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328화

Penulis: 고운
설날 아침, 잠에서 깨 몸을 쭉 펴며 기지개를 켠 온하랑은 옆에 있는 부승민과 시선이 마주친 순간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졌다. 팔을 이불 속으로 넣고 다시 눈을 감고 눕자 부승민이 몸을 돌려 그녀에게 다가왔다.

“자기야, 자기 남편은 겁이 많고 나약하니 이혼하고 나를 따라오는 게 어때?”

귀가 뜨거워진 온하랑은 참지 못하고 부승민을 발로 걷어찼다.

하루 종일 고향 집에서 시간을 보낸 그들은 저녁을 먹은 후에야 클래식 캐슬로 돌아왔다.

양력 2월 17일, 음력 정월 8일, 이날은 원녕이 퇴원하는 날이었다.

침대에서 뒹굴고 있던 부시아는 안문희의 말을 듣고 급히 일어났다.

아침을 먹은 후 온하랑과 부승민은 부시아와 황은숙과 같이 병원으로 향했다.

가족들은 신생아들이 있는 곳에 들어갈 수 없었기에 그들이 수속을 마치자 간호사가 포대기에 싼 원녕을 안고 나왔다.

원녕이 태어난 지도 어느새 두 달이 넘었다. 태어났을 때는 작고 말랐던 몸이 이제는 하얗고 통통해졌다. 작은 얼굴은 동글동글하고 귀여웠으며 속눈썹은 길고 빽빽해 부채처럼 보였다.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아기는 꿈을 꾸는지 입술을 계속 달싹였다.

“정말 귀여워.”

부승민이 옆에서 한마디 하자 눈시울이 붉어진 온하랑은 아기의 볼을 살짝 찔러보았다.

“촉감이 너무 좋아.”

동생을 보고 싶었던 부시아는 키가 작아서 발꿈치를 힘껏 들어서야 겨우 볼 수 있었다.

황은숙의 말에 따라 간호사에게서 아기를 조심스럽게 받아 안은 온하랑은 작고 따뜻한 아이의 무게를 느끼며 처음으로 자신의 딸을 안아보는 기분을 느꼈다.

“내가 한번 안아 보자.”

부승민이 딸을 바라보며 다정하게 말했다.

“일단 차에 타고 그다음에 안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황은숙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하자 온하랑이 아기를 안고 밖으로 나갔다.

아기의 옷과 포대기, 분유와 젖병 등 아기용품이 들어있는 가방을 들고 있던 황은숙은 추운 날씨에 아기가 혹시라도 감가가 걸릴까 봐 포대기를 한 겹 더 덮어줬다.

“숙모, 조금만 낮춰 주세요. 나도 동생을 보고 싶어요.”

부시아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kunci

Bab terkait

  • 위태로운 제안   제1329화

    돌아오는 길, 차 안은 조용했다.뒷좌석에 앉아 있는 부시아는 동생이 혹시라도 다시 울까 봐 걱정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내밀어 가끔 앞을 바라봤다.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인테리어를 마친 10층 집은 한 달 동안 환기를 했지만 부승민과 온하랑은 왠지 불안한 마음에 18층에서 반 달 정도 더 머문 뒤 이사할 계획이었다.이 반 달 동안 황은숙이 편하게 돌볼 수 있도록 원녕과 황은숙은 게스트 룸에서 같이 지내기로 했다.온하랑은 원녕을 황은숙과 함께 안방에서 지내게 하려고 했지만 설날 연휴가 금방 끝났기에 그녀는 스튜디오에 출근해야 했다. 게다가 아기가 밤에 우유를 먹기 위해 자주 깨고 울기도 해서 휴식에 방해가 될 수 있었다.클래식 캐슬에 돌아온 온하랑은 잠든 원녕을 안고 조심스럽게 방으로 들어갔다.원녕이 퇴원하기 전, 게스트 룸을 깨끗이 청소한 온하랑은 침구류도 모두 세탁하고 소독했다.장난감 외에도 아기용 약품을 준비해 두었고 신생아를 키우는 책도 열심히 봤지만 실제로 신생아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는 몰랐다.온하랑이 조심스럽게 아기를 침대에 눕히자 원녕이 몸을 쭉 폈다. 그 모습에 온하랑은 저도 모르게 긴장했다.다행히 아기는 기지개를 켠 뒤 다시 잠이 들었다.온하랑은 아기에게 얇은 이불을 덮어주고 침대 옆에 앉았다.하얗고 통통하며 귀여운 작은 얼굴을 본 그녀는 당장이라도 뽀뽀하고 싶은 마음에 끝없이 아기만 바라보았다.부시아도 침대 옆에 엎드려 온하랑과 함께 아기를 바라보았다.부승민이 문을 살짝 열더니 뜨거운 우유 한 잔을 들고 들어왔다.“피곤하지? 우유 좀 마셔.”우유를 받아든 온하랑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괜찮아. 좀 긴장해서 그래.”부승민은 그녀 옆에 앉아 원녕의 작은 손을 살짝 만져보았다.“천천히 해. 아주머니가 있잖아.”침대 주위에 모여 아기를 오랫동안 바라보는 세 사람의 모습에 황은숙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다른 일을 하러 갔다.잠시 후 부승민이 온하랑에게 조용히 말했다.“원녕의 돌잔치는 2월 25일, 음력 정월

