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죽기 전엔 못 놔줘: Chapter 441 - Chapter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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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화
약혼식이 시작된 후 윤소현은 무대 위에서 가족들한테 감사를 올렸다. 특히 그녀가 엄마 얘기를 꺼낼 때, 한수민의 눈동자는 기대를 품은 채 반짝거렸다.한수민이 앞으로 다가가려 하자 박민정은 그녀를 덥석 잡았다.“유씨 집안에서 오늘 윤소현 친엄마, 정수미를 모셨어요.”약혼식 준비를 도왔으므로 진행 순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박민정은 나름 호의로 한수민한테 귀띰해 주었다.그 말을 듣자 한수민은 얼굴색을 확 달리하였다.윤소현은 어제 분명히 자신한테 정수미가 오지 않을 거라고 했었다. 그리하여 그녀가 윤소현의 엄마 신분으로 하객들 앞에 설 거라고 했는데, 설마 윤소현이 자신을 속였을 리가...한수민은 박민정이 거짓을 말한 거라 잠시 생각했지만 이윽고 짧은 머리에 빳빳한 제복 차림을 한 정수미가 식장에 나타나자 할 말을 잃었다. 정수미는 윤소현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그녀의 외모는 훌륭한 편이 아니지만 몸에서 풍기는 세련되고 똑 부러진 분위기는 한수민처럼 맨날 호사만 누리는 사모님한테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다.정수미는 국제적으로도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다. 그녀가 걸어오는 것을 바라보는 윤소현의 눈에는 온통 숭배와 긍지로 가득했다.평소 한수민을 대하는 건성건성 한 태도와는 전혀 달랐다. 그녀가 마음속으로 인정하는 엄마는 정수미가 유일했으니까.“엄마가 올 줄 알았어요!”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녀는 정수미를 와락 끌어안았다.무대 위에서 한창 깊은 모녀 정이 연출되고 있는 그 시각, 하객석에서는 낮은 소리로 수군거리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렸다.아까 윤소현이 자기 딸이라고 자랑을 잔뜩 늘어놓은 한수민은 얼굴색이 말이 아니었다.“윤소현 씨의 아버지가 윤석후 아니에요? 그럼 엄마는 한수민 아닌가요?”“맞아요, 아까도 저희한테 자기가 윤소현 엄마라고 했잖아요.”“알긴 뭘 알아. 한수민은 그냥 소현이 계모야. 아빠 체면을 봐서 그냥 엄마라고 부르는 거지, 진짜로 엄마인 줄 알았어?”“그럼 어떡해요? 방금 선물을 다 한수민 씨한테 줬는데. 다시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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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무슨 말투가 그래? 비아냥거리는 것처럼? 누난 우리 박씨 집안 사람 아니야? 너도 윤소현처럼 막강한 친정집이 든든하게 뒷받침해 주면 좋잖아.”‘막강한 친정집이 뭐? 뒷받침이 뭐 어쩌고 어째?’박민정은 박민호의 말이 너무 우스워 콧방귀를 꼈다.“아빠가 금방 돌아가셨을 때도 우리 집안 충분히 든든했어. 그때 네가 뭐 하나라도 나한테 도움 된 거 있었어?”애당초 그가 유씨 가문과의 합의를 어기고 자신의 혼수와 예물을 빼돌리는 어리석은 짓을 안 했다면 유남준도 체면이 구겨졌다고 결혼 후에 자신을 아니꼽게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녀가 유씨 가문에서 얼굴을 제대로 들고 다니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 아니었던가!말문이 막혀버린 박민호는 또 다짜고짜 손찌검부터 하려고 손을 들었다가 며칠 전 김인우가 자신한테 경고했던 일이 생각나 다시 천천히 손을 떨구었다.“어쨌든 우린 혈육이잖아. 집안 재산이 다른 놈한테 넘어간 꼴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거야?”당연히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걱정하지 마. 그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 거야. 