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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제안의 모든 챕터: 챕터 861 - 챕터 870

1272 챕터

제861화

조지 부인은 바를 자주 드나드는 단골이었지만 최근에 제이슨에게 푹 빠져 바에 간 적이 없었다.하여 일한지 얼마 되지 않은 리차드에 대해 아예 몰랐다.“사모님만의 뜻이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뭐지? 여자 친구 있다는 사람이 이렇게 대놓고 얘기한다고?’“그럼 솔직하게 말할게. 난 네가 꽤 마음에 들거든. 그래서 스폰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리차드는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영광입니다.”“동의하는 거야?”“당연하죠.”‘내가 사람 잘못 잡아 온 거 아니지?’조지 부인은 불안함에 사진을 꺼내 다시 한번 비교해 봤는데 누가 봐도 사진 속의 그 사람이었다.“계약서야. 읽어봐.”조지 부인은 바로 사인할 수 있게끔 미리 계약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리차드는 앞으로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았고 그것은 스폰관련 계약서였다.계약에 사인한 순간 리차드는 바로 7천만 원을 얻게 된다. 앞으로 매달 1억 남짓의 용돈과 다양한 선물을 받게 되고 심지어 계약이 끝나는 날에도 수천만 원을 받을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그 조항들을 본 리차드는 두 눈이 반짝 빛났다.조지 부인의 스폰을 받는다면 불과 몇 달 만에 부자가 될 수 있다.조지 부인은 입꼬리를 올리며 리차드를 바라봤다.“미리 충고하자면 난 소유욕이 엄청 강한 사람이야. 계약 기간 동안 다른 여자를 만났다는 게 들키면 그간 받았던 모든 것을 돌려줘야 할 거야. 아참, 그리고 10억 정도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해.”리차드는 확신에 차서 말했다.“잘 알겠습니다. 그럴 일은 절대 없으니까 걱정 안 하셔도 돼요.”“그래? 그럼 계약서에 사인해. 앞으로 한 달 동안 넌 내꺼야.”“알겠습니다.”리차드는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히려 노력했으나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도무지 억제할 수가 없었다.자리에 앉은 그는 펜을 들어 계약서에 자신의 이름과 개인 정보 그리고 계좌번호까지 적었다.조지 부인은 서명된 계약서를 바라보며 웃었다.“좋아. 7천만 원은 바로 입금될 거야. 그리고 이참에 얘네랑 같이 백화점에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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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2화

온하랑은 짜증이 밀려오는 듯 이마를 문질렀다.‘이제 와서 왜 이러는 거야? 더 이상 속일 방법도 없는데 나보고 어떡하라고... 차라리 솔직하게 부승민한테 털어놓을까?’온하랑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다시 일에 전념했다.그러다가 점심때쯤 낯선 사람이 보낸 메일 한 통을 받게 되었고 의아해하며 메일을 열어본 온하랑은 그 안에 담긴 사진 몇 장을 보게 되었다.구도를 보니 몰래 찍은 것처럼 보였고 초점이 완벽하게 잡히지 않았으나 사진 속의 주인공이 리차드인 건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그는 쭉쭉빵빵한 몸매를 가진 여자와 뜨거운 키스를 나누고 있었다.여자는 차 앞쪽에 기대어 있었는데 그 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차 로고로 짐작했을 때 상당한 부자인 게 틀림없었다.온하랑은 그제야 리차드가 왜 계약을 해지했는지 깨달았다.알고 보니 그는 돈 많은 스폰을 구해 더 이상 온하랑이 필요 없었다.계약 해지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온하랑은 곧바로 이 사진을 받게 되었다. 모든 게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이상한 점이 너무 많다.순간 그녀의 머릿속에는 부승민의 얼굴이 떠올랐다.‘설마 부승민이 한 짓이야?’때마침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고 동시에 핸드폰도 울렸다.확인해 보니 부승민의 보낸 카톡이었다.“하랑아, 점심 가져왔는데 문 좀 열어봐.”생각에 잠긴 온하랑은 방금 그 사진을 확대하며 자세히 관찰하다가 현관으로 가서 문을 열고선 미심쩍은 눈빛으로 부승민을 바라봤다.어제의 쓸쓸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마치 다른 사람인양 활기 넘쳤다.“하랑아, 점심 먹자.”“귀찮게 매달리지 않겠다고 네가 어제 직접 얘기했잖아.”“맞아. 어제는 매달리지 않겠다고 했었지. 하지만 오늘은 새로운 하루잖아.”부승민은 웃으며 말했다.“들어와.”현관 앞에서 한참 동안 실랑이할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달리 온하랑은 순순히 그를 집안으로 들여보냈다. 사진이 먹혔다는 생각에 부승민은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두 사람은 소파에 마주 보고 앉았다.부승민은 싸 온 도시락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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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3화

