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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1화

유남준은 아래층으로 내려가다가 진서연이 상기된 얼굴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박민정에게 슬쩍 물었다.“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대?”그러자 박민정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네, 데이트하러 가거든요.”‘데이트라...’그말에 문득 박민정과 이미 오랫동안 데이트를 하지 못했고 또 지금 각방까지 쓰고 있는 자신이 생각났다.“민정아.”“네?”박민정이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아니면 우리도 오늘 밖에 나가서 데이트할까?”유남준의 물음에 박민정이 단번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안 돼요. 아직 처리해야 할 업무들도 많아서 지금 자리를 비울 수 없거든요. 게다가 아직 윤소현 씨가 예전에 회사 자금을 빼돌렸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잡아내지 못했어요.”유남준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자신보다 회사 일을 더 열심히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래, 그러면 다 하고 주변이라도 구경하러 가자.”그의 말에 박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네.”유남준은 어쩔 수 없이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박민정을 지엔 그룹까지 데려다줬다.도착 후 차에서 내리려는데 박민정의 손을 갑자기 덥석 잡았다.“왜요? 또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요?” 유남준은 빤히 그녀를 바라보다가 답했다.“아니, 그냥. 저녁에 데리러 올게.”“먼저 가도 돼요. 그리고 굳이 운전 기사님더러 데리러 오라고 하지 마세요. 제가 혼자 갈 수 있어요.”그녀의 거절이 유난히 서운하게 느껴졌지만 유남준은 애써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그래. 네가 편한 대로 해.”그리고 잡고 있던 손을 놓자마자 박민정은 싱긋 미소를 짓더니 그대로 차에서 내렸다.이때, 운전기사가 갑자기 떠나가는 박민정을 보더니 자기도 모르게 감탄했다.“사모님은 참 따뜻한 분이신 것 같습니다.”그러나 유남준은 이상하게 이 말이 칭찬처럼 들리지 않았다.“그래요?”그리고 말없이 담배에 불을 붙였다.운전기사는 유남준의 반응을 보더니 갑자기 눈치 없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네, 만약 제가 하루라도 제 아내를 데리러 가지 않으면 아주 난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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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2화

서다희는 그들이 어렵게 모셔 온 사람을 단번에 바꾸라는 소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이지원도 당연히 그들의 대화가 다 들리는 상황이었기에 돌아가려는 유남준의 뒤를 쫓아가며 말했다.“유 대표님, 저도 예전의 일들에 대해 많이 반성하고 있으니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그리고 계약서에도 이미 다 사인했어요.”이지원은 몇 가지 면접을 거쳐 겨우 IM 그룹의 모델이 될 수 있었다.그녀의 말에 유남준의 발걸음이 갑자기 멈춰졌다.“걱정하지 마. 계약했어도 위약금은 섭섭지 않게 줄 테니까.”이지원은 순간 멍해 있다가 재빨리 정신을 차리고 다시 유남준의 앞을 가로막았다.“대표님, 사람이 속죄할 기회는 줄 수 있잖아요? 민정 씨도 그렇게 대표님을 용서해 준 거고요. 저는 예전에 단지 대표님을 좋아했을 뿐이지 이치에 어긋나는 일은 한 적이 없어요.”사실 유남준은 아직 박민정의 1년 전 실종과 이지원이 관련이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이지원을 곁에 남겨뒀던 원인도 혹시나 그녀가 박민정의 행방을 알고 있지는 않을까 싶어서였다.그녀의 말에 유남준은 더는 못 참고 짜증 섞인 얼굴로 말했다.