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리는 시선을 내린 채 피식 웃더니 진시연의 손을 뿌리쳤다.“할아버지, 할머니, 전 오후에 할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요.”그렇게 말한 후 곧장 돌아서서 밖으로 나가려는데 진태형이 그녀를 붙잡았다.“기다려, 아빠가 데려다줄게.”진태형은 침울한 눈빛으로 진시연을 바라보았다.“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왜 하리가 널 이렇게 대하는지 할아버지, 할머니께 직접 말씀드려. 시연아, 내가 보고 싶은 건 네 진심 어린 사과지, 말로만 미안하다고 하는 게 아니야.”말을 마친 그가 강하리를 데리고 밖으로 나간 뒤 안쓰러운 마음에 강하리의 어깨를 감싸주었다.“아빠가 미안해. 미리 말씀드렸어야 했는데.”강하리가 웃었다.“괜찮아요. 두 어르신께 저는 그저 낯선 사람일 뿐이니까요.”미간을 찌푸린 진태형은 허리를 굽혀 강하리와 시선을 맞추었다.“다시는 그런 말 하지 마, 하리야. 넌 미현이와 내 딸이고 나한테 제일 중요한 사람이야. 알겠어?”강하리는 코끝이 시큰거리며 고개를 들어 진태형의 시선을 마주했다.“고마워요, 아빠.”진태형은 몸을 일으켜 강하리를 품에 안았다.“이제 그만 울어, 우리 공주님.”강하리는 그의 말 한마디에 오히려 눈물이 더 세게 흘렀다.그 시각 별장에 있던 이정숙은 표정이 다소 굳어졌다.“이게 무슨 태도야? 들어와서 딱 한 마디만 하고 가는 거야? 심미현이 딸을 이렇게 키웠어?”진강석은 얼굴을 찡그리며 진시연을 바라보았다.“시연아, 대체 무슨 일이야? 네 아빠랑 강하리한테 뭐 잘못한 거야?”진시연이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할머니, 전 그냥 아빠가 저를 버릴까 봐 무서웠어요.”이정숙은 순간 마음이 아팠다.“바보야, 네 아빠가 널 왜 버려. 걔가 그러면 내가 때려주마!”진시연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강하리는 차를 타지 않고 진태형과 함께 밖으로 걸어 나갔다.진태형은 가는 길에 계속 심미현에 관해 물었고 부녀는 드물게 긴 대화를 나눴다.강하리를 심씨 가문까지 데려다주고 나서야 진태형이 물었다.“아빠랑 같이 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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