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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윤소현도 어릴 적에 유남준을 좋아했고 그 후에도 종종 그의 소식에 관심을 가졌다. 그와 결혼하고 싶은 마음마저 있었지만 이제 눈이 보이지 않는다니 유남우를 선택한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유남우가 그보다 더 훌륭한 조건을 가졌으므로 이제 굳이 과거의 생각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윤소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아주버님, 형님, 한잔 올릴게요.”

유남준의 편의를 위해 그가 손만 살짝 들어도 잡을 수 있는 곳까지 술잔을 가져갔지만유남준은 술을 받지 않고 오히려 박민정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

“나랑 안사람은 술을 안 마셔요. 그러니까 다른 손님들한테 가서 권해요.”

윤소현은 삽시에 어찌할 바를 몰라 멈칫하며 유남우를 쳐다봤다.

유남우는 술잔을 가져와 윤소현한테 넘겨주었다.

“형님과 형수님이 안 마시겠다는데 그냥 우리만 마시자.”

“네.”

윤소현은 대답하고 나서 술을 마셨다.

두 예비 신랑, 신부는 원래 가장 친한 친인척과 가까운 지인들한테만 술을 권하면 되었지만 유남우는 웬일로 참석한 모든 하객한테로 찾아가 그들과 일일히 술을 마셨다. 나중에 윤소현이 못 마시겠다고 하자 그녀의 술까지 대신하여 마셨다.

...

피로연이 막바지에 들어섰을 때 박민정은 비로소 예찬이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얼굴은 발그스름한 것이, 조석천한테 이끌려 화장까지 한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몸에는 앙증맞은 고가의 슈트를 입고 있었다.

더군다나 예찬이의 왼손은 조석천이 잡고 있고, 오른손은 김훈이 잡고 있었다.

연회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약혼식 주인공들이 받아야 할 스포트라이트를 예찬이가 독차지할 뻔하였다.

연회에 참석한 하객들은 모두 지위와 신분이 높은 인물들이었고 그중에 유명훈도 있었는데, 그는 김훈이 웬 꼬마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

“이보게, 김 회장. 이 아이는 누군가?”

김훈은 자랑스러운 얼굴로 으쓱대며 대답했다.

“우리 인우네 애야. 내 증손자.”

유명훈이 듣고는 얼른 옆에 있는 사람한테 돋보기를 가져다 달라고 했다.

안경을 쓰고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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