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희도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아들, 난 왜 그 말이 믿어지지 않는 걸까?”“내 말 믿어, 엄마.”엄진우는 진지하게 말했다.“하수희는 아들의 진지한 표정에 확신에 차서 말했다.“그래, 엄마는 우리 아들 믿는다! 너만 믿을 거야.”엄진우는 종이에 글을 쓰더니 싸늘하게 그들에게 넘겨줬다.“여기 서명하면 집과 땅 모두 당신들 소유가 될 거야. 우리 집은 더는 당신들에게 빚진 게 없어.”최자호는 너무 좋아 함박웃음을 지으며 서명했다.“하하! 좋아! 1억은 없었던 일로 해주지. 앞으로 더는 찾아오는 일 없을 거야.”세 사람은 너무 좋아 입을 다물지 못했다.집과 땅을 이리 쉽게 손에 넣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모자란 자식, 오션 아파트가 다 자기 것이라고? 웃겨 죽을 뻔했네. “엄마, 당장 이사 가자.”엄진우가 하수희를 데리고 집을 떠나자 진미령은 최란희에게 수군거렸다.“엄마, 우리 몰래 따라가 볼래? 저 자식 대체 무슨 생각인지 궁금해서 그래.”최란희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너 기회 잡아서 저 자식 비웃으려고 그러는 거야? 하하하, 그래 그것도 재밌겠다.”목적에 달성한 최자호는 더는 관심이 없었다.“두 사람 맘대로 해. 난 이만 간다.”진미령 모녀는 몰래 엄진우를 스토킹했고, 한참 뒤 그들은 정말 오션 아파트로 들어갔다.이곳은 창해시에서 새로 개발한 부동산인데 현존하는 아파트 중에서 가장 고가를 자랑하며 이곳에 사는 사람은 모두 높은 신분을 가진 사람들이다.심지어 어떤 부자들은 거금을 치르고 이 아파트에 입주하려고 해도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바로 이때, 한 가족이 걸어왔고 하필이면 최란화의 지인이었다.“아이고, 민정아!”상대는 최란화의 동창인데 부잣집에 시집가 잘난 아들까지 두어 호의호식하며 생활하고 있다.김민정은 난처한 표정으로 인사했다.“란화야, 네가 여기 왜 있어? 여긴 너 같은 사람이 드나들 곳이 아닌데? 너 설마 여기 살아? 아니지?”최란화 모녀는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이런 부자 앞에서 모녀는 찍소리도
묵직하고 맹렬한 손바닥을 휘두르자 경비는 그대로 넘어지며 어금니가 모조리 깨져버렸다.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상대는 몸을 숙여 바닥에 버려진 명왕 카드를 줍더니 자기의 양복에 깨끗이 닦았다.그는 한숨을 내쉬더니 공손하게 두 손으로 카드를 내밀었다.“엄진우 님, 죄송합니다. 새로 온 경비원이 뭘 모르고 무례를 저질렀으니 부디 하해와 같은 아량으로 용서하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오션 아파트의 주인으로서 어떠한 처분을 내리셔도 달갑게 받아들이겠습니다.”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마치 정지 버튼을 누른 것처럼 조용해졌다.모두 어안이 벙벙하여 턱이 빠질 지경으로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오션 아파트의 주인공이 엄진우라고?최란화는 안달이 났다.“그럴 리가요! 저 자식은......”최란화는 뭐라고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진미령이 다급히 그의 입을 막았다.그 공포의 눈빛은 이미 그들을 향했기 때문이다.고 부장은 싸늘한 눈빛으로 모두를 훑어보았다.“엄진우 님은 우리 오션 아파트의 주인입니다. 이분에게 무례한 행동을 한다면 바로 오션 아파트에서 쫓아낼 것이니 알고 계십시오. 상황이 엄중한 경우, 가문을 말아먹을 수도 있습니다!”고 부장의 말에 사람들은 벌벌 떨기 시작했다.고 부장에게 맞은 경비가 황급히 무릎을 꿇고 사정했다.“엄진우 님, 죄, 죄송합니다. 제가 어떻게 됐나 봐요. 귀하신 분도 알아보지 못하고!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고 부장님, 저 경비원은 더는 이곳에서 보고 싶지 않네요.”엄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네! 당장 해고하겠습니다! 당장 끌어내!”고 부장의 눈빛 하나에 몇 명의 직원이 경비원을 질질 끌고 갔다.엄진우는 하수희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부드럽게 말했다.“엄마, 들어갈까? 가서 새집 고르면 돼.”하수희는 어안이 벙벙하여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그, 그래. 그러자.”