부승민은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실은 사람 시켜서 미행했어. 처음에는 약점 잡으려고 시작했던 건에 이런 사진이 찍힐 줄은 몰랐어. 하랑아, 믿어줘. 이 사진은 진짜야. 내가 무슨 말을 하든 안 믿는다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모르는 계정으로 메일을 보낸 거야.” 듣자마자 거짓말인 걸 알아챈 온하랑은 팔짱을 낀 채 흥미롭다는 듯이 부승민을 뚫어지라 바라보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정말 사람을 시켜 미행했다면 리차드가 술집 종업원이라는 건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었을 텐데 반응을 보아하니 부승민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그는 진심 어린 미소를 지으며 간절하게 애원했다.“하랑아, 정말 믿어줘.”온하랑은 웃으며 사진 속의 여자를 가리켰다.“이 여자. 아는 사람이야?”“모르는... 모르는 사람이야.”온하랑의 시선을 마주친 부승민은 흠칫하더니 곧바로 말을 바꾸었다.“내가 이 여자한테 리차드를 꼬시라고 한 건 맞는데 이렇게 덥석 미끼를 물 줄은 아예 몰랐어. 솔직히 리차드 같은 사람이 바람피우는 건 시간 문제야.”“그래서? 내가 너한테 고맙다고 해야 하니?”“응.”“정말 미쳤구나. 당장 나가.”온하랑은 잠깐이나마 마음이 약해졌던 자신을 원망했다.부승민이 쉽게 포기할 스타일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음에도 그를 과소평가했다.“하랑아, 정말 진심으로...”온하랑은 말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그를 밖으로 밀어냈다.“나가.”“리차드는 믿을만한 사람이 아니야. 나한테 다시 한번 기회를 줘....”부승민은 뒤로 밀려나면서도 결코 입을 다물지 않았다.그렇게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혔고 부승민은 멍하니 그곳을 바라보고 있었다.소파로 돌아온 온하랑은 자리 잡고 앉아 점심을 먹었다.‘요리 실력은 인정해 줘야 한다니까. 맛있네.’오후에도 줄곧 일에 전념하던 온하랑은 편집장의 연락을 받았다.“페이, 회사 산하의 금융사에서 잡지 촬영을 해줄 사진작가가 필요하대. 시간 괜찮아? 다른 작가들은 스케줄이 다 찼나 봐.”“언제 찍는데요? 마감 시간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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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4화

