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은 절대 안돼: Chapter 641 - Chapter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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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1화
조은혁은 아들을 다독이며 그녀에게 물었다."박연희, 네 마음속에서 우리는 뭔데?”“죄수.”박연희의 목소리는 희미했다."조은혁 씨, 난 당신 애인이 아니라 그저 당신에게 감금된 죄수에 불과해요!”또 한번 밤바람이 불어왔다.조은혁은 등뒤가 차갑게 식으며 소름이 끼치는 걸 느꼈다....그날 밤, 그는 서재에서 잤다.그리고 꿈을 꾸었다.그는 박연희가 조진범과 그에게 짜준 모든 스카프와 스웨터를 다 들고 떠나가는 장면을 꿈 꿨다. 침실은 텅 비어 있었고, 시트만이 가볍게 펄럭였다.“박연희!”조은혁은 등뒤에 식은땀을 흘리다가 깜짝 놀라 깼다.눈을 떠보니 창밖이 아직 어두웠다.시간을 다시 보니 새벽 3시밖에 안 되었다.조은혁은 더 이상 잠을 잘 수가 없어서 아예 일어나 서재 문을 열고 맞은편 침실로 향했다.침실 문이 닫혀 있어서 한 줄기 빛만 새어 나왔다.그가 들어갔을 때, 뜻밖에 박연희는 거실에 있었는데 얇은 잠옷 하나만 입고 있었다.그녀의 몸이 불빛에 휩싸여 은은한 윤기를 발산하고 있었다.박연희는 몹시 말랐지만 여전히 아름다웠다.조은혁은 그녀의 손에 쥐인 약을 보며 말했다."아파? 왜 한밤중에 일어나서 약을 먹었어?”박연희가 약을 입 안에 넣고는 말을 이었다."위가 좀 불편해서요.”그녀는 그에게 많은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요즘 그들은 마치 한 집에서 생활하는 낯선 사람들처럼 서로 예의 바르고 서먹서먹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그래서 오늘 밤도 그럴 거라고 그녀는 생각했다.하지만 조은혁은 만족하지 못했다. 그는 방금 악몽을 꿨고 지금 매우 당황스러웠다. 그렇기에 그녀가 아직 자기 곁에 있다는 증거로 지금 당장 그녀를 간절히 원했다.그녀가 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 조은혁은 그녀의 가는 손목을 잡아 그녀를 영국식 소파로 가볍게 밀고는 그의 다부진 몸을 밀착했다.그녀는 가늘고 여위었으며, 그는 건장하고 튼튼했다.박연희는 조은혁에게 거의 집어삼켜질 듯 했다.이어 그는 그녀에게 키스를 하기 시작했고, 코끝에서 입술로,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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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쳤다.“됐어요.”난폭하게 군 사람도 자기면서 왜 이제와서 걱정하는 척인지.그녀는 미련 없이 떠났다.조은혁은 홀로 소파에 앉아있었다. 방안에는 방금 전의 정사로 끈적한 기운이 남아있었다.하지만 그는 이 공간도, 그의 마음도 모두 텅텅 비어있다고 느껴졌다.……조은혁의 불안한 예감이 현실로 다가왔고, 사흘째 되던 날 집에 일이 터졌다.조진범이 사라졌다.집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조은혁이 가장 먼저 달려갔고, 김 비서는 그가 운전하다가 사고가 날까 봐 따라왔다.장숙자가 그를 보자마자 무릎을 꿇고는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제가 진범 도련님을 데리고 놀고 있었다가 마침 아는 사람을 만나서 뒤돌아보며 몇 마디 했는데, 그 동안에 다른 사람이 유모차 안에 있던 도려님을 데려갔어요. 대표님, 저는 정말 자리를 떠나지 않았어요. 단지 몇 마디 한 것 뿐인데, 그 순간에...”그녀는 자책하며 자신에게 따귀를 몇 대 갈겼다.‘그러게 누가 다른 사람이랑 말하래!’‘도련님을 잃어버리다니!’‘도련님에게 일이 생겼으니 이걸 진짜 어떡해...’...조은혁은 박연희를 바라보았다.박연희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진시아한테 전화해서 당장 물어봐요, 그 여자가 한 짓은 아닌지.”조은혁은 눈살을 찌푸렸다.“그럴리가.”그러자 박연희가 그의 따귀를 세게 때렸다.“짝!”큰 소리에 거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모든 도우미들이 그들을 바라보았다.박연희가 숄을 잡아당기며 조은혁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 여자가 아니면 누구겠어요. 