그런데 너랑은 상관없어, 넌 우리 집안 후계자가 될 자격이 없으니까.”어머니의 말만 듣고 몇 대째 일궈낸 가업을 고대로 남한테 가져다 바친 사람은 인간도 아니다.말을 마치고 그녀는 충격에 빠진 박민호를 뒤로 하고 자리를 떠나버렸다.항상 나약하고 무능하다고만 생각했던 박민정이 이런 말을 하다니...“내가 후계자 될 자격이 없다고? 그럼 누가 있다는 거야? 네가 있어? 웃기네, 여자가 무슨 사업을 한다고...”박민정이 떠나간 후에 박민호는 혼자 중얼거렸다.“큼큼...”그의 뒤에서 헛기침하는 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리니 김인우와 방성원이었다.준수한 외모에 키까지 훤칠한 두 남자가 같이 서 있으니 위압감이 절로 생겨 박민호는 그들을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였다.박씨 집안이 몰락하기 전부터 그는 두 사람의 뒤를 맨날 졸졸 따라다니는 껌딱지였다. 그들과 나란히 설 자격이 되지 못한 그는 꼬붕 노릇이나 해야 했다.“인우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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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윤소현도 어릴 적에 유남준을 좋아했고 그 후에도 종종 그의 소식에 관심을 가졌다. 그와 결혼하고 싶은 마음마저 있었지만 이제 눈이 보이지 않는다니 유남우를 선택한 것이다.지금으로서는 유남우가 그보다 더 훌륭한 조건을 가졌으므로 이제 굳이 과거의 생각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윤소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아주버님, 형님, 한잔 올릴게요.”유남준의 편의를 위해 그가 손만 살짝 들어도 잡을 수 있는 곳까지 술잔을 가져갔지만유남준은 술을 받지 않고 오히려 박민정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나랑 안사람은 술을 안 마셔요. 그러니까 다른 손님들한테 가서 권해요.”윤소현은 삽시에 어찌할 바를 몰라 멈칫하며 유남우를 쳐다봤다.유남우는 술잔을 가져와 윤소현한테 넘겨주었다.“형님과 형수님이 안 마시겠다는데 그냥 우리만 마시자.”“네.”윤소현은 대답하고 나서 술을 마셨다.두 예비 신랑, 신부는 원래 가장 친한 친인척과 가까운 지인들한테만 술을 권하면 되었지만 유남우는 웬일로 참석한 모든 하객한테로 찾아가 그들과 일일히 술을 마셨다. 나중에 윤소현이 못 마시겠다고 하자 그녀의 술까지 대신하여 마셨다....피로연이 막바지에 들어섰을 때 박민정은 비로소 예찬이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얼굴은 발그스름한 것이, 조석천한테 이끌려 화장까지 한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몸에는 앙증맞은 고가의 슈트를 입고 있었다.더군다나 예찬이의 왼손은 조석천이 잡고 있고, 오른손은 김훈이 잡고 있었다. 연회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약혼식 주인공들이 받아야 할 스포트라이트를 예찬이가 독차지할 뻔하였다.연회에 참석한 하객들은 모두 지위와 신분이 높은 인물들이었고 그중에 유명훈도 있었는데, 그는 김훈이 웬 꼬마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이보게, 김 회장. 이 아이는 누군가?”김훈은 자랑스러운 얼굴로 으쓱대며 대답했다.“우리 인우네 애야. 내 증손자.”유명훈이 듣고는 얼른 옆에 있는 사람한테 돋보기를 가져다 달라고 했다.안경을 쓰고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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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유남우와 사귄 이후로 그는 매우 신사적으로 그녀를 지켜주며 손가락 하나 대지 않았다. 그리하여 약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윤소현은 여전히 마음이 불안했다.다른 사람들이 유남우가 아파서 몸이 안 좋다고 했는데, 도대체 무슨 병인지 알지도 못하는 것도 마음에 걸렸거니와, 또 하나는 아무리 정혼한 관계라고 하나 그 역시 불안정하기 때문이다.아무래도 오늘 밤엔 둘의 관계를 더 확실히 해야 조금이라도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마침내 방에 도착해 유남우를 침대에 눕힌 후 윤소현은 사용인에게 분부했다.