“난 더 이상 네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고! 내 기분 망치지 말고 당장 내 눈앞에서 꺼져!”이지원은 순간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두 주먹을 꽉 쥐고 답했다.“알았어요.”사실 이지원은 이번 기회를 통해 어떻게 해서든지 다시 유남준과 만나고 싶었다.그러나 지금의 유남준은 그리 쉽게 넘어가는 사람이 아니었다.이지원은 다시 자기 차에 올라탄 뒤 하늘 위로 뻗은 IM 그룹의 빌딩을 올려다보며 씁쓸한 마음을 달랬다.“지원 씨, 어디로 모실까요?”옆에 있던 매니저가 작은 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이지원은 겨우 마음을 다시 진정시킨 뒤 그녀에게 말했다.“지엔 그룹으로 가.”“네?”이지원의 말에 순간 깜짝 놀랐다가 다시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박민정이 한창 바삐 업무 보고 있는데 진서연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지금 이지원이라는 분이 찾아오셨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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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3화

이지원은 박민정이 예전처럼 자기 말을 다 들어줄 줄 알았는데 그녀의 수법이 전혀 먹히지 않았다.여기서도 쫓겨나다시피 회사에서 나온 이지원은 착잡한 마음으로 차에 올라탔는데 문득 멀지 않은 곳에 윤소현이 서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그녀는 재빨리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끼고 그녀에게 다가갔다.“윤소현 씨, 왜 여기에 혼자 서 있어요?”갑자기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에 윤소현은 깜짝 놀랐다가 이지원인걸 알아채고는 그녀를 매섭게 쏘아보며 되물었다.“혼자 서있든 말든 그게 그쪽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그러는 당신은 왜 여기에 있는데요?”이지원은 살짝 기분이 나빴지만 애써 참고 원래 광고 제의를 받았다가 모두 취소된 일을 윤소현에게 말해줬다.그리고 혹시나 윤소현이 그녀를 위로해 줄 줄 알고 살짝 기대했는데 위로는커녕, 오히려 이지원을 비꼬았다.“정말 한심하네요. 제가 지원 씨였다면 이렇게까지 나락으로 가지는 않았을 텐데.”여태껏 잘 참아왔던 이지원은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제가 아무리 지금 이 모양 이 꼴로 변했다고 해도 남자한테 버림받은 적은 없어요. 제가 버렸으면 버렸지.” “당신!”윤소현은 화가 나던 참에 오늘 제대로 이지원을 혼내야겠다고 다짐했다가 문득 해야 할 일이 생각나 다시 분을 삭였다.“제가 지금 당신이랑 여기서 노닥거릴 시간이 없거든요. 그리고 민정이도 이제 얼마 가지 않아 지엔 그룹을 넘겨받을 텐데 나중에 예전의 일들이 다 기억나기라도 하면 당신은 그길로 끝장이란 사실만 알아둬요.”이지원은 아까까지만 해도 윤소현을 가볍게 말로 이겼다고 생각했다가 그녀의 말 한마디에 순간 얼굴이 어두워졌다.그리고 차에 올라타서도 마음이 계속 불안했다.사실 박민정이 돌아오고부터 이지원은 지금까지 잠을 제대로 자본 적이 없었고 매일 박민정이 모든 사실을 유남준에게 털어놓는 꿈을 꿨다.만약 진짜 유남준과 김인우가 모든 사실을 알고 그녀를 찾아오는 날에는 그냥 차라리 죽는 게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가요.”그렇게 차는 빠르게 자리를 떴다.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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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4화

