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은 절대 안돼: Chapter 621 - Chapter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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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1화
조은혁이 힘을 주는 바람에 손목으로부터 통증이 밀려왔다.박연희는 그 예쁜 여자 연예인의 뒷모습을 뚫어지라 바라보더니 한참이 지나 가볍게 입을 열었다.“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소란을 피우는 것도 자격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그녀의 쌀쌀맞은 태도에 조은혁은 좀 불쾌해졌다.그때 밤바람이 몰아치자 박연희가 격하게 기침을 해댔다.조은혁은 그녀의 옷이 얇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얼굴을 약간 찡그렸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왜 혼자 나왔어?”“약 사러 나왔어?”박연희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혹여나 조은혁이 그녀의 가방을 검사할까 봐 두려워 얼버무렸다.“네. 생리가 와서... 아랫배가 아프더라고요.”조은혁은 별다른 의심 없이 믿어주는 눈치였다.그가 차에 타라고 하자 박연희는 결국 선택의 여지도 없이 그를 따라 차에 탔다.차 안은 따뜻했지만 다른 여자가 남긴 향수 냄새가 그대로 남아 있어 박연희는 구역질이 날 것 같았지만 그녀는 조은혁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고 더욱이 그의 관심을 끌기 싫어 필사적으로 참았다.그녀는 조금 아파서 창백하게 질린 얼굴에 가냘픈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오랜 시간 동안 그들은 계속하여 침묵을 유지했고 차가 호텔 주차장에 주차되어서야 조은혁은 비로소 손짓했다.운전기사는 눈치껏 먼저 차에서 내려 차 옆에 서서 담배를 피웠다.차 안이 워낙 좁은 터에 두 사람만 남으니 더욱 비좁아 보였다.조은혁은 고개를 숙여 담뱃갑에서 담배 한 개비를 뽑아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놀았다.길쭉하고 훤칠한 손가락으로 담배를 끼우고 있으니 그 화면은 어두운 불빛 속에서 상당히 눈을 즐겁게 하였다.한참 뒤 그는 박연희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박연준은 이미 풀려났어.”순간 박연희가 멈칫하고 그를 바라보았다.이윽고 그녀는 쉰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마워요.”그러자 조은혁은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재빨리 물었다.“우리 사이에 고맙다는 세 글자만 남았나? 박연희, 만약 내가 지금 너에게 다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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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화
그는 눈살을 찌푸리고는 휴대폰 너머 상대에게 몇 마디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작은 바에는 알약의 내부 포장이 아직 남아 있었다.조은혁은 그 포장지를 주워들어 살펴보았는데 그는 보자마자 이것은 병원에서 처방한 약이라는 것을 알아냈다.그가 박연희를 올려다보았다.“이건 어떻게 산 거야? 그리고 또, 전에 네가 생리통을 앓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이번에는 왜 이렇게 아파하는 거야?”박연희는 가슴이 천둥이 울리는 것마냥 미친 듯이 두근거렸다.그녀는 침을 꿀꺽 삼키며 속삭였다.“그분도 처음에는 팔아주려 하지 않았는데 제가 그 사람에게 4만 원을 주니 그제야 방법을 대서 팔아준 거예요.”“그리고 생리통은 이번에 갑자기 아프기 시작한 거예요.”조은혁은 긴 손가락으로 그 약 포장지를 가지고 놀다가 결국 한 마디 내던졌다.“이 약은 위를 상하게 하니 자주 먹지는 마.”어물쩍 넘어가게 되자 박연희는 심장이 큰 바위처럼 땅에 떨어지는 기분이었다....다음날, 그들은 B시로 돌아갔다.