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어게인, 비긴 / Chapter 91 - Chapter 100

All Chapters of 어게인, 비긴: Chapter 91 - Chapter 100

453 Chapters

제91화

“아, 맞다. 할아버지, 은혜가 외국에 가고 싶어 하던데. 외삼촌한테 유학 보내자고 말해보는 거 어때요?”고은서는 오전에 조은혜를 만났던 일은 언급하지 않았다.“지금 성적이 안 좋은데. 환경을 바꾸면 성적이 좋아질지 어떻게 알아요?”조은혜가 외국에 나가면 원지훈이 더는 따라다니지 않을 것이고, 이러면 전생의 비극을 방지할 수도 있었다.고준석이 말했다.“외숙모가 예전에 하나뿐인 딸을 외국에 보내기 싫다고 말한 적 있어. 지금 이미 은혜한테 짝을 찾아주는 것 같던데?”조은혜를 끔찍이 생각하는 단은숙은 절대 고준석의 말을 들을 사람이 아니었다.산책을 마치고, 고은서는 고준석의 어깨를 주물러 주었고 그가 잠에 들어서야 다시 작업실로 향했다.그러고 또 몇 시간 뒤, 고은서는 할머니의 취향에 맞춰 베티베르, 베르가모트 등 방향유로 수면에 좋은 향초를 완성했다.저번에 주민기 엄마한테 선물한 향초가 효과 있다고 해서 또 만든 것이다.고은서는 피곤했는지 침대에 눕자마자 잠들었다.깨어났을 때는 이미 해가 중천이었다.고은서는 기지를 쭉 폈다.‘역시 어릴때부터 사용한 침대가 제일 편하네.’고은서는 이혼하고 집에서 한 달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차려주는 밥만 먹고, 고준석과 함께하는 시간을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고은서는 세수를 마치고 머리가 부스스한 상태로 1층으로 내려갔다.이때 마당에서 고준석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아침부터 무슨 좋은 일이 있으신 거지?’밖으로 나가자, 고준석이 곽승재와 주민기에게 태극권을 가르쳐주고 있었다.“잘 봐. 이렇게 하는 거야.”정장 차림의 곽승재와 주민기가 진지한 표정으로 서툴게 태극권을 연습하는 모습은 웃기기만 했다.“풉!”고은서는 그만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았다.곽승재는 멈칫하더니 그녀를 째려보고는 자세를 바로잡았다.주민기가 예의를 갖춰 인사했다.“사모님.”“민기 씨, 제가 향초 좀 만들었는데 이따 가져다드릴게요.”“감사합니다. 사모님.”“은서야, 일어났어? 승재도 온 지
Read more

제92화

고은서는 곽승재의 눈빛이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물론 질문도 이상하다고 느껴져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쳤다.“내가 왜 화났다고 생각해?”“그럼 왜 집에 안 들어왔는데?”‘한시도 떨어질 수 없는, 서로 죽고 못사는 부부처럼 말하네. 자기가 결혼생활 1년동안 집에 자주 돌아오지 않았던 것은 생각하지 않고.’고은서는 의미 없는 말을 하기 싫어 그를 째려보고는 식탁 앞에 가서 앉았다.고은서가 컵에 우유를 따라 먹으려고 하자 곽승재가 말했다.“나도 줘.”“손 뒀다 뭐 하는데?”곽승재는 이를 꽉 깨물고 말았다.“예전에는 맨날 우유며 빵이며 선물하더니, 그때는 착한 척했던 거야?”‘염치도 없이 예전 일을 꺼내?’고은서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왜, 난 맨날 오빠만 따라다녀야 해? 이제는 지쳤어.”살기가 가득한 말에 곽승재는 움찔하고 말았다.“고은서, 아침부터 왜 화를 내고 그래!”“오빠가 내 앞에 나타나지 않으면 화도 안 날 것 같은데?”“...”곽승재는 화를 참아보기로 했다.“집에 안 들어오는 건 그렇다 치고, 왜 문자는 답장하지 않는 건데?”고은서는 핸드폰을 확인할 시간조차 없었다.“문자는 왜 보냈는데?”곽승재가 애써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어제는 유미 아버님 생신이었어. 그래서 유미한테 영양제를 사서 보내드렸을 뿐이야.”고은서는 속으로 콧방귀를 뀌고 있었다.‘백씨 가문을 좋아하고 있네. 백유미 생일을 함께 보내더니, 아버님 생신에도 선물을 드려?’“나한테 왜 이런 말을 하는데? 나랑 상관없는 일이잖아.”“신경 쓰이지 않았으면 태도가 바뀔 일도 없었겠지.”곽승재가 불쾌한 말투로 말했다.“고은서, 내가 저번에도 말했잖아. 불만이 있으면 말하라고. 이런 의미 없는 짓이나 하지 말고.”“그래도 저녁에 다른 여자 집에서 샤워하는 오빠보다는 낫잖아!”고은서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두 번째 언급에 곽승재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내가 언제 남의 집에서 샤워했다고 그래?”‘아직도 인정 안 하네!’고은서는 핸드폰에 저장
Read more