“이만 돌아가요.”이지원은 그제야 운전기사더러 돌아가자고 했다.가는 길에 매니저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그녀에게 물었다.“지원 씨, 혹시 방금 밖에 있던 사람이 윤소현 씨였나요?”그러자 이지원이 그녀를 보며 단호하게 말했다.“오늘 본 것들은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요.”이렇게 말하니 매니저는 그들의 행동이 더욱 의심스러워졌다.그저 레스토랑 밖에 윤소현이 있었던 것뿐인데 왜 이걸 말하지 말라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이지원도 사실 안에 있던 박민정이 지금 어떤 상황에 부닥쳤는지 대충 알 것 같았으나 이 일은 누구한테도 알릴 생각이 없었다.어쩌면 마음속 깊은 곳에는 박민정이 죽기를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박민정은 지금 모든 걸 손에 넣었지만 자신은 왜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결국에는 빈털터리인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게 박민정의 타고난 운명이라고? 웃겨!’박민정이 죽어야만 모든 일이 그대로 묻혀 두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았다.그렇게 이지원은 생각하다가 그만 차에서 잠이 들었다....지엔 그룹.정호철은 몇 번이나 박민정의 사무실 앞을 지나갔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 박민정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진서연도 안 보였다.하여 호기심에 다른 비서에게 물었다.“대표님은 어디 갔어요?”“아까 프로젝트 때문에 운 대표님과 근처의 레스토랑에서 만난다고 하셨어요.”‘운 대표?’운제현이라는 사람은 예전에 윤소현을 엄청 마음에 들어 했던 사람이고 한때 두 사람이 아주 밀접하게 교류했었던 걸로 기억했다.‘그런데 왜 갑자기 대표님을 만나자고 찾아왔을까?’정호철은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그 운 대표라는 사람 연락처 좀 줘요.”“네.”비서한테 받은 연락처대로 여러 번 전화를 걸었으나 계속 부재중이었다.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은 정호철은 다시 비서에게 물었다.“혹시 어느 레스토랑이라고 말해줬어요?”비서는 다급해 보이는 정호철의 말에 빠르게 식당 위치까지 알려줬고 그는 서둘러 주소대로 차를 몰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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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5화

박민정이 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어둠이 내려있었고 주변에서는 누군가의 대화 소리만 희미하게 들려왔다.“그래도 사람 목숨인데 고작 몇억이 뭡니까? 적어도 20억은 줘야죠!”“20억 원?”귀에 익은 중년 남자 윤석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니요. 20억 달러!”사람들은 한창 뭔가를 흥정하고 있었다.20억 달러라는 소리에 윤석후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되물었다.“가당키나 한 금액이라고 생각해요?”애초에 이만한 돈이 그에게 있을 리가 없었다.“주기 싫으면 직접 처리하던지요.”가격을 제안했던 한세용은 다시 허리를 뒤로 젖히고 다리를 꼬았다.“이번 일은 저희가 아주 큰 위험을 감수하면서 해야 하는 일인데 아마 잘 처리한다고 해도 여기에 계속 머물 수 없을 겁니다. 제가 당신 배후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모를 것 같나요? 그리고 과연 지엔 그룹의 대표님께 저 여자의 몸값으로 20억 원을 요구하면 저한테 줄까요?”“제 생각에는 20억이 아니라 200억도 기꺼이 주려고 할 겁니다.”윤석후는 왜 이런 사람에게 일을 부탁했는지, 순간 너무 후회스러웠다.그렇다고 해서 직접 처리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이렇게나 큰 액수는 지금 당장 구하기 힘들어요. 아니면 먼저 처리해 줘요. 그리고 해외로 출국하면 제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돈을 입금해 드릴게요.”박민정은 여기까지 듣고 나서야 일이 어떻게 된 건지 대충 알 것 같았다.누군가가 박민정을 죽이고 돈을 받으려는 상황이었다.“안 돼요! 그 말을 제가 어떻게 믿어요? 먼저 돈부터 주세요.”한세용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걱정하지 마세요. 돈만 주면 바로 저 여자를 처리해 버릴 테니까. 계속 살아있는 상태에서 제 쪽에 있는 것도 엄청 위험한 일입니다.”“조금만 기다려줘요. 전화 한 통만 하고 올게요.”윤석후는 어쩔 수 없이 윤소현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빌려보기로 했다.그러나 윤소현도 20억 달러라는 금액을 듣는 순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되물었다.“지금 제가 그만한 돈이 어디 있겠어요? 혹시 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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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6화