“이제 다들 가보세요.”“네.”사용인들이 모두 떠나자 그녀는 가까이 다가가 유남우의 잘생긴 얼굴에 시선을 떨구며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그의 볼 위에 얹었다.“남우 씨...”술을 너무 많이 마신 유남우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 눈을 뜰 수가 없었다.윤소현은 조심스럽게 그의 옷을 벗기고 침대에 올라가 그의 곁에 누웠다.다른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자 유남우는 힘겹게 눈을 떴지만, 알코올에 흠뻑 적셔진 탓인지 눈앞이 약간 몽롱하였다.윤소현은 워낙에 박민정과 조금 닮아있었다. 그녀를 보는 순간, 유남우는 박민정이 곁에 앉아 있는 줄로 알고 애틋하고 부드러운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봤다.“남우 씨, 저희 이미 약혼한 사이잖아요. 이제 저를 가져요.”술을 그렇게 많이 마신 그가 깨어날 거라고는 생각 못 한 그녀는 조금 당황스러웠다.유남우의 목울대가 아래위로 살짝 움직였다. 그는 화를 내지 않고 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윤소현의 두 볼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남우 씨...”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남우는 그녀를 힘껏 품에 끌어안으며 뜨거운 키스를 퍼부었다.늘 부드럽기만 하던 그한테 이렇게 거친 면이 있는 줄은 몰랐다. 윤소현도 더는 얌전을떨지 않고 능숙하게 자기 옷을 벗으며 적극적으로 그에게 호응했다.만취 상태인 유남우는 그녀와 키스를 나누면서 나지막이 속삭였다.“민정아...”한창 몸이 달아오르려던 찰나, 윤소현은 그 한마디 부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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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박민정은 얼떨떨해졌다.“무슨 말이에요, 그게?”“시치미 떼지 마. 남우 씨가 사석에서 왜 너를 민정이라고 불러?” 윤소현의 눈에는 분노의 불길이 이글거렸다.박민정은 유남우와 아주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소현은 그렇게 단순한 사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너 솔직히 말해. 나한테서 남우 씨 뺏으려는 거 아니야? 유남준이 이젠 별 볼 일 없으니까 타깃을 유남우로 바꾸려는 거 아니냐고?!”다짜고짜 무슨 생트집인 건지, 박민정은 그녀를 상대하기도 귀찮았다.“전 이미 남준 씨랑 결혼 했는데, 유남우 씨를 왜 뺏어요?”“내가 모를 줄 알아? 너 유남준이랑 계속 이혼하겠다고 난리잖아!”유남우가 침대에서 그녀와 뜨거운 스킨십을 나누며 박민정의 이름을 불렀다는 것만 생각하면 윤소현은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누구도 감히 내 남자를 못 뺏어가. 네가 한수민 딸이라고 해도 말이야! 너 딱 기다려.”그녀는 으름장을 놓고 올 때와 마찬가지로 화가 잔뜩 난 채 떠나버렸다.박민정은 그녀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과거에 있은 일은 진작에 내려놓았고, 유남우와 함께 있을 생각은 해본 적도 없다.다시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박민정은 짐을 싸기 시작했다. 은정숙과 윤우만 신림현에 남겨 두고 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그러자 유남준도 짐 정리를 도와주었다.“동생이 갓 약혼했는데, 남준 씨는 여기 좀 더 있을래요?”“아니야, 너랑 같이 돌아갈 거야.”“그래요, 그럼.”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짐을 꾸리고 그다음 날 아침에 바로 고영란과 작별하고 떠날 준비를 하였다.차를 몰고 밖으로 나가자 한창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다. 호텔 대문을 나가는데 기사가 갑자기 차를 멈춰 세웠다. 차창을 내리고 밖을 내다보니 유남우가 눈보라 속에 외로이 서 있었다.