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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위태로운 제안: Chapter 1321 - Chapter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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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1화

“곧 알게 될 거야.”부시아에게 한마디 한 뒤 전화를 받은 부승민은 빈센트 윌슨에게 인사를 건넸다.잠시 인사를 나눈 후 빈센트 윌슨이 말했다.“이번 설은 카롤을 필라시로 데려가서 쇠고 싶어.”설날은 Z국의 전통 명절이다. 서희수가 있었기에 빈센트 윌슨도 집에서 설날을 쇠곤 했다.“카롤의 생각을 물어볼게요.”부승민은 옆에 있는 부시아를 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 외할아버지가 너를 필라시로 데려가서 설을 쇠고 싶다고 하시는데 갈 거야?”부시아는 바로 고개를 저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안 가고 싶어요.”강남에서 두 번째 설을 보내는 부시아는 이곳의 모든 것에 호기심이 가득했다. 지난 설날에는 할머니가 숙모와 가까이 있지 못하게 해서 우울했다.부승민이 수화기에 대고 말했다.“카롤이 가고 싶지 않다고 하네요.”“전화를 바꿔 줘. 내가 직접 얘기할게.”부승민이 전화기를 부시아에게 건네주자 부시아가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할아버지, 안녕하세요.”“하하...”전화기 너머의 빈센트 윌슨은 자상하게 웃으며 말했다.“카롤, 할아버지와 통화하는 게 어색해?”“하하...”부시아는 어색하게 웃었다.자주 보지 않는 친척은 며칠 동안 같이 지내면 친해질 수 있겠지만 다시 떨어지게 되면 또 어색해지곤 했다.“네 아빠가 그러는데 필라시에서 설날을 보내기 싫다고?”“네, 할아버지, 강남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여기서 설날을 보내고 싶어요.”“외할아버지가 준비를 많이 했는데? 오면 정말 재미있을 거야.”“하지만... 저는 아빠랑 있고 싶어요.”부시아의 말에 빈센트 윌슨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마디 했다.“그럼 어쩔 수 없지. 설날이 지난 다음에 우리 집에 며칠 와서 지내는 건 어때?”“네...”잠시 망설이던 부시아는 외할아버지가 양보하는 모습에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약속한 거야?”두 사람은 잠시 더 이야기를 나눈 후 전화를 끊었다.부시아가 휴대폰을 부승민에게 돌려주자 부승민이 전화기를 받으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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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2화

동생의 CCTV 영상을 보긴 했지만 직접 보는 것과는 달랐고 또 영상으로는 동생을 만져볼 수 없었다.부승민이 대답했다.“그래, 너도 동생 데리러 같이 가자.”필라시의 윌슨 저택.전화를 끊은 빈센트 윌슨이 옆에 있는 이엘리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카롤이 설날이 지나면 오기로 했어.”“고마워요, 아빠.”이엘리아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은 빈센트 윌슨은 엄숙하게 말했다.“이번에 카롤이 오면 잘 지내. 예전처럼 행동하면 다시는 못 보게 될 줄 알아!”사실 빈센트 윌슨은 이엘리아의 요청을 들어주고 싶지 않았지만 생각해보니 그와 카이사르의 작전이 곧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그때가 되면 이엘리아에게 새로운 신분을 주어 떠나보내려 했다. 어쨌든 모녀지간이니 떠나기 전에 카롤을 한 번 더 보게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게다가 빈센트 윌슨도 카롤이 보고 싶었다.“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예전에는 내가 미쳤나 봐요. 이제 뉘우쳤으니까 카롤을 꼭 잘 돌봐줄게요.”“됐어, 가서 일이나 해.”...음력 12월 29일, 설 전날. 