고 부장의 안내로 그들은 아파트 내부로 들어갔고, 남은 사람들은 아직도 아까의 충격에 휩싸여 한참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엄진우는 어리둥절했다.이 여자 상처가 나았다고 아팠던 때를 잊은 건가? 왜 이렇게 시크해?엄진우는 할 수없이 다급히 예우림의 별장으로 향했다.도착하니 정장차림을 한 예우림이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 싸늘한 눈빛으로 엄진우를 노려보았다.“너 어디 갔었어?”엄진우가 말했다.“우리 엄마 도와서 이사했어요.”그 말에 예우림은 화가 솟구쳤다.내가 호텔에 감금되어 있었는데 걱정조차 하지 않고, 뭐? 이사? 역시 남자는 믿을 수 없어!엄진우는 어두운 얼굴의 예우림을 향해 물었다.“부대표님, 상처는 다 나으셨죠? 어디 아픈 곳은 없어요?”“내가 다친 건 어떻게 알았어?”예우림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차갑게 웃어 보였다.“이제 와서 걱정하는 척 하는 거야? 엄진우, 넌 정말 남자도 아니야!”엄진우는 어리둥절했다.“도대체 무슨 말씀이죠? 오늘도 분명 제가......”“됐어! 변명은 듣고 싶지 않아.”예우림은 턱을 치켜든 채 여지없이 말했다.“이혼하고 퇴사한다며? 그래, 내일 아침 바로 이혼서류에 서명하자고. 네 퇴사 문제도 내가 하루라도 빨리 해결해 줄게.”엄진우가 말했다.“그래요......”예우림이 이렇게까지 냉정하게 말했는데 엄진우라고 어쩌겠는가?예우림을 구하러 간 건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그녀가 이호준에게 침범당하는 것이 싫었을 뿐이다.게다가 사직과 이혼은 엄진우가 먼저 말했으니 그도 예우림의 생각을 존중하기로 했다.“오늘 일 층에서 자는 거로 해. 내일 아침 바로 이혼하러 가야 하니까.”예우림은 싸늘한 말을 내던지고 바로 2층으로 올라갔다.방에 들어간 뒤.사실 그녀는 조그마한 희망을 품고 있었다.엄진우가 먼저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그녀를 달래준다면 예우림은 그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줄 생각이었다.하지만 아쉽게도, 엄진우는 바로 창고로 들어가 잠들어버렸다.예우림은 마음이 답답했다.“아니, 내가 그렇게 별로야?”전에 만난 남자들은 그녀와 옷깃만 스쳐도 정신을 못 차렸다.하여 그녀는 남자라는 존재를 혐오
엄밀히 말하자면, 두 다리 조금 위의 아랫배이다.예우림은 엄진우를 보더니 깜짝 놀라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하며 소리를 질렀다.“누가 들어오래? 당장 나가...... 아니면 나...... 너 가만 두지...... 않아!”그녀는 거친 숨결로 소리를 지르며 경계심 가득한 눈길로 엄진우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사무실에서 발생했던 일이 또 한 번 재연될까 봐 두려웠다.엄진우는 예우림의 얼굴을 유심히 살피더니 입을 열었다.“저 다른 맘 없으니 안심하세요. 많이 불편해 보이는데 제가 좀 봐 드릴까요?”그 말에 예우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엄진우가 말했다.“식은땀을 많이 흘리신다는 건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걸 의미하죠. 이렇게 버티시다가는 구급차가 와도 소용없어요.”예우림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그래, 상태만 확인하는 거야. 나한테 손 대면 가만두지 않아.”그제야 예우림은 엄진우의 접근을 허락했다.예우림의 창백하고 예쁘장한 얼굴과 움츠러든 살펴보니 이미 답이 나왔다.이호준이 그녀의 복부에 남긴 상처가 재발한 것이 틀림없었다.엄진우가 말했다.“발 줘봐요.”“뭐 하려는 짓이야?”예우림은 눈을 부릅떴다.“내가 말했지? 보기만 하고 손대지 말라고!”“죽기 싫으면 말 들어요!”엄진우는 순간 싸늘한 표정을 지었고 예우림은 깜짝 놀랐다.평소 얌전하던 엄진우가 화를 내니 이렇게 무서울 줄이야.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늘씬하고 긴 다리를 내밀었다.엄진우는 두말없이 두 손으로 그녀의 발을 잡고 발바닥의 혈 자리를 눌렀다.“참아요. 격할 수도 있어요. 아, 물론 손의 힘을 말하는 거예요.”“꺅!”이내 예우림은 감전된 듯한 고통에 침대 시트를 꽉 잡고 소리를 질렀다.“됐어요.”엄진우는 그제야 예우림의 발을 놓아줬다.“대표님, 몸이 많이 허약하시네요. 평소에 운동도 좀 하고 보양식도 드세요.”비록 엄진우의 단약을 먹었지만, 예우림은 워낙 면역력이 약하다 보니 다시 재발했다.정신을 차리고 보니 배가 아픈 것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대체 뭘 한 거