  • 위태로운 제안   제1330화

    “사모님, 한 번 해봐요.”황은숙은 깨끗이 정리하고 자리를 비켜주었다.“만약 내가 일이 있어 휴가를 쓰게 되면 당황하지 말고 직접 해야죠.”조심스럽게 황은숙이 건넨 깨끗한 기저귀를 받은 온하랑은 조금 전에 본 동작을 따라 원녕의 작은 다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무언가를 느꼈는지 안절부절못하며 작은 얼굴을 찌푸린 아기는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겁먹지 마요. 천천히 가볍게 하면 돼요.”황은숙이 옆에서 지도했다.“맞아요, 그렇게 하면 돼요. 기저귀를 아래에 깔고...”숨을 죽인 채 움직이는 온하랑은 혹시라도 딸이 아플까 봐 걱정했다.저도 모르게 손가락이 살짝 떨렸고 이마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부승민이 웃으며 그녀의 손을 살짝 잡았다.“긴장 풀어, 원녕이 너를 물지는 않잖아.”“닥쳐! 더 잘할 자신이 있으면 직접 하든지.”온하랑은 부승민을 한 번 노려본 뒤 다시 원녕의 기저귀를 가는 데 집중했다.부승민은 입을 꾹 다물었다.황은숙이 가르침 속에 처음으로 기저귀를 간 온하랑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이마의 땀을 닦았다.“기저귀 갈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이야...”황은숙은 가볍게 웃은 뒤 원녕을 다시 포대기에 싸고 이불을 덮어주었다.“익숙해지면 쉬워져요. 몇 번만 더 해보면 돼요.”온하랑 같은 초보 엄마들은 아이를 울리지 않으려고 처음에는 특별히 조심하지만 작은 아기들은 말을 할 수 없어 울음으로만 자신의 불편함을 표현했다. 배고프면 울고 기저귀가 젖어도 울고 안정감이 없어도 울었다. 언젠가 아이의 울음에 익숙해지면 온하랑도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부시아는 옆에서 재미있게 지켜보고 있었다.“숙모, 나도 배우고 싶어요!”온하랑이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너는 배울 필요 없어.”기저귀를 갈아주자 원녕은 편안해진 듯 찌푸렸던 얼굴을 펴고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침대 옆에 앉아 잠든 딸의 모습을 바라보던 온하랑은 저도 모르게 성취감이 밀려왔다.“하랑아.”부승민이 그녀를 조용히 불렀다.“너도

  • 위태로운 제안   제1331화

    부승민도 따라나섰다.황은숙의 가르침 속에 작은 병에 분유를 탄 온하랑은 조심스럽게 분유 온도를 확인한 뒤 이젠 먹여도 될 것 같아 병을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온하랑은 원녕의 입을 벌려 병을 넣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간호사가 원녕에게 우유를 먹이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젖꼭지를 원녕의 입술 가까이 가져갔다.우유 냄새를 맡은 아기는 즉시 열심히 빨기 시작했다. 작은 얼굴이 통통해져 더욱 귀여워 보였다.그렇게 세 사람과 황은숙은 원녕이 우유를 먹는 모습을 지켜보았다.병 안의 액체가 점점 줄어들어 바닥을 드러내자 온하랑이 병을 빼서 황은숙에게 깨끗이 씻어달라고 부탁했다.배가 부른 원녕은 더 이상 졸리지 않은 듯 큰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았다.이 모습을 본 온하랑은 얼른 딸랑이를 흔들었다.딸랑거리는 소리에 딸랑이를 바라보던 원녕이 갑자기 웃으며 손을 뻗어 공중에서 허우적거렸다.“동생이 웃어요!”부시아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며칠 후, 첫 만남의 신기함이 점점 사라지면서 온하랑도 원녕의 존재에 조금씩 익숙해졌다. 퇴근 후면 게스트 룸에 원녕을 보러 갔고 아기가 깨어 있으면 놀아주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원녕이 잠든 후에야 그녀는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그렇게 시간이 빨리 흘러 어느덧 2월 25일, 원녕의 돌잔치 날이 되었다.부승민과 부광훈, 안미영이 먼저 호텔에 도착해 손님들을 맞이했고 온하랑은 아이를 데리고 조금 늦게 도착했다.황은숙은 원녕을 두꺼운 포대기에 싸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휴게실로 향했고 원녕의 용품을 든 온하랑은 부시아와 안문희와 함께 뒤따라갔다.히터를 켜 놓은 휴게실은 내부와 외부, 둘로 나뉘어 있었다. 내부에는 작은 침대가 있었고 황은숙은 가장 바깥쪽의 포대기를 침대에 깐 뒤 그 위에 원녕을 눕혔다.낯선 곳에 온 원녕은 두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더니 혼자 입술을 달싹이며 놀았다.황은숙은 내부에서 원녕을 돌봤고 부시아는 외부 휴게실에서 놀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서 노크 소리가

