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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제안의 모든 챕터: 챕터 841 - 챕터 850

1272 챕터

제841화

온하랑은 의심스러운 눈초리고 한참을 둘러보다 결국 의혹을 등 뒤로 넘겨버리고 잡지사로 향했다.잡지 내부페이지에는 배우 사진뿐만 아니라 인터뷰 내용과 관련 묘사도 적혀있고 사진은 인터뷰 내용과 함께 사용되며 표현력이 있어야 한다.물론 배우 측에도 원하는 스타일이 있어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따로 두고 있다.그런데 온하랑이 지극히 젊은 여자이자 외국인인 것을 보고 배우 매니저는 깊은 걱정이 들었다.그는 온하랑이 괜히 사진을 잘못 찍어 모든 것을 망칠까 봐 편집장에게 다른 사진작가가 있냐고 묻기까지 했다.그러자 편집장은 애써 매니저를 달래주었다.“에이, 조급해하지 말게. 페이도 상당히 훌륭한 젊은 사진작가야. 먼저 그녀에게 기회를 주자고. 반드시 자네 마음에 쏙 들 테니까.”사실 편집장도 자신은 없었다. 페이도 전에 인물 촬영을 한 경험이 있지만 일반인과 스타는 요구 사항이 다를 뿐만 아니라 화면 구현도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들이 불러냈기에 인제 와서 그녀를 돌려보낼 수도 없다.편집장이 막말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매니저도 그녀의 체면을 봐서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같은 시각, 온하랑은 매니저와 배우 본인과 소통하기 시작했다.자신의 서비스 대상이 배우라는 것을 알게 된 온하랑은 배우의 사진과 작품을 찾아다니며 배우의 얼굴 상태와 기질을 미리 연구했고 지난 잡지 속 스타일도 찾아보며 대략적인 촬영 계획을 세웠다.그들이 원하는 효과를 알게 된 후, 온하랑은 스태프더러 소품을 준비하도록 하였다.현장은 이미 미리 만들어 놓은 것이었고 그녀는 그저 안에서 좌우를 둘러보며 간단하게 배치를 바꾸었다.매니저는 온하랑의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며 천천히 마음을 놓기 시작했다.상대도 잡지와 사진을 찍은 경험이 많은 배우였기에 그들은 호흡이 매우 잘 맞았다.내부페이지 일러스트 외, 그들은 결코 적지 않은 사진을 성공적으로 촬영했다.촬영을 마치고 온하랑은 모든 사진을 컴퓨터로 옮겨와 편집장, 배우, 매니저에게 한 장씩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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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2화

매니저도 바쁜 것인지 아니면 배우와 소통하느라 늦어지는 것인지 계속하여 답변이 없었다.온하랑도 작업이 급하지 않으니 슬슬 저녁 먹으러 핸드폰을 챙기고 집을 나섰다.저녁을 먹던 중 그녀는 문득 머릿속에 또 하나의 아이디어가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갔다.온하랑은 이웃을 쫓아낸 한국 남자가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하지만 사실 여부는 경찰서에 가서 확인을 받아야 한다.저녁을 먹고 온하랑은 경찰서에 잠깐 들렀는데 마침 당직 경찰관이 온하랑 사건에 연루되었던 사람인지라 온하랑은 곧바로 경찰관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톰이라는 사람 혹시 한국 남자였나요?”“네.”경찰관이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말을 이었다.“당신이 떠나고 나서야 그 점이 생각나서 당신에게 말하는 것을 깜빡했군요.”“네, 감사합니다.”확답을 받은 온하랑은 자신의 추측을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이제 어떻게 해야 톰을 낚아챌 수 있을까?온하랑은 생각에 잠긴 채 계속하여 앞으로 나아갔다.한편, 힙한 복장에 굵은 체인 목걸이를 한 젊은 양아치 몇 명이 문신이 가득 박힌 팔뚝을 드러내며 맞은 편에서 걸어왔다. 그러고는 외국인으로 보이는 온하랑이 혼자 길을 걷고 있는 것을 보자 선두에 선 양아치가 미심쩍은 표정을 짓더니 좌우로 친구와 눈을 마주치고는 곧 온하랑의 앞을 가로막았다.“어이, 예쁜이. 오빠랑 놀러 갈래?”온하랑은 발걸음을 멈추고 눈앞의 몇 사람을 경계하듯 쳐다보고는 한 걸음 물러서며 호통쳤다.“저리 가, 누가 당신들과 놀고 싶대?”온하랑의 세상 물정 모르는듯한 행동과 믿는 구석이 있는 듯 두려울 것 없다는 꼴을 보더니 양아치들은 냉소를 터뜨리며 비아냥거렸다.“이건 당신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가기 싫어도 가야지 뭐.”그러더니 그는 갑자기 온하랑의 어깨를 움켜쥐고는 그녀의 몸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저리 가!”온하랑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그녀는 사나운 얼굴로 순식간에 그의 손을 가로막고 몸을 피했다.그런데 그사이, 다른 사람들도 어느새 흔적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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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3화