“왜요?”두 사람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업무원칙에 따라 이혼을 권유하지 않는 겁니다. 두 분 혼인신고 하신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 정도로 텔레파시가 통한다는 것은 모범 부부의 모습을 갖추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직원은 의미심장하게 웃어 보였다.“두 분 아주 죽고 못사는 사이죠? 그런데 제가 어떻게 이런 찰떡궁합을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두 사람은 모두 할 말을 잃었다.죽고 못 살아? 찰떡궁합? 서로 안 지도 이제 며칠 안 됐는데?예우림은 눈썹을 치켜들고 말했다.“업무원칙은 무슨! 그러면 우리 언제쯤이면 이혼할 수 있죠?”직원이 말했다.“적어도 한 달이 지나야 합니다.”가정법원에서 나온 후, 예우림이 불쑥 말했다.“그렇다면 이 결혼 잠시 킵해두지. 너도 먼저 나가지 말고 내 병이 다 나으면 그때 다시 사직해.”엄진우가 말했다.“그래요.”짧은 대답에 예우림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늘이 무너지고 세상이 뒤바뀌어도 이 남자는 전혀 변하지 않을 것 같았다.그녀는 도무지 엄진우의 마음을 읽을 수 없었다.이때 아우디 a5가 멈춰서더니 하얀 정장을 입은 박도명이 꽃다발을 들고 내렸다.“우림 씨!”“부청장님이 여긴 어떻게?”예우림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마침 지나가다가 봤어요. 회사까지 모실 테니 타세요. 아, 이 꽃은 제 마음입니다.”예우림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꽃다발을 받아 들고 말했다.“아, 고마워요.”“별거 아닌데요, 뭐. 그리고 저 도명 씨라고 불러주세요.”박도명은 능청스럽게 웃더니 엄진우를 힐끗 보았다.“그런데 이분은?”“엄진우요, 회사 직원이에요.”예우림이 말했다.“아, 어제 말씀하셨던 그 방패막이로 쓰다 버릴 겁쟁이 약혼자요?”박도명은 경멸의 표정을 지었다.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한 번만 더 나불거리면, 그 입 찢어버립니다.”“엄진우, 너 부청장님한테...... 아니 도명 씨한테 함부로 말하지 마!”예우림이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도명 씨 너보다 훨씬 용감한 사람
엄진우가 궁금해 물었다.“올라오면 알아요.”소지안은 눈을 깜빡이며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부대표님 지시 사항이니까 거절은 거절할게요.”조금 전까지 불쾌하게 헤어졌는데 돌아서자마자 소 비서를 픽업 보내 어디로 가자니.수상쩍게 생각하며 엄진우는 눈썹을 약간 치켜세웠다.그러나 소지안이 전에 자신을 도와주기도 했으므로 크게 의심하지는 않고 차에 올라탔다.생각지도 못하게 소지안은 차를 몰고 가더니 한 술집 앞에 멈춰 섰다.“소 비서님. 부대표님이 저를 여기에 데려오라고 하셨어요?”엄진우는 약간 놀란 표정이었다.“헤헤, 들어가 보면 알 거 아니에요.”소지안은 반쯤 밀고 끌어당겨 엄진우를 한 곳으로 데리고 와서 앉아, 갑자기 자신의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진우 씨, 사실, 대표님 지시 같은 건 없었어요. 제가 데리고 오고 싶어서 그런 거예요.”엄진우는 어리둥절했다.“소 비서님, 그게 무슨 뜻이에요?”소지안은 입술을 오므리며 귀여운 표정으로 투덜거렸다.“소 비서님이라고 부르지 말아요, 지금 회사도 아닌데. 절 그냥 지안 씨, 아니면 지안아 라고 해도 돼요.”“.....”이 여자가 무슨 수작인지 일단 두고보자고 엄진우는 생각했다.그때 소지안이 또 입을 열었다.“진우 씨, 진우 씨는 부대표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요?”조금 고민하다가 엄진우가 대답했다.“음... 뭐 비주얼이나 학벌, 아이큐, 능력,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죠?”그러자 소지안이 계속해 따져 물었다.“그럼 단점은요? 겁먹지 말고 말해봐요, 내가 절대 비밀을 지킬게요.”엄지우가 또 대답했다.“어... 그게... 좀 차가운 거 같아요, 가까이 다가오지 말라는 뭐 그런 표정? 가끔 짜증도 좀 부리고요.”이때 소지안은 갑자기 검은색 스타킹을 입은 다리를 들어 올려 엄진우한테 갖다 대며 눈을 요염하리만큼 가늘게 뜨며 말했다.“그럼... 나랑 부대표님 비교해 봤을 때는 어때요? 난 그렇게 차갑지도 않은데... “당황스러운 기색의 엄진우다.“소 비서님, 이게 무슨...”
