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박민정이 아직 도착 전이라 조하랑은 심심해 죽을 지경이었다.“아, 짜증 나! 민정이는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죠?”김인우가 그녀를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뭐가 짜증 나요. 심심하면 예찬이랑 밖에 나가서 놀던지.”김인우는 최근에 조하랑의 감정 기복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옆에 앉아 있던 박예찬도 느꼈는지 조하랑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물었다.“하랑 이모, 혹시 어디 아파요?”최근에 조하랑은 먹는 양도 줄고 걸핏하면 짜증을 냈다.그러나 박예찬의 물음에 조하랑은 어리둥절할 얼굴로 답했다.“아니, 멀쩡한데?”이때, 김인우가 의사와 대화하고 있는 틈에 박예찬은 조하랑에게 가까이 다가와 낮은 소리로 물었다.“이모, 혹시 임신했어요?”조하랑의 감정기복이 심한 모습이 마침 박민정이 두 동생을 임신했을 때와 똑같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조하랑은 순간 심장이 바닥으로 내려앉는 것 같았지만 애써 부정했다.“임신은 무슨, 헛소리하지 마.”“네.”박예찬은 그녀가 오버해서 부정하는 모습에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이상한게 임신은 좋은 일인데 왜 하랑이 이모는 숨기는 걸까?’‘할아버지가 아시면 분명 엄청 기뻐하실 텐데?’그러나 조하랑의 비밀을 알게 되어도 박예찬은 그냥 눈감아 주기로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박민정도 도착했고 조하랑은 그녀를 발견하자마자 재빨리 뛰어갔다.“민정아.”“하랑아, 너도 왔네.”뜻밖의 장소에서 조하랑을 만나게 되자 박민정도 살짝 놀랐다.“응. 네가 오늘 재검사 받는 날이라고 인우 씨가 알려주더라고. 그리고 귀도 검사받는다고 해서 나도 같이 왔어.”말을 마치자마자 조하랑은 그녀의 팔을 이끌며 유남준에게 말했다.“우리끼리 할 말이 있어서 그러는데 이따 검사받을게요.”유남준은 그러라고 고개를 끄덕였다.조하랑은 박민정을 데리고 아무도 없는 구석으로 간 뒤 하소연하기 시작했다.“민정아, 임신하니까 나 너무 힘들어. 초기라 그런지 뭘 먹으면 다 토해. 이상한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 나고 아무것도 먹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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