그의 왼쪽에는 낯선 남자였고 오른쪽에는 온하랑이 아는 편집장이었다.그리고 그의 뒤에는 메이크업 선생님들과 비서들이 뒤따랐다.온하랑은 입꼬리를 한번 놀리고는 부승민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당신이 여기엔 웬일이야?”편집장 등 사람들은 온하랑의 앞에 멈춰 섰다. 안 그래도 편집장은 온하랑과 찰스가 다 같은 한인이고 같이 필라시에서 지서 서로 알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온하랑에서 서로 아는 사이인지 물어보고 싶었다.근데 그전에 왼쪽에 있던 남자는 아주 언짢다는 듯 온하랑을 힐끔 보고는 한보 빠르게 입을 열고 물었다.“당신이 오늘 촬영을 담당할 촬영 기사에요? 우리 찰스 님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예요?”부승민은 덤덤하게 웃으며 온하랑을 향해 눈을 깜빡이고는 말했다.“괜찮아요.”편집장도 수습하면서 말했다.“페이 씨도 절대 고의로 그런 게 아닐 거예요. 자, 페이 씨, 제가 소개를 해 드릴게요. 이분은 브라운 태크닉 회사의 담당자 찰스 님이고 여기 이분은 경제 잡지의 편집장 화이트 님이에요. 찰스 님, 그리고 여긴 오늘 촬영을 맡은 사진작가 페이 씨에요.”온하랑은 감을 잡은 듯 스리슬쩍 부승민을 한번 쳐다보고는 말했다.“찰. 스. 님. 안. 녕. 하. 세. 요!”‘부승민이 오늘 내가 맡은 촬영 상대라고!?’‘어쩐지 이름도 없고 사진도 없다 했어!!’“안녕하세요. 합작하게 되어서 기쁘네요.”부승민은 얼굴색 일도 안 변하고 태연하게 말했다.“찰스 님이 마음이 넓으셔서 그냥 넘어가는 거예요. 앞으로 말조심하세요.”화이트는 온하랑을 째려보았다.온하랑은 입꼬리를 씰룩이더니 대답했다.“네네. 찰스 님, 죄송해요. 제가 방금 찰스 님을 다른 사람으로 착각해서 실례를 범했네요.”“오? 누구로 착각하셨는데요?”“제 지질한 전남편으로요.”“...”부승민 왼쪽에 선 분이 성질을 부릴 것 같아서 온하랑은 재빨리 해명했다.“아이고, 제 주둥이, 찰스 님은 비주얼이 엄청나신 데 어떻게 감히 제 전남편과 비교하겠어요? 그 사람은 찰스 님 눈곱보다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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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5화

편집장은 하는 수 없이 온하랑에게 걸어가 물었다.“무슨 일이에요? 페이 씨?”온하랑은 카메라 속 사진들을 편집장에게 보여주면서 말했다.“각도가 잘 안 잡혀서 사진이 별로 예쁘게 나오지 않네요.”편집장은 사진을 보고는 또 이전의 사진 몇 개를 마저 보고는 이해가 안 간다는 듯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며 물었다.“잘 나왔는데요?”“잘 나왔다고요?”“잘 나왔지 않아요?”“어디가 잘 나왔다는 거예요?”“페이 씨 자신한테 요구가 너무 높은 거 아니에요? 아니면 찰스 님더러 직접 보라고 할까요?”온하랑은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들어 부승민을 보면서 말했다.“당신 여기 와서 봐봐요.”부승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오고는 온하랑의 말대로 카메라 안의 사진을 들여다보고는 웃으며 말했다.“괜찮네요. 페이 씨, 실력이 아주 대단한데요.”화이트도 다가와 사진을 힐끔 보더니 어리둥절했다.“?”‘모델이 그만큼 한 비주얼이 있으니, 누가 찍어도 못생기진 않을 건데 도대체 어딜 봐서 실력이 대단하다는 거야?’‘어휴, 찰스 님도 정말 착해라.’“솔직하게 말해요.”“솔직하게 말한 건데요.”온하랑은 침묵했다. 그녀는 입술을 오므리며 정말 자기 자신한테 문제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온하랑은 사진 속 부승민이 안 이쁘다고 생각했다.안 이쁜 게 아니라, 사진 속 부승민도 여전히 멋있고 카리스마 있었지만, 온하랑은 사진에는 실제 부승민의 잘생김을 담아내지 못했다고 생각했다.‘내가 승민 오빠에 대해 너무 익숙해서 그런가?’온하랑이 부승민에 대해 어느 정도로 익숙한가?오바해서 말하면 부승민이 재가 되더라도 온하랑은 그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익숙했다.온하랑의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그 시절에 부승민의 얼굴은 시종 여러 가지 방식으로 그녀의 꿈속에 나타났다.그리고 부승민이 나타난 곳이라면 그녀의 시선은 무조건 그의 몸에 떨어지곤 하였다.그리고 그 후에 두 사람은 또 같이 3년 동안 같은 침대에서 잤다.온하랑은 부승민 몸의 모든 디테일들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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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6화