원준은 갑자기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서 까다롭게 굴었다."능력이 대단한 것 같네? 어느 회사 출신이고 한 달에 몇 백만원을 버나요?"엄진우가 말했다."나는 지성그룹 영업부의 직원이고 얼마전에 정직원으로 되었다. 지금의 월급은 80만원이 될 것이다.""80만?"이 말을 듣고 원준의 친구들은 순식간에 얼굴색이 변했다.잘못 들은 건 아니겠지?몸값이 200억을 넘는 그들 사이에, 월급이 고작 80만인 찌글이가 끼어들다니?그들은 바로 엄진우를 조롱하기 시작했다."말도 안 돼, 80만이라니? 내 옷 한 벌의 값도 안 돼!""우리집의 강아지라도 한 끼에 7~8만 원이 들어! 정말 80만 원으로 살 수 있다고?"몇 억, 몇 십억을 쉽게 쓸 수 있는 그들에게 엄진우는 꽤 특이했다!원준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네가 소지안의 친구라서 쫓아내지 않을 테니, 운이 좋다고 생각해! 우리가 아니었다면 너는 평생 이런 상류의 파티에 참석할 수 없었을 거야!"엄진우는 아예 눈을 감고 그 말을 개가 짖는 소리라고 생각했다.그는 자수성가인 명왕으로서, 집안을 의지하고 게으르기 짝이 없는 이런 자들을 가장 경멸한다. 그들과 말도 하기 귀찮았다.이를 본 소지안도 개입할 생각이 없었고, 오히려 흥미를 갖고 지켜볼 준비였다.원준은 엄진우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그를 더욱 멸시했다. 정말 개보다도 못하네, 말 몇 마디로 그를 윽박질렀네!그는 옆에 있는 소지안을 바라보며 사근사근 말했다."지안아, 디저트를 많이 좋아하지? 이 바에 새로 온 프랑스의 파티시에가 국제적인 수준에 달하는 디저트를 만들 수 있다고 들었어, 그에게 디저트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할까?""그래!"소지안은 신이 나서 대답했다.원준이 멋있는 척하며 손짓을 하자, 즉시 웨이터가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프랑스 디저트 한 세트를 준비해주세요!"웨이터는 즉시 그에게 비위를 맞추며 말했다."네, 원준 씨, 원래 이곳의 프랑스 디저트는
이처럼 물 흐르듯 유창한 프랑스어 실력은 순식간에 온 장내를 쥐 죽은 듯이 조용하게 만들었다. 바늘이 떨어져도 들릴 정도였다.모두가 서로를 쳐다보며 믿기 힘들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고작 월급 80만 원 받는 거지새끼가 프랑스어를 하다니?!프랑스인 파티시에는 얼어붙은 것처럼 떡하니 서있기만 했다.그걸 보고 원준은 기회는 이때다 하며 비웃었다."불어 할 줄 모르면 잠자코 있을 것이지, 뭘 나서? 저것 봐, 파티시에가 네 말을 못 알아듣잖아! 쥐뿔도 없는 게 허세는!”그런데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파티시에가 엄진우를 향해 엄지척을 하며 서투른 한국말로 말했다."여기 신사분, 당신 피부색이 황색만 아니면 난 우리나라 본토인을 만난 줄 알았을 거예요. 불어를 너무 잘하십니다. 원어민 수준이에요!”이 말이 나오자 모든 사람들이 입이 떡 벌어지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원준은 더더욱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한참 후에 파티시에가 떠난 뒤, 소지안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말했다."엄진우 씨, 평소에는 어리숙해 보이던데, 이렇게 대단한 불어 실력을 갖고 있었네요?”담담한 표정인 엄진우는 별거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이 정도는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에요.”과거 북강과 서방 여러 국가 사이에서 주선하며 다닐 때 엄청나게 다양한 서양 언어를 익혔는데, 프랑스어는 그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그러나 그의 말은 원준한테 상당히 거슬리게 들렸고 자신에 대한 적나라한 도발로 받아들였다.그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프랑스어 좀 한다고 무슨 소용 있는데? 그런다고 월급 80만 받는 처지가 바뀌나? 난 프랑스어는 못해도 해외에 직접 갔다 온 사람이야! 해외에서 가라테 9단을 인정받은 몸이야. 무도 종사에 버금가는 실력이라고, 알아?!”원준의 말은 또 한 번 장내의 사람들로 하여금 탄성을 지르게 했다."뭐라고? 가라테 9단?”"무도 종사에 버금가는 가라테 9단?”"이야… 원준 도련님의 숨은 실력이 이 정도라니?!”무도를 숭배하는 이 세상에서, 힘이야말로 모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