톰이 육광태인 걸 알게 된 건 사실 그날 그녀가 잡지사에 가려고 집을 나설 때 그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그때는 그냥 익숙하다 느꼈을 뿐 확인을 하진 못했지만 나중에 다시 생각해보니 만약 부승민이 정말 그녀를 위해 그녀와 관계를 끊은 거라면 그도 반드시 온하랑에게 사람을 붙여 그녀의 안전을 보호할 것이다.하여 온하랑을 도와 이반의 음모를 간파한 톰과 옆집 이웃을 쫓아낸 한국 남자, 노준형이 알려준 진실, 그리고 익숙한 그림자까지 온하랑은 왠지 이 모르게 연결된 것 같다고 느껴졌다.만약 부승민이 정말 온하랑을 보호해줄 사람을 보냈다면 그녀가 밤에 외출했을 때, 분명 누군가가 그녀를 따라갔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경찰서에서 경찰관에게 물었을 때 온하랑이 유리창 앞에 서서 밖을 내다보며 두리번거리자 아니나 다를까 가까운 곳에 낯익은 모습이 보였다.하여 양아치들의 등장은 상당히 공교로웠고 그녀는 일부러 그들을 격분시켜 육광태가 어쩔 수 없이 그녀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도록 한 것이다.정체가 발각되자 육광태는 어색하게 코를 매만지며 물었다.“어떻게 아셨어요? 설마 노준형 씨가 알려준 겁니까?”“아뇨. 저 스스로 추측한 거예요. 갑시다, 커피 한 잔 사드릴게요.”근처 카페안.온하랑은 팔짱을 끼고 여유롭게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꺼냈다.“자, 그럼 이제 어떻게 된 일인지 말씀해 보세요.”“어찌 된 일이라니요? 다 알아맞히지 않았습니까?”육광태가 듯 손을 내저어 보였다.“부승민이 오라고 했습니까?”“그 사람 말고 누가 있겠습니까?”톰이 정말 육광태라는 것을 확인한 온하랑은 그제야 노준형의 말을 조금 믿게 되었다.다만 부승민이 대체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었다.정말 정신줄을 놓기라도 한 것인지 그런 방식으로 그녀와 관계를 끊을 생각을 하다니 말이다.“그럼 광태 씨는 제가 필라시에 도착하자마자 저를 따라다녔던 겁니까?”“아뇨. 전 당신보다 하루 늦게 도착했습니다.”“부승민이 경제범죄로 고소당했는데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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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살짝 정곡이 찔린 편집장은 조금 낮은 목소리로 다급히 답했다.“그러니까 제발 내 말 좀 들어. 내 말은 틀린 적 없다니까.”이윽고 매니저는 온하랑을 찾아가 견적을 요청했다.상업 촬영작가는 사진 장수에 따라 돈을 받는다.하여 온하랑은 전후 두 개의 주문서를 합치면 사릴 스튜디오의 한 달 월급보다 더 많았다.게다가 그녀는 지금 막 걸음마 단계라 견적이 매우 낮기에 나중에 유명해지면 더 많이 벌게 될 수밖에 없다.하지만 거래가 끝나고 온하랑은 즉시 귀국 항공권을 끊었다.그녀는 육광태 외에 누구에게도 이 소식을 말하지 않았고 부승민에게도 알리지 말라며 육광태에게 신신당부했다. 비록 말해준다고 해도 부승민은 지금 구금 중이라 소식을 들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온하랑은 아무런 짐도 챙기지 않았고 오직 휴대폰, 충전케이블, 신분증, 여권 등 각종 증명서가 든 작은 가방 하나만 챙겼다.비행기에서 내린 온하랑은 바로 택시를 잡아타고 부승민이 구금된 경찰서로 가서 자신이 준비한 서류를 꺼내 면회를 신청했다.이윽고 경찰은 그녀를 데리고 면회실로 가서 기다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의 인솔하에 부승민이 맞은편의 유리 뒤에 모습을 드러냈다.온하랑의 모습을 보는 순간, 부승민은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가슴은 걷잡을 수 없이 쿵쿵 뛰고 묶인 두 손은 격동된 마음에 주먹을 꽉 쥐었다.하랑이?온하랑은 이미 떠나지 않았나?왜 갑자기 여기 나타난 거지?그때, 온하랑이 고개를 들어 부승민을 바라보았다.그들은 오랫동안 서로의 얼굴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거의 두 달만인가?오랜만에 보니 부승민은 이전보다 좀 야위고 낭패한 것 같았다.한편, 부승민은 심호흡을 한 뒤 아무런 내색도 없이 온하랑의 맞은편에 앉아 그녀를 차갑게 노려보며 짜증스럽게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왜 왔어?”그러자 온하랑은 곧 정신을 차리고 그를 보며 비아냥거렸다.“당연히 네 우스운 꼴 보러 왔지.”부승민은 어리둥절했다.그러나 온하랑은 턱을 치켜들고 계속하여 비아냥거리며 그를 비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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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5화

