀의 맑은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질 때까지.서다인이 몰래 눈물을 훔친 것을 발견한 남하준은 심장이 약간 조여왔다.그는 긴장해서 일어나 서다인 앞으로 가서 그녀를 잡아당겼다.그녀의 작은 체구가 고개를 떨구고 있어 잡아당겨도 그는 서다인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왜 울어?”그는 가슴이 답답하고 심장이 아픈 것 같았다.이 죽일 놈의 고통은 그를 괴롭히고 낯설게 만들었다.여자가 우는 것을 보고 이런 고통을 느낀 것은 10년 전이었다.서다인은 울고 싶지 않아 꾹 참느라 노력했지만 눈물은 하염없이 흘러내렸다.그녀는 자신의 빌어먹을 신분을 생각하고, 나중에 남하준의 손에 죽을 것을 생각하면 슬픔을 주체할 수 없었다.말도 안 하고 소리 내어 울지도 못하고 그저 묵묵히 눈물만 흘리는 여자의 모습에 남하준은 순간 어찌할 바를 몰랐고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그는 서다인의 뒤통수를 낚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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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남하준은 그녀의 물음에 갑자기 굳어졌다.잠시 후에야 그는 침착하게 답했다.“이 방법이 효과가 좋아.”이때, 부드러운 목소리가 둘 사이의 온기를 깨뜨렸다.“꽃 다 꽂았어?”소리를 들은 서다인은 급히 자리로 돌아와 도구를 들고 자르기 시작했다. “거의 다 됐어요, 어머니.”허윤미가 들어와 보니 꽃 한 병도 제대로 꽂히지 않았고 바닥에 아직 빈 병 몇 개가 남아 있었다.허윤미는 의심스러운 듯 남하준을 바라보며 말했다.“하준아, 너 방금 여기 와서...”남하준은 급히 허윤미의 어깨를 껴안고 밖으로 나가면서 큰 목소리로 그녀의 말을 끊었다.“엄마, 먼저 가서 쉬세요. 여기는 저희가 할게요.”남하준이 강제로 허윤미를 내보내고 돌아왔을 때 서다인은 열심히 꽃을 자르고 있었다.그는 가위를 하나 구해와 서다인 맞은편에 앉아 그녀의 꽃 자르는 모습을 살피고 묵묵히 함께 꽃을 다듬기 시작했다.시간은 항상 조용하고 아늑하게 흘러갔다.시끄럽지 않고 조용하고, 향긋하고, 세월이 고즈넉한 느낌이 들었다.서다인은 눈을 들어 남하준이 혼자 꽂은 꽃병을 보고 저도 모르게 웃었다.통일된 색깔의 붉은 장미꽃들이 가지런하고 질서 정연하며 네모반듯한 것이 마치 그의 병사들이 늘어선 것 같았다.사내대장부의 안목은 정말 치명적이었다.그녀가 몰래 웃고 있는 것을 발견한 남하준은 기분이 좋아졌다.“예쁘지 않아?”서다인은 계속 분주히 움직이며 대답했다.“당신이 직접 꽂은 걸 아시면 어머님도 분명 좋아하실 거예요.”남하준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올려다보며 말했다.“넌 예뻐 보여?”서다인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예쁘네요.”남하준은 그녀의 불그스름한 얼굴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확실히 예뻤다!그는 난생처음 꽃꽂이가 시간을 낭비하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다는 것을 느꼈다.저녁 식사를 마친 후.남하준은 방으로 돌아와 샤워하고 회색 바지 차림으로 베란다 밖에 서서 두 손으로 난간을 짚고 하늘을 쳐다보았다.알고 보니 여기 별도 밝았다.그때 문이 열리더니 서다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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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남하준의 그윽하고 아리송한 검은 눈동자는 뜨거운 빛을 띠었고, 몸에는 차갑고 위험한 기운이 배어 있었다. 살짝 화난 듯 또박또박 말했다.“갑자기 글만 남기고 떠나는 건 실례지. 나한테 설명이 필요하지 않겠어?”서다인은 그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그에게 자신이 블랙 섀도우가 보낸 첩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할까?군전 그룹은 M국의 국방 무기 생산 기지로 일급 비밀 군공장이었다.그녀의 신분은 그곳에 남아서는 안 된다.군전 그룹에서 중요한 기밀이 누설되면 그녀의 혐의는 너무 커지기에 그녀는 이런 죄명을 짊어지고 싶지 않았다.작별인사를 하지 않은 것은 그녀가 머리가 텅 비어 있었고 생각이 복잡하여 작별인사의 핑계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그게...”서다인은 말을 잇지 못했다.입을 열듯 말듯 하는 그녀의 핑크빛 입술을 바라보던 남하준은 덩달아 가슴이 떨렸다.