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의 모든 챕터: 챕터 161 - 챕터 170

1150 챕터

제161화

인하의 절차에 따라 먼저 화장하고 나서 영정실에 올려드려야 했다.기다리는 동안 윤혜인은 몇 번이고 할머니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마치 마음에 새기려는 듯했다.시신이 불 속으로 들어갈 때, 그 철문은 윤혜인의 눈앞에서 닫혔다.이번에는 정말로 할머니를 다시 보지 못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이 세상에서 그녀를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이제는 없다.슬픔이 밀려와 그녀는 철문을 두드리며 흐느꼈다.“할머니, 불을 피해요. 불을 피해야 해요, 할머니...”하지만 응답하는 것은 철문이 닫히는 소리뿐이었다.그렇게 한 시간이 지난 후, 그 철문이 열렸다.화장 직원이 할머니의 골회를 넣었고 윤혜인은 골회암을 안고 영정실로 갔다.영정실은 이미 잘 준비되어 있었다. 윤혜인은 골회암을 올리고 할머니의 영정사진을 안고 무릎을 꿇었다.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중간에, 간병인이 그녀에게 밤을 먹으라고 했지만, 물만 마시고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그런 윤혜인이 안쓰러워 그녀는 보다 푹신한 쿠션을 무릎 아래에 깔 수 있게 했다.저녁 무렵, 빈소에 첫 번째 조문객이 찾아왔다.급히 달려온 문현미였다. 소식을 들은 그녀는 믿을 수 없었다.윤혜인이 검은 복장에 조복을 차고 있는 것을 보고서야 비로소 진실임을 깨달았다.짧은 2날 동안 윤혜인은 너무 야위였다. 조문을 마친 문현미는 많은 것을 묻고 싶었지만 어떻게 말을 떼야 할지 몰랐다.그러다 결국 그녀는 힘겹게 한마디 했다.“착한 혜인아, 미안하구나.”철부지 아들을 대신해 사과하는 것이었다.이렇게 중요한 순간에도 윤혜인의 곁을 지키지 않으면 그 후에는 기회가 있을까?다행히 윤혜인은 문현미를 배척하지 않았다. 비록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가 남는 것을 묵인하는 거나 다름없었다.그리고 다음 날 오후에 두 명의 예상치 못한 손님들이 왔다.문미정이 송소미와 함께 조문하러 왔다.송소미는 어제서야 윤혜인의 외할머니가 돌아갔다는 소실을 듣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하지만 그녀의 두려움은 자신 때문에 돌아간 사람 때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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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문미정이 거들었다.“맞아. 소미가 나한테도 별것도 아닌 것을 크게 만들었다고 그 사람 욕을 어찌나 하는지.”“이건 아줌마가 주는 것이니 받아. 이 일은 소미가 입이 싸서 벌어진 거여서 할머니께 정중하게 사과드리라고 내가 단단히 일렀어.”윤혜인은 그 봉투를 문미정의 얼굴에 뿌리며 분노했다.“꺼지라고 했잖아! 안 들려? 당장 꺼져!”지폐가 공중에 흩어졌다. 예리한 모서리가 하마터면 두 모녀의 얼굴에 상처를 남길 뻔했다.그날 소위 말한 그녀의 ‘부끄러운’ 흔적들처럼, 인간의 심리가 얼마나 사악한 것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지고 있었다.언어폭력은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지만, 거짓된 사죄 한마디면 대충 넘어갈 수 있었다.그리고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들의 생활로 돌아간다.왜!송소미는 겁에 질려 소리쳤다. 이성을 잃을 뻔했지만, 재빨리 정신을 차렸다.“정도껏 해야지 할머니가 노쇠해서 돌아간 거지 나와 무슨 상관이에요? 게다가 80세가 넘지 않았어요? 매일 병원에 서 누워있으면서 돈만 축내고 있는데 당신 같은 가난뱅이가 어떻게 병원비를 감당할 수 있어요? 어떻게 보면 내가 당신을 도와준 거나 다름없은데 나에게 고마워해도 모자랄 판인데...”“닥쳐!”문현미가 송소미의 따귀를 날리려 했다. 하지만 윤혜인이 한발 빨랐다. 그녀는 송소미의 목을 졸랐다.그녀는 화난 한 마리 야수 같았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너무 힘을 준 탓에 하얗게 변했고 손등의 힘줄이 떠질 듯이 돋아났다.