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를 쥐고 있는 강하리의 손이 살짝 조여졌다.그녀는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고 안예서와 회사 일을 논의하기 시작했다.“참, 대표님. 최근에 우리와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임명우라는 사람이 있어요.”강하리의 미간이 순식간에 찡그려졌다.임명우.잊고 있었던 이름이 갑자기 또 튀어나왔다.몇 번 거절을 당한 후 임명우는 사라진 듯했고 그녀도 그 이후로는 남자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그런데 그가 또 안예서를 찾아간 건가?“그 남자가 무슨 말이라도 했어?”안예서는 고개를 저었다. “우리와 함께 일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만 보여요.”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지금은 대답하지 말고 그냥 놔둬.”강하리는 사무실로 돌아온 후 손연지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를 받은 손연지는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세상에, 난 네가 날 잊은 줄 알았어!”강하리가 웃었다.“미안해, 그동안 너무 바빴어.”손연지가 혀를 찼다.“나한테 미안하다는 말을 왜 해. 정 미안하면 연정이 사진이나 몇 장 보내든가.”연정이 얘기가 나오자 손연지는 우울함이 밀려왔다.“하리야, 내가 그래도 연정이 양엄마인데 이렇게 크는 동안 한 번도 못 봤다는 게 말이 돼?”“며칠 뒤에 연정이 데리고 너 보러 갈게.”“그래야지. 참, 너랑 구승훈... 어떻게 됐어?”강하리는 입술을 달싹였다.“한 번 더 노력해 보고 싶어.”말하며 자조적인 웃음을 띠었다.“나 무척 한심하지?”손연지가 답했다.“무슨 말을 하는 거야. 아이도 있는데 헤어질 수는 없잖아. 괜한 생각하지 마. 서로 좋아하는 건 운명이지 억지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야.”말하는 손연지의 목소리에는 우울함이 묻어나자 강하리는 곧바로 멈칫했다.“연지야, 무슨 일 있었어? 노민우랑 어떻게 됐어?”손연지가 헛웃음을 지었다.“노민우 약혼해.”강하리는 단번에 미간을 찌푸렸다.노민우가 약혼한다고?강하리는 잠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오히려 손연지는 대수롭지 않은 어투였다.“괜찮아, 나 곧 연수 가니까 내 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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