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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화

박연희가 살며시 눈을 깜빡였다.

혹여나 자신이 잘못 들은 건 아닐까, 박연희가 다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조은혁, 다시 한번 말해 봐.”

“이걸로 진시아 목숨 바꾸면 안 돼?”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박연희가 온몸의 힘을 다하여 조은혁의 뺨을 내려쳤다. 손바닥이 얼얼해지고 귀가 윙윙거리며 울릴 정도였다.

사방은 고요해진 듯 서로의 숨소리만 들렸다.

박연희는 하마터면 실성할 뻔했다.

한참 후에야 목소리를 되찾은 박연희가 다시 천천히 말을 꺼냈다.

“조은혁, 조진범은 당신 아들이야! 진시아는 하마터면 당신의 아들을 죽일 뻔했는데 지금 이걸로 진시아의 목숨을 바꾸겠다고? 물어볼게. 진시아의 목숨이 너무 가치 있는 거야 아니면 내 오빠의 목숨이 너무 가치 없는 거야?”

이 세상 어느 어머니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일 것이다.

떠날 때, 조은혁은 기필코 그녀에게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시 돌아와 내놓은 것이 이런 결과라니.

박연희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아주 가볍게 말했다.

“조은혁 씨, 저는 당신 같은 사람, 그리고 우리의 이 결혼에 대한 가망이 없어요. 밖에서 여자와 놀든, 얼마나 많은 여자를 곁에 두든 저는 상관하지 않아요. 하지만 당신은 왜 그런 여자가 진범에게 상처를 입히도록 하고, 왜 이런 살인범을 두둔하려고 하는 거예요?”

박연희의 마음은 이미 갈기갈기 찢겼고 다 갈라진 목소리로 울부짖고 있었다.

조은혁은 그녀를 끌어당기려 했지만 박연희는 끊임없이 뒤로 물러나며 중얼중얼 입을 열었다.

“나 만지지 말아요. 조은혁 씨, 제발 나 건드리지 마.”

그는 그녀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한참이 지나 조은혁은 손을 놓고는 소파에 털썩 앉더니 다시금 그 서류를 집어 들고 차가운 말투로 박연희를 몰아붙였다.

“당신은 나한테 그것만 알려주면 돼. 할 수 있어, 없어?”

“이 짐승 같은 놈!”

박연희의 목소리가 하염없이 떨렸다. 정말 가능하다면 지금 당장 조은혁을 칼로 찔러 죽이고 다시 진시아를 찔러 죽이고 싶을 지경이었다.

이 순간, 그 단순한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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