마음 깊숙히 억눌려 있던 아픔과 분노 그리고 미움이 한꺼번에 폭발했다.무엇 때문에 그녀가 이런 운명을 받아들여야만 하는가!할머니는 정직하고 부지런히 살아왔던 아들을 잃었지만, 단 한 번도 인생이 불공평하다고 원망한 적 없었고 오히려 삶을 갈망하고 사랑했으며 열심히 그녀를 보살폈다.심지어 마지막 순간까지 아무도 탓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녀를 걱정했고, 그녀를 믿는다고 말하며 거듭 미안하다고만 했다...이렇게 자애롭고 착한 사람인데 어째서 이런 불행을 맞이해야 하는가! 왜 마지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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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이준혁은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항상 착하고 고분고분한 윤혜인이 이런 상황에 처해 있을 줄은 몰랐다.죽음의 고비에서 살아난 송소미는 호흡을 되찾았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딸이 무사한 것을 확인한 문미정은 그제야 안도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윤혜인을 노려보며 욕설을 퍼부었다.“감히 내 딸을 죽이려 해!”“죽어 마땅해!”단답으로 내뱉는 윤혜인는 살기를 내뿜고 있었다.문미정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흠칫 놀랐고 공포를 느꼈다.윤혜인은 어마어마한 살기를 내뿜고 있었다.겨우 정신을 차린 송소미는 공포에 떨며 울부짖었다.“엄마... 저년이 날 죽이려 해요. 도와줘요.”딸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던 문미정은 달려들어 윤혜인의 머리채를 잡으려 했다.하지만 가까이 다가가기도 전에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저 멀리 나가떨어졌다.그 둘 모녀를 보고 싶지도 않았던 이준혁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명령했다.“끌어내! 다시 나타나면 그때는 강에 던져버려!”그렇게 빈소는 고요를 되찾았다.이준혁은 외할머니의 초상 앞에 무릎을 꿇고 진지하게 머리를 숙였다.그리고 느린 걸음으로 윤혜인에게 다가갔다.창백한 얼굴의 그녀는 항상 씩씩했지만, 지금은 미움과 자책으로 가득 차 있었다.누군가가 그의 심장을 무자비하게 때리는 것같이 극심한 고통이 이어졌다.그에게 할머니를 보러 오라고 애원했을 때, 뭐라고 했던가?억지 부리지 말라며 유치하다고 했고 왜 그렇게 독하냐고 무턱대고 차분해지라고만 했다.그녀가 제일 힘든 순간에 그는 망설임 없이 거절했고 냉혹한 말들로 그녀에게 상처를 줬다.그는 할머니를 유감 가득한 채로 떠나게 했다.그는 나쁜 자식이다.“혜인아... 미안해...”이준혁은 무릎을 꿇었다. 마음 아팠던 그는 그녀의 손을 잡아주려고 했다.하지만 윤혜인은 그를 뿌리쳤다.눈시울이 붉어지고 긴 머리가 흐트러졌다. 그녀의 모습은 말이 아니었다.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지금 그녀에게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누가 뭐라 해도 상관없다.그녀의 두 눈은 차갑게 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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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한 사람에 대한 감정이 사라진다는 것은 이런 느낌인 것 같다.그저 아주 평온했고 그렇게 흘러가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는 그런 느낌.오후에 이신우가 빈소를 찾았다.그는 이준혁을 지나치면서 시선을 주지 않은 채 안으로 들어갔다.할머니에게 정중한 인사를 했다.그리고 그는 윤혜인을 마주했다.수없이 많을 도움을 받았기에 윤혜인은 몸을 일으켜 고마움을 표시했다. 너무 급히 움직인 탓 그녀는 잠시 휘청거렸고 이신우가 잡아주어 간신히 중심을 잡았다.이준혁은 이 장면을 하나도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윤혜인과 삼촌... 어떻게 아는 사이지?이신우는 이내 자리를 떠나려 했다.