양력으로는 2월 8일. 매서운 겨울의 추위와 함께 안 좋은 여론이 리우 그룹 본사를 휩쓸었다.최신 경제 신문 헤드라인에 ‘리우 그룹, 강제 철거 및 폭행’이 인기검색어를 뜨겁게 달궜다.창가에 서서 아래층에 모인 기자들을 응시하는 최동철은 소매 단추가 유리에 닿아 맑은 소리를 냈다.이마를 짚고 있는 최동철은 눈가에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최 대표님, 여론 확인 결과 ‘리우 그룹 폭력 철거’라는 검색어가 23개 플랫폼에서 실검을 장악하고 있습니다.”김지환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핫키워드와 연결된 50만 개의 계정 중 38%가 BX 그룹이 조종하는 마케팅 팀입니다...”게다가 설날이 코앞이라 전국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가거나 집에서 쉬고 있었기에 온라인 접속자 수가 유독 더 많아졌다.리우 그룹의 폭력 철거 사건이 갑자기 대중의 시선을 끌면서 전 국민의 관심을 빠르게 받았다.그러면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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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3화

나가기 전 최 대표의 얼굴을 힐끗 본 김지환은 난생처음 최 대표의 얼굴이 이렇게 어두워진 것을 발견했다.의자를 끌어당긴 최동철은 서류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책상에 앉아 다시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이때 누군가 그에게 메일을 보냈다.열어보니 글은 쓰여 있지 않았지만 사진 몇 장이 첨부되어 있었다.어두운 조명이 비추는 방에 정진석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진이었다. 의식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었지만 옷에는 희미한 핏자국이 보였다.이 사진들을 본 최동철은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전화는 이내 연결되었지만 최동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무실 안에는 그의 무거운 숨소리만 들렸고 수화기 너머의 사람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30초 동안 정적이 흐른 뒤 전화기 너머에서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말 안 하면 끊을게.”최동철은 그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부 대표.”“최 대표? 무슨 일이야? 할 말 없으면 끊을게. 회의하러 가야 해서.”최동철이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정진석 사진을 보낸 사람이 부 대표인가?”순간 분위기가 한껏 무거워졌다.“그래? 내 직원이 실수로 잘못 보낸 것 같군. 왜 아직 못 받았나 했더니 최 대표에게 보냈나 보네.”‘하...’“부 대표가 정진석의 사진을 가져다 어디에 쓰려고?”전화기 너머로 부승민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냥 어떻게 됐는지 보려고. 죽었으면 담요에 싸서 버리려고. 괜히 자리를 차지하잖아.”최동철은 손가락으로 책상 위를 가볍게 두드렸다.‘똑똑’하는 규칙적인 소리가 조용한 사무실 안에서 유난히 선명하게 들렸다.컴퓨터 화면 속 사진을 보니 정진석의 옷에 묻어 있는 핏자국이 하얀 조명 아래에서 미묘한 붉은색을 띠고 있었다.“부 대표, 수완이 정말 좋네. 실종되었을 때 배려해 준 것을 고맙다고 해야겠어!”전화기 너머로 부승민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최 대표보다는 못하지. 나를 함정에 빠뜨리려고 정진석을 직접 내 손에 넘겼잖아. 정진석이 지금 고통받는 건 모두 최 대표 덕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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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4화

