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남연희의 목소리가 너무 높아서 조금씩 들렸다.남연희는 눈물 없이 울기만 하다가 울면서 해묵은 일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그때, 두 분이 사업을 위해 밖에서 열심히 일할 때 애들을 전부 제가 키웠어요.”“첫째가 학교에서 괴롭힘당해 충격으로 똥오줌을 못 갈릴 때 내가 매일 심리상담을 해주고 안아주고 재워줬어요.”“둘째가 실연을 당해 투신하려고 했을 때, 내가 무릎 꿇고 뛰지 말라고 빌고 애를 죽음의 문턱에서 끌어왔어요.”“셋째는 승벽심이 가장 강했어요. 명품을 사겠다고 나한테 손을 내밀면 난 달라는 대로 다 줬어요. 애가 얼마나 예쁘면 그랬겠느냐고요.”“그리고 넷째는 반항적이라 매일 사회의 건달들과 어울리고, 싸우고, 수업을 빼먹고, 놀러 다녔어요. 그래서 내가 꾸준히 가르치고 타이르면서 애 마음을 달래줬죠.”남연희는 또 남하준을 가리켰다.“그리고 너, 다섯째는 세 살이 되었는데도 젖을 떼지 않았지. 새언니가 일하러 나가면 매일 나 쫓아다니며 내 옷을 들추고 젖 달라고 했잖아.”남하준은 심호흡하고 천천히 눈을 감고 꾹 참았다.서다인은 입술을 꾹 깨물고 웃음을 참았다. 남하준이 그녀의 귀를 꾹꾹 눌러도 그녀는 들렸다.‘형제들이 이 고모를 두려워하는 이유가 어렸을 때 일이 하나둘씩 터지는 게 두려워서였네.’체면이란 존재하지 않았다.“그리고 백하린이 출국했던 해에 다 큰 애가 매일 개처럼 울었잖아. 폐인처럼 지내다가 술과 담배까지 배우고. 고모가 널 그 구덩이에서 꺼내준 거야. 다들 양심도 없지.”몇백 번을 들은 이야기라 남창민은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였다.“연희야, 다 지나간 일이니 이제 그만해. 아이들 다 커서 체면이 있는데 자꾸 그런 말을 하면 어떡해.”“크긴 뭐가 커요. 내 눈에는 언제나 애들이에요. 내 손에서 자란 애들.”“내가 50대 중반이 넘도록 결혼하지 않은 것도 다 애들 돌보기 위한 것 아니에요. 양심 없는 것들.”“고모가 너희들한테 어떻게 했는데. 정성껏 신붓감까지 골라줬더니, 내 말을 듣는 녀석이 아무도 없어.
Последнее обновление : 2024-07-05 Читайте больш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