경찰서에서 나올 때 온하랑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진실을 몰랐을 땐 주의하지 않았지만 이제 부승민의 계획을 알게 되니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그의 눈빛과 표정을 관찰하며 쉽게 단서를 발견할 수 있었다.일부 눈빛은 사람을 속일 수 없다.그녀는 눈 밑 깊은 곳에 상처받은 기색이 어렴풋이 드러나면서도 냉정한 얼굴로 독설을 퍼붓고 자신이 잘 위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승민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허.온하랑은 여전히 그날 부승민의 사무실에서 추서윤을 보고 얼마나 가슴 아팠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그런데 알고 보니 이 모든 것이 가짜였다니.그럼 괜히 슬퍼한 거 아니겠는가?하여 온하랑은 반드시 이 모든 것을 부승민에게 돌려주고 그더러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해야 한다.이제 드디어 부승민의 차례가 되었다.그러게 누가 그에게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라고 했는가?!누가 그에게 이런 방식으로 그녀를 대신해서 선택하라고 했는가?!부승민은 멋대로 이렇게 하는 것이 그녀를 위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이건 전혀 그녀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그나저나 희롱하는 것은 희롱이지만 사람을 구할 방법은 찾아야 한다. 부승민이 정말로 형을 선고받게 놔둘 수는 없으니까.하지만 어떻게 구해야 하지?온하랑은 부승민이 정말 경제범죄를 저지를 거라고 믿지 않는다.하지만 아직 조사 중이라 상대방이 증거를 위조해 부승민을 고발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그러나 증거 조작에는 항상 단서가 남는 법이다.따라서 이 일에는 위의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위에서 계속 진상을 조사하기만 하면 반드시 부승민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이윽고 온하랑은 문득 서 의원을 떠올렸다.그 사람은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거물로서 그가 부승민을 지키기만 한다면 부승민에게는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그러나 서정훈과도 같은 사람들은 줄곧 일이 바빠서 매일 출입할 때마다 전용차와 경호원이 따라 다닌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그를 만날 수 있을까?그 순간, 온하랑은 연도진을 떠올렸다.그날 경찰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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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6화