  • 위태로운 제안   제1332화

    잠시 최동철을 바라본 부승민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최 대표, 바쁘실 텐데 시간을 내어 우리 잔치에 참석해 주시니 너무 고맙네.”부승민인 일부러 ‘바쁘실 텐데’라는 말을 강조하는 뉘앙스를 풍겼다.리우 그룹에서 터진 강제 철거 뉴스가 나온 지 벌써 보름이 지났다. 열기는 많이 식었지만 리우 그룹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게다가 리우 그룹 내부도 불안정해 내우외환이라고 할 만한 상황이었다.최동철이 실종되었을 당시 최국환은 아들을 걱정하면서도 최동철의 자리를 노렸고 최동철이 돌아오자마자 반격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양측은 겉으로든 아니면 내부로든 모두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최동철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원녕이는 내 조카딸이야. 그런데 어떻게 조카딸 잔치에 안 올 수 있겠어?”최동철이 메이슨을 바라보며 어깨를 토닥였다.“얼른, 승민 삼촌에게 인사해야지.”호기심 어린 눈으로 연회장 안을 바라보던 메이슨은 최동철의 말을 듣자 부승민을 올려다본 뒤 고개를 숙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승민 삼촌, 안녕하세요...”목소리에는 살짝 불만이 담겨 있는 듯했다.메이슨은 최근에야 엄마와 부승민 삼촌이 부부이고 그들 사이에 원녕이라는 아이가 태어났다는 것을 알았다. 엄마가 급히 돌아온 것도 원녕 때문이었다.그래서 메이슨은 부승민 삼촌이 싫었고 방금 태어난 동생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만약 이 아이가 없었다면 엄마는 자신과 함께 있을 수 있었을 텐데...'몸을 낮춰 메이슨과 눈높이를 맞춘 부승민은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안녕, 메이슨. 원녕의 돌잔치에 와줘서 고마워. 네 엄마도 네가 오기를 많이 기다리고 있어.”메이슨이 물었다.“엄마는 어디에 있어요?”“휴게실에 있어.”최동철이 적절한 타이밍에 한마디 했다.“안 그래도 하랑과 원녕을 보러 가려고 했는데, 그럼 우리 먼저 들어갈게.”부승민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휴게실 위치를 모르니 내가 안내해 주지.”“바쁜 부 대표에게 어떻게 이런 부탁을...”“괜찮아.”

  • 위태로운 제안   제1333화

    “그게 무슨 뜻이야?”“지금은 나도 충분히 놀아야 해. 실컷 놀고 난 뒤 아이를 낳아서 내 성을 따르게 할 거야. 연도진이 이런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계속할 거고 아니라면 그냥 헤어지지 뭐.”김시연은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이것도 다 너에게서 배운 거야. 네가 그랬잖아. 지금이 좋으면 지금을 즐기라고.”그녀도 딸을 낳고 싶었다. 부드럽고 예쁜 딸이 연도진의 머리를 물려받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온하랑은 순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연도진은 오늘 왔어?”“아니, 어제 금방 필라시로 돌아갔어.”“설은 여기서 보냈어?”“응, 우리 집에서.”김시연이 투덜댔다.“너도 알다시피 아빠가 연도진을 친아들처럼 대하는 거 있지? 정말 웃겨.”“왜, 싫어? 연도진이 네 아빠와 가까워질수록 회사에서 더 편하게 일할 수 있잖아.”“그냥 좀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해. 연도진은 능력이 있으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내 남동생은 공부도 못하고 능력도 없는데 남자라서 더 대우받는 거잖아?”“솔직히 말해서 네 아버지는 너무 보수적이야.”“맞아!”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 김시연은 문득 무언가가 떠오른 듯 말했다.“아, 맞다. 온하랑, 너 최동철과는 어떻게 된 거야?”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온하랑이 대답하기도 전에 휴게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바깥쪽에 있던 안문희가 문을 열어 주려고 했지만 부승민이 먼저 문을 열고 들어왔다.“아빠!”웃으며 인사한 부시아는 부승민 뒤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았다.“동철 삼촌.”최동철이 웃으며 말했다.“시아, 아직도 삼촌의 어린이 모델이 되고 싶어?”눈빛을 반짝이며 대답하려던 부시아는 부승민이 헛기침하는 소리를 듣고 입술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나중에 기회가 되면요.”최동철은 부승민을 흘끗 쳐다보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그래, 아쉽네.”메이슨은 조용히 부시아를 관찰했다.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 예쁜 핀을 꽂은 부시아는 피부가 하얘 눈은 반짝일 때마다 마치 동화 속 공주 같았다.손님을 맞이

  • 위태로운 제안   제1334화

    잠시 멍해 있던 메이슨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안녕, 카롤. 만나서 반가워.”사실 그는 일상적인 대화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아직 말하기에는 자신이 없었다.최동철이 메이슨을 국제 유치원에 등록했기에 며칠 후부터는 정식으로 등원할 예정이었다.그래도 편한 모국어로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니 기분이 좋았다.“장난감을 몇 개 가져왔는데 같이 놀자!”부시아가 적극적으로 나오자 살짝 머뭇거리며 최동철을 바라본 메이슨은 최동철이 고개를 끄덕인 후에야 조심스럽게 그녀의 요청을 수락했다.부시아는 메이슨의 손을 잡고 거실 한쪽에 놓인 매트 위에 앉은 뒤 집에서 가져온 장난감을 건넸다.두 사람이 사이좋게 노는 모습을 본 최동철은 흐뭇하게 웃으며 말했다.“시아가 정말 귀엽고 착하네.”“그야 당연하지.”최동철 앞에서 부승민은 전혀 겸손하지 않았다.온하랑이 안고 있는 아기를 바라본 최동철은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아기의 손을 살며시 만지며 물었다.“하랑아, 아기 이름은 뭐야? 원녕?”원녕은 작은 팔을 살짝 움직이며 까만 포도알 같은 눈동자로 최동철을 한참 바라보았다.“네.”온하랑은 원녕을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며 말했다.“원녕아, 동철 삼촌에게 인사해야지.”하지만 갓난아기 원녕이 그녀의 말을 이해할 리가 없었다.이때 최동철이 주머니에서 네모난 보석 상자를 꺼내더니 뚜껑을 열었다.안에는 황금빛의 ‘장수 목걸이’가 반짝이고 있었다.“원녕이에게 주는 선물이야. 성의니까 받아.”“동철 오빠, 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는데...”“원녕도 내 조카나 다름없어. 삼촌이 당연히 줘야지.”“알았어요, 고마워요.”온하랑이 부승민을 힐끔 바라보며 눈짓하자 최동철에게서 보석 상자를 받은 부승민은 안에 든 장수 목걸이를 몇 번 살펴보았다.‘음... 공예 수준이 좀 아쉽네. 나중에 더 크고 예쁜 거로 원녕에게 하나 맞춰줘야겠군.’“원녕이를 안아 봐도 될까?”최동철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온하랑은 잠시 망설였지만 일단 원녕을 넘겼다.최동철은 유리구슬