그는 빠른 걸음으로 두 사람에게 다가와 자루 하나를 내밀었다.“뭐예요, 이건?”박민정이 궁금하여 묻자 유남우가 온화한 말투로 대답했다.“약혼식 답례품이야.”박민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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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박민정이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유남우는 돌아가는 길에 윤소현이 화가 난 얼굴로 서 있는 것을 보았다.유남우는 어젯밤 일을 생각하니 절로 기분이 나빴다.그는 느릿느릿 다가가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한테 할 말 없어요?”윤소현은 아직 주제 파악을 못 해서 유씨 집안에서 공주처럼 사랑을 받을 줄만 알고 있었다.“무슨 말?”유남우는 반문했다.윤소현은 울먹이면서 말했다.“우리는 약혼했고 저는 당신의 약혼녀인데 왜 당신을 만지면 안 되나요?”윤소현은 체면을 지키려 일부러 유남우와 박민정의 일은 묻지 않았다.유남우가 박민정을 좋아한다는 일을 입 밖에 내는 것 자체가 자신이 쪽팔린 것이라고 생각했다.“말했잖아, 결혼하고 나서.”유남우의 말 속에는 부드러움과 짜증이 섞여 있었다.윤소현은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너무 보수적인 거 아니에요?”유남우가 윤소현에게 싫증이 난 나머지 짜증까지 내려고 할 때 비서 홍주영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전화를 받고 나서 그는 윤소현한테 한마디로 위로했다.“무슨 일이 있으면 내가 돌아오면 말하자.”윤소현은 어쩔 수 없이 투정을 더 부릴 수 없었다.“그럼 먼저 집에 갈게요.”“응.”윤소현은 원래 유 씨네 집으로 이사 와서 살고 싶었는데 유남우는 그가 사는 곳은 아직 인테리어 중이라 새집 인테리어가 끝나면 다시 이사하라고 했다.유남우는 윤소현이 차에 타서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고 나서야 휴대폰을 다시 집어 들었다. 사실 홍주영은 유남우에게 전화를 걸었었다.그는 전화를 걸었다...한 시간 후.윤소현은 기절한 채 어두컴컴한 방에 놓여있었다. 남자 몇 명이 그녀를 둘러싸 서 있었고 그 사이에 카메라가 놓여 있었다.방 밖에는 은회색 자동차 안에 유남우가 조용히 앉아 있었다.옆에 있던 사람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둘째 도련님, 이러시면 안 좋지 않을까요?”윤소현은 어쨌든 명목상으로 유남우의 약혼녀이니, 만약 이 사람들이 정말 그녀를 윤간한다면 나중에 둘째 도련님이 모조리 죽여버릴지도 모른다.유남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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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유남우는 말을 마치고 입구를 향해 경호원들더러 들어오라고 했고 경호원들은 윤소현을 안고 떠났다.윤소현은 유남우더러 같이 가자고 하고 싶었지만 그런 사람들한테 당한 일을 생각하면 면목이 없어서 아무 말도 못 했다.유남우는 묵묵히 그녀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며 외투를 벗어 손을 닦고 휴지통에 버려버렸다.반대편.진주시는 흰 눈이 내렸고 강물은 모두 두꺼운 얼음으로 뒤뎦였다. 박민정은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차 안의 열기로 인해 유리창에 옅은 안개가 껴서 밖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다.박민정은 시선을 거두고 선물을 들춰보며 안쪽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보았다.그녀는 정교한 포장이 된 손바닥만 한 상자를 꺼내어 열었는데 그 안의 물건을 보고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상자 안에는 아름다운 은반지가 들어 있는데 이 반지에는 박민정이 어릴 적 직접 새긴 두 사람의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다.원래 이 반지는 한 쌍이었다. 박민정과 유남우 두사람 것이었다.박민정은 유남준에게 시집갈 때 그에게 반지가 어디 있는지 물었었다. 