제93화

곽승재는 화장실로 가서 옷을 갈아입은 후 마침 전화가 와서 베란다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아무렇지 않게 소파 위에 올려놓은 셔츠가 백유미한테 찍힐 줄 몰랐고, 더욱이 이 사진이 고은서의 손에 들어갈 줄도 몰랐다.곽승재가 미간을 찌푸리면서 물었다.“이 사진, 유미가 보내줬어?”고은서가 콧방귀를 뀌더니 말했다.“누가 보내줬든 이 셔츠 오빠 거 맞냐고.”곽승재는 대답 대신 고은서의 앞에서 바로 백유미에게 영상통화를 보냈다.백유미가 부드럽게 웃으면서 물었다.“승재야,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곽승재는 백유미에게 사진을 보내주면서 물었다.“설명해 봐. 이 사진, 어떻게 된 건지.”백유미는 물론 고은서도 깜짝 놀라고 말았다.이렇게 직접적으로 물어볼 줄 몰랐다.전화기 너머의 백유미는 사진을 보고 멈칫하더니 그제야 그날 일을 떠올렸다.“이거 내가 SNS에 올렸다가 삭제한 사진이잖아. 요리 솜씨 자랑한다고 맨날 음식사진을 올리고 있잖아. 사진이 마음에 안 들어서 다시 지웠었어. 승재야, 이 사진을 왜 저장한 거야? 무슨 문제라도 있어?”“왜 내 셔츠까지 함께 찍은 건데?”“그래?”백유미는 그제야 자세히 확인했다.“정말이네. 승재야, 혹시 은서 씨가 오해한 거야?”곽승재가 직접적으로 말했다.“내가 너의 집에서 샤워하고 잔줄 알잖아.”백유미는 곽승재 옆에 있는 고은서에게 사과했다.“은서 씨, 정말 미안해요. 그런데 오해에요.”백유미는 그날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은서 씨, 그래도 믿지 못하겠으면 CCTV 영상을 보여드릴게요.”곽승재가 고개를 돌린 틈을 타 고은서는 백유미의 비웃음 가득한 눈빛을 읽고 말았다.고은서는 피식 웃더니 곽승재의 넥타이를 잡아끌어 입술에 키스했다.향긋함과 부드러운 촉감에 곽승재는 멈칫하고 말았다.고은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지만 그 역시 고개 숙여 키스를 마저 했다.핸드폰이 걸리적거렸는지 곽승재는 테이블 위에 뿌리치고 고은서의 허리를 꽉 끌어안고 계속해서 키스했다.하지만 허리를 꽉 끌어안는 순간 고
Read more