  • 위태로운 제안   제1335화

    “네 엄마잖아. 내 엄마가 아니라...”이엘리아를 떠올린 부시아는 기분이 가라앉았다.“나도 엄마라고 부르고 싶은데... 숙모가 싫어할까 봐 걱정돼.”“엄마가 왜 싫어하겠어?”메이슨이 고개를 갸우뚱했다.“나는 아빠가 다른 여자와 낳은 아이이고 숙모는 내 새엄마거든. 너도 새엄마가 뭔지 알지?”‘신데렐라’ 동화 속 계모를 떠올린 메이슨은 단번에 이해했다.“우리 엄마가 너에게 못되게 굴어?”“그건 아니야. 숙모는 나에게 정말 잘해 주고 나도 숙모를 정말 좋아해. 그래서 더더욱 숙모가 날 싫어할까 봐 무서운 거야...”고민이 가득한 부시아는 턱을 괴고 말했다.“네가 너무 부러워. 나도 숙모 친딸이면 얼마나 좋을까.”누군가의 부러움을 산 게 처음인 메이슨은 자신이 살아온 환경이 머릿속에 떠올라 과연 본인이 부러움을 살 만한 존재인지 의문이 들었다.“나도 네가 부러워. 건강하게 자랄 수 있고 엄마와 같이 살 수 있잖아. 네 엄마는 누구야?”“음... 어쨌든 나에게 잘해 주는 사람은 아니야. 그러니까 그 얘기는 하지 말자.”메이슨은 순간 자신의 양어머니를 떠올렸다.시아 누나의 친엄마도 어쩌면 양어머니가 자기를 대했던 것처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동정심이 들었다.“그런데 넌 그쪽 말을 왜 그렇게 잘해?”시아가 설명했다.“어릴 때 할머니랑 같이 그쪽에서 살았거든.”메이슨이 미간을 찌푸렸다.“그랬구나...”“거기에 내 친구들도 많아. 나중에 시간 되면 아빠에게 물어볼 테니 같이 가자!”메이슨은 반짝이는 눈으로 부시아를 바라보았다.“친구가 많아?”잠시 생각하던 부시아가 말했다.“한... 스무 명 정도?”“와, 엄청 많다!”부시아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고개를 흔들었다.“네가 여기 며칠 더 있으면 내 친구들도 소개해 줄게!”한편 황은숙이 분유를 타오자 온하랑이 원녕을 안고 분유를 먹였다.김시연이 젖병을 받쳐 주면서 조용히 말했다.“메이슨, 너와 닮은 것 같아. 근데 너와 최동철은 어떻게 된 거야? 빨리 말해봐!”온하랑은 어쩔

  • 위태로운 제안   제1336화

    필라시, 윌슨 저택.초봄의 아침 안개가 아직 가시지 않아 바람이 쌀쌀했다. 이엘리아는 베이지색 캐시미어 코트의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계단을 내려왔다.“엄마, 오늘 쇼핑하러 가기로 약속하셨잖아요.”이엘리아가 차 키를 흔들며 소파에 앉아 있는 서희수를 바라보았다.서희수의 생일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무슨 선물을 사야 할지 몰라 망설이던 이렐리아는 그녀와 같이 쇼핑하며 직접 선물을 고르게 하려고 했다.빈센트 윌슨과 연도진의 작전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기에 이엘리아는 곧 필라시를 떠나게 될 예정이었다.전에 서희수가 이 작전을 묵인했던 것은 그때 한창 화가 나 있었던 상태였기에 별다른 생각 없이 알겠다고 했지만 이별이 다가오니 마음이 아팠다.이엘리아는 어쨌든 그녀의 친딸이었기 때문이다.앞으로 자주 만나지도 못할 것이며 함께 쇼핑할 기회는 더더욱 없을 것이기에 서희수는 이엘리아의 쇼핑 요청을 받아들였다.“걱정하지 마, 엄마가 너와의 약속은 다 기억하고 있어. 가자.”서희수가 소파에서 일어나자 이엘리아가 서희수의 팔을 끼며 말했다.“엄마, 어디 가고 싶어요?”“난 상관없어, 네가 정해.”“아니요. 엄마 생일 선물을 사는 거니까 엄마가 고르세요.”서희수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럼 일단 프리 광장에 가자.”“좋아요.”공기가 여전히 쌀쌀한 초봄의 아침, 이엘리아는 어머니 서희수의 팔을 끼고 프리 광장의 돌담길을 걸었다.햇빛이 안개를 뚫고 광장에 비추자 은은한 아침 공기에 아름다움을 더하는 것 같았다.“엄마, 저쪽 꽃가게 보이세요? 새 꽃이 많이 들어온 것 같아요.”이엘리아는 저 멀리 화사하게 꾸며진 꽃가게를 가리키며 눈빛을 반짝였다.딸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본 서희수는 꽃가게 창가에 다양한 꽃들이 가득한 것을 발견했다. 화려한 색상에 생기가 넘치는 꽃들은 진한 향기를 풍겼다.서희가 미소를 지었다.“봄이 왔네, 꽃들이 다 피었구나.”“얼른 가서 봐요.”꽃가게에 들어간 두 사람은 활짝 핀 꽃들에 매료되었다.주변을 둘러본 이엘리아는