정오 무렵, 검은색 캠핑카가 천천히 럭셔리한 별장으로 들어섰고 장씨 아주머니는 많은 고용인들을 거느리고 일찍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진범은 장씨 아주머니 품에 순순히 안겨 있었는데 하얗고 통통하게 잘 자란 모양이다.엄마를 본 진범이는 짧은 두 팔을 벌리고 끊임없이 박연희를 찾았다.“움마, 움망.”전에는 박연희도 앞날이 창창하다고 생각했었다.그래서 진범이는 조은서의 곁에서 자라고 그녀는 그를 그리 많이 그리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자신을 보호해야만 진범이와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은 다르다.박연희는 진심으로 진범이를 꼭 안아주고 싶었다.그녀가 진범이를 안은 순간, 진범이의 몸을 만지고 진범이의 냄새를 맡고 또 진범이의 따뜻한 온기를 느꼈다... 진범이는 그녀의 몸에서 나온 그녀의 혈육이다.분명히 알고 있음에도 박연희는 주체할 수 없었다.결국, 그녀는 참지 못하고 아이의 목에 얼굴을 파묻고 그의 존재를 한껏 느꼈다.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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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곧이어 그녀는 자신이 조은혁과 재혼했다고 밝혔다.이 소식은 마치 천둥 번개와도 같이 장씨 아주머니의 귀에서 폭파되었다. 장씨 아주머니는 한참 만에야 이 소식을 소화해 내고는 정신을 가다듬고 말했다.“사모님, 왜 그러셨어요! 동거하는 건 아무렇지도 않아요. 대표님께서 싫증이 나실 때까지 기다리면 되죠. 근데 이 종이 위에 검은 글씨로 남은 혼인 증서는 앞으로 어떻게 벗어날 수 있겠어요.”장씨 아주머니는 너무 슬픈 마음에 눈물을 훔쳤다.그러자 박연희는 쓴웃음을 지었다.“장씨 아주머니, 아주머니도 제가 그와 결혼하는 것이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것으로 생각해요? 그런데 왜 바깥에 그렇게 많은 여자들은 불구덩이에 뛰어들려고 하는 걸까요?”“그건 그 여자들이 대표님을 사랑하지 않으니까요. 그들은 돈이나 육체적 쾌락만 추구하면 되지만 사모님은 다릅니다. 사모님께서는 일찍이...”장씨 아주머니는 목이 메어 거의 말을 잇지 못했다.“사모님께서는 한때 푸대접을 받으신 적이 있지만 결국은 그림의 떡이 됐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찌 슬프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그림의 떡...박연희는 흰 얼굴에 이 다섯 글자를 곱씹으며 허무하게 웃었다.그렇다. 그녀와 조은혁의 감정은 흡사 그림의 떡과도 같다.그녀는 줄곧 조은혁의 감정을 진짜라고 여겨왔었다.사실, 모두 그녀의 환상이었지만 말이다.오직 진범이만이, 오직 그녀가 10개월 동안 품어 태어난 진범이만이 진실한 것이다...박연희는 천천히 얼굴을 어린아이에게 밀착시켜 슬픔을 표했다. 이윽고 그녀는 장씨 아주머니를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이번에 돌아오면 꼭 부탁할 게 더 있으니 거절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장씨 아주머니는 속으로 원인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결국, 그녀는 그동안 오랜 시간 박연희를 봐주었으니 이 여자아이는 너무 많은 고생을 겪었고 큰 충격을 받지 않았더라면 절대 이런 낙담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장씨 아주머니는 박연희의 입에서 아무것도 묻지 못했다.“일이 있으면 얼마든지 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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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4화