그가 문을 나서려는데 이준혁이 먼저 그를 불렀다.“삼촌.”이신우는 발걸음을 멈추고 짙은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이준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혜인이는 내 와이프예요.”경고이면서도 떠보고 있는 것이었다.이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닌 삼촌이기 때문이다.모두들 36살 이신우가 아직 결혼하지 않는 이유가 아직은 그럴 생각이 없어서라고 여겼지만 이준혁은 그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란 것을 알고 있었다.그 사람 때문에 할아버지와 대적할 정도였으니까.하지만 어렴풋하게 전해 들은 데 의하면 명문가의 아가씨라 윤혜인과는 출신부터 달라 이신우가 이러는 이유가 더욱 궁금했다.이신우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지금은 너의 와이프란 걸 알고 있어.”지금은?여러 가지 뜻을 포함하고 있는 한마디에 이준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하지만 이신우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았고 그 자리를 떠났다.이준혁의 꽉 쥔 주먹에 힘이 들었다.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다.윤혜인은 억지로 몇 술 뜨는 정도였다.이준혁이 뭐라 하고 싶었지만, 그에게는 그럴 자격이 없었다.밤에 윤혜인은 빈소를 지켰다.이것은 그녀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지막 밤이었다. 내일이면 할머니를 보내드려야 한다.비는 아직 내리고 있었고 이준혁은 여전히 그 자리에 부동자세로 있었다.이건 그가 할머니께 마지막으로 해드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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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여보’란 말이 윤혜인의 마음을 후려쳤다.팔을 뺄 기운이 없던 그녀는 그저 차갑게 뱉을 뿐이다.“놔요!”전혀 숨김없는 혐오스러운 눈빛에 이준혁은 가슴이 아팠지만 손을 풀 수밖에 없었다.몸을 돌린 윤혜인은 기진맥진한 몸을 움직였다.그러다-“털썩-”바닥에 쓰러진 그녀에게서 아무런 생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이준혁의 얼굴에 핏기가 사라졌다.그 순간, 그녀를 잃을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혜인아!”그는 달려가 그녀를 안으며 외쳤다.“당장 병원으로 가!”...병원.눈을 감고 있는 윤혜인은 꿈을 꾸고 있었고 온통 이준혁과 임세희의 친밀한 모습이었다.자존심과 오만을 버리고 할머니를 보러 오라고 애원했지만 그는 차갑게 비웃었다.“세희야 말로 내가 가장 아끼는 사람이야...”“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니야...”심장이 사방으로 찢기는 것 같았다.너무 고통스러워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다.이마가 땀으로 흠뻑 젖은 윤혜인은 고통스러운 악몽에서 깨어났다.“혜인아?”남자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렸다.의식이 또렷해지고 코끝에 짙은 소독수 냄새가 났다.“왜 그래?”이준혁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있었고 잘생긴 눈동자에 붉은 혈관으로 가득했다.“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있어?”윤혜인은 손을 빼며 거부했다.“보고 싶지 않으니 당장 나가요!”“혜인아 진정해...”이준혁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리다 이내 윤혜인의 복부를 바라봤고 다시 따뜻해졌다.“임신이래.”의사가 임신이라고 했을 때 이준혁이 얼마나 기뻤는지 다른 사람은 모를 것이다.마치 벼랑 끝에서 되살아난 느낌이었다.그는 윤혜인이 힘들까 봐 주저하고 있었다.하지만 이렇게 적절한 때에 선물이 찾아왔다.아기가 생겼으니 윤혜인이 이제 더 이상 그와 이혼하겠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그는 손을 뻗어 이불 위로 아기를 만지려 했다.