입안이 바싹바싹 마르고 눈동자가 뜨거워지며 그녀에게 키스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남자는 섹시한 목젖이 아래로 미끄러지며 고개를 더 숙였다. “대체 부대장이 뭐라고 해서 갑자기 떠난 거야?”서다인은 갑자기 등줄기가 굳어지고 안색이 변하며 긴장된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서다인의 눈에 나타난 당황스러움은 그녀의 생각을 드러냈고 남하준은 이를 알아챘다.그녀는 긴장한 듯 입을 열었다.“도련님, 사실은...”“그 호칭부터 좀 바꾸면 안 돼?”남하준이 그녀의 말을 끊고 거절할 수 없을 정도로 나지막하고 매혹적인 말투로 말했다.서다인은 마음이 약해졌다.왜 그녀는 이 위엄 있고 패기 넘치는 남자가 자신을 달래는 것 같은 착각이 들까?“하준 씨.”서다인은 이내 호칭을 바꾸었다.남하준은 입꼬리가 올라가더니 매력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착하네.”서다인은 또 경직되었다. 심장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오르락내리락하고 급회전하여 큰 기복이 생겼다.그녀는 약간 수줍어하며 멍하니 있었다.‘이 말이 왜 이렇게 애틋하게 들리지?’남하준은 그녀의 얼굴이 약간 붉어지는 것을 보고 그녀가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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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남하준은 그녀를 끌고 화장대 의자에 앉히고 그도 침대로 가서 엄숙한 얼굴로 앉았다.“서다인,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고도의 의심과 경각심을 가져야지.”서다인은 약간 어리둥절했다.남하준은 그런 그녀의 모습이 어렸을 때부터 잘 보호받고 세상 물정에 어두운 토끼처럼 느껴졌다. 기억을 잃어서인지 세상의 추악함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남하준은 인내심 있게 설명했다.“나도 네가 블랙 섀도우가 보낸 스파이인지 의심스럽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아직 사실은 아니야.”“당신한테 죽은 그 스파이가 한 말도 사실이 아닐까요?”“그 사람은 전에 널 암살하려던 자가 아니야. 비디오를 수백 번이나 반복해서 봤는데 체형이 같지 않아. 게다가 부대장은 일 년 내내 총을 지니고 있으니 널 죽일 때 칼을 쓸 필요가 없지.”서다인은 놀라는 표정이었다.수백 번이나 봤다고? 그가 직접 봤을까? 왜 이 일을 그토록 중시할까?“부대장은 진범에게 떠밀려 죄를 대신 뒤집어썼을 가능성이 커. 만약 정말 블랙 섀도우가 보낸 스파이라면 속전속결로 죽였지 너한테 쓸데없는 말을 그렇게 많이 하지 않았을 거야.”열흘 넘게 서다인의 마음을 짓누르던 큰 바위가 순식간에 떨어져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녀는 고개를 떨구고 손가락으로 옷을 부드럽게 휘저으며 말했다.“난 내가 스파이인 줄 알았어요.”“아직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어.”막 풀린 그녀의 마음은 남하준의 말 한마디에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서다인은 고개를 번쩍 들고 당황한 눈으로 바라보았다.남하준은 놀란 그녀의 모습에 이내 위로했다.“직업병이야. 그래서 네 신분에 대해 항상 의심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건 없어. 더 조사해 봐야 해.”서다인은 기대에 찬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하준 씨, 기억을 잃기 전에 내가 정말 첩자였다면 나 죽일 거죠?”그녀의 물음에 남하준은 멈칫했다. 티 없이 맑은 그녀의 살굿빛 눈을 바라보며 그는 마음이 무거워졌다.사실이라면 그녀를 죽일 수 있을까?그는 스스로에게 되물었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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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이번에는 십여 개국을 다녀왔는데 정말 멋졌어요.”왁자지껄한 소리, 격앙된 정서.분명히 한 여자의 목소리일 뿐인데 야채 시장에 들어와 쉴 새 없이 지껄이는 느낌이었다.서다인은 쭈뼛쭈뼛 걸어갔다.소파에 앉아 있던 남하준은 서다인을 보고 옆자리를 두드리며 앉으라고 했다.서다인은 왠지 그에게 관심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걸어가서 남하준 옆에 앉았다.