조은혁, 당신이 그녀와 함께 자고, 당신이 무책임하게군 건데, 그 벌을 왜 우리 진범이가 받아야 되는거죠?”조은혁은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지금 박연희는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다.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진시아에게 전화를 걸었고 잠시 후 바로 연결되었다. 진시아 뜻밖에도 대놓고 자백했다."그래요, 내가 당신의 소중한 아들을 데려갔어요. 근데 아무짓도 하지 않았어요, 그냥 쓰레기 더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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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3화
멀리서 차의 비상등이 깜빡였다.조은혁은 차에서 빨리 내리더니 얼굴을 닦으며 이쪽으로 걸어왔다.“박연희.”조은혁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박연희의 손은 선혈이 낭자했다. 빗물 때문에 조은혁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넌 차 안에서 기다려. 진범이는 내가 찾을게.”하지만 박연희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는 비틀거리며 다른 쓰레기통으로 달려갔다.그녀는 1분 1초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박연희는 끊임없이 조진범의 이름을 불르며 헤맸다.“진범, 진범아...…”그녀가 몇 걸음 뛰자 조은혁이 다시 그녀를 붙잡았다.그는 굳은 표정을 지으며 엄한 어조로 말했다.“진범이는 내 아들이기도 해. 나도 최선을 다해 찾을 거야!”“당신은 아버지가 아니야! 당신은 짐승이야!”박연희는 또 그의 따귀를 한 대 갈겼다.그녀가 뒤로 한 걸음 물러서서 그를 노려보며 큰소리로 외쳤다.“조은혁, 잘 들어. 진범이는 내 목숨이야, 진범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너희 개 같은 년놈들 내가 살려두지 않을 거야. 너희 둘 다 목숨으로 갚아야 해.”그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그녀는 다시 비를 맞으며 더러운 쓰레기통을 뒤졌다. 그녀는 계속 조진범의 이름을 불렀다."진범아, 진범아….…”"조금만 더 버티면 엄마가 갈게.”……조은혁은 그런 그녀를 조용히 보았다.그의 마음은 당장 부서질 것 같았다.멀리서 김비서가 비를 맞으며 달려와서는 조은혁을 향해 고개를 가로저었다.“아직 아무 소식도 없습니다. 진시아의 행방도 찾지 못했습니다. 대표님… 지금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다들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그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망설임 없이 말했다."10배 월급을 준다고 해.”김 비서는 즉시 가서 처리했다.조은혁은 쓰레기 더미 옆으로 달려가 맨손으로 파헤치며 조진범을 찾았다.그는 사실 알고 있었다. 진범은 그의 아들일 뿐만 아니라 박연희의 모든 희망이라는것을. 조진범이 없어지면 박연희도 더 이상 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천둥이 우르릉 울린다.그리고 그 거대한 울림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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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자지마! 자지마!진범아, 제발, 자지 마......늦은 밤, YS 병원의 응급실에는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조진범은 동상의 위험에 처해있었고, 폐에 구정물이 차 감염을 일으켰다. 상황은 매우심각했다.조은서와 유선우, 그리고 심정희 모두 병원에 도착했다.조은서가 깨끗한 옷을 가져와서 박연희에게 갈아입으라고 했지만 박연희는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결국 조은서는 그녀를 강제로 병실로 데려가 씻기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혔다.