당시 그는 무슨 반지냐고 되물었다그때, 박민정은 그가 반지를 잃어버린 줄만 알았다.지금 생각해 보면 애초에 자세히 물어봤다면 사람을 잘못 알아보지도 않았을 것이다.박민정의 반지에 새겨진 글자를 보면:PMJ&UNJ이 반지의 약자도 틀렸다, 유남준 것이었다.박민정은 반지를 꽉 쥐었더니 손바닥에 쏙 들어갔고 마음속으로 갈수록 사람을 못 알아봤다는 미안한 마음이 커졌다.휴대폰을 꺼내 유남우에게 답장했다.“네.”그리고 다시 타이핑 했다. “선물 받았는데 정말 미안해요. 내가 사람을 잘못 봤어요.앞으로 우리는 여전히 친구입니다.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줘요.”박민정은 유남우가 자기에게 반지를 다 돌려준 걸 보니 과거를 잊으려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곧 답장이 왔다.“네.”박민정은 다시 휴대폰을 껐다.유남준은 박민정이 말하고 싶다면, 스스로 자신에게 알려줄 게 분명해 굳이 묻지 않았다.한참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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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두 사람이 차에 앉아 날이 어두워지길 기다렸다. 날이 어두워져야 부하들이 반지를 훔치기 쉬웠다.박민정은 돌아가면서 선물 봉투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은정숙의 방으로 가서 간병인을 쉬게 했다.이전에 전문가의 진단과 치료를 받은 후 은정숙의 정신이 많이 좋아졌다. 만약 계속 이대로라면 몇 년은 더 살 수 있을 것이다.그들은 누군가가 몰래 들어온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반지가 들어 있는 상자가 유남준에게로 옮겨졌다.서다희가 열어보니 반지는 굉장히 싸보였다.“이렇게 싸다니, 둘째 도련님이 줬을 리가 없잖아요?”유남준은 유남우가 이런 물건을 선물 해 주었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다른 건 없니?”서다희가 자세히 살펴보니 반지 안쪽에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약자인 PMJ&UNJ 은 박민정과 대표님의 이니셜 아닌가요?”서다희가 웃으며 말했다.“대표님 부인께서 주신 서프라이즈 아니죠? 싸지만 성의가 보이네요. 삐뚤삐뚤한 글씨를 보니 직접 새긴 것 같아요.. 사모님이 대표님을 아주 좋아하신다니까. 사모님의 마음속에는 항상 대표님이 있는 것 같아요. 제 여자 친구도 저한테 수제품을 준 적이 없어요.”서다희는 말하느라 유남준의 안색이 좋지 않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유남준이 영상 앞부분을 서다희에게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서다희는 유남우가 박민정에게 물건을 준 건지 몰랐다.유남준은 그 반지를 가지고 잠시 생각해 보니 유일하게 말이 되는 것은 이 반지가 박민정이 유남우에게 준 것이라는 것이었다.왜냐하면 박민정은 늘 유남우를 유남준이라고 불렀다!“대표님, 끼워드릴까요? 부인께서도 기뻐하실 거예요. 대표님도 서프라이즈 하나 준비하세요.”“그만해.”유남준은 서다희의 말을 끊었다. “꺼져.”서다희는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자기가 어느 포인트에서 대표님을 건드렸는지 전혀 몰랐다.“네.”그는 어쩔 수 없이 이곳을 떠나 아내가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갔다.서다희가 간 뒤 유남준은 그 반지를 주먹 안으로 꽉 움켜쥐었다.하필이면 이때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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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유남준은 빠른 걸음으로 들어가서 모른 척하고 선물 가방을 내려놓았다.박민정은 의심쩍게 물었다.“내 물건 가지고 뭐 하는 거예요?”그녀가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봉지 안을 살펴보니 상자가 있었다.“보셨어요?”박민정이 또 묻는다.유남준은 그 자리에 서서 말했다.“아니, 안 봤어.”박민정은 믿지 않았다. 그가 분명 들고 있었고, 밖에까지 들고 갔으니 안 봤을 리가.