“그래요.”연도진은 전화를 끊고 몸을 돌리자마자 언제 온 건지 이엘리아가 그의 뒤에 서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오빠, 누구 전화예요?”이엘리아가 의심스러운 듯 그를 쳐다보았다.“그냥 비즈니스 친구야.”연도진은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아뇨. 전 안 믿어요.”이엘리아는 입술을 오므린 채 큰 눈을 빤히 뜨고 연도진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방금 분명 여자 목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요.”조금 전까지만 해도 거실에 잘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를 받고 나와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을 보면 분명 꿍꿍이가 있다.그러니 그에게 전화한 사람은 틀림없이 페이이다.대체 무슨 부탁을 했기에 연도진이 그토록 쿨하게 받아들였단 말인가?“아니야. 네가 잘못 들은 거야.”연도진은 여전히 안색 하나 바꾸지 않았다.“이만 방에 들어가자.”“전 잘못 들은 게 아니에요. 거기 서... 거기 서란 말이야...”이엘리아는 연도진의 뒷모습을 향해 외쳤다.그러나 연도진이 여전히 고개조차 돌리지 않자 이엘리아는 화가 치밀어 올라 발을 동동 굴렀다.한편, 온하랑은 자신이 묵을 호텔을 찾았다.연도진은 다음날 오후, 온하랑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는 이미 서정훈의 비서에게 연락을 넣어 오늘 저녁 서정훈이 다른 지도자들과 모 식당에서 식사할 것이라고 말해주었다.하여 식사를 마친 후, 서정훈은 30분 동안 그녀를 만날 수 있다.그리고 그때가 되면 연도진은 직접 온하랑이 사진을 지우는 것을 감시할 것이다.말을 들어보니 연도진은 이미 국내에 와 있는듯했다.저녁 8시 반, 온하랑은 일찌감치 식당에 도착했다.그 식당은 세련되고 안전하며 은밀하게 꾸며져 있었고 전부 룸으로 구성되어 있어 귀한 손님만 접대하고 있다.온하랑은 룸 하나를 요구하여 안에서 기다리다가 연도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연도진은 바로 문을 열고 들어와서 온하랑의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온하랑은 그를 보고 나서 먼저 입을 열었다.“서 의원님을 만나면 사진을 삭제하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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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7화

“만약 일이 정말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당연히 걱정할 필요가 없죠. 솔직히 말해서 누군가가 그를 모함할까 봐 두려웠습니다. 이번에도 누군가 일부러 그를 노리고 고발해 구속 수사를 받게 된 겁니다. 서 의원님, 의원님은 청렴결백하고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으니 분명 알고 계실 것입니다...”“당신은 걱정이 너무 많으시군요. 부승민을 너무 약하게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요.”서정훈은 단번에 온하랑의 아첨을 끊고 말을 이어갔다.“게임에는 항상 승패가 존재하는 법이죠. 그리고 기국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일시적인 난국이 진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죠. 지금 의기양양하더라도 그 사람이 마지막까지 웃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됐어요, 다른 일 없으면 나가세요.”서정훈은 다시 눈을 감고 손을 들어 양미간을 비비며 매우 피곤한 모습을 보였다.온하랑은 더 이상 그를 방해할 수 없었기에 입술을 꽉 깨물었다. “네. 답변 감사드립니다, 의원님. 푹 쉬세요, 저는 이만 나가보겠습니다.”룸에서 나온 온하랑은 연도진의 뒤를 따라 몇 걸음 걸은 뒤 휴대폰을 꺼내어 사진을 찾아 연도진의 앞에서 삭제했다.“삭제했어요.”연도진은 그녀를 빤히 쳐다보면서 물었다.“설마 백업한 건 아니죠?”그러자 온하랑은 직접 휴대폰을 그의 손에 쥐여주었다.“못 믿겠으면 직접 보세요.”그러나 연도진은 다시 폰을 그녀의 손에 밀어 넣었다.“좋아요, 믿어볼게요. 그러니까 시연이 앞에서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알아요.”전혀 의심하지 않는 연도진의 모습에 온하랑은 조금 양심이 찔렸다.만약 연도진이 그녀의 휴대폰을 들고 김시연과 나눈 톡 기록을 뒤적여보면 비슷한 사진을 보내준 적이 있다는 것을 바로 알게 될 것이다.호텔로 돌아가는 길, 온하랑은 계속하여 서정훈이 했던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기국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일시적인 난국이 진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그러니 지금 의기양양하더라도 그 사람이 마지막까지 웃을 수 있는 건 아니다.그 말은 즉 부승민이 겉으로는 곤경에 처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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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8화