응급실의 불은 계속 켜져 있었고, 의사가 나와서 유선우에게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고 말했다유선우는 그를 몇 초 동안 쳐다보더니 전화를 한 통 걸었다. 전화는 곧 연결되었다. "심 원장님... 저 유선우입니다. 지금 병원에서 한 아이가 폐 감염으로 매우 위험한 상황입니다. 원장님께선 이쪽 최고 권위자시니까 괜찮으시다면 지금 와주실 수 있으실까요. 네, 비가 많이 오니 제가 차를 보내서 모시러 가겠습니다. 몇 분이면 도착합니다.”유선우가 전화를 끊고 진유라에게 몇 마디 분부했다. 진유라는 그 즉시 사람을 데리러 갔다.방금 말을 했던 의사도 한숨 놓았다는 듯이 말했다.“원장님께서 계신다면 한결 든든하죠.”유선우는 턱을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안에 있는 아이는 조씨입니다. JH그룹의 아이죠.”유선우의 인맥으로 병원 전체가 조진범의 구조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마침내 새벽 2시, 조진범은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VIP 병동에 입원했다.유선우는 조은서과 심정희를 데리고 먼저 떠났다.……1004호 VIP 병실.조은혁과 박연희는 조진범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박연희는 침대 옆에 앉아 계속 조진범의 얼굴을 쳐다보며 그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몸이 좋지 않은데도 계속 견디고 있었다.그녀는 생명을 태워서 아이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날이 어슴푸레 밝아오자 장숙자가 전복죽이 들어있는 보온병을 들고 병실에 찾아왔다.장숙자가 눈물을 글썽이며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조진범의 작은 몸을 만지고 또 만지더니 별 일이 없는 것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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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5화
진범아, 엄마한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하지만 마지막 남은 시간을 바쳐서 네 앞에 있는 장애물을 다 정리해줄게. 앞으로, 아무도 널 다치게 하거나 해를 입히지 못하도록…그때, 핸드폰 벨소리가 갑자기 울렸다.조은혁은 창가에 서서 김 비서의 전화를 받았다.김 비서는 밤을 샜는지 목이 잠겼다."대표님, 진시아를 찾았습니다.”조은혁이 말했다."주소 보내.”전화를 끊자 메시지가 울렸고 김 비서가 장소를 알려줬다.조은혁은 핸드폰을 한 번 보더니 박연희와 눈동자를 마주쳤다. 그녀는 가볍게 입을 열었다."약속 잊지마요.”말을 마친 그녀는 다시 조진범을 바라보았다.조은혁이 대답했다."걱정 마. 잊지 않았어."...조은혁이 1004병실에서 나왔다.밖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김 비서는 조은혁과 보폭을 맞추며 보고했다."일부러 그런 것 같아요. 일부러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대표님이 그녀를 찾아가길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경찰에는 이미 신고했고, 대표님이 그녀와 얘기를 마치면 경찰들이 그녀를 바로 데려가도록 조치를 취했습니다.”조은혁은 입을 열지 않았다.차에 탄 그는 박연희에게 한 약속을 다시 한번 상기했다.5성급 호텔에 도착한 뒤, 김 비서가 함께 들어가려고 했지만 조은혁은 담담하게 거절했다.그는 혼자서 호텔 스위트룸 문을 열었고, 진시아가 안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녀는 실크 잠옷을 입고 어두운 색의 소파 위에 섹시한 몸을 가로로 늘어뜨린 채 누워있었다. 전체적으로 매우 기분이 좋아보였다. 그녀는 여전히 예전과 같이 그를 불렀다.“은혁 씨, 왔어?”조은혁은 입구에 서서 차갑게 그녀를 훑어보다가, 천천히 걸어오더니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손바닥을 힘껏 휘둘러 진시아의 뺨을 한 대 갈겼다.진시아 뺨이 붉게 부어오르고 입가에서도 검붉은 피가 흘렀다.그러나 그녀는 겁을 먹지 않고 오히려 웃기 시작했다.그녀는 조은혁의 앞으로 가까이 다가가며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더 때려요. 화가 풀리지 않으면 계속 때려요! 오늘 날 죽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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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6화