“그, 그럼 이제 어떡해요? 이미 다 잡은 사람을 이제 와서 풀어주지도 못하잖아요.”부하는 그녀의 몸값이 지금 20억 달러나 되는데 이대로 풀어주기에는 너무 아까웠다.한세용이 담배 한 대에 불을 붙이고 다시 입을 열었다.“지금은 풀어주면 안 되지. 그렇다고 다치게 해서도 안 되고. 돈만 받으면 바로 풀어주자.”“네?”부하는 자기 보스가 이렇게 배포가 작은 사람이란걸 오늘에야 알게 되었다.방안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박민정은 그제야 마음이 살짝 놓였다.유남준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진작에 죽였을 것이다.‘그나저나 대체 누가 나를 죽이려는 거지?’박민정은 순간 머리가 어지러워 차가운 바닥에 누운 채로 두 사람의 대화를 계속 들었다.그러다가 한참이 지난 후, 갑자기 밖에서 차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더니 누군가가 우르르 차에서 내렸다.이때 윤석후가 황급히 뛰어오더니 한세용에게 말했다.“돈은 준비했으니 빨리 저 여자를 처리해요.”아까 윤석후의 전화를 받은 윤소현은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박민정을 이 세상에서 제거할 수만 있다면 돈이 얼마나 들더라도 아무 상관이 없었다.그러자 한세용은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여기는 저희가 잘 처리할 테니까 그만 가보셔도 됩니다.”“이렇게 가면 제가 마음이 안 놓이잖아요.”윤석후가 고집을 부리자 한세용은 슬슬 짜증이 몰려왔다.“저희를 믿지 못하는 거네요. 그렇게 믿음이 안 가면 그냥 직접 처리하세요.”윤석후가 아무리 나이를 많이 먹은 늙은이라고 해도 아까부터 계속 불길한 예감이 들어 이대로 돌아갈 수 없었다.“그런 거액을 들였는데 당연히 결과까지 봐야죠.”“걱정하지 말라니까요. 돈이 들어오는 즉시 저 여자를 죽이는 장면을 찍어서 영상으로 보내드릴게요. 그래도 못 믿겠으면 다른 방법을 찾든지 하시고요.”그러다가 마지막으로 쐐기를 박았다.“이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란 것만 알아두세요.”“알겠어요.”윤석후는 어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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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7화

박민정이 몸을 돌려 다시 그에게 물었다.“또 무슨 할 말이 남았나요?”“하마터면 잊어버릴 뻔했는데 영상 하나만 같이 찍어줘야겠어요.”박민정은 아무런 의심도 없이 현장에 있던 사람들과 같이 자신이 맞아서 죽는 영상을 찍게 되었다.“이만하면 된 것 같아요. 이제 가요.”박민정은 자리를 뜨려다가 다시 그에게 물었다.“저랑 같이 왔던 제 비서랑 경호원은요?”“아, 그분들은 잠깐 다른 곳에 옮겼는데 생명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겁니다.”박민정은 그의 대답을 듣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떴다.그리고 밖으로 나와보고 나서야 이곳은 인적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산속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아까 한세용이 알려준 대로 박민정은 큰길로 가기 위해 오른쪽으로 쭉 걸어갔다.너무 늦게 걸었다가 혹시나 방금 그 남자들이 마음이 바뀌어 따라오기라도 할까 봐 거의 달리다시피 걸음을 재촉했다.그러나 때가 이미 늦어 하늘도 점점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고 길은 온통 가시덤불이라 박민정의 팔과 다리는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하지만 이대로 멈출 수 없었기에 그녀는 이를 악물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원래 여기에 큰 길이 있었는데 아까 한세용이 혹시나 지키는 사람이 없는지 조심하라고 했다.