“외투를 벗고 우리 저쪽으로 가서 찍어요.”화이트는 놀라웠다.“벌써 자리를 옮겨요? 몇 장 안 찍은 거 아닌가요.”“총 네 장 필요하시니까 많이 찍을 필요 없어요.”“만약 찰스 님이 네 장을 고르지 못하면 어떡해요?”“무조건 고를 수 있을 거예요.”세 번째 사진, 부승민은 소파에 앉았다.온하랑은 전신을 찍을 생각이어서 부승민에게 말했다.“좀 자연스럽게 너무 경직되어 있지 말고 평소에 앉던 대로 앉으세요.”사진 속 화면을 넘쳐날 것 같은 부승민의 긴 다리를 보며 온하랑은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자리를 바꾸죠.”화이트가 말했다.“벌써요?”“네.”온하랑은 나머지 배경들이 다 마음에 들지 않아 잠시 생각하더니 부승민에게 말했다.“우리 밖에서 찍어요. 차 안에 있는 사진을 한 장 찍어요.”“좋아요.”“찰스 님은 차를 어디에 두었어요?”“지하 주차장에 있어요.”온하랑은 몸을 돌려 편집장과 화이트에게 물었다.“혹시 두 분 중 누구의 차가 건물 앞 주차장에 있나요?”“저요. 제 차로 찍어요. 마침, 며칠 전에 세차했어요.”몇몇 스태프는 반사판을 들고 같이 내려갔다.부승민은 운전석에 앉고는 차창을 절반 내렸다.“이쪽을 보시고 눈빛 처리해 주세요. 저분이 찰스 님 전 와이프의 남자 친구라고 생각해 보세요.”온하랑은 옆에 서 있는 화이트를 가리키며 말했다.화이트는 어안이 벙벙했다.“?”이 사진을 찍고 나서 온하랑은 선택했던 4장의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며 확실히 빠진 부분이 없는지를 확인했다.“됐어요. 촬영이 끝났어요.”“벌써 다 찍은 거예요?”화이트는 걸어 나와 부승민에게 차 문을 열어주면서 의심하는 말투로 물었다.“네.”화이트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지만 부승민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찰스 님, 우리 올라가서 사진을 골라 봐요.”부승민은 온하랑의 뒷모습을 한번 쳐다보았다.접대 실에 돌아와서 온하랑은 사진을 컴퓨터에 올린 후 자신이 정성껏 촬영한 사진 4장을 한곳에 모여놓고 부승민을 보며 말했다.“저는 이 4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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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7화

중도에 온하랑은 화장실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로비에서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 룸으로 돌아가기 싫어서 온하랑은 계단 입구에 서서 싸움을 구경했다.온하랑은 곧 그들이 무엇 때문에 싸우고 있는지를 이해했다.두 여자가 한 남자를 두고 다투는 중이었다.남자는 원래 두 여자 중 한 명과 사귀는 사이였는데,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웠고 원래 여자 친구와 헤어지려고 했다.그러나 여자 친구는 하락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가 남자 친구를 엄청나게 사랑하며 남자 친구가 바람을 피우는 거에 대해 신경 안 쓴다고 말했다. 남자 친구가 나중에 제삼자와 계속 연락한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신경 쓰지 않을 거라고 했다.온하랑은 어안이 벙벙했다.“??”‘이런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가십거리를 다 알고 나서 온하랑은 천천히 룸으로 돌아가며 머릿속에는 부싯돌 같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온하랑이 한 가지 일을 소홀히 한 듯했다.그것은 바로 민지훈이든 리차드든, 온하랑은 그들이 다른 여자와의 친밀한 사진을 보면서 부승민한테 시달려 그들과 헤어졌을 때, 마치 자기와 상관없는 일인 것처럼 모두 속상한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그 이유는 온하랑은 그들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었다.아마 부승민도 이런 점을 눈치채고 나서 겁 없이 민지훈을 건드리고 리차드를 건드렸다.온하랑은 그제야 깨달았다. 부승민을 화나게 만드는 데 있어서의 관건은 자신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거지, 남자 친구를 사귀는 것이 아니라는 걸 말이다.남자 친구는 쉽게 부승민한테 당할 수 있지만, 온하랑의 마음은 쉽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만약 내가 리차드 때문에 속상해하고 초췌해져서 죽고 못 살겠다고 한다면 승민이는 어떻게 나올까?'문득 누군가가 온하랑의 어깨를 툭 쳤다.“아…”온하랑은 생각에 잠겨 넋 놓고 있다가 깜짝 놀랐다.몸을 돌려 부승민인 걸 보고 온하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토닥였다.“깜짝이야, 오빠 뭐 하는 거야?”“나야말로 너한테 뭐 하는지 묻고 싶어. 그렇게 오래 나가서 안 돌아오고는 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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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8화

