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요,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만들고!” “여기 오라고 애원할 때는 좋은 말만 하더니, 이제 와서 우리한테 뒤집어씌우네요.” “죽을병을 어떻게 치료합니까, 당신 남편은 죽을 목숨이에요. 살리고 말고는 하느님 뜻에 달렸다고요. 다들 헛걸음하게 만들 수는 없으니 진료비는 원래대로 내세요!”다른 의사들도 저마다 불만을 표시했고 바로 그때, 수비대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일제히 다가왔다. “한진영 씨가 누구죠?” 원장의 옷깃을 잡고 있던 한진영은 마지못해 손을 놓으며 대답했다. “전데요, 무슨 일이죠?”상대방의 정체를 알아본 한진영은 자연스레 그들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자신의 아버지인 한수로가 세인시 수비대와 인연이 깊었기 때문이었다. “수사 협조를 위해 저희와 함께 가주셔야겠습니다.” 선두에 선 남자가 무표정한 얼굴에 단호한 어투로 말하자 한진영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불쾌한 듯 말했다.“뭘 조사해요?”“초창기 음지 사건에 연루되어 고의 상해, 과실치사, 살인 등 여러 범죄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상대가 차가운 어투로 말하자 한진영은 눈을 부릅뜨고 화를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미친 거 아니야,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나한테 그 따위 누명 씌우지 마, 안 먹히니까! 오전까지 우리 부부 당신 상사인 위석현과 차 마시며 얘기 나눴어.”상대방은 경멸의 미소를 지었다.“위석현은 이제 자기 몸도 지키지 못하는 처지인데 그런 사람을 방패막이로 세우는 건 너무 무모하지 않나요.” 그러자 한진영이 급히 덧붙였다.“위석현이 무너져도 조엽춘이 있잖아! 우리 아빠와 조엽춘은 오랫동안 절친한 친구 사이야. 전화 한 통이면 너희들 다 끝장이라고!” “정말 조엽춘이 당신을 감싸줄까요?” 되묻는 상대방의 말투와 표정에는 조롱하는 기색이 다분했지만 한진영은 거들먹거리기 바빠 상대방의 표정 변화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 “당연하지, 우리 아빠 이름은 한수로야. 조엽춘한테 전화해서 우리 아빠를 아냐고 물어봐!”기세등등한 한진영의 말에 상대가 웃었다.“공교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