하지만 윤혜인이 차갑게 으르렁거렸다.“이건 내아이에요.”전혀 놀라지 않는 윤혜인에 이준혁은 눈살을 찌푸렸고 목소리도 조금 다운되었다.“알고 있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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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그럼 이미 죽었나요?”그녀의 말에 이준혁은 당황했다. 그에게 윤혜인은 너무 착해서 개미 한 마리 못 죽이는 그런 사람이었다.그런데 어떻게 이런 심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단 말인가?이준혁의 표정에 윤혜인이 비웃으며 말했다.“그럼 내가 대신 대답할게요. 아직 안 죽었죠? 그렇다면 무엇으로 당신이 안 그럴 거란걸 보장할 수 있죠? 다음에도 그녀가 이런다면요? 그녀를 내버려두고 저를 선택할 건가요?”“그게 아니라 혜인아, 난...”흥분한 윤혜인이 그의 말을 잘랐다.“아니! 당신은 절대 그러지 못할 거예요! 그리고 이건 내 아이에요. 스스로 책임질 수 있으니, 당신은 상관하지 않아도 돼요. 이혼계약서는 이미 도장찍었고 1달 후에는 이혼할 거라고 어머님과도 약속했어요. 며칠만 참으면 당신은 자유로울 수 있으니...”윤혜인은 아니꼽게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더 이상 애쓰지 말아요.”분명히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으면서 이제 와서 이러는 이유가 뭐지?또다시 임세희를 선택했을 때 그는 이미 그들의 금이 간 부부관계를 완전히 깨뜨렸다.그녀는 물러나기로 결심했고 그들을 축복해 주기로 했다.그들에게 걸림돌인 자신이 사라지면 된다.굳게 다문 이준혁의 입술이 한참 후 벌어졌다.“싫어.”“당신에게 거절할 자격이 있어요?”윤혜인의 차가운 웃음은 그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내 이 심장은 당신이 직접 짓밟은 거예요.”둘 사이에 어떠한 회유의 여지도 없었다.이번에는 그가 무슨 말을 하든 다시는 믿지 않을 것이다.더 이상 초라해지지 않을 것이다.상처로 가득한 마음은 더는 견딜 수 없다.윤혜인의 말은 칼날이 되어 이준혁의 심장에 내리꽂혔다.윤혜인이 단단히 결심한 것을 느껴졌지만 그는 손을 놓기 싫었다.그녀가 없는 자신을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생각만으로도 극심한 고통이 전해졌다.그녀를 안으려는 그의 손길을 뿌리치며 윤혜인이 몸을 피했다.이준혁은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진지하게 말했다.“내가 보상해 줄게. 반드시 보상해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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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이준혁은 멈칫하며 해명했다.“할머니께서 그런 일을 당하고 있을 때 세희는 침대에 누워있었어.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에 가담할 수 있다는 거야?”듣고 있던 윤혜인은 웃음을 터뜨렸다.“거 봐요. 당신의 맹세는 아무 가치도 없어요.”이준혁이 임세희에 대한 믿음은 이미 뼈에 새겨진 것이었다.임세희와 연관 있다고 그녀가 명확하게 말하고 있는데도 즉시 조사하는 대신 임세희를 대신해 변명하고 있지 않는가?“네가 할머니를 잃은 마음은 이해해. 그러니 그런 생각하지 말고 기다려. 내가 소미로부터 만족스러운 해답을 가져다줄게.”“됐어요.”너무 우스웠다.할머니의 죽음도 임세희의 한 개 손가락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았다.이렇게 견고한 자리를 자신이 어떻게 넘볼 생각을 했는지, 자신이 임세희를 대신할 수 있다고 어떻게 그렇게 자신했을까?웃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던 이준혁은 조금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무언가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느낌이다.당황한 그는 그녀의 거절을 상관할 겨를이 없었다.그는 그녀를 품속에 와락 껴안았다.“혜인아, 내가 너의 마음을 돌려놓을 거야. 시간을 줘.”