“당신 뭐 하는 짓이야?”온하랑은 바로 핸드폰을 뺏어와서 보물을 안고 있는 것처럼 핸드폰을 품에 안고는 경계의 눈빛으로 부승민을 바라보았다.온하랑은 전혀 리차드에게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으며 부승민에게 들킬까 봐 얼른 핸드폰을 숨긴 것이었다.온하랑의 이런 반응을 본 부승민은 화가 잔뜩 났다.“온하랑, 너 바보가 된 거 아니야? 널 두고 바람난 남자를 그렇게 염념불망 하다니?!”온하랑은 눈초리를 내리며 여전히 그 말이었다.“나도 그러고 싶지 않은데 내 마음이 저도 모르게...”“너...”부승민은 화가 나 하마터면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그는 눈을 감고는 깊게 숨을 들이켜고는 입을 열었다.“하랑아, 너 지금 나한테 거짓말하는 거지? 그 남자가 뭐가 좋다고?”“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아무튼 개가 좋아. 마치 오래전부터 서로 알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어.”부승민은 심장이 철컹 내려앉았다.‘설마 하랑이가 대학교 3학년 때 교환학생으로 왔을 때부터 리차드랑 알고 지냈던 건가?’‘그렇다면 라차드가 하랑이 아이의 아버지일까?’부승민은 눈초리를 떨구고는 마치 안개에 침식되는 것처럼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무릎 위에 놓인 두 손을 점점 꼭 쥐더니 너무 힘을 준 나머지 뼈마디가 다 하얘졌다.온하랑은 부승민을 힐끔 쳐다보았다. 안색이 창백하고, 마치 노승이 좌정하는 것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주먹을 불끈 쥔 부승민을 보며 온하랑은 그가 정만 자기 때문에 화가 난 줄 알아서 마음이 저도 모르게 쪼여 들었다.‘아니면 그냥 다 솔직하게 말할까?’‘안돼. 그럼, 오빠한테 너무 관대한 거잖아.’‘내일, 내일 다시 오빠한테 말해주자.’차 안은 순간 조용해졌다. 그저 세 사람의 숨 쉬는 소리만 남았다.차가 아파트 아래에 도착할 때까지 고요함은 지속되었다.온하랑은 차 문을 밀고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여전히 제자리에 앉아 있는 부승민을 보고 그에게 소리쳤다.“승민아, 안 내려요?”부승민은 눈초리를 떨군 채, 온하랑에게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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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9화

