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서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곽승재를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래?”“이렇게 늦은 시간에 너 혼자 움직이는 건 너무 위험해.”곽승재는 거절할 틈도 주지 않고 말을 이었다.“밖에 운전기사 대기 시켜놨어. 같이 차 타고 가자.”고은서는 시간을 확인하며 말했다.“아직 8시밖에 아 됐어. 그렇게 늦은 시간도 아니고, 우리나라가 치안 안 좋은 나라도 아닌데 위험할 게 뭐가 있어?”곽승재의 표정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네가 M국에서 며칠 동안이나 날 돌봐줬는데, 이렇게 귀국하자마자 널 공항에 버려두고 갈 수는 없어. 할머니께서 아시면 분명 난리 치실 거야.”고은서는 곽승재가 할머니한테 혼나는 게 대체 자신과 무슨 상관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곽승재는 여전히 고은서의 손을 꽉 잡은 채 놓아주지 않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그들을 힐끗거리기 시작했고, 주민기는 창피한지 고개를 푹 숙인 채 투명인간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고은서 역시 이런 곳에서 창피를 당하고 싶지는 않았다.“그래, 같이 가자, 같이 가. 하지만 난 호텔로 갈 거야.”곽승재는 얇은 입술을 꾹 다문 채 말없이 고은서의 손을 잡고는 밖으로 걸어 나갔다. 그 탓에 고은서는 자신의 짐도 챙기지 못했다.“내 캐리어!”고은서가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외치며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짐을 챙기려 하던 그때였다. 주민기가 곧장 그녀의 말을 가로막으며 말했다.“사모님, 짐은 제가 챙기겠습니다.”고은서는 여전히 곽승재에게 투덜거리며 말했다.“나 발 아픈데, 좀 천천히 걸어줄 수 없…”고은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곽승재는 그녀를 번쩍 들어 올렸다.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점점 집중되자 고은서는 밀려오는 수치심에 화가 났다.“곽승재, 너 진짜 미친 거 아니야? 나 좀 내려줘!”하지만 곽승재는 그런 고은서의 말을 가볍게 무시한 채 잔뜩 화 난 듯한 발걸음으로 그녀를 들쳐 안고 성큼성큼 공항을 빠져나갔다.고은서는 어쩔 수 없이 눈을 질끈 감고 이 강제적인 “공주 대접”을 받아들여야 했다.다행히도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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