Bab terbaru

  • 위태로운 제안   제1357화

    그때는 어린 마음에 부모님의 무관심이 좋기만 했는데 클수록 오재원은 그게 다 기대가 없어서였다는 걸 깨달아가고 있었다.주위 사람들은 은연중에 자신과 형을 비교하고 있었고 또 어떤 이들은 집안의 무게는 형이 다 짊어지니 마음대로 살 수 있어서 좋겠다며 부러움의 눈길을 보내오기도 했다.모두가 내놓은 자식이라 해서 정말 그렇게 사니 부모님은 또 제대로 하는 일이 없다고 타박했다.그런 사람들 속에서 오직 임연지만이 오재원을 인정해주었다.오재원의 우수함을 발견하지 못한 건 오승은과 오형일이 부모 노릇을 잘 못 했기 때문이라며, 오재원이 이렇게 된 것도 다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모 때문에 엇나간 거라며 그의 마음을 헤아려주었다.노력만 하면 절대 형한테 뒤지지 않을 거라는 그 한마디가 오재원의 가슴을 울렸고 오재원은 그때부터 임연지를 좋아하게 된 것이다.오재원도 자신이 형보다 못 한 게 아니라 형이 받았던 교육을 못 받아서 이렇게 된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재원아, 부모님이 반대하시는 결혼생활은 오래갈 수 없는 거야. 넌 아주머니, 아저씨 자식이니까 너를 탓하진 않겠지만 나한테 그 화살이 올 거야. 그러면 날 더 싫어하시겠지.”“나도... 떳떳하게 너랑 결혼하고 싶은데...”임연지가 얼굴까지 붉히며 말하자 오재원은 그녀를 향해 무턱대고 약속부터 했다.“걱정 마 연지야. 내가 부모님 설득해볼게. 네가 내 아이까지 임신했으니까 부모님도 어쩌진 못하실 거야.”“고마워 재원아... 네가 내 옆에 있으니까 너무 든든하다.”오재원은 눈물을 글썽이는 임연지를 꼭 껴안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당연한 일인데 뭐. 넌 나한테 가장 중요한 사람이니까 내가 너만은 꼭 지킬 거야.”“우리 부모님은 아직 내가 귀국한 거 모르셔. 내일 집에 가서 너랑 결혼하겠다고 말씀드리고 너희 집 가서 의논할 거니까 너도 고모랑 고모부한테 미리 말해놔.”“응. 아주머니, 아저씨랑 싸우지 마.”“알겠어.”...리우그룹 대표 사무실.“나가 봐.”보고도 끝난 마당에 최동철

  • 위태로운 제안   제1356화

    소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임연지는 이튿날 아침 바로 예쁜 원피스를 입고 청초함이 돋보일 수 있게 화장도 연하게 한 뒤 오재원에게 문자를 보냈다.[재원아, 나 너한테 할 말 있는데 우리 자주 보던 카페에서 볼까?]역시나 문자를 보낸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오재원이 답장을 보내왔다.[알겠어, 바로 갈게.]핸드폰 화면을 들여다보던 임연지는 그의 답장에 입꼬리를 올렸다.30분 뒤, 카페에 도착한 오재원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구석에 앉아있는 임연지를 발견하고는 서둘러 그리고 걸음을 옮겼다.어딘가 불안하면서도 초조해 보이는 모습에 오재원은 걱정스레 물었다.“연지야, 왜 그래? 너 무슨 일 있어?”오재원의 목소리에 고개를 든 임연지는 빨개진 눈시울을 하고 천천히 말했다.“재원아, 나... 나 임신 한 것 같아.”“진짜? 연지야, 이거 진짜야?”잠시 당황하던 오재원이 펄쩍 뛰며 좋아하자 임연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생리가 5일이나 밀려서 아침에 테스트기 해봤는데... 두 줄이더라.”두 줄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오재원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임연지의 손을 맞잡았다.“너무 잘됐다! 우리한테 드디어 아이가 생긴 거잖아!”그에 똑같이 기뻐하며 손을 맞잡던 임연지는 이내 울상을 지었다.너무 기쁜 마음에 임연지의 이마와 볼에 뽀뽀를 하며 희열을 만끽하던 오재원도 그제야 그녀의 굳은 표정을 발견하고 물었다.“연지야, 표정이 왜 그래? 우리한테 아이가 생긴 건데 너는 안 기뻐?”“기쁘지.”임연지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대답했다.“그냥 내가 너무 이기적인 것 같아서. 감금 피하려고 임신한 애를 미혼모 가정에서 태어나게 하는 게...”“너도 어쩔 수 없어서 그런 거잖아. 네 탓 아니야. 그리고... 우리가 결혼만 하면 미혼모 가정도 아니잖아. 나랑 결혼하자 연지야.”“싫어.”임연지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오재원을 외면했다.“왜 싫은데?”임연지가 침묵만 유지하자 조급해 난 오재원은 자리까지 옮기며 물었다.“연지야,