한 편.역시나 윤석후가 사람들을 데리고 큰길에서 은밀히 잠복하고 있었다.이때, 한세용이 동영상 하나를 보내왔다.“소현아, 이제 박민정도 죽었으니 아무도 우리 두 사람의 앞길을 방해하지 못할 거야.” 윤소현은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무서운지 전혀 느끼지 못한 채 그저 영상을 보면서 기뻐했다.“너무 잘됐어요. 아빠, 빨리 장 변호사 쪽 일은 어떻게 되었는지 물어봐요.”그녀는 박민정을 납치하자마자 바로 장 변호사 쪽에도 사람을 보냈다.윤석후는 빠르게 전화를 걸어 확인한 뒤 한숨을 내쉬며 윤소현에게 말했다.“장 변호사도 이미 우리 쪽에서 잡아뒀대. 이제 그 사람이 상속권이 든 가짜 유언장을 만들고 정수미까지 깔끔하게 죽어주면 모든 일이 끝났어.”정수미의 얘기에 윤소현은 자기도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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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8화

정호철이 마침 눈치채고는 빠르게 그녀를 부축했다.그리고 밖에 와보니 윤소현이 이미 차 앞에 서서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엄마... 아니, 정 대표님. 아까 제가 영상 하나를 받았는데요.”정수미는 그녀의 말에 초조한 얼굴로 다급히 되물었다.“무슨 영상? 혹시 지금 민정이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줬어?”윤소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보시기 전에 꼭 마음 준비를 해주셔야 해요.”그녀의 말에 정수미는 심장이 바닥으로 내려앉는 것 같았다.“빨리 줘!”윤소현은 빠르게 영상을 틀어 정수미에게 보여줬고 정수미는 화면 속의 박민정을 본 순간 그대로 뒤로 넘어갈 뻔했다.윤소현이 옆에서 위로하는 척 다시 그녀에게 말했다.“제 생각에는 민정이나 대표님께 원한을 가졌던 사람의 짓인 것 같아요. 그리고 대표님께서 지엔 그룹을 민정이한테 물려준다니까 더는 못 참고 손을 쓴 거고요.”그녀의 말은 온통 모순덩어리였다.그러나 정수미의 머릿속은 이미 뒤죽박죽인 상태라 전혀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했다.이때, 옆에서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정호철이 차분하게 물었다.“소현 씨, 그런데 이 동영상을 왜 소현 씨한테 보냈을까요?”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윤소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어렵게 답했다.“저도 잘 모르겠어요.”정호철도 그녀의 대답에 더는 캐묻지 않고 다시 정수미를 위로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어쩌면 가짜 영상일 수도 있고 편집된 영상일 수도 있잖아요.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정씨 가문과 트러블이 있었던 회사는 없었어요. 경쟁 관계라고 해도 민정 씨의 목숨까지 위협할 만큼은 아니에요.”정수미는 서 있는 것조차 힘겨워 그저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다가 다시 그에게 물었다.“아까 민정이 행적을 알아냈다고 하지 않았어?”정호철은 그제야 생각났는지 재빨리 답했다.“네, CCTV에서 민정 씨를 데려갔던 그 차량을 찾았다고 했으니까 이제 그 차가 어디로 갔는지만 쫓아가 보면 될 것 같아요. ”“그래.”정수미는 힘겹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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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9화