“저는 줄곧 당신도 저에게 약간의 진심이 있다고 생각했어요.”“그렇게 전 조은혁 씨의 부인이 되는 단꿈까지 꿨죠.”“분명히 전 곧 모든 걸 손에 넣을 수 있었는데 당신은 그걸 다 가져갔어! 우리의 애정행각을 박연희가 봤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당신은 나를 궁지에 몰아넣었죠. 그럼 내가 바친 청춘, 내가 임신했던 그 아이, 그리고 망가져 버린 내 몸... 은혁 씨, 누가 나에게 이 모든 걸 갚아주죠?”...그 수술서류들은 진시아의 손에 의해 눈꽃처럼 사방에 흩뿌려졌다.고개를 젖히고 미소를 짓는 그녀의 눈가에는 온통 눈물범벅이 되어있었다.그렇다. 그녀는 지독한 인간이다. 박연희의 아들을 죽이려고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또한 조은혁이 자초한 일이다.조은혁이 천천히 그녀의 손을 놓았다.마음이 심란해진 조은혁은 천천히 그녀에게서 물러섰다.약 30분 뒤 호텔 스위트룸을 나선 그의 표정은 말할 수 없이 어두웠다.김 비서는 일찌감치 입구에 서서 시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조은혁은 손을 들어 김 비서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아래층 사람들에게 진범이 일은 단지 실수였을 뿐이고 오해라며 전해. 그리고 사람들에게 수표를 끊어주고 차를 대접해 내가 사과한 셈으로 쳐.”김 비서는 어리둥절했다. 그리고 그녀는 곧바로 상사의 뜻을 알아맞혔는데 이것은 진시아를 놓아주겠다는 의미였다.하여 김 비서가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대표님, 부인 쪽은 아마...”그러자 조은혁은 눈을 들어 저 멀리 하늘가에 떠오른 밝은 태양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는데 그의 목소리에는 희미한 피곤함이 깃들어 있었다.“내가 직접 말할 거야...”조은혁은 즉시 병원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차 안에 남아 담배 반 갑을 피웠고 차 안은 어느새 담배 연기가 자욱했다.귓가에는 박연희의 말이 계속하여 맴돌았다.“저한테 제대로 된 결과를 가져다줘요.”그렇게 한낮이 가까워져 오자 그는 그제야 별장에 갔다가 2층 서재로 가 금고를 열고 공식 서류를 꺼내 차를 몰고 병원으로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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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화
박연희가 살며시 눈을 깜빡였다.혹여나 자신이 잘못 들은 건 아닐까, 박연희가 다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조은혁, 다시 한번 말해 봐.”“이걸로 진시아 목숨 바꾸면 안 돼?”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박연희가 온몸의 힘을 다하여 조은혁의 뺨을 내려쳤다. 손바닥이 얼얼해지고 귀가 윙윙거리며 울릴 정도였다.사방은 고요해진 듯 서로의 숨소리만 들렸다.박연희는 하마터면 실성할 뻔했다.한참 후에야 목소리를 되찾은 박연희가 다시 천천히 말을 꺼냈다.“조은혁, 조진범은 당신 아들이야! 진시아는 하마터면 당신의 아들을 죽일 뻔했는데 지금 이걸로 진시아의 목숨을 바꾸겠다고? 물어볼게. 진시아의 목숨이 너무 가치 있는 거야 아니면 내 오빠의 목숨이 너무 가치 없는 거야?”이 세상 어느 어머니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일 것이다.떠날 때, 조은혁은 기필코 그녀에게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말했다.그러나 다시 돌아와 내놓은 것이 이런 결과라니.박연희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아주 가볍게 말했다.“조은혁 씨, 저는 당신 같은 사람, 그리고 우리의 이 결혼에 대한 가망이 없어요. 