  • 위태로운 제안   제1355화

    한진이 답장을 하지 않아도 임연지는 혼자서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었다.설윤과 최씨 집안의 원한 관계를 짤막하게 설명해준 임연지는 설윤에게 파렴치하고 가증스럽다는 수식어를 갖다 붙였다.[나 그 여자가 우리 집에 들어오는 꼴 못 보겠어. 무슨 방법 없을까?]계속 답장이 없는 한진에 임연지는 씻으러 욕실로 들어갔고 그녀가 머리까지 다 말리고 나니 한진이 그제야 답장을 보내왔다.[네 고모가 이런 수모를 당한 게 아무래도 집안에서 발언권이 너무 없어서 그런 것 같아. 사촌 동생도 많이 어리니까 더 그렇지.][그럼 어떻게 해야 발언권이 좀 생길까?][옛날 역사를 보면 말이야 그때도 과거제도가 있었거든. 뭐 정시, 별시, 식년 아무튼 어마어마하게 많았는데 그때도 힘 있는 사람들이 좋은 자리는 다 꿰찼었어. 왕조가 망해도 권세가들은 그 부귀영화를 계속 이어갔지. 그런 집안들이 좀 되는데 나열하자면 많아.][...][그런 권세가들이 세력이 전부 다 조상들 덕분만은 아니거든. 중요한 건 혼인이야. 지금으로 말하면 정략결혼을 해서 자신들의 세력을 늘려나간 거지.][결혼을 시키라고? 그러기엔 동림이가 너무 어리잖아. 그리고 걔 결혼문제는 고모부가 나설 텐데 고모가 어떻게 끼어들어.][너 바보냐? 너 말하는 거잖아 너!][나?][그래.][그런데... 내 상황을 네가 모르는 것도 아니고, 누가 나랑 결혼을 하고 싶어 하겠어?][오재원 있잖아. 너만 바라보는 놈.][!]생각해보니 오재원이라는 좋은 신랑감이 있긴 했다.한진의 말대로 오재원을 휘어잡다 보니 그는 이미 임연지 말에 따라 움직이는 개가 되어있었다.하지만 그럼에도 걸림돌은 있기 마련이었다.[그런데 그 집에서 나 별로 안 좋아하는데.][그게 무슨 상관이야. 오재원이 너 아니면 죽는다는데.][네가 오씨 집안 사람이 돼서 고모 도와주면 고모부도 이런 일로 이혼하자고 하지는 못할걸.][그리고 정말 백만 번 양보해서 이혼한다고 해도 넌 오씨 집안 사람이니까 당당하게 네 동생 만나러 갈 수 있는 거잖아

  • 위태로운 제안   제1354화

    “...”최동철이 생각보다 쉽게 동의하자 최국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경계했다.“나중에 말 바꾸지 마.”“당연하죠. 설윤 씨 배속에... 제 동생이 있는 건데.”“다른 하실 말씀 없으시면 전 먼저 나가볼게요.”웃으며 방을 나선 최동철은 문을 닫자마자 미소를 싹 지웠다.이어서 그가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가 넓은 복도에 울려 퍼졌다.임가희도 없는 거실을 지나 최동철은 밖으로 나갔다.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차에 탄 그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더니 특유의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설윤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봐.”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대답에 핸드폰을 내려놓을 때 어두운 상사의 표정에 안절부절못하던 기사가 조심스레 물어왔다.“저택으로 모실까요 대표님?”“네.”...최씨 집안 방.임연지는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은 채로 임가희를 향해 짜증을 부렸다.“고모, 진짜 그년 집에 들일 거예요?”“응.”“하지만!”이미 모든 걸 받아들인 임가희는 체념한 채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임연지는 그 더러운 내연녀의 얼굴을 집안에서까지 보고 싶지는 않았다.파렴치하게 최씨 집안에 들어오는 것도 모자라서 자신의 고모가 상간녀가 남편의 자식을 낳는 것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더 이상 방법이 없어 연지야.”“일을 좀 더 철저하게 못 한 내 잘못이지. 내가 설윤 그 년한테 도망갈 기회를 준 거야.”임연지는 한숨만 푹푹 내쉬는 고모를 보며 조급해서 발을 동동 굴렀다.“그 여자가 집으로 들어오면 너도 괜히 시비 걸지 마.”짜증 난다는 듯 대충 대답하던 임연지는 갑자기 무슨 수가 떠오른 듯 눈을 반짝였다.“고모, 일단 집에 들이고 그다음에 다시 처리...”“아니, 난 이제 아무 짓도 안 할 거야.”임가희는 임연지의 말을 끊으며 단호하게 답했다.“그럼 진짜 그 년이 아이를 낳는 걸 지켜보겠다는 거예요?”“애 낳아봤자 재산 조금 받는 것뿐이야. 그런데 난 이혼하면 아무것도 못 가지는 거잖아.”아직 어린 동림이를 두고 이혼한다면 최씨 집