막 앉았는데 맞은편에 낯선 젊은 여자가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젊은 여자는 단정하고 대범하며 청초하고 부드러우며 눈길은 서다인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서다인이 앉아 있는 몇 분 동안, 온 가족이 이 50여 세의 여자가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조용히 듣고 있었다.중년 여인은 좀 복스럽게 생겼고 부티가 났다. 다른 사람이 끼어들지 못할 정도로 쉴 새 없이 말하고 있었다.중년 여인은 마침내 멈추더니 티 테이블의 물을 한 모금 마시다가 갑자기 남하준 옆에 앉아 있는 서다인을 발견했다. 여자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남하준이 소개하기도 전에 여자는 서다인의 존재를 일부러 무시하고 자신의 옆에 있는 젊은 여자를 소개하기 시작했다.“이 아가씨는 온씨 가문의 첫째 온가윤이에요. 제가 딸로 삼은 아이이고 하준이를 위해 고른 신붓감이죠.”서다인은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뜨끔했다.다른 사람들은 모두 담담해 보였다.“온씨 가문 다들 아시죠? 부동산계의 우두머리이자 재벌 가문이죠. 우리 가윤이는 마음이 어질고 착할 뿐만 아니라 명문대 졸업에 금기서화에 모두 능통하고 음식도 제법이고 우아하고 품성도 좋아 백하린보다 백배 나아요.”“하준아, 고모가 골라준 신붓감 마음에 들어?”남하준이 마침내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그는 한쪽 손을 벌려 서다인의 뒤에 있는 소파 등에 걸치고 그녀에게 몸을 기울여 다가갔다.“고모, 소개할게요. 이분은 내 아내 서다인이에요.”남연희의 안색이 갑자기 변하더니 눈빛이 매서워졌다.남하준은 서다인을 보며 정식으로 소개했다.“다인아, 인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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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그러나 남연희의 목소리가 너무 높아서 조금씩 들렸다.남연희는 눈물 없이 울기만 하다가 울면서 해묵은 일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그때, 두 분이 사업을 위해 밖에서 열심히 일할 때 애들을 전부 제가 키웠어요.”“첫째가 학교에서 괴롭힘당해 충격으로 똥오줌을 못 갈릴 때 내가 매일 심리상담을 해주고 안아주고 재워줬어요.”“둘째가 실연을 당해 투신하려고 했을 때, 내가 무릎 꿇고 뛰지 말라고 빌고 애를 죽음의 문턱에서 끌어왔어요.”“셋째는 승벽심이 가장 강했어요. 명품을 사겠다고 나한테 손을 내밀면 난 달라는 대로 다 줬어요. 애가 얼마나 예쁘면 그랬겠느냐고요.”“그리고 넷째는 반항적이라 매일 사회의 건달들과 어울리고, 싸우고, 수업을 빼먹고, 놀러 다녔어요. 그래서 내가 꾸준히 가르치고 타이르면서 애 마음을 달래줬죠.”남연희는 또 남하준을 가리켰다.“그리고 너, 다섯째는 세 살이 되었는데도 젖을 떼지 않았지. 새언니가 일하러 나가면 매일 나 쫓아다니며 내 옷을 들추고 젖 달라고 했잖아.”남하준은 심호흡하고 천천히 눈을 감고 꾹 참았다.서다인은 입술을 꾹 깨물고 웃음을 참았다. 남하준이 그녀의 귀를 꾹꾹 눌러도 그녀는 들렸다.‘형제들이 이 고모를 두려워하는 이유가 어렸을 때 일이 하나둘씩 터지는 게 두려워서였네.’체면이란 존재하지 않았다.“그리고 백하린이 출국했던 해에 다 큰 애가 매일 개처럼 울었잖아. 폐인처럼 지내다가 술과 담배까지 배우고. 고모가 널 그 구덩이에서 꺼내준 거야. 다들 양심도 없지.”몇백 번을 들은 이야기라 남창민은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였다.“연희야, 다 지나간 일이니 이제 그만해. 아이들 다 커서 체면이 있는데 자꾸 그런 말을 하면 어떡해.”“크긴 뭐가 커요. 내 눈에는 언제나 애들이에요. 내 손에서 자란 애들.”“내가 50대 중반이 넘도록 결혼하지 않은 것도 다 애들 돌보기 위한 것 아니에요. 양심 없는 것들.”“고모가 너희들한테 어떻게 했는데. 정성껏 신붓감까지 골라줬더니, 내 말을 듣는 녀석이 아무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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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남연희가 아이들을 키운 공로를 과시하고 있을 때, 문밖이 술렁거렸다.남씨 가문의 첫째, 둘째, 셋째가 모두 아내를 데리고 달려왔다.그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 들어오자마자 물었다.“아빠 어디 계세요?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남연희가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너희들 아버지 여기서 식사 중이셔.”남창민은 어리둥절했다. 아들과 며느리들이 당황한 표정으로 달려왔다.