밖에서 여자와 놀든, 얼마나 많은 여자를 곁에 두든 저는 상관하지 않아요. 하지만 당신은 왜 그런 여자가 진범에게 상처를 입히도록 하고, 왜 이런 살인범을 두둔하려고 하는 거예요?”박연희의 마음은 이미 갈기갈기 찢겼고 다 갈라진 목소리로 울부짖고 있었다.조은혁은 그녀를 끌어당기려 했지만 박연희는 끊임없이 뒤로 물러나며 중얼중얼 입을 열었다.“나 만지지 말아요. 조은혁 씨, 제발 나 건드리지 마.”그는 그녀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한참이 지나 조은혁은 손을 놓고는 소파에 털썩 앉더니 다시금 그 서류를 집어 들고 차가운 말투로 박연희를 몰아붙였다.“당신은 나한테 그것만 알려주면 돼. 할 수 있어, 없어?”“이 짐승 같은 놈!”박연희의 목소리가 하염없이 떨렸다. 정말 가능하다면 지금 당장 조은혁을 칼로 찔러 죽이고 다시 진시아를 찔러 죽이고 싶을 지경이었다.이 순간, 그 단순한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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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박연희가 슬쩍 미소를 지었다.그러나 그 미소는 우는 것보다 더 보기 흉했다.그의 마음속에 그녀가 있다는 것은 정말 우스운 일이다. 평생 들었던 말 중 가장 어이없는 우스갯소리였다.그렇게 박연희는 미련 없이 자리를 떠났다.조은혁은 손을 내밀어 그녀를 붙잡고 싶었지만 결국 잡지 못했다... ...오후에 조은서가 진범이를 보러 왔다.조은혁은 임시로 회사에 갔기 때문에 병실에는 박연희와 장씨 아주머니 둘만이 진범이를 돌보고 있었다.병이 난 진범이는 거의 모든 시간을 잠에 쏟아붓고 있었다.그리고 박연희는 얼굴이 창백하고 안색이 좋지 않았다.사실 조은서는 진범이보다 박연희가 더 마음에 걸렸다.하여 조은서는 몰래 기회를 찾아 장씨 아주머니에게 조용히 물었다.장씨 아주머니는 사정을 알고서 사실대로 조은서에게 말했다.“원래 대표님은 부인에게 그 진씨 성을 가진 여자를 국에 넘겨서 십여 년 동안 감옥살이를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유는 모르겠지만 한번 다녀간 뒤 갑자기 마음을 바꾸셨습니다. 그리고 아마 대표님께서 중요한 문서로 진씨 성을 가진 여자의 목숨을 바꾼 것 같아요. 결국, 그 일로 사모님은 대표님과 매우 심하게 다퉜고요.” 말을 이어가며 장씨 아주머니는 눈물을 훔치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어제부터 사모님께서는 아무것도 드시지 않으셨습니다. 아니, 드시기 싫은 게 아니라 못 드시는 거겠죠.”조은서는 마음속으로 매우 슬펐다.그때 박연희가 작은 부엌문 앞에 나타났다.그러자 장씨 아주머니는 얼른 눈물을 닦고 자리를 비켜주었다.“전 그럼 진범 도련님을 뵈러 갈게요.”“연희 씨, 얘기 좀 해요.”박연희가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10분 뒤 이들은 병원 아래 카페에서 마주 앉았다.박연희의 모습은 본 조은서는 그녀가 너무 말랐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혹시 건강검진 받아보셨나요? 진범이도 중요하지만 연희 씨 자신도 자신을 잘 돌봐야죠... 내일 선우 씨더러 연희 씨가 건강검진을 받도록 준비해 달라고 말해볼게요.”그러나 박연희는 조은서의 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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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9화
유선우가 가볍게 응했다.“알겠어. 지금 바로 안배할게.”파란불이 켜지고 차가 다시 천천히 움직이자 유선우가 운전대를 잡고 담담하게 말했다.“돌아가서 네 오빠한테도 전해. 조은혁도 신경 좀 쓰라고 말이야. 종일 바깥에서만 돌아다니지 말고. 아무리 박연희가 박연준의 동생이라도 이미 결혼했고 진범이까지 낳았는데... 이건 영원히 끊을 수 없는 혈연이야.”남자는 남자를 가장 잘 안다.조은혁이 정말 좋아하는 사람은 박연희뿐이라는 것을 유선우는 잘 알고 있다.그렇지 않으면 진범이는 아마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조은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가죽시트에 몸을 기대어 약간 기분이 가라앉은 듯 말을 하려 하지 않았다.유선우는 따뜻한 손으로 조은서의 손을 살짝 잡았지만 그의 옆모습은 여전히 진지하고 매우 신중했다... ...