지난번 구치소에서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이 항상 아쉬움으로 남았었다.이제 아무도 그들의 재회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다.그들은 사실 어려서부터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왔다.박연희는 작은 얼굴을 그의 가슴에 파묻고 가늘게 떨리며 울음 섞인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오빠, 왜 전에 나한테 말 안 했어? 왜 안 알려줬어!”만약 그녀에게 알려줬다면, 어쩌면, 그는 마음속으로 그렇게 후회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그토록 조은서를 좋아했는데.아마 현재의 그는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다... 복수하고 난 후의 쾌감이 어떻게 평생의 긴 외로움을 상쇄할 수 있겠는가?그녀는 집안 원수든, 그녀의 아버지가 어떻게 죽었든 상관하지 않는다. 그들의 아버지는 원래 썩어빠진 인간이기에 그의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는 관심 없었다.그저 오빠만 행복하고, 영원히 그녀의 곁에서 함께 해주길 바랐다.그녀는 박연준의 품에 안겨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한편, 박연준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박연희를 달래주었다.“연희야, 이 세상에 후회 약은 없어. 만약 있다면 내 모든 생명과 바꿀 의향은 있어. 그렇게 된다면... 조은서에게도 그렇게 많은 아쉬움이 없을 것이고 너도 그렇게 힘들게 살지 않을 것이고 나는 아마도 그녀의 곁을 지킬 수 있겠지. 은서의 변호사가 되고 은서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될 거야. 애인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그녀의 마음속에는 항상 내 자리가 있을 거야. 은서의 아이도 날 보면 연준 아저씨라고 다정하게 불러주겠지...”그러자 박연희는 눈을 치켜뜨고 눈물로 희미해진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오빠,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았어.”박연희는 핸드백에서 박연준의 이름으로 된 항공권을 꺼냈다.그 순간 박연준은 넋을 잃고 말았다.박연희는 연약한 몸을 추스르며 오빠에게 미소를 지었다.“오빠, 외국에 가서 살아. 스위스! 오빠 스키 제일 좋아하잖아. 얼마나 좋아.”그러자 박연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불렀다.“박연희.”박연희는 가늘게 입술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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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그러자 박연준은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며 입을 열었다.“연희야, 나와 함께 가자!”같이 간다고...그녀라고 하여 왜 함께 가고 싶지 않겠는가?하지만 박연희는 떠날 수 없다. 그녀는 진범이를 데리고 갈 수 없다. 한 발짝 물러서서 정말 데려간다고 해도 그녀는 아마 공항에서 제지될 것이다. 그리고 조은혁이 화가 나면 그때는 그 누구도 도망갈 수 없다.박연희는 눈을 내리깔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박연준의 손등을 가볍게 내리쳤다.박연준은 정말 심장을 쥐어짜는 듯 아프고 말로 이룰 수 없는 괴로움에 사로잡혔다.“오빠, 나 좀 내버려 둬. 스위스로 가도 좋고, 작은 섬으로 가도 좋고... 가서 잘 살아.”박연희가 눈물을 글썽였다.“우리 둘 중 누군가는 꼭 살아있어야 해. 그러니까 잘 살아.”그녀를 바라보는 박연준의 눈길이 깊고 그윽했다...박연희는 핸드백에서 100억 원짜리 수표를 꺼내 짙은 색의 책상 위에 가볍게 얹어 놓았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연 그녀의 목소리는 하염없이 떨리고 있었다.“2년 전, 난 어리고 무지해서 무고한 사람을 해쳤어. 은서 씨가 나를 도와 하와이에 가서 그 가족을 안정시켜줬어. 이건 내가 빚진 거야, 오빠, 그러니까 오빠가 나를 도와 수표를 은서 씨에게 건네줘.”박연희는 이 이별이 결국 영원한 이별이 될 거라는 걸 알고 있다.그리고 그녀의 오빠는 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어 하겠지.아니나 다를까, 조은서의 소식을 들은 박연준은 즉시 정신을 차렸다....