윤혜인은 발버퉁쳤지만, 그녀의 힘은 너무 미약했다.그녀의 마음은 이미 재가 되었다.“제발 날 놓아줘요. 이혼은 서로에게 좋아요.”“안돼.”이준혁은 망설임 없이 거절했다. “절대 안 돼. 꿈도 꾸지 마.”윤혜인의 말투에는 짙은 비웃음이 깔려 있었다.“이미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들판에 피어 난 꽃도 내버려 두지 않으려 하다니 너무 욕심이 과한 거 아니에요?”눈살을 찌푸린 이준혁이 말하려는데 윤혜인 그를 밀쳤다.“다시 한번 말하는데 이 이혼 꼭 하고 말겠어요. 당신 가문을 더럽히고 싶지 않으면 당장 도장 찍어야 할 거예요. 안 그러면-”윤혜인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졌다.그녀는 확고하고 말했다.“이혼 소송을 할 거예요.”이건 진흙탕 싸움을 하겠단 뜻이었다.그야말로 빅이슈일 것이다.이준혁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할아버지도 상관하지 않겠다는 거야?”그들이 법정 싸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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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이준혁은 불안한 눈빛으로 그녀를 뚫어지게 보았다.윤혜인은 이을 악물었다.“이혼하지 않으면 아이를 지울 거예요.”그녀는 마음속으로 힘껏 ‘퉤퉤퉤’ 하며 아이에게 사죄했다.[아가, 진심이 아니야. 엄마가 너무 고통스러워서 이혼하고 싶어서 그래. 엄마는 널 끝까지 책임질 거니까. 화내지 말아줘.]순간, 이준혁의 눈에 살기가 어렸다. 그는 분노했다.“그러기만 해 봐 어디!”윤혜인은 강경하게 말했다.“당신에게 통제당하지 않을 거예요. 내 아이이고 나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요.”이 이혼은 꼭 하고 말 테다.영원히 절대적인 선택을 받지 못하는 느낌은 너무 최악이었다.그녀는 한번 두번 반복되는 모욕을 당하고 싶지 않았다.분노가 쌓인 이준혁이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 전에 본적 없는 살기였다.“내가 안된 다면 안 되는 줄 알고 벗어나려고 꿈도 꾸지 마.”...병실 밖.과일 바구니를 들고 있는 임세희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송소미 이 바보 같은 년이 아이를 처리하지 못한 것도 모자라 오빠가 아이 존재를 알아채기까지 했다.큰 공을 들여 오빠를 붙잡고 해외에서 3일 더 머물렀는데 자신이 깨어나기도 전에 오빠는 이미 귀국해서 그녀도 바삐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그녀가 병원에 있다는 말을 오늘 들은 그녀는 특별히 병문안을 온 척하며 방문해 윤혜인을 자극하려 했는데 이런 말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오빠는 왜 이혼 하려 하지 않는 걸까?그리고 어떻게 저 년이 자신을 의심하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화가 난 그녀는 과일 바구니를 휴지통에 버리고 자리를 떠났다.임향숙이 그녀에게 물었다.“아가씨, 이대로 돌아가게요?”“안 가고 여기서 오빠가 저년을 잡는 거 지켜볼까요?”그녀는 화를 내며 덧붙였다.“그녀가 죽었으면 좋겠어요.”‘그녀’가 누구를 뜻하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아 들을 수 있었다.임향숙은 그녀를 위로했다.“아가씨, 저에게 좋은 방법이 있어요.”“그게 뭐죠?”“3개월 전에 대표님이 거의 한 달을 L 국의 계열사에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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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문현미가 들어섰을 때 두 사람의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곧바로 이준혁을 나무랐다.“임신한 몸이야. 여기서 화를 돋우지 말고 의사 선생님한테서 초음파 결과 가져와.”문현미는 자신의 계획이 있었다.남자는 여자보다 세심하지 못한 법이다.피검사에서 임신을 확인한 후 그녀는 초음파검사를 시켰다.