제94화

...고은서는 고준석과 점심 식사를 마치고 예원 별장으로 돌아갔다.차에서 물건을 내리고, 집에 들어가자마자 불청객인 성아연을 발견했다.그녀는 다리를 꼬고 여유롭게 차를 마시면서 패션잡지를 보고 있었다.“사모님, 성아연 씨께서 사모님이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이미숙이 말했다.“고은서, 왔어? 오래 기다렸어.”성아연이 잡지를 내려놓으면서 말했다.고은서는 이미숙더러 일 보러 가라면서 성아연에게 물었다.“왜 왔어?”불친절한 말투에 성아연은 불쾌하기만 했다.“고은서, 아직도 화나 있는 거야? 내가 유미 씨한테 인생 교육한 거 누구 때문인데. 고마워해도 모자랄 판에 지금 무슨 말투야? 너도 GS 그룹 파티에 참석한다며? 나랑 같이 파티룩도 고르고 메이크업 숍도 같이 가. 파티 현장에 같이 가면 되겠네.”“내가 왜 너랑 이런 걸 같이 해야 하는데?”고은서가 물건을 소파 위에 올려놓으면서 말했다.“내 기억이 맞다면 다시는 나 찾지 않기로 한 거 아니야? 그럼 이만 배웅하러 나가지 않을게.”성아연은 화를 내려다 고은서가 산 드레스를 보고 감탄했다.“와, 최신상이잖아. 내가 얼마 전부터 갖고 싶었는데. 고은서, 나 이거 선물해 주라. 고르러 가기도 싫어.”성아연이 꺼내 입어보려고 하자 고은서가 확 낚아채면서 냉랭하게 말했다.“갖고 싶으면 가서 사든가. 이거 내 거야. 내가 왜 선물해야 하는데?”성아연은 의문이 가득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고은서, 왜 이렇게 치사해졌어? 예전에는 내가 마음에 들어 하는 옷이면 다 선물해줬잖아!”우정을 끔찍이 생각했던 고은서는 성아연이 마음에 든다면 아깝더라도 전부 다 선물해 줬다.하지만 지금은 이 드레스를 성아연에게 선물해 줄 바에 걸레로 쓰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염치가 없긴.”고은서가 물건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가려고 하자 성아연이 말렸다.“고은서, 정말 나랑 절교하고 싶어? 잘 생각해 봐. 사람들이 너랑 놀아주지 않을 때 누가 너랑 놀아줬는지. 승재 씨를 따라다닐 때 누가 옆에서 아이디어
Read more

제95화

수신 거부가 아니라 통화 버튼을 누른 것이다!전화기 너머에서는 곽승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고은서는 머릿속이 하얘지고 말았다.‘어떻게 된 일이지? 분명 수신 거부를 눌렀는데?’곽승재가 시선을 가슴으로 돌리자 고은서는 정신을 번쩍 차리더니 얼굴이 뜨거워지고 말았다.“이런 변태!”고은서는 발그레해진 얼굴로 핸드폰 화면을 누르고 바닥에 던졌다.“아, 쪽팔려!”고은서는 창피해서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내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잘 보고 누를 것이지! 그러면 이렇게 뻘쭘한 상황도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이런 변태 새끼! 가만히 소리도 내지 않고 옷 갈아입는 걸 훔쳐보고 있었다니!’“고은서, 일 때문에 데리러 못가. 기사님이 대신 데리러 갈 거야.”고은서가 호흡을 가다듬고 있을 때 곽승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직도 안 끊었어?’고은서는 화가 나서 바로 전화를 꺼버렸다.하지만 잠깐 생각하고는 다시 핸드폰을 켜 곽승재에게 문자를 보냈다.[나 친구 한 명 데려갈게.][누구?][말해줄 수 없어.][내가 동의할 만한 이유를 대야겠는데?][방금 날 훔쳐봤잖아.]곽승재는 당황했는지 한참 후에야 답장했다.[파티 제때 참석하는 거 잊지 말고.][걱정하지 마. 잊지 않을 거니까.]곽승재가 더는 답장이 없자 동의한 거로 알고 있었다....파티는 5성급 호텔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고은서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주민기가 마중 나왔다.“사모님, GS 그룹 회장님께서 오셔서 대표님이 바쁘고 계십니다. 2층으로 모시겠습니다.”“괜찮아요. 아직 기다릴 사람이 있어요.”주민기가 궁금한 마음에 물었다.“누구신데요? 친구 성아연 씨요? 이미 와계시는데.”“아니요.”이때, 연회장으로 들어오는 검은색 차량을 가리키면서 말했다.“저기 오고 있어요.”뒤돌아보자 보라색 원피스를 입고있는 나이가 40살 되어 보이는 한 여인이 차에서 내렸다.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하고 주민기는 감탄을 자아냈다.‘명운 전직 회장님의 전처이자 현직 명운 대표인 도
Read more