녀석은 문틀에 걸린 작은 장식품을 가리키며 계속 말했다.“저것 봐요. 저기 작은 등도 내가 골랐어요. 밤에 켜면 아주 예쁠 거예요!”위층과 아래층 두 집 모두 장식 종이를 다 붙일 때쯤 부엌에 있던 안문희도 밀가루 반죽을 다 준비해놓았다. 도마 위에는 다진 소가 몇 가지 준비되어 있었다.손을 씻고 돌아온 부시아는 발꿈치를 들어 안문희가 만두피를 밀고 있는 것을 지켜보았다.“우리 오늘 아침에 만두 먹어요?”그녀가 물었다.“그럼요. 우리 시아가 제일 좋아하는 새우 소 만두도 있어요.”“나도 빚을 거예요!”온하랑이 작은 앞치마를 부시아에게 가져다준 뒤 만두피를 하나 집어 녀석이 가지고 놀 수 있게 했다.“숙모, 내가 빚은 거 봐요!”부시아의 손에는 납작하고 옆구리가 터진 삐뚤삐뚤한 만두가 쥐여 있었다.“작은 금덩이 같지 않아요?”온하랑이 웃으며 녀석의 얼굴에 묻은 밀가루를 닦아주었다.“그래, 익은 다음에 아빠에게 주자.”부시아가 말을 하기도 전에 부승민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들을 바라보았다.“빚은 사람이 먹는 거야.”부시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아빠, 내가 빚은 만두 싫어요?”“작은 금덩이 같은 게 얼마나 귀여워? 내년에 재물이 들어올 거라는 뜻인데 어떻게 싫어할 수 있겠어?”온하랑이 농담조로 말했다.“맞아요!”부시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아빠, 이걸 먹으면 내년에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거예요. 나에게 고마워해야 해요.”몇 사람이 함께 힘을 합치니 금세 만두 몇 접시가 뚝딱 완성되었다. 안문희가 다 빚은 만두를 삶으려고 부엌으로 가져갔고 그들은 남은 만두를 계속 빚었다.이내 잘 익은 만두들이 식탁 위에 올려졌다. 안문희는 다양한 소스까지 준비했다.가만히 살펴보던 부시아는 자신이 빚은 작은 금덩이 만두를 부승민 앞 접시에 정성스럽게 올려놓았다.멀지 않은 곳에 있는 TV에서는 뉴스가 방송되고 있었다.리우 그룹의 강제 철거 뉴스와 폭행당한 당사자 업주의 인터뷰가 나오자 온하랑은 한숨을 쉬었다.부승민이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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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5화

오후가 되자 부승민과 온하랑은 부시아를 데리고 본가로 갔다.대대로 내려오는 풍습대로 그들은 본가에서 설날 저녁을 먹었다.오랜만에 만난 부시아와 부윤민은 만나자마자 바로 붙어 다녔다.부승민과 온하랑은 할머니와 이모부, 이모와 이야기를 나누었다.부현승은 아들 부준서가 너무 어려서 데려오지 않았다.그러자 안미영이 한숨을 쉬었다.그녀는 이미 서수현이 부준서의 생모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원래부터 서수현을 더 좋아하던 안미영은 그 말을 들은 후부터 서혜민보다 서수현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하지만 서수현은 부현승에게 마음이 없었다.그동안 부준서를 단 한 번밖에 보러 오지 않은 서수현은 안미영의 식사 초대도 거절했다.부현승은 이 일에 대해 전혀 급하지 않았다.안미영은 부현승에게 적합한 상대를 소개해줄 생각이었다.설날 저녁, 테이블에는 다양한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그중에는 부시아가 좋아하는 탕수육과 송어 요리도 있었다.한 가족이 TV 앞에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했다.어른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는 부시아는 TV를 열심히 보았다.“숙모, 이 프로 전혀 재미없어요.”“응...”“왜 갑자기 다 같이 만두를 빚는 거예요? 이걸로 끝이에요?”“얼른 생선 먹어.”온하랑은 가시를 발라낸 생선 살을 부시아의 앞 접시에 올려주었다.생선을 먹던 부시아는 문득 무언가가 생각이 난 듯 갑자기 말했다.“숙모, 우리 새해 맞이하러 금정에 가요! 거기서 카운트다운 행사도 한다고 들었어요!”“어디서 들었는데?”“내 친구가 어제 거기에 놀러 갔는데 아주 예쁘게 꾸몄대요. 쇼핑몰 천장에 풍선이 엄청 많은데 저녁 12시가 되면 그 풍선들이 다 떨어진대요.”잠시 망설이던 온하랑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 오늘 밤에는 할머니와 있어야 해.”“놀고 나서 다시 돌아오면 되잖아요. 내일 어차피 출근도 안 하는데 내일 할머니와 오래 같이 있으면 안 돼요?”꽃사슴 같은 눈망울로 온하랑을 바라보는 순진한 부시아의 모습에 온하랑이 생각하다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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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6화