한 시간 후, 도시 에센셜 구역에 있는 THEONE 레스토랑. 점심 식사 시간이 한창일 때, 조은서는 마침 가게에 있었고 그녀는 구석의 2인석에 앉아 있었는데 그녀의 앞에는 레모네이드 한 잔만 있었다.맞은편에는 식당 매니저가 앉아 그녀에게 영업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조은서는 과거의 일을 거의 잊어버렸고 갑자기 THEONE의 총 100개 매장을 인수하자니 시간과 노력이 두 배로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일을 배우고 싶었고 그 노력을 하고 싶었다.그녀는 유선우에 의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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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6화
조은서가 멍하니 넋을 잃었다......오후에 박연희는 박연준을 떠나보내고 별장으로 돌아왔다.그녀는 줄곧 진범이의 곁을 지켜주었다.진범이는 그들의 사랑을 만끽하며 하얗고 통통하게 잘 자랐다. 집안의 아주머니는 모두 그를 매우 좋아했고 특히 장씨 아주머니는 진범이를 정말 친손자처럼 아껴주었다...밤에 박연희는 진통제를 먹고 몸이 좀 나아져 목욕을 한 뒤, 진범이를 안고 토닥여주며 가볍게 달래주었다.아마 몸에 배어있는 바디워시 냄새가 좋았는지 진범이는 계속하여 엄마 품속을 파고들었다... 지그시 눈을 감고 몽롱해 있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그를 바라보는 박연희의 눈에는 부드러움이 가득했다.그녀는 진범이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동요를 흥얼거렸다. 그녀는 진범이가 이 순간을, 그리고 엄마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길 바랐다. 그렇다면 먼 미래에 진범이가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을 만나거나 기분이 나쁘면 자정에 꿈을 꿀 때, 엄마의 냄새를 꾸게 되지 않을까.진범이는 그녀의 품에 안겨 눈을 반쯤 감은 채, 어떻게든 잠을 자려 하지 않았다.아이의 작은 얼굴에는 미소를 띠고 있었다...물끄러미 아이를 바라보던 박연희가 얼굴을 살짝 갖다 댔다.진범아, 엄마는 정말 오래 살고 싶어. 그러면 네가 자라는 것을 보고, 학교에 가는 것도 보고, 네가 녹음이 우거진 풀밭에서 축구하는 것도 볼 수 있을 거야.진범아, 엄마는 네가 빨리 어른이 됐으면 좋겠어.진범아, 그런데 엄마는 또 네가 너무 빨리 자라서 갑자기 어른이 될까 봐, 많은 고민을 안고 자랄까 봐 두려워.밤이 깊어 만물이 쥐 죽은 듯 평화롭고 고요했다.그때, 누군가 침실 문을 밀고 들어왔는데 다름 아닌 조은혁이었다.그는 살짝 문을 열어놓고 진범이가 잠들듯 말 듯 한 모습을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진범이 왜 아직도 안 자?”“장씨 아주머니가 낮에 많이 잤다고 하더라고요.”그는 천천히 다가와 아이를 안고 살며시 몇 번 만지작거렸다...그리고 박연희는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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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7화
전화는 사설탐정으로부터 걸려온 것이다.“대표님, 박연준은 스위스로 가지 않았습니다.”조은혁의 표정이 조금 싸늘하게 굳어버렸다.“그렇다면 어디 간 거지?”잠시 머뭇거리던 사설탐정이 답해주었다.“아직은 행방불명 상태입니다.”“계속 조사해!”조은혁은 전화를 끊고 손가락을 길게 뻗어 휴대폰을 가볍게 쓰다듬고 나서야 부드러운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마음을 굳히기 시작했다...그는 박연희를 매우 냉담하게 대했다.그는 더 이상 하와이에서처럼 그녀에게 그 일을 하라고 조르지 않고 매일 밤늦게 돌아오곤 한다.하지만 박연희는 개의치 않는다.할 일도 많고 준비할 일도 많지만 유독 조은혁은 그녀의 계획에 없다......일주일 후, 박연희는 장씨 아주머니를 데리고 진범이에게 옷을 사주기 위해 쇼핑하러 갔다.장씨 아주머니도 마침 좀 구경도 하고 싶었던지라 두 사람은 즐거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다만, 그녀는 사모님이 지금 진범 도련님이 입을 옷뿐만 아니라, 두 살과 세 살까지... 