“대체 왜 그러냐?”첫째 남희준은 남연희를 노려보고 아버지가 무사하자 애써 참으며 말했다.“고모가 아빠 뇌졸중으로 집에서 돌아가셨다고 하셨어요.”남창민은 밥상을 내리치며 소리쳤다.“연희야, 거짓말을 해도 분수가 있지. 나를 뇌졸중으로 죽었다고 저주해?”남연희는 급히 달려가 남창민의 손을 끌어안고 애교를 부렸다. “거짓말을 했을 뿐이지 오빠 저주할 생각은 없었어요. 화내지 마세요. 네?”남창민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얼굴을 마주 쳐다보았다.곧이어 모두가 둘러앉아 식사하게 되었다.남연희는 또 가문의 ‘양심’없는 사람 하나하나 반복해서 늘어놓았다.서다인은 두 번 들은 것도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인데 남씨 가문 사람들은 대체 몇 번이나 들었기에 이 고모를 이렇게 두려워하는 것일까?식사 후.남연희는 아무도 못 떠나게 했고, 가족들은 어쩔 수 없이 거실 소파에 둘러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서다인은 남하준의 귀에 기대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하준 씨 형제들 진짜 고모가 키운 거 맞아요?”남하준은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지 않아 서다인처럼 얼굴을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아니, 우리는 할머니 때부터 집에 하인이 부족하지 않았어. 어렸을 때부터 전담 도우미가 계셨어. 그런데 고모는 밖에 나가 일하지 않고 집안에만 있었으니 우리가 자라는 걸 지켜본 셈이지. 그러니 돌본 건 아니야.”“아버님이 고모님을 많이 예뻐하시는 것 같아요.”“그래, 확실히 그렇지.”서다인은 짓궂게 물었다.“고모님이 골라준 신붓감 맘에 들어요?”남하준은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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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최서윤은 남하준이 이렇게 아내를 보호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깜짝 놀라 긴장하여 침을 삼키고 비겁하게 대답했다.“도련님, 제가 쓸데없는 말을 했네요. 죄송해요.”서다인은 갑작스러운 남하준의 보호에 놀라 그를 쳐다보았다.가슴이 뭉클했다.다른 사람들이 그녀를 뭐라고 하든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사실, 그녀는 일찍이 셋째 내외가 남을 무시하는 오만방자한 얼굴에 익숙했다.“뭐라고? 우리 엄마 옆에 있던 개인 간병인이라고? 세상에, 평판도 안 좋고 출신 배경도 안 좋고, 그러니까 그 어지러운 쪽방촌에서 나온 여자를... 퉤퉤퉤. 하준아, 어떻게 이런 여자를 아내로 삼을 수 있어? 창피하지도 않아?”남하준은 갑자기 안색이 변하고 화가 나서 벌떡 일어나 위엄 있고 패기 넘치는 얼굴로 말했다.“어디 다시 한번 말해봐요.”남연희는 놀라서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발에 힘이 빠진 채 당황한 표정으로 남하준을 바라보았다.그가 이렇게 화내는 걸 처음 본 남연희는 그의 냉혹한 카리스마에 겁을 먹고 당황했다.한편 온가윤도 한층 우월감을 느끼며 눈가에 경멸의 빛이 은은하게 비치고 있었다.그녀는 처음에는 자신감이 없었는데, 인제 보니 남하준의 옆에 있는 빈민가 출신 아내보다 자신이 백 배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서다인은 자신 때문에 가족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특히 이 고모는 너무 무서워서, 일단 그녀에게 밉보이면 앞으로의 생활이 힘들 것이다.서다인은 얼른 남하준의 손을 잡고 아래로 잡아당기며 화를 가라앉히고 앉아서 말을 잘하기를 바랐다.셋째 내외는 남하준이 고모와 충돌하는 것을 보고 입꼬리를 치켜세우며 슬쩍 웃으며 연극을 보는 듯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남하준의 매서운 눈빛이 남연희를 당황하게 했고 그녀는 일부러 침착한 척 목을 축였다.“내... 말이 사실이잖아.”남하준은 깊은숨을 내쉬며 서다인의 손을 잡았다.“우리 방으로 들어갈게요.”서다인은 그를 올려다보며 고개를 저었다.만약 그들이 이대로 떠난다면 고모는 앞으로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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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유가영이 비꼬며 말했다.“다인이가 자기보다 재능있는 게 탐탁지 않은가 보지? 전문가에게 이미 검증 받았어. 이건 지완의 진품이 확실해. 이제 어떡해? 