“그럼 뭐가 들었는지 알고 싶어요?”박민정은 일부러 그를 떠봤다.유남준은 눈썹을 치켜뜨며 말했다.“아니요.”박민정은 화도 안 나서 선물을 바로 풀었다.“당신 동생이 준 선물은 꽤 귀중해요. 금목걸이를 제가 받을 건데 괜찮겠어요?”유남준은 묵묵히 그녀가 고의로 자신을 속이는 것을 듣고 있었지만 그저 모르는 척 할 수밖에 없었다.유남준은 박민정한테 질투가 가득 했지만 입으로는 마지못해 “응.”이라고 대답했다.박민정은 그의 모습을 보니 그가 알고 있다는 것을 더욱 확신했다.자기 물건을 몰래 보고도 인정하지 않으니 박민정은 그의 앞에서 버리지 않고 일부러 방으로 가져갔다.유남준은 거실에 혼자 있으니 안색이 더 나빠졌다.박민정은 아래층으로 내려갔지만 그는 소파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박민정은 일부러 그를 무시하고 사과를 깎아 먹었다.“먹을래요?”“아니.”박민정은 그의 도도한 모습에 설명하기도 귀찮았다.“늦어서 먼저 자러 가요.”그녀가 일어서서 두 걸음도 채 가지 않았을 때, 유남준이 팔을 들어 그녀를 품에 안았다.박민정은 반응할 새도 없이 그의 품에 기댔다. 입술은 그의 목덜미에 닿았고 두 손은 실수로 그의 허벅지에 닿았다.유남준은 숨을 쉬고 나서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민정아, 오늘 밤 우리 같이 잘래?”박민정은 귀가 빨개지고 심장이 너무 빨리 뛰었다.“아니요.”그녀는 일어나려고 하다가 실수로 유남준의 다리 사이에 손을 닿았고 그녀는 본능적으로 피했다.유남준은 그녀의 작은 손을 덥석 잡았다.“건드리지 않고 꼭 안고 잘게.”박민정이 처녀도 아닌데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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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유남준은 이지원과 아무 일도 없었다는 걸 해명하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이 기억을 잃은 척하고 있어 말하지 못했다.“아니.”유남준은 눈을 감았다.“자.”박민정은 그의 품에서 좀 나와서 불편하게 잠을 청했다.내일 그녀는 병원에 가서 임신 검사를 해야 하니 오늘은 푹 쉬어야 했다.......진주시 병원.윤소현은 병실에 누워서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혔다.그녀의 아버지 윤세권은 이미 사람을 보내 그의 딸에게 이런 짓을 한 게 누구인지 조사했지만 적을 너무 많이 만들어 한동안 누가 그랬는지 알아내기가 어려웠다.한수민은 원래 약혼연회 일 때문에 화가 나 있었는데 그녀에게 일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그녀를 보러 왔다. “소현아,괜찮아?”윤소현은 툴툴 맞게 대답했다.“보면 몰라요?”윤소현은 예전에는 한수민의 체면을 세워주고 싶었다. 어쨌든 한수민은 아버지에게 시집온 지 5년이 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딸 박민정이 몰래 유남우를 꼬신 것을 생각하면 윤소현은 한수민에게 태도가 좋지 못했다.한수민은 윤소현의 짜증 나는 말투에도 화내지 않고 안쓰러워 이불을 덮어주었다.“미안해, 화내지 마, 다 잘될 거야.”윤소현 앞에서는 한수민은 진짜 어머니 같았다.윤소현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엄마인 척하지 마세요. 무슨 의도가 있으신 것 같은데, 약혼 파티에서 제가 당신에게 말할 기회를 안 줘서 그러는 거에요? 그 일 때문에 제가 미워서 친딸 박민정에게 제 자리를 꿰차고 유남우를 꼬시라고 한 거예요?”윤소현의 말에 한수민은 순간 멍해졌다가 한참 만에야 정신을 차렸다.“소현아, 뭔가 오해하고 있는 거 같은데, 내가 어떻게 민정이한테 유남우를 꼬시라고 할 수 있겠어?”윤소현은 한수민이 모두 연기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에게 유남우와 박민정은 이미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고 말했고, 박민정은 또 몰래 유남우를 꼬셨다고 말했다.한수민이 말을 듣고 화가 나서 얼굴을 붉히며 주먹을 꽉 쥐었다.“나는 정말 민정이가 이런 사람인 줄 몰랐어. 남자를 꼬실꺼라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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