제96화

“걱정하지 마세요. 오빠가 데려와도 된다고 했으니까요.”고은서는 핸드백에서 핸드폰을 꺼내 곽승재가 보내준 문자를 보여주었다.당연히 [훔쳐봤잖아.]라는 내용은 삭제한 지 오래였다.“이제 문제없죠?”고은서가 묻자 주민기가 안으로 모셨다.“사모님들, 안으로 모시겠습니다.”고은서는 도아름의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연회장 내부는 불빛이 반짝거렸고, 화려한 하객들로 북적거렸다.주민기는 곽승재 찾으러 갔고, 고은서와 도아름은 하객 대기실로 향했다.사람들은 도아름을 보자마자 수군거리기 시작했다.“명운 도 사모님 아니야? 왜 왔대?”“사모님은 무슨. 이혼했잖아. 이제는 도 대표님이라고!”“투자를 받고 싶어서 여기 온 거 아니야? 서인수가 명운 핵심기술을 빼돌린 것도 모자라 자금도 빼돌려서 지금 회사 운영이 어렵다잖아.”“그럴 수도 있겠네. 봐봐, 젊고 예쁜 여자를 데려온 걸 보니 무조건 홍보 매니저야!”“사모님, 대표님 이따 오실 거예요. 저는 이만 일 보러 가보겠습니다.”이때 주민기가 다가와서 고은서에게 깍듯하게 인사했고, 고은서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이 모습에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주민기의 “대표비서”라는 명찰을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다.‘방금 사모님이라고 했나? 저 여자가 설마 곽 대표님의 와이프?’‘곽 대표는 왜 이렇게나 예쁜 와이프와 함께 공식석상에 참석하지 않았지?’‘그리고, 왜 도아름과 함께 있는 거지?’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에 고은서는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오늘 특별히 도아름을 초대한 이유는 명운이 망하는 단계가 아니라 뒤를 봐주는 믿음직스러운 회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그 회사가 GS 그룹일지 아닐지는 각자 알아서 상상하면 되었다.오늘 명운 책임자가 곽 사모님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절대 명운을 건드리지 못할 것이고, 또 궁금한 마음에 명운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었다.이것이 바로 고은서가 원했던 효과였다.도아름도 만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는 사람들의 의문스러운 표정을 보더니
Read more

제97화

백유미가 달려오면서 공과 사를 구분하는 말투로 고은서에게 인사했다.“죄송해요. 사모님, 잠깐 대표님한테 볼일이 있어서요. 대표님, 곽빈 씨한테 가봐야할 것 같아요.”백유미가 말했다.곽승재는 고은서를 힐끔 쳐다보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여기서 잠깐 쉬고 있어. 이따 찾으러 올게.”고은서는 시종 얼굴에 미소를 지니고 있었다.“응.”“곽 대표님, 일 보세요. 제가 사모님 잘 챙겨드릴게요.”도아름이 말했다.곽승재는 도아름을 보고도 표정 변화 하나 없었다. 마치 진작에 올 거라고 알고있는 듯이 말이다. 이에 백유미는 의아하기만 했다.하지만 시간을 더 지체할 수 없어 곽승재와 함께 이곳을 떠났다.곽승재가 일 때문에 간 거지만 고은서는 버림받은 거나 다름없었다.아까까지만 해도 부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던 사람들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변하고 말았다.하지만 도아름이 나서서 분위기를 수습했다.“곽 대표님께서 일 처리하러 가셨으니 사모님은 여기서 쉬고 계시면 될 것 같아요. 아, 사모님들. 저희 회사에 새 제품이 출시되었는데 이따 맛 좀 보시고 의견 좀 주세요. 이따 가실 때 몇 박스 더 챙겨드릴 테니 절대 제 선물을 마다하시면 안 돼요.”사람들은 거절하기도 그랬다.도아름은 역시 슈퍼우먼이라 결단력도 있고 타이밍도 잘 잡았다.고은서는 그녀가 사람들의 이상한 눈빛과 수군거리는 소리를 감당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만 같았다.오히려 이 기회를 빌어 새 제품을 홍보하고 있었다.“고은서, 이제야 찾았네.”사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누군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리자 성아연이 눈에 들어왔다.‘오후에 그렇게 싸워놓고 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지?’“무슨 일인데?”고은서가 인내심 부족한 말투로 물었다.“잠깐 이리 와봐.”성아연은 직장 엘리트로 보이는 여자들 무리로 고은서를 끌고 갔다.“눈 뜨고 잘 보세요! 이 사람이 바로 곽 사모님이에요! 백유미 씨는 그저 이사일 뿐이고요. 누굴 보고 미래 대표
Read more