그래도 온하랑은 성실하게 일을 마무리해야 하기에 어떻게든 배우들의 협조를 끌어내야 한다.작은 마을에는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했다.배우에게 사진을 찍어주는 그들의 모습에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거나 걸음을 멈추어 그 모습을 구경하기도 한다.몇 장을 찍고 나서 온하랑이 한창 사진을 확인하고 있는데 갑자기 주위가 술렁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보니 바닥에 한 부인이 쓰러져 있었다.옆에 있던 아저씨가 바로 그녀를 부축해서 그녀의 인중을 꼬집으며 응급처치를 진행했고 그들 주위에는 몇 명이 둘러싸고 있었다.여인은 창백한 얼굴로 일어나더니 아저씨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미안한 기색을 드러냈다.“폐를 끼쳐 정말 죄송합니다.”“괜찮으세요? 병원에 가보실래요?”“아니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괜찮습니다. 단지 저혈당이 있는데 갑자기 현기증이 느껴졌을 뿐이에요.”“여사님, 여기 초콜릿 두 개가 있는데 괜찮으시면 먼저 드세요.”온하랑이 걸어가더니 주머니에서 초콜릿 두 조각을 꺼내어 여인에게 쥐여주었다.초콜릿 두 조각은 원래 체력 보충용으로 계속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것이었다.여인이 머뭇거리자 누군가가 나서서 덩달아 말을 얹었다.“먼저 가져가세요. 슈퍼마켓은 저쪽에 있어서 좀 멀어요.”그러자 여인은 온하랑을 향해 감격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감사합니다. 그럼 사양하지 않고 받을게요.”“천만에요, 저쪽에 자리가 있으니 가서 좀 쉬세요.”온하랑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배우의 외침이 들려왔다.“뭐 하는 겁니까? 빨리 와서 촬영해야 하지 않겠습니까?!”온하랑은 여인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그럼 전 이만 일 보러 갈게요. 어서 가서 쉬세요.”“네, 다녀오세요.”길 가던 다른 사람이 여인을 부축하여 길가의 벤치로 데려다주었고 여인은 초콜릿을 먹으며 온하랑을 향해 사진을 찍었다.회복이 거의 끝나가자 여인은 또 근처 마트에 가서 과일을 사 온하랑의 카메라 가방 옆에 놔두었다.온하랑은 바쁜 일을 다 끝내고 나서야 이를 보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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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9화