그러나 거리가 너무 멀다 보니 누구 차인지 알아보기 어려웠다.그래도 경계를 늦출 수 없으니 차들이 모두 떠나기까지 기다려야겠다고 생각했다.살아남으려면 이런 기다림은 아무것도 아니다.그러나 박민정이 이 차량에 구조 요청을 안 하기 천만다행인 게 차 주인이 바로 윤석후네 사람들이었다.윤석후는 박민정한테 달려가다가 화장실이 너무 급해 잠깐 멈춰섰다.차량 불빛으로 그는 내린 사람이 누군지 똑똑히 볼 수 있었다.이때 윤석후의 호통 소리가 들려왔다.“여긴 대체 어디야? 기분 나쁘게!”분명 그때 자신을 해치려던 그 사람의 목소리라고 생각한 순간 박민정은 머리가 어지럽고 두통이 몰려왔다.“날 해치려던 사람이 윤소현이였구나!”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두 주먹을 꽉 쥐었다가 이상하게 이 장면이 너무 익숙하게 느껴졌다.박민정은 어렴풋이 1년 전에 자신이 납치되었을 때가 생각났다.그러다가 너무 기억하려고 애써서 그런지 머리가 또 아파지기 시작했다.하여 일단 모든 생각들을 접고 차들이 다 떠나간 뒤에 다시 앞만 보고 걸어갔다.얼마간 걸어가다가 그녀는 또 앞에서 차가 오는 걸 보고 다시 나무 뒤에 숨었다.그러나 이번에는 정수미가 타고 있는 차였는데 그녀는 사방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중얼거렸다.“민정이를 어떻게 이런 곳으로 데려왔을까?”이 시각 윤소현은 정수미네 차량을 뒤쫓아오다가 윤석후에게 메시지 하나를 보냈다.[아빠, 어떻게 되었어요?]윤석후는 빠르게 답장을 보내왔다.[그쪽에서 이미 깔끔하게 처리했는지 와보니까 아무것도 없어.][당장 거기서 나와요. 저랑 정 대표가 지금 그쪽으로 가고 있는데 마주치기라도 하면 일이 복잡해지니까.]“그래.”윤소현은 마지막 메시지를 보낸 뒤 다시 핸드폰을 내려놓았다.정수미는 얼마 안 가서 목적지에 도착했다.이곳은 도로 끝이었고 낡은 집이 딱 하나가 보였는데 정호철은 두말없이 사람들을 데리고 들어가서 샅샅이 찾아보기 시작했다.그러나 집안은 이미 텅 비어 있었다.“집 구조는 영상에서 봤던 거랑 똑같아.”정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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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0화

정수미는 핸드폰을 손에 꼭 쥐고 겨우 말을 내뱉었다.“민, 민정이를 찾았대.”밤새 한숨도 자지 못한 윤소현은 정수미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지금 어디에 있대요?”“병원에 데려갔다는데 별로 다친 데는 없나 봐.”정수미는 활짝 웃으며 다시 정호철에게 말했다.“우리도 괜찮은지 가보자. 분명 많이 놀랐을 거야.”“네.”정호철도 그제야 한시름 놓이는 것 같았다.그러나 윤소현은 옆에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혼란에 빠졌다.‘이럴 수가?’‘어떻게 찾아냈지?’윤소현은 순간 너무 어지러워 몸을 휘청거리다가 금방에라도 바닥에 쓰러질 것 같았다.정수미와 같이 왔던 차들이 하나둘씩 모두 떠나가는 모습을 본 윤소현의 비서가 그녀에게 살짝 다가와 물었다.“혹시 저희도 따라가야 하나요?”그러자 윤소현은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당연하지!”당장 가서 박민정이 진짜 살아있는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차에 올라타서도 윤소현은 핸드폰을 쥐고 있는 손이 자꾸만 떨려왔다.병원.박민정은 전면 검사를 받았는데 별다른 문제 없이 그저 너무 피곤해서 잠든 것뿐이라고 했다.그리고 팔과 다리도 그저 작은 찰과상만 있다고 의사가 전했다.박민정이 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몇 시간이 흐른 뒤였다.그녀는 눈을 뜨자마자 자기 곁을 지키고 있는 유남준을 보게 되었다.“좀 어때?”유남준의 물음에 박민정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전 괜찮아요. 그저... 배고프고 목이 너무 말라요.”어제 납치된 뒤로는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다.그녀의 대답에 유남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빠르게 물 한 잔과 간식거리를 가져왔고 박민정은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정수미는 사람들과 같이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마침 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리고 재빨리 박민정에게 달려와 울먹거리며 물었다.“민정아, 나 지금 꿈꾸는 거 아니지?”박민정은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어쩔 줄 몰라 했다.“왜요? 전 아무렇지 않아요.”그녀의 대답에 정수미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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