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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도도하던 네 부대표가 침대에서 개처럼 꼬리를 살랑이는 모습이 궁금하지 않아? 옷 벗으라면 벗고 박고 싶으면 박고, 너무 황홀하지?”

이호준이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

“네가 늘 꿈꿔왔던 일 아니야?”

그 말에 예우림은 심장이 목구멍까지 올라와 얼굴이 창백해져 다급히 풀어진 셔츠를 여미고 가슴을 가렸다.

어떤 남자라도 이런 요구를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엄진우가 이호준의 편에 선다면 그녀를 마음껏 모욕해도 된다.

그녀는 엄진우의 긴장된 호흡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망했다.

이 남자, 지금 흔들리고 있어.

예우림이 또다시 절망에 빠지려는 그때, 엄진우의 시큰둥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대표님?”

예우림은 겁에 질린 채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아파요.”

엄진우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그제야 예우림은 자기가 엄진우의 배를 꽉 잡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게다가 그 위치가 너무 낮아 굉장히 애매했다.

그녀는 너무 긴장한 탓에 자기가 무슨 행동을 했는지도 깨닫지 못했다.

예우림은 순간 얼굴이 붉어지더니 손을 내리며 말했다.

“미안,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괜찮아요.”

엄진우는 순간 움직이더니 발로 이호준을 걷어찼고, 이호준은 저만치 날아가 피를 토했다.

“이거 완전 또라이네? 내가 우리 부대표님한테 어떤 마음이든, 네가 뭔 상관이야? 내가 여자를 공유할 사람으로 보여?”

엄진우는 이호준에게 경멸의 눈빛을 보냈다.

왠지 이상하게 들리는데? 엄진우 정말 이상한 생각하고 있는 건가?

“으아아악! 죽여버릴 거야! 당장 죽여버릴 거야!”

이호준은 완전히 격노하여 경기를 일으켰다.

“애들 불러! 호텔 아래서 대기하는 애들 다 불러 모아. 모두 2천여 명인데 다 올라와서 이 자식 조져버려!”

이호준은 이 나이 먹도록 처음 이런 비참한 상황을 맞이했다. 게다가 별 볼 일 없는 자식한테.

그는 호문소주이자 창해시의 하늘이다. 그런데 이런 애송이한테 개처럼 맞았다니.

지금 엄진우를 혼내주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떻게 창해시에서 머리를 쳐들고 다닌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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