[온하랑, 너 정말 나 열 받게 하려고 작정했어?][캔디야, 제발 내 말 좀 들어봐...][네 말 좀 들어달라고?]김서연이 이를 뿌득뿌득 갈았다.[네가 뭘 말할 수 있는지나 보자. 만약 네 이유가 나를 설득할 수 없다면 넌 앞으로 나에게 말 걸지 마.][처음에는 나도 정말 믿지 않았어. 그런데 나중에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럴 수도 있겠더라고.]이어 온하랑은 당시 자신의 사고 과정과 육광태의 존재를 전부 김시연에게 이야기해 주었다.[아... 정말 거짓말 아니지?]아마 부승민이 당시 김시연에게 남긴 인상이 너무 안 좋았던 탓인지 김시연은 진심으로 온하랑의 말을 조금도 믿고 싶지 않았다.[확실해. 내가 어떻게 널 속일 수 있겠어?][몰라 몰라. 어찌 됐든 이번 일은 부승민이 잘못한 게 맞아. 정말 널 위해서였다면 지금 위기가 해결되고 분명히 널 찾아가겠지. 그러니까 넌 절대 쉽게 용서해서는 안 돼. 알겠지?][물론이지.][말로만 그러지 말고.][절대 그럴 리 없다니까. 아 맞다...]온하랑은 그녀가 연도진과 거래한 일을 김시연에게 다시 한번 말해주었다.절대 김시연에게 알리지 않겠다고 한 약속?그럴 리가?같은 시각, 김시연은 화가 치밀어 올라 죽을 지경이었다.[그러니까 며칠 전에 나 몰래 귀국했다는 말이지?][아니... 그... 나, 난 그때 부승민 약 올려주러 잠깐 간 거라 안 말했지.]하여 온하랑은 또 김시연에게 구치소에 가서 부승민을 면회하고 일부러 그를 자극한 일을 간단하게 말해주었다.[약 올려주러 갔다고? 부승민을 구하는 것이야말로 네 진정한 목적이었겠지.]김시연은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기분이었다.하, 콩깍지가 제대로 쓰인 친구가 있으니 속이 다 썩어간다.그러자 온하랑은 얼른 해명을 늘어놓았다.[아니, 난 정말 부승민을 화나게 하고 싶었을 뿐이고 서 의원님의 말대로라면 내가 그를 찾지 않아도 부승민은 괜찮을 거라는 뜻이었어.][정말 그를 화나게 하려고 한 거야?][응. 하늘에 맹세할게.][그럼 내가 아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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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0화

“자기소개를 시켜볼 테니까 네가 한 번 골라봐.”“잠깐만. 이분들 이곳에서 일하는 웨이터 아니야? 내가 돈 주고 고용할 수 있어?”벨라가 말하기도 전에 웨이터 중 한 명이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물론이죠, 아름다운 아시안 아가씨. 돈만 있으면 뭐든지 시킬 수 있습니다.”똑똑해 보이는 그의 모습에 온하랑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혹시 이름이 뭐죠? 몇 살이에요?”“제 이름은 리차드입니다. 스물여섯 살이고 전갈자리죠. 아가씨, 우리를 고용하려는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남자친구인 척하고 전남편 좀 상대하려고요.”“네? 이렇게 젊고 아름다운 아가씨에게 전남편이 있다니. 당신이 말하지 않았다면 저는 당신이 겨우 열여덟 살일 줄 알았을 거예요.”온하랑은 그가 마음에 드는지 싱긋 미소를 지었다.“당신 재미있는 것 같네요. 당신으로 할게요.”“자, 아가씨. 이제 전 무엇을 하면 될까요?”다른 사람들을 전부 내보내고 온하랑이 자신의 요구를 말해주었다.온하랑에게 선택받은 남자친구라면 먼저 그녀의 취향을 살뜰히 살펴야 한다.둘째, 정직하고 품위 있는 일을 해야 온하랑이 그에게 반한 것이 엉뚱해 보이지 않는다.전자는 온하랑이 리차드에게 자신의 취향을 알리고 기억하게 하면 되니까 문제없지만 후자는 상대적으로 어렵다.일단 부승민이 리처드가 술집에서 웨이터로 일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많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그는 곧 진실을 알아낼 것이다.그때, 리차드가 주동적으로 아이디어를 냈다.“아가씨께서 사진작가라고 들었는데 예술을 하는 남자친구를 찾는 게 합리적이지 않나요? 마침 유화를 조금 배웠는데 그냥 바 벽화작가라고 할까요?”온하랑은 친구와 술집에 와서 휴식을 취하다가 마침 바에서 벽화를 그리고 있던 리처드를 만나게 된 것이다.그리고 회화와 사진에는 공통점이 있어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방 친해지고 사귀게 된 것이다.온하랑은 결국 이 스토리를 사용하기로 결정하고 리차드와 정보를 간단히 대조하여 들키지 않도록 만반의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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