제98화

고은서는 표정이 굳어지더니 그녀를 쳐다보았다.“비웃는 건 괜찮은데 인신공격하면 안 되죠. 자연미인은 아니지만 예쁘다고 말하는 거랑, 마음만큼 못생긴 얼굴을 가리려고 성형했다고 하는 것이 엄연히 다른 말인 것처럼 말이에요.”“누구한테 못생겼다고 그러세요!”그녀는 화가 나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고은서의 팔을 덥석 잡았다.“뭐 하는 거예요!”이때, 곽승재의 냉랭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뒤돌아보자 곽승재와 백유미가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사모님, 괜찮으세요?”백유미가 관심하는 척 물었다.고은서가 입을 열기도 전에 상대가 먼저 억울한 것처럼 말했다.“곽 사모님이면 뭐 어때서요! 그저 3대 재무제표랑 현금 흐름을 물어봤을 뿐인데 모른다고 제가 성형한 걸 가지고 놀리면 안 되죠!”“대표님, 은서가 화나서 말실수한 것 같아요. 은서 탓하지 마세요.”성아연이 옆에서 덧붙이자 고은서는 피식 웃고 말았다.‘여기까지 끌고 와서 싸움까지 붙이더니. 오빠 입에서 철들라고 하는 말을 듣고 싶었나 봐?’“이런 일 때문에 제 와이프한테 손댔어요?’고은서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곽승재가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으면서 냉랭하게 말했다.“제 와이프가 왜 당신한테 3대 재무제표와 현금 흐름을 말해줘야죠? 딱 봐도 성형한 얼굴인데. 왜, 말하면 안 돼요?”곽승재가 고은서를 보호하는 모습에 성아연은 물론 고은서도 깜짝 놀라고 말았다.저번에 GS 그룹 프론트 데스크에서 오해받았을 때도 묻고 따지지도 않고 보호해주던 그였다.아마도 좋은 남편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곽승재의 말에 상처받은 그녀는 얼굴을 감싸 쥐고 울면서 도망쳤다.다른 여자들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곽 대표님, 저희는 그저 사모님께서 CFA 증을 땄다고 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을 뿐입니다.”“맞아요. 사모님을 난처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요.”“사모님 실력을 의심하실 필요 없습니다.”백유미가 분위기를 수습해 보려고 했다.“저번 판주 투자은행에서 명운에 사용하려던
Read more

