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무슨 헛소리야!”예우림은 순간 눈을 뒤집으며 날카롭게 쏘아붙였다.“이 자식은 정량 결혼을 막아 줄 방패막이일 뿐이야. 난 이 자식한테 전혀 다른 감정 없어!”“그래? 근데 왜 엄진우 씨말만 꺼내면 반응이 이렇게 격한 건데?”소지안은 장난스럽게 웃어 보였다.“내가 알고 있는 얼음공주와는 달라도 너무 달라.”예우림의 싸늘한 눈빛에 소지안은 이내 혀를 내밀며 말했다.“에잇, 장난이야.”예우림은 노트북을 덮고 사인펜을 돌리며 말했다.“네가 갔을 때, 그 자식 뭐 하고 있었어?”“아, 그 서정민 과장을 아주 개 패듯 패고 있었던 것 같은데. 내가 한 발만 늦었어도 엄진우 씨 아마 해고당했을 거야.”“어쩜 그리 무모하고 경솔한지, 큰 인물이 되기는 글렀어.”예우림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 말에 소지안은 눈빛을 반짝였다.“근데 나는 왜 남자답다는 생각이 드는 건지 모르겠네......”예우림은 소지안의 코를 꼬집었다.“적당히 해! 명성 자자한 소씨 가문 아가씨인 너도 혼사를 피하려고 고작 여기서 비서 나부랭이나 하고 있는 주제에.”소지안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야, 너 왜 하필 내 정곡을 찌르고 지랄이야.”“우림아, 나다.”이때, 밖에서 전무이사인 예정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두 사람은 다급히 수다를 멈췄다.예우림은 허리를 곧게 펴고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들어오세요.”예정명은 간사하게 웃으며 들어왔다.“우리 조카님, 호문소주 이호준 도련님이 지금 막 우리 회사로 도착하셨대.”“그 사람이 여긴 웬일이래요?”이호준이라는 이름에 예우림은 속이 메슥거렸다.세상 물정을 모르는 플레이보이로 늘 온갖 스캔들에 휘말렸으며 심지어 음주 운전으로 사람을 치어 죽게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매번 그는 대단한 배경을 믿고 미꾸라지처럼 잘도 빠져나왔다.이런 망나니와 결혼하느니 차라리 엄진우와 결혼하는 것이 천 배 만 배 더 낫다.예정명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우리 회사와 수천억대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하려고 직접 오셨다네. 우림아
Last Updated : 2024-01-2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