‘바텐더라고?’‘하랑이가 이런 사람을 좋아할 리가? ! 심지어 나한테는 바의 벽화 가라고 거짓말까지 했다니?!’부승민은 진짜 언제 한번 온하랑을 데리고 안과에 한 번 다녀와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언제 만났어?”부승민은 이마의 핏줄마저 곤두섰다.“아마도 일주일 전쯤일 거예요. 걔랑 걔 친구가 바에 와서 저희를 찾았어요. 자기 전남편이 요즘 자기한테 집착할 거라고 했어요.”리차드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지는 부승민을 보며 계속해서 말했다.“자기 남자 친구인 척 연기를 해줄 사람을 구한다고 했어요. 그리고 걔가 절 골랐어요.”부승민은 몇 초 동안 침묵하더니 죽은 사람을 보는 것 같은 쌀쌀한 눈빛으로 리차드를 보면서 말했다.“거짓말! 만약 당신들이 만난 지 일주일밖에 안 되었다면 걔가 어떻게 당신을 좋아하겠어? 제대로 말해. 너희 몇 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거 아니지?”리차드는 횡설수설하며 해석했다.“제 말이 다 진짜예요. 전 거짓말 하지 않았어요. 제 동료들도 증명해 줄 수 있어요. 그리고 계약서, 제가 계약서를 보여드릴게요!”“계약서?”“네. 저희 그때 계약서까지 썼어요. 일이 끝나면 저에게 천사백만 원을 준다고 했어요.”부승민은 실눈을 뜨면서 자세하게 리차드의 표정을 관찰하면서 일말의 디테일로 놓치지 않았지만 결국 아무런 이상함도 발견하지 못했다.‘설마 리차드 정말로 거짓말한 게 아닌가?’리차드는 부승민의 시선에 등골이 오싹했다. 부승민이 조용히 말을 안 하는 것을 보자 리차드는 또 황급히 해석했다.“... 당신이 말한 걔가 날 좋아한다는 말, 정말 말도 안 돼요? 그게 어떻게 가능해요?”‘설마...’부승민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나 나가서 전화 한 통만 하고 올게.”룸에서 나간 부승민은 바로 육광태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 반대편에서는 육광태의 깔렁껄렁한 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부 사장, 어쩐 일이야?”“내가 물어볼게. 하랑이랑 리차드 언제부터 만난 거야? 어디서 만났어?”이 말을 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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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0화

부승민은 조지 부인이랑 인사를 한 후 바로 아파트로 돌아갔다.온하랑은 부승민의 사진을 보정 중이었다.정성스럽게 찍은 4장의 사진에 대해 온하랑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전혀 많은 손길을 들이지 않아도 되었으며 간단하게 조절만 하면 되었다.갑자기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온하랑은 문 쪽을 한 눈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문을 향해 걸어가면서 물었다.“누구세요?”“나.”‘부승민?’온하랑은 도어 스코프로 밖을 내다보니 문 뒤에는 확실히 부승민이었다.‘화가 나서 삐진 거 아니었나?’‘왜 또 온 거지?’온하랑은 문을 열면서 의심스럽게 부승민을 쳐다보았다.“당신이 왜 왔어? 설마 지금까지 차에 있다가 올라온 거라고 하지 마.”“아니야.”부승민은 얼굴빛이 평온하고 입가에는 일말의 은은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할머니께서 바로 전에 나한테 전화하셨어. 들어가서 얘기해.”온하랑은 부승민의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녀는 몸을 비틀어 부승민이 들어오게 하고는 문을 닫았다.“할머니께서 뭐라 하셔?”“아무 얘기도 안 했어.”“?”‘그럼 이 사람 뭐 하러 온 거지?’온하랑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부승민을 쳐다보았다. 순간 부승민의 그윽한 눈초리와 눈빛이 마주친 순간, 우물처럼 잔잔한 그의 눈빛에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부승민의 시선에 마음이 조마조마해진 온하랑은 두 손으로 팔을 비비며 물었다.“당신... 당신 왜 날 그렇게 봐?”부승민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온하랑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면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하랑아, 이제 보니 너도 간이 제법 크더라.”“그... 그래? 왜 갑자기 그렇게 말해?”온하랑은 입꼬리를 씰룩거리더니 한 발짝 물러섰다.그녀는 부승민이 무엇인가를 알아차렸다는 것을 느꼈다.부승민은 천천히 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더니 온하랑의 눈앞에 펼쳐 놓았다.“네가 직접 사인한 건데, 기억하지?”‘젠장. 들켰네.’온하랑은 동공이 축소되면서 눈빛이 반짝이더니 머릿속에서는 톱니바퀴가 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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