그날 밤, 유선우는 곧바로 박연희에게 건강검진을 받도록 안배를 해두었다.한밤중에 간호사가 와서 전표를 보냈는데 물론 조은혁도 그 자리에 있었다.“사모님의 건강검진표입니다. 우리 유선우 대표님께서 직접 준비하신 건데 모두 병원에서 최고의 의사이자 최고의 기구들이에요... 내일 아침 8시, 꼭 공복에 오시는 것을 잊지 마세요.”조은혁은 검진표를 받고는 고개를 끄덕여 알았다는 것을 표시했다.간호사가 자리를 뜨고 그는 고개를 숙여 두툼한 건강검진표를 들여다보며 박연희를 놀리려고 애썼다.“보니까 피만 엄청 많이 뽑아야 하는데 너 주사 무서워하잖아... 내가 같이 있어 줄게.”그러나 박연희는 건강검진을 받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이제 그녀에게도 시간이 별로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이제 조은혁이 이 사실을 알게 되는 것도... 상관없었다.하여 박연희는 거절하지 않았다.조은혁은 박연희의 모습을 바라보며 온화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녀가 드디어 생각 정리를 마쳤다는 생각에 마음이 부드러워진 조은혁은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가서 그녀를 뒤에서 껴안았다.“연희야, 우리 앞으로 잘 지내자.”그 순간, 박연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혹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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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0화
조은혁이 호텔로 달려갔다.진시아는 항생제와 와인을 복용하는 바람에 이미 반 쇼크를 일으키고 있었고 조은혁은 즉시 그녀를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데려갔다. 의사는 그녀에게 위세척과 관장을 해주며 한밤중까지 고생한 끝에 마침내 사람을 구해냈다.날이 밝아오자 진시아는 병실에서 의식을 회복했다.주위를 둘러보니 하얀 벽이 눈에 들어왔고 옅은 약 냄새가 코를 찔렀다.그리고 조은혁이 등을 돌리고 창가에 서 있었다.하룻밤이 지나 검은 머리가 단정하지 않고 약간 헝클어졌지만 오히려 야성적인 남성미를 뽐냈다.진시아의 코끝이 찡했다.“은혁 씨!”그러나 조은혁은 여전히 돌아서지 않고 바깥 아침 햇살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정말 죽고 싶은 게 아니라면 다시는 자신을 괴롭히지 마. 다음에는 정말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수도 있어.”“당신은 여전히 나에게 관심이 있군요.”그때, 조은혁이 천천히 몸을 돌렸고 그의 표정은 매우 복잡했다.진시아는 방금 의식을 회복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불을 젖히고 달려와 그를 꼭 끌어안았다.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아련한 목소리로 끊임없이 조은혁을 불렀다.“은혁 씨, 당신은 나에게 관심이 있다니까요. 제가 안쓰럽죠? 그 과거, 우리 모두 훌훌 털어버리고 앞으로 제가 당신을 잘 사랑하도록 해줘요... 명분도 바라지 않을 것이고 연희 씨를 귀찮게 하지도 않고 진범이는 더더욱 해치지 않을게요. 약속할게요. 해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진심으로 사랑해줄게요.”“은혁 씨, 저에게도 기회를 줘요.”“전 은혁 씨를 사랑해요. 다른 사람을 사랑한 적도 없어요.”...“이러지 마. 우리 사이는 이미 끝났어.”“아니요. 전 안 믿어요.”진시아는 그를 다시 한번 꼭 껴안으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당신이 나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다면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겠어요…. 그분이 화낼 걸 알면서”그분은 박연희를 가리키는 것이었다.조은혁은 갑자기 넋을 잃더니 갑자기 박연희와 함께 건강검진을 받기로 약속했다는 것을 떠올렸다.막 진시아를 밀어내려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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