  • 위태로운 제안   제1353화

    최동철은 차분한 표정으로 무릎에 올린 손가락을 움직였다.“네. 얼마 전에 경주 떴다고 알고 있습니다.”‘어디 보기만 했을까, 잠도 잤는데.’“가희가 연지 데리고 사과하러 갔는데 설윤이 거절하고 가희를 다치게 했대. 그리고 그 책임을 물을까 봐 도망갔다던데 그때는 가희 몸에 상처도 나 있어서 그 말을 믿었거든.”여기까지는 최동철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그래서...”“그런데 오늘 설윤이가 초라한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난 거야. 알아보니까 설윤이 임신 사실을 가희가 받아들이지 못해서 내쫓은 거더라고.”최국환의 말을 듣다 보니 혼란스러워진 최동철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설윤... 설윤 씨가 혼자 경주로 돌아왔다고요?”임가희한테 쫓겨나기 전에 임신을 했다는 것 못지않게 다움시에서 그녀를 한 번도 보지 못한 것도 놀라웠다.하지만 최국환은 설윤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최동철의 표정 변화를 알아채지 못하고 말을 이어나갔다.“응... 회사 주위를 맴돌다가 직원한테 발견된 거야. 울면서 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알려주는데 얼마나 짠하던지. 애도 유산될뻔했대.”그 말에 최동철은 입꼬리를 올렸다.돌아오기 전에 최동철이 같이 가겠냐고 물었을 때도 거절하던 설윤이었다.다움시에서 다른 사람의 신분으로 인터넷쇼핑까지 하던 사람이 힘들게 살았다니.최동철도 떠나기 전 설윤에게 몇억을 주고 왔었는데 수중에 돈이 남으면 남았지 모자랄 리는 없었을 것이다.자신의 제안을 거절하고 노인네에게 달라붙은 것도, 아이를 잃을뻔했다는 거짓말을 하는 것도 모두 우스워서 최동철은 냉소를 흘렸다.매일 밤 잠자리를 가질 때는 신경도 안 쓰던 아이가 갑자기 아쉬워진 건가.아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는 게 낯부끄러웠던 최국환은 그만 말을 멈추었다.“가희가 잘못했다고 하면서 설윤이 다시 데려오겠대. 아이 낳을 때까지 잘 보살펴주겠다고 해서 나도 동의했고.”이익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재벌가에서 첩을 들이는 건 그리 큰일이 아니었다.어떤 본처는 첩을 데리고 쇼핑도 하면서 아이

  • 위태로운 제안   제1352화

    최동철은 사색에 잠긴 듯 한동안 임가희를 바라보았다.빨갛게 부어오른 눈과 눈물이 말라붙은 볼 때문에 사람이 유독 초췌해 보였다.설윤을 쫓아낸 일이 들통난 건지 임가희는 최국환 앞에서 고개도 못 들고 있었다.“넌 서재로 가 있어.”“... 제가 들으면 안 될 얘기라도 하시게요?”최동철이 못마땅하다는 듯 말하자 최국환의 눈치를 보던 임가희는 이내 다시 고개를 떨구었다.불안한 마음을 감추려는 듯 옷자락을 꼭 쥐는 임가희와 똥 씹은 표정을 짓고 있는 최국환을 번갈아 보던 최동철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럼 전 서재에 가 있을게요.”최동철이 계단을 올라가는 소리가 온 거실을 가득 채웠다.천장에 달린 샹들리에가 은은한 빛을 내며 집안의 장식들을 더욱 화려하게 빛냈지만 그럼에도 어두운 분위기는 감춰지지 않았다.최동철을 올려보낸 최국환은 금세 표정을 굳히더니 임가희를 보며 말했다.“당신 입으로 뱉은 말 지켜. 당장 다시 데려와서 치료부터 음식까지 당신이 다 책임져. 가희야, 넌 똑똑하니까 알 거야. 설윤이랑 걔 배 속의 아이가 잘못되면 어떻게 되는지.”임가희는 고분고분 그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알겠어요. 설윤 씨 아이 낳을 때까지 내가 잘 보살필게요.”설윤이 도망가버린 뒤로 임가희는 겉으로는 평온한 척했지만 사실 매일 밤을 불안 속에서 지새우고 있었다.사람을 시켜 알아보던 설윤의 행적을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됐을 때는 그 불안이 가시가 되어 그녀의 마음을 찌르고 할퀴었었다.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경계심을 내려놓고 있었는데 하필 이때 최국환이 모든 걸 알게 된 것이다.모든 거리의 CCTV, 간하림을 포함한 직원들의 증언 그리고 설윤의 임신 검사결과보고서까지 수많은 증거를 들이미니 임가희도 차마 변명을 할 수가 없었다.최국환 앞에서는 설윤의 존재를 흔쾌히 받아들이는 너그러운 본처 연기를 하며 임연지 더러 사과까지 하게 하고 선물도 전해줬었는데 뒤에서 이런 모진 짓을 했다는 게 들켜버리는 고개를 들기도 힘들었다.임신 사실을 뻔히 알

  • 위태로운 제안   제1351화

    “알겠어요.” 부시아는 마지못해 대답했다.연도진은 부시아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한 표정을 보자 웃음을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아이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병원 병실.연도진이 부시아를 데리고 도착했을 때 이엘리아는 저녁을 먹고 있었다.“오빠.” 이엘리아는 연도진 뒤에 서 있는 부시아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시아 왔구나. 엄마한테 와 봐.”부시아는 다가가서 고개를 기울이며 물었다. “삼촌이 말한 대로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들었는데 몸은 괜찮아요?”“천천히 회복 중이야.”“그렇군요.” 부시아는 고개를 돌려 연도진을 보며 기지개를 켰다. “삼촌, 저 하루 종일 비행기만 타고 있었더니 너무 피곤해요. 이제 집에 가요.”이엘리아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연도진은 이엘리아를 보고 조용히 말했다. “그럼 시아 데리고 먼저 갈게.”두 사람이 떠나는 뒷모습을 지켜보던 이엘리아의 눈빛 속에는 어딘지 모를 음산한 기운이 스쳤다.경주. 밤이 깊어가며 화려한 불빛들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거리에는 차들이 끊임없이 지나가고 네온사인 불빛이 창문에 비쳐 그 빛과 그림자가 뒤엉켰다.최동철은 하루의 바쁜 일정을 마친 뒤 차 뒷좌석에 앉아 피곤에 지쳐 좌석에 몸을 맡기며 눈을 감고 있었다.기사는 익숙하게 차를 시동 걸고 천천히 차들 사이로 움직였다.최동철은 이마를 문지르며 눈을 비비고 무심코 창밖을 훑어보다가 갑자기 익숙한 인물을 보았다그 인물은 바로 한 여인이었고 베이지색 트렌치코트를 입고 긴 머리를 풀어놓은 채 거리를 걷고 있었다.최동철은 본능적으로 몸을 바로 세운 뒤 그 방향을 향해 다시 고개를 돌렸다.그러나 그 여자는 이미 사라진 후였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그는 몇 초간 멍하니 있다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너무 피곤해서 헛것을 본 걸까?’‘설윤 씨가 여기 있을 리 없잖아.’그는 다시 좌석에 기대며 눈을 감았다. 그럼에도 머릿속엔 설윤의 얼굴과 민박집에서 일어난 일들이 떠올랐다.다움시에서 돌아온 이후 두 사람은 더