첫 초음파 사진을 이준혁이 받게 하여 아기의 존재를 두 눈으로 확인시키면 꼿꼿한 저 마음이 부드러워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면 와이프를 아끼게 될 것이다.윤혜인의 안색이 안 좋은 걸 본 이준혁도 더 이상 대립하지 않았다. 그는 몸을 돌렸고 의사에게로 향했다.의사는 그에게 초음파 사진을 건네며 당부했다.“임신 15주이지만 발육이 더뎌서 영양에 각별히 신경 쓰세요.”의사를 뚫어지고 바라보는 이준혁의 얼굴이 험하게 변했다.“몇 주라고요?”그의 눈빛에 의사는 식은땀을 흘리며 초음파를 다시 확인했다. 그리고 더듬더듬 대답했다.“십, 십오 주요...”주먹을 쥔 이준혁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잘생긴 얼굴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어떻게 15주란 말인가!그때, 그는 회사 계열사 일을 처리하느라 거의 한 달은 돌아오지 못했다.병실.죽을 들고 있는 윤혜인을 바라보던 문현미는 그가 들어오자, 그릇을 내려놓으며 물었다.“받았어?”“네.”차갑게 대답하는 이준혁은 저기압이었다.하지만 문현미는 신경 쓰지 않았다.몸을 너무 급히 일으킨 탓에 그녀는 휘청거렸고 이준혁이 급히 그녀를 부축했다.문현미는 워낙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런데도 요 며칠 윤혜인과 함께 거사를 치르느라 무리했던 것 같다. 이준혁은 집사에게 문현미를 집으로 모시라고 지시했다.하지만 문현미는 거절했다.“내가 혜인이를 돌봐야 해.”이준혁이 차갑게 말했다.“내가 돌 보면 돼요.”두 사람이 함께 있길 바라는 문현미여서 마지못해 동의했다.그녀가 떠나기 전 이준혁이 당부 한마디 했다.“혜인이가 임신한 건 당분간 할아버지께는 비밀로 해요.”문현미는 흠칫했다.“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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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이준혁의 눈에는 그녀가 켕기는 것이 있어서 망설이고 있다고 여겼다.이준혁은 실망감으로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그래서... 그래서 네 아이라고 했군.”“그게...”윤혜인은 무의식적으로 해명하려 했다. 하지만 이준혁은 미친 듯이 그녀의 어깨를 잡고 분노했다.“해명해 봐! 어디 한번 해명해 보라고!”어깨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이 너무 강해서 뼈가 으스러지는 고통을 느꼈다.하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이준혁의 행동은 둘 사이에 거론할 믿음 따위 없다는 것을 알게 했다.그래서 이준혁은 문현미더러 할아버지께는 비밀로 하자고 한 것이다.초음파를 받아 든 그는 이미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그녀를 불신하고 있었다.이왕 그렇게 믿고 있는 거라면 무슨 해명이 더 필요한가?그녀가 뭐라고 해도 그는 믿지 않을 텐데 말이다.그녀의 눈가가 살짝 젖어 들었다. 그녀는 이준혁을 똑바로 직시하며 말했다.“할 말 없어요.”“하!”이준혁은 갑자기 처량하게 웃었다.“그 정도로 내가 미웠던 거야? 그래서 거짓말 한마디도 하기 싫어? 네가 임신한 걸 알고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넌 모를 거야!”윤혜인이 임신한 소식을 듣고 기뻤던 마음과 그 꿈이 산산이 부서짐으로 인한 분노는 정비례했다.그는 여태 윤혜인이 마음만 떠난 것이라고 생각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되돌릴 거라고 다짐했다.그런데 인제 와 보니 그녀는 몸까지 더러워진 것이다.3개월?허!지난 3개월 동안 그녀와 몸을 섞은 차수를 떠올리니 갑자기 너무 역겨웠다.깨끗한 여자를 좋아하는 그는 지금 너무 더럽다고 느꼈다.이준혁은 이를 악물며 물었다.“그놈이 누구야!”이불을 잡고 있는 윤혜인은 얼굴이 일그러졌다.점점 다가오는 이준혁은 분노로 인해 이성을 잃어 가고 있었다.“한 씨야? 아니면 새로 만난 내... 삼촌?”빈소에서 두 사람이 악수하던 장면과 의미심장한 내뱉던 이신우의 모습이 떠오른 이준혁은 한기를 뿜어내며 말했다.“그렇게 몸을 놀리고 싶었던 거야? 야수도 가려가며 먹이를 사냥해. 넌 어떻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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