제99화

곽승재는 고은서가 이러는 것이 아까 불쾌한 일 때문이라고 생각했다.“이따 민기 씨한테 저 회사 잘 알아보라고 해야겠어. 너랑 마주칠 일이 없게 이 업계에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게 할게.”“됐어. 내가 능력도 없으면서 남을 업신여긴다고 소문나겠어.”곽승재는 왠지 모르게 이 말이 익숙했다.그러다 자신이 고은서한테 했던 말이라는 것이 떠올랐다.‘그럼 나 때문에 화난 건가?’곽승재는 입술을 꽉 깨물더니 다른 일을 물었다.“일부러 명운 도 대표님을 여기까지 데려온 목적이 뭐야?”“내가 왜 아름 언니를 데려오면 안 되는데?”고은서가 되물었다.“아름 언니가 잘못한 건 아니잖아. 남편한테 배신당하고 명운까지 짊어지기까지, 용기가 얼마나 대단해. 그냥 도와주고 싶었던 것뿐인데 뭐 잘못되기라도 했어?”곽승재가 고은서를 쳐다보면서 말했다.“정말 다른 목적이 없어?”고은서는 오늘 하이힐을 신고 있어 곽승재와의 키 차이가 줄어 고개만 살짝 들면 시선을 마주할 수 있었다.“걱정하지 마. 있다고 해도 GS 그룹에 영향 주지 않을 거니까.”“...”파티가 시작되고, 곽승재의 간단한 고마움 표시 후 식사 시간과 왈츠 시간이 다가왔다.첫 번째 왈츠는 곽승재와 고은서가 함께했다.백유미는 자리에 앉아 곽승재가 고은서의 허리에 손을 얹어놓은 모습을 묵묵히 쳐다보았다.이 두 사람은 마치 서로 사랑하는 부부처럼 춤을 추고 있었다.백유미는 아침에 곽승재가 사진을 보여주면서 캐묻던 모습이 떠올라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때, 한 남자가 춤을 신청했다.하객들은 저마다 음악에 몸을 맡기고 우아하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고은서는 허리에 얹어진 곽승재의 손을 뿌리치고 싶었다.아무리 왈츠가 가까이 붙어서 추는 춤이라지만 곽승재가 너무 꽉 잡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곽승재가 전체 손바닥으로 등을 당기고 있어 밀어내려고 힘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조금만 잘못하면 그와 신체접촉을 가지게 되었다.“고은서, 몸을 좀만 더 붙여봐.”고은서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곽승재의 마력
Read more

제100화

하지만 곽승재는 못 본 척했고 아예 내쫓아 내기도 했다.고은서는 이런 불쾌한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았고, 더는 곽승재와 말다툼하기도 싫었다.‘어차피 할머니 생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때 되면 나의 결심을 알게 되겠지.’이때, 고은서는 백유미가 다른 남자와 춤추는 모습을 발견했다.긴 드레스를 입고있는 백유미는 그 남자와 호흡이 아주 잘 맞았다.상대방이 무슨 말을 했는지 수줍게 웃기도 했다.곽승재는 고은서의 시선을 따라 그쪽을 바라보았다.“왜, 여사친이 다른 남자랑 춤추고 있으니까 질투나?”고은서가 깨 고소해하면서 말하자 곽승재는 어두운 표정으로 변했다.“나랑 무슨 상관인데? 내가 왜 질투 나야 하는 건데?”곽승재의 말투를 들어보면 백유미를 전혀 신경 쓰지 않다고 변명하는 것만 같았다.고은서는 무슨 말을 하려다 백유미 머리 위에 있는 등이 흔들리는 것을 발견했다.반응할 새도 없이 그 등이 떨어지려고 했다.백유미와 춤추고 있던 남자는 이상한 낌새를 채고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지만 백유미는 제자리에 서 있었다.퍽!고은서의 허리를 잡고 있던 곽승재는 백유미한테 달려갔다.온갖 비명에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사람들이 몰려오는 바람에 팔을 다치기도 했다.고은서는 우두커니 제자리에서 움직이지도 못했다.마치 이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곽승재가 다친 백유미를 안고 떠나가는 모습, 사람들이 비웃는 모습 등등.“은서 씨?”한참 후, 귓가에서 도아름의 목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렸다.“안 다치셨죠?”도아름이 걱정스레 묻자 고은서는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하객들이 전부 나가고 현장에는 유리 조각만 남았다.갑작스러운 사고에 하객들은 스태프의 안내하에 밖으로 나갔다.사람들은 이상한 눈빛으로 고은서를 쳐다보았고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그녀의 모습을 몰래 찍으려고 하기도 했다.“집으로 돌아가실래요? 기사님더러 데려다주라고 할까요?”도아름은 일부러 카메라를 막으면서 고은서를 관심해 주었다.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흔들었다.
Read more
PREV
1
...
89101112
...
46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