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의사가 황급히 달려들었다.“도련님, 아가씨께서 지금 매우 불안정합니다. 더 이상 자극하시면 안 됩니다. 빨리 안아주시고 위로해 주세요.”남하준은 몇 초 동안 망설이다가 펑펑 우는 백하린을 보며 마음이 착잡했다.순간 손을 뻗어 백하린을 품에 안으며 위로했다.“울지 마. 바보 같은 짓도 하지 말고.”백하린은 남하준의 품에 안겨 흐느끼며 말했다.“오빠 진짜 잊은 거예요?”“내가 외국으로 떠날 때 공항에서 나 배웅해 주면서 나한테 일찍 연애하지 말고, 오빠를 잊지 말고, 커서 꼭 돌아와야 한다고, M국에서 기다리겠다고 했잖아요.”“평생이 걸려도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겠다고 했으면서.”“그런데 내가 돌아왔는데 왜 나와 결혼하지 않는 거냐고! 흑흑...”헤어진 아픔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남하준이 당시 얼마나 이 여자를 사랑했는지, 그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이제 그는 백하린에게 그 당시의 느낌을 찾을 수 없었다. 설렘도 없고, 두근거림도 없고, 긴장도 없고, 강렬한 충동도 없고, 이끌림도 없고, 남녀 사이의 욕망도 없다.어쩌면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마음가짐과 감정이 변할지도 모른다.또 어쩌면, 그가 한결같은 마음을 가질 수 없는 쓰레기일지도 모른다.남하준은 백하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동생을 달래듯 사과했다.“미안해, 하린아.”남하준은 하루 종일 백씨 가문에서 백하린의 곁을 지켰다.저녁이 되자 그는 서다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오늘 밤 일이 좀 있어서 집에 안 들어가니까 일찍 쉬어.]서다인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아무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도 여전히 괴로워 잠을 이루지 못했다.다음날 점심.하늘은 먹구름으로 가득해 어두웠고 공기는 매우 건조하고 바람 한 점 없이 무더웠다.병원 정문에 서서 기다리던 서다인의 마음은 바위처럼 무거웠다.진화연은 병원 현관 기둥에 물렁뼈처럼 기대어 성가신 표정을 지었다.“다인아, 대체 누구를 기다린다는 거야? 얼른 들어가자. 번호표 뽑으려면 줄 서야잖아.”얼마나
Last Updated : 2024-07-0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