심지어 열 살 때까지 입을 옷을 백 벌 넘게 샀음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이건 분명 잘못된 것이다.이상한 낌새를 느낀 장씨 아주머니가 박연희를 한쪽으로 끌고 가 조용히 말했다... “사모님, 세일을 하고 있어 가격이 싼 건 맞지만 몇 년 후에는 이 옷들도 유행이 지날 것이 분명하고 그렇게 되면 진범 도련님은 분명 유행에 뒤떨어진 사람이 될 겁니다. 도련님도 이런 낡은 옷들을 입고 싶지 않아 하겠죠.”그 말을 듣자 박연희도 문득 깨닫고 장씨 아주머니에게 말했다.“그때 진범이가 입기 싫다면 희망초등학교에 기부하죠.”장씨 아주머니도 더 이상 반대하기 어려웠다.이날 따라 그녀는 사모님이 유난히 이상하게 여겨졌다. 박연희는 그녀와 쇼핑도 같이 해줄 뿐만 아니라 커피도 같이 마셨다. 그들은 좌석마다 병풍이 쳐져 있는 그런 카페를 찾아 함께 커피를 마셨다.장씨 아주머니는 사실 커피를 잘 마시지 못한다.4만 원이 넘는 이 커피의 맛도 그녀에게 있어서는 그저 시골의 말 오줌 맛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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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화
박연희는 허리를 굽혀 그 작은 알약을 조금씩 주워 담으며 담담하게 답했다.“요즘 위가 아파서 좀 사뒀어요. 속이 계속 안 좋더라고요.”그녀의 설명은 매우 합리적이었다.장씨 아주머니도 그 말에 설득되어 박연희를 도와 함께 그 진통제를 주워 담으며 그녀를 나무랐다.“사모님께서는 B시에 돌아오고 나서야 비로소 편안한 삶을 살고 계시는데 진범 도련님을 위해서라도 각별히 자신을 돌봐야 해요.”장씨 아주머니도 박연희에게 말 못 할 사정이 있다는 것을 안다.“대표님께서는 성질이 고약해 때로는 순종적으로 구는 것이 더 살기 편하더라고요.”박연희도 그녀가 호의적으로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가볍게 응했다.그녀의 거듭된 부탁에 장씨 아주머니는 잠시 두 개의 통장을 모아 보관하게 되었다. “사모님, 안심하세요. 그럼 일단 저한테 맡겨두시고 언제 깔끔하게 나았다 느끼시면 다시 가져가세요!”장씨 아주머니는 박연희가 계속하여 이런 준비를 하는 것은 마음의 병 때문이리라 생각했다.아마도 우울증일 것이다....저녁 무렵, 다시 별장으로 돌아가는 차 안은 그녀가 쇼핑한 물건으로 가득 차 있었다.차에서 내릴 때, 다른 고용인들은 그들에게 다가와 물건을 들어주면서 입을 열었다.“사모님 오늘 기분이 좋으신가 보네요. 진범 도련님한테 옷을 이렇게나 많이 사주시고... 아이고, 양털실도 있네!”박연희는 진범이를 품에 안고 볼에 뽀뽀를 해주고는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진범이에게 양털 목도리를 만들어 주고 싶어서요.”“우리 진범 도련님은 아직 돌이 채 되지 않았는데 그레이 컬러는 좀 너무 성숙하지 않을까요.”박연희는 조금 어색한 표정을 짓고는 진범이의 얼굴을 맞대고 답했다.“그럼 조금 크게 뜨개질해서 학교 갈 때도 두를 수 있게 하죠... 색깔이 진중하니 오래 둘릴 수 있을 거예요.”고용인은 그녀의 속마음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덩달아 웃었다.“사모님께서 역시 생각이 깊으시네요.”박연희는 그저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그녀는 진범이를 데리고 정원을 산책하며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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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9화
조은혁이 눈을 뜨자 그의 눈앞에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진시아였다.그녀는 대담하게 그의 다리에 앉아 몸을 그에게 바짝 붙이고 고의인 듯 아닌 듯 그를 건드리고 있었다.하지만 조은혁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한 손으로 호주머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내어 고개를 숙여 한 개비를 털어냈다.연한 푸른 연기가 피어오르고 그는 눈을 가늘게 뜬 채, 품에 안긴 여인을 곁눈질하며 한 손으로 그녀를 잡고 놀았다. 그리고 조은혁이