  • 위태로운 제안   제1350화

    필라시 국제공항.공항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방송에서는 항공편 정보가 반복적으로 흘러나왔다.연도진은 도착 대기 구역에서 사람들 속을 살피며 부승민과 부시아를 찾고 있었다.그는 잘 맞춘 짙은 색 정장을 입고 차분한 표정으로 가끔씩 시계를 확인하며 여유 있게 서 있었다.잠시 후, 부승민이 짐 수레를 밀고 통로를 지나 나오고 부시아는 짐 수레 위에 앉아 손에 봉제 인형을 안고 신나게 주위를 둘러보았다.어린 소녀는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두 개의 작은 땋은 머리를 한 채로 발랄하고 귀여운 모습이었다.“삼촌!” 부시아는 멀리서 연도진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짐 수레에서 뛰어내리며 작은 발걸음으로 달려왔다.연도진은 무릎을 꿇고 두 팔을 벌려 아이를 맞아 안았다. 드물게 부드러운 미소가 얼굴에 떠올랐다. “시아야, 돌아온 거 환영해.”부시아는 연도진의 품에 안겨 목을 감싸며 맑고 귀여운 목소리로 말했다. “삼촌, 정말 보고 싶었어요.”부승민은 부시아를 보고 잠시 말없이 눈을 가늘게 뜨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녀석, 사람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네.’부시아는 혀를 내밀고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숙였다. 연도진은 부드럽게 그녀의 등을 두드리며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삼촌도 너 정말 보고 싶었어. 이번에 삼촌이랑 많이 놀자.”부승민은 짐 수레를 밀고 다가오며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연도진 씨, 오랜만입니다.” 연도진은 일어난 후 부승민과 악수를 나누며 차분하면서도 예의를 갖춘 목소리로 말했다. “부 대표님, 시아 데려다줘서 고마워요.” “별 말씀을요.” 연도진은 눈길을 부시아에게 돌리고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물었다. “시아야, 피곤하지 않아?” 부시아는 고개를 흔들며 웃었다. “안 피곤해요. 비행기에서 만화도 보고 잠도 자고 왔어요.” 연도진은 미소를 지으며 곧바로 부승민에게 말했다. “이엘리아가 며칠 전에 교통사고를 당해서 아직 병원에 있어요. 시아를 데리고 이엘리아를 보러 갈 생각인데 같이 가실래요? 그

  • 위태로운 제안   제1349화

    이엘리아는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무심한 듯 말했다. “엘리샤, 우리 집에서 일한 지 얼마나 됐지?” 엘리샤는 잠시 생각하더니 조용히 대답했다. “벌써 6년이 되었어요. 아가씨.” “6년이라...”이엘리아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감탄했다. “시간 참 빠르네. 처음 왔을 때는 수줍음 많던 소녀였는데 이제는 제법 어른스러워졌구나.” 엘리샤는 감사의 마음이 묻어나는 미소를 지었다. “과찬이십니다. 아가씨.” “고마워할 것까진 없어. 넌 요 며칠 동안 날 성심껏 돌봐줬잖아. 그 보답으로 네게 아파트 한 채를 선물하려고 해.” 엘리샤는 순간 귀를 의심한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 “정... 정말인가요?” “물론이지. 아치 거리 쪽에 있는 곳이야. 내가 아직 병원에 있어서 당장 처리하긴 어렵지만 퇴원하면 함께 소유권 이전을 하러 가자.” 이엘리아는 엘리샤의 놀란 표정을 보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럽게 흘러나왔지만 그 속에는 의심의 여지 없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너는 우리 집을 위해 정말 많은 걸 해줬어. 이건 당연히 네가 받을 자격이 있는 보상이야.” 엘리샤는 감정이 북받쳐 올라 목소리가 떨리며 말했다. “아가씨... 너무 과분한 선물이에요. 어떻게 받아야 할지...”이엘리아는 부드럽게 손을 흔들며 안심시키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부담 갖지 마. 내겐 그저 작은 선물일 뿐이지만 네겐 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잖아. 난 늘 너한테 감사하고 있었어.” 엘리샤는 두 손을 꼭 모으며 감정이 북받친 듯 말했다. “아가씨,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일해서 아가씨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이엘리아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넌 똑똑한 아이야. 난 항상 널 높이 평가해왔어. 앞으로도 내 곁에서 충성심을 잃지 않는다면 더 큰 보상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엘리샤는 감동에 찬 눈빛으로 고개를 들었다. “아가씨, 평생 윌슨 가문을 위해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