다인이가 몸값이 수십억에 달하는 자선 화가라는 걸 인정해야겠네?”남희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 이미 감정했어요.”최서윤은 얼굴빛이 갑자기 변하고 화가 잔뜩 났지만 반박할 말이 없었다.서다인은 약간 난처해 보였다. 자신도 확신할 수 없는 일을 유가영이 이렇게 확신에 차 말하니 너무 부끄러웠다.이때 남하준은 입꼬리를 꼬며 여유로워 보였다.집안의 누군가가 마침내 그의 아내의 장점을 알아주었다.남연희는 화를 참지 못하고 코웃음을 쳤다.“우리 가윤이는 미술을 전문적으로 배웠어. 뭣도 모르는 사람이 아무렇게나 그려 감히 그림을 수십억 원에 팔아?”유가영이 반박했다.“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그려도 그림이 수십억 원에 팔리는데 고모님의 수양딸이 그린 건 얼마나 팔리나 몰라요?”남연희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남희준은 어수룩하게 웃으며 그림을 말며 말했다.“지금 대학생이 얼마나 많은데. 대학생 학력으로 취직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자기가 그린 그림을 혼자 감상하는 수밖에 없죠.”화가 나서 얼굴이 파랗게 질린 남연희는 갑자기 옆에 피아노가 있는 것을 보고 기뻐했다.“우리 가윤이는 피아노도 칠 줄 알아. 얼마나 잘 친다고!”남연희는 말하면서 피아노 쪽으로 온가윤을 끌고 갔다.“가윤아, 네 실력을 보여줘 봐.”온가윤은 거절하지 않고 거실에 있는 사람들에게 살짝 허리를 굽히더니 말했다.“그럼 한 곡 올리겠습니다.”말을 마친 후, 그녀는 앉아서 그럭저럭한 피아노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최서윤은 음악 가문 출신이라 음악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들으면 들을수록 눈살을 찌푸리며 시큰둥한 기색을 보였다.다른 사람들은 피아노에 대해 잘 알지 못해 곡이 그런대로 듣기 좋고 매끄럽다고 생각했다.연주가 끝나자 남연희는 감격에 겨워 박수를 치며 자화자찬했다. “우리 가윤이 정말 대단해.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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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서다인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유가영이 다가가 남하준에게 ‘내가 처리할 테니 안심하라’는 눈빛을 보냈다.그리고 서다인을 끌고 정의롭게 말했다.“다인아, 겁먹지 마. 그냥 생일 축하곡이라도 들려주자.”서다인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저 못해요.”유가영은 서다인의 귀에 기대어 중얼거렸다.“걱정하지 마. 피아노에 이미 녹음된 버전이 있어. 그냥 아무렇게나 연주해. 내가 곡을 틀어줄게. 고모님한테 얕보이지 마.”서다인은 피아노 쪽으로 끌려갔고 그녀는 힘없이 남하준을 돌아보았다.하지만 남하준은 꼼짝도 하지 않고 소파에 기대어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유가영을 믿고 있었다.기억을 잃은 3년 이래, 서다인은 처음으로 피아노 앞에 앉았지만 위의 건반 위치가 그렇게 익숙하다는 것을 발견했다.유가영은 피아노로 생일 축하 노래를 몰래 틀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괜찮아.”최서윤은 그녀의 속임수를 간파한 듯 일어서서 말했다.“잠깐만요.”모두가 최서윤을 쳐다보았다.최서윤은 서다인에게 다가가 피아노 선반에 있는 두툼한 악보를 내밀었다.“여기서 아무 곡이나 골라. 단 생일 축하 연주곡은 안 돼.”말을 마친 후 그녀는 녹화 버튼을 꺼버렸다.유가영은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분개하여 말했다.“동서, 사람을 괴롭혀도 분수가 있지. 다인이가 동서한테 뭐 잘 못 했어? 대체 왜 그래?”최서윤은 오만하게 코웃음을 쳤다.“형님, 제가 언제 다인이를 괴롭혔어요? 그냥 아무 곡이나 연주하라고 했죠. 가장 쉬운 곡을 연주해도 되잖아요.”“그게 괴롭힌 거지!”“그럼 그런 거로 하죠.”두 사람이 다투고 있을 때 서다인은 이미 악보를 뒤지고 있었다.기억을 잃은 지 3년 만에 처음으로 악보를 본 것이다.뜻밖에도 음표 하나하나를 다 볼 수 있고 또렷하게 그들의 키를 알고 있었다.그녀는 악보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기더니 두 손을 건반 위에 올렸다.머리는 텅 비었지만 몸의 근육이 기억하고 있었고 그녀의 손가락은 어느새 악보의 리듬에 따라 움직였다.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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