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훈이 그녀의 생물학적 아버지일지라도, 온 씨 집안에서 자란 온하랑은 죽어서도 추상훈을 인정할 생각이 없었다.온하랑이 냉정한 시선으로 임가희를 쳐다보며 말했다.“명심하세요. 제 아버지는 온강호 한 분뿐이십니다. 또한 잡종도 아니고, 저는 온강호의 딸이에요.”말을 마친 온하랑이 임가희를 쳐다도 보지 않고는 뒤돌아 갔다.임가희가 온하랑의 손을 잡았지만, 그녀는 매정하게 뿌리쳤다.항상 떠나고 싶다고 생각했던 온하랑이었지만, 부승민때문에 잠시나마 그 생각을 접었었다.임가희의 출현으로 인하여, 온하랑은 다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더 이상 강남시에 머물고 싶지 않았다.더 이상 부승민을 보고 싶지도, 부승민과 추서윤이 본가에서 애정행각을 벌이는 꼴을 보고 싶지도 않았다.임가희에게 휘둘리고 싶지도 않았다.김시연은 온하랑이 남았으면 했지만, 그녀도 할머님을 제외하고는 온하랑이 의지할 만한 가족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강남시를 떠나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게 온하랑에게 더 좋은 선택일 것이었다.강남시에 남는다면, 쓰레기 같은 남녀가 온하랑을 다시 괴롭힐지 모를 일이었고 편파적인 임가희가 임연지를 위해 온하랑을 괴롭힐 것이 분명했다.“이미 결정했으니 난 널 응원해. 하지만 명절에는 한 번씩 모여야 해!”김시연이 말했다.“고마워, 캔디야.”“어디에 머물지는 정했어?”온하랑이 고개를 저었다.“아니. 일단 필라시에 한번 가보려고.”필라시에 일 년을 머문 적이 있다 보니 하랑은 한번 다시 가보고 싶었다. 그곳에서 무슨 생각이 나는지 알고 싶었고, 괜찮다면 그곳에 남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었다.“언제 갈지는 생각했어?”“최대한 빠르게 가야지.”온하랑이 생각하며 말을 이었다.“내일 가서 비자 신청하고, 요 며칠 이쪽 일 다 처리하면 비자가 나오고 바로 떠나려고.”“알았어. 가기 전에 주현이랑 주혁이랑도 한번 모여야지.”“그래.”처리할 일은 많지 않았다.재무적인 건 이미 대부분 정리를 마쳤고, 재단도 이제 안정권에 접어들어서
Last Updated : 2024-06-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