저택으로 돌아왔을 때, 이미 새벽 한 시를 훌쩍 넘어 부시아는 차 안에서 곤히 잠들어 있었다.할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은 모두 잠자리에 들었고 거실에는 작은 조명만 희미하게 켜져 있었다.부승민은 딸을 조심스럽게 안아 2층으로 올라갔고 온하랑도 그의 뒤를 따랐다.부시아의 방에 도착하자 온하랑이 바로 이불을 들춰놓았다. 부시아의 구두와 외투를 벗긴 후 조심스럽게 녀석을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준 뒤 조용히 방을 빠져나왔다.올해는 부선월과 부민재가 집에 없었기에 방이 많았다.온하랑은 그녀를 따라오는 부승민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며 물었다.“방이 남아도는데 왜 나를 따라오는 거야?”온하랑의 바로 뒤에 서 있는 부승민은 복도의 따뜻한 조명 때문에 그림자가 길게 늘어뜨려져 있었다.고개를 살짝 숙인 부승민은 그녀의 붉어진 귓불을 바라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하랑아, 새해 첫날부터 나 혼자 자게 할 거야?”문손잡이를 잡고 있는 온하랑의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쇼핑몰에서 부승민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귓가에 ‘새해 복 많이 받아’라고 부드럽게 속삭였던 순간이 떠올랐다.그 순간만큼은 시간이 다시 거꾸로 돌아가 예전처럼 여전히 사랑하는 연인이 된 것 같았다.“하지만...”온하랑은 입술을 깨물었다.“시아가 바로 옆방에 있잖아...”부승민이 피식 웃었다. 그러자 따뜻한 숨결이 그녀의 목덜미를 간지럽혔다.“깊이 잠들었어. 그리고...”여기까지 말한 부승민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우리 이렇게 신나게 논 거 정말 오랜만이잖아.”온하랑은 심장이 점점 더 심하게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하랑아.”부승민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들어가게 해줘. 응? 오늘 밤만이라도.”온하랑의 손가락이 살짝 떨렸다.부승민을 방에 들이는 순간 절대 멈출 수 없다는 걸 온하랑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고개를 돌려 부승민의 깊은 눈을 마주한 순간 모든 이성이 무너져 내렸다.온하랑이 천천히 문을 열자 부승민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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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7화

부승민이 녀석을 어떻게 설득했는지 온하랑이 나왔을 때 부시아는 이미 떠나고 없었다.부승민도 없었다.닫힌 문을 바라본 온하랑은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문을 잠그지 않은 채 머리를 말리고 불을 끈 후 이불 속으로 들어가 눈을 감았다.약 10분 후 샤워를 마친 부승민이 잠옷을 입고 밖의 화장실에서 돌아왔다. 온하랑이 이미 잠들어 고르게 숨을 쉬고 있는 것을 본 그는 조용히 걸어와 이불을 들추고 그녀 옆에 누웠다.부승민은 침대 옆 조명에 비치는 온하랑의 잠든 얼굴을 애틋하게 바라보았다.조명 때문에 속눈썹에 작은 그림자가 생긴 그녀는 숨을 고르고 부드럽게 쉬고 있었다.부승민은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 앞에 있는 머리를 살짝 넘겼다.온하랑은 무언가를 느낀 듯 움찔했지만 깨어나지는 않았다.그녀의 뺨을 따라 미끄러져 내리던 부승민의 손가락은 살짝 벌린 입술 위에 멈췄다.조금 전 끝내지 못한 키스를 떠올린 부승민은 참지 못하고 몸을 기울여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그러고는 혀로 살짝 그녀의 입술을 건드린 뒤 한 손을 뻗어 그녀의 잠옷 단추를 천천히 풀기 시작했다. 하나, 둘...옷이 그녀의 몸에서 미끄러져 내렸다.샤워 후 브래지어를 입지 않은 그녀의 모습에 부승민의 숨결이 순간 거칠어졌다. 뜨거운 입맞춤은 그녀의 쇄골을 타고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부드러운 소리와 깃털처럼 가벼운 동작에 마음이 간질거려 참을 수 없었던 온하랑은 순간 속눈썹을 떨었다.열기가 그녀의 몸을 타고 올라와 온 얼굴이 붉게 물들였다.부승민은 잠시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숙였다.점점 거칠게 숨을 쉬던 온하랑은 오늘따라 사전 준비가 너무 길다고 느꼈다.너무 가볍고 느려서 몸이 더욱 간지러운 나머지 저도 모르게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되었다.아랫입술을 깨물며 무의식적으로 몸을 돌린 온하랑은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렸다.동작을 잠시 멈췄던 부승민은 그녀가 자세를 잡은 후 다시 손을 움직였다.손가락 주위의 촉촉함을 느낀 그는 때가 된 것 같다고 생각해 몸을 숙여 그녀에게 밀착했다.눈을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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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8화

설날 아침, 잠에서 깨 몸을 쭉 펴며 기지개를 켠 온하랑은 옆에 있는 부승민과 시선이 마주친 순간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졌다. 팔을 이불 속으로 넣고 다시 눈을 감고 눕자 부승민이 몸을 돌려 그녀에게 다가왔다.“자기야, 자기 남편은 겁이 많고 나약하니 이혼하고 나를 따라오는 게 어때?”귀가 뜨거워진 온하랑은 참지 못하고 부승민을 발로 걷어찼다.하루 종일 고향 집에서 시간을 보낸 그들은 저녁을 먹은 후에야 클래식 캐슬로 돌아왔다.양력 2월 17일, 음력 정월 8일, 이날은 원녕이 퇴원하는 날이었다.침대에서 뒹굴고 있던 부시아는 안문희의 말을 듣고 급히 일어났다.아침을 먹은 후 온하랑과 부승민은 부시아와 황은숙과 같이 병원으로 향했다.가족들은 신생아들이 있는 곳에 들어갈 수 없었기에 그들이 수속을 마치자 간호사가 포대기에 싼 원녕을 안고 나왔다.원녕이 태어난 지도 어느새 두 달이 넘었다. 태어났을 때는 작고 말랐던 몸이 이제는 하얗고 통통해졌다. 작은 얼굴은 동글동글하고 귀여웠으며 속눈썹은 길고 빽빽해 부채처럼 보였다.깊은 잠에 빠져 있는 아기는 꿈을 꾸는지 입술을 계속 달싹였다.“정말 귀여워.”부승민이 옆에서 한마디 하자 눈시울이 붉어진 온하랑은 아기의 볼을 살짝 찔러보았다.“촉감이 너무 좋아.”동생을 보고 싶었던 부시아는 키가 작아서 발꿈치를 힘껏 들어서야 겨우 볼 수 있었다.황은숙의 말에 따라 간호사에게서 아기를 조심스럽게 받아 안은 온하랑은 작고 따뜻한 아이의 무게를 느끼며 처음으로 자신의 딸을 안아보는 기분을 느꼈다.“내가 한번 안아 보자.”부승민이 딸을 바라보며 다정하게 말했다.“일단 차에 타고 그다음에 안는 게 좋을 것 같아요.”황은숙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하자 온하랑이 아기를 안고 밖으로 나갔다.아기의 옷과 포대기, 분유와 젖병 등 아기용품이 들어있는 가방을 들고 있던 황은숙은 추운 날씨에 아기가 혹시라도 감가가 걸릴까 봐 포대기를 한 겹 더 덮어줬다.“숙모, 조금만 낮춰 주세요. 나도 동생을 보고 싶어요.”부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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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9화

돌아오는 길, 차 안은 조용했다.뒷좌석에 앉아 있는 부시아는 동생이 혹시라도 다시 울까 봐 걱정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내밀어 가끔 앞을 바라봤다.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인테리어를 마친 10층 집은 한 달 동안 환기를 했지만 부승민과 온하랑은 왠지 불안한 마음에 18층에서 반 달 정도 더 머문 뒤 이사할 계획이었다.이 반 달 동안 황은숙이 편하게 돌볼 수 있도록 원녕과 황은숙은 게스트 룸에서 같이 지내기로 했다.온하랑은 원녕을 황은숙과 함께 안방에서 지내게 하려고 했지만 설날 연휴가 금방 끝났기에 그녀는 스튜디오에 출근해야 했다. 게다가 아기가 밤에 우유를 먹기 위해 자주 깨고 울기도 해서 휴식에 방해가 될 수 있었다.클래식 캐슬에 돌아온 온하랑은 잠든 원녕을 안고 조심스럽게 방으로 들어갔다.원녕이 퇴원하기 전, 게스트 룸을 깨끗이 청소한 온하랑은 침구류도 모두 세탁하고 소독했다.장난감 외에도 아기용 약품을 준비해 두었고 신생아를 키우는 책도 열심히 봤지만 실제로 신생아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는 몰랐다.온하랑이 조심스럽게 아기를 침대에 눕히자 원녕이 몸을 쭉 폈다. 그 모습에 온하랑은 저도 모르게 긴장했다.다행히 아기는 기지개를 켠 뒤 다시 잠이 들었다.온하랑은 아기에게 얇은 이불을 덮어주고 침대 옆에 앉았다.하얗고 통통하며 귀여운 작은 얼굴을 본 그녀는 당장이라도 뽀뽀하고 싶은 마음에 끝없이 아기만 바라보았다.부시아도 침대 옆에 엎드려 온하랑과 함께 아기를 바라보았다.부승민이 문을 살짝 열더니 뜨거운 우유 한 잔을 들고 들어왔다.“피곤하지? 우유 좀 마셔.”우유를 받아든 온하랑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괜찮아. 좀 긴장해서 그래.”부승민은 그녀 옆에 앉아 원녕의 작은 손을 살짝 만져보았다.“천천히 해. 아주머니가 있잖아.”침대 주위에 모여 아기를 오랫동안 바라보는 세 사람의 모습에 황은숙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다른 일을 하러 갔다.잠시 후 부승민이 온하랑에게 조용히 말했다.“원녕의 돌잔치는 2월 25일, 음력 정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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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0화

“사모님, 한 번 해봐요.”황은숙은 깨끗이 정리하고 자리를 비켜주었다.“만약 내가 일이 있어 휴가를 쓰게 되면 당황하지 말고 직접 해야죠.”조심스럽게 황은숙이 건넨 깨끗한 기저귀를 받은 온하랑은 조금 전에 본 동작을 따라 원녕의 작은 다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무언가를 느꼈는지 안절부절못하며 작은 얼굴을 찌푸린 아기는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겁먹지 마요. 천천히 가볍게 하면 돼요.”황은숙이 옆에서 지도했다.“맞아요, 그렇게 하면 돼요. 기저귀를 아래에 깔고...”숨을 죽인 채 움직이는 온하랑은 혹시라도 딸이 아플까 봐 걱정했다.저도 모르게 손가락이 살짝 떨렸고 이마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부승민이 웃으며 그녀의 손을 살짝 잡았다.“긴장 풀어, 원녕이 너를 물지는 않잖아.”“닥쳐! 더 잘할 자신이 있으면 직접 하든지.”온하랑은 부승민을 한 번 노려본 뒤 다시 원녕의 기저귀를 가는 데 집중했다.부승민은 입을 꾹 다물었다.황은숙이 가르침 속에 처음으로 기저귀를 간 온하랑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이마의 땀을 닦았다.“기저귀 갈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이야...”황은숙은 가볍게 웃은 뒤 원녕을 다시 포대기에 싸고 이불을 덮어주었다.“익숙해지면 쉬워져요. 몇 번만 더 해보면 돼요.”온하랑 같은 초보 엄마들은 아이를 울리지 않으려고 처음에는 특별히 조심하지만 작은 아기들은 말을 할 수 없어 울음으로만 자신의 불편함을 표현했다. 배고프면 울고 기저귀가 젖어도 울고 안정감이 없어도 울었다. 언젠가 아이의 울음에 익숙해지면 온하랑도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부시아는 옆에서 재미있게 지켜보고 있었다.“숙모, 나도 배우고 싶어요!”온하랑이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너는 배울 필요 없어.”기저귀를 갈아주자 원녕은 편안해진 듯 찌푸렸던 얼굴을 펴고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침대 옆에 앉아 잠든 딸의 모습을 바라보던 온하랑은 저도 모르게 성취감이 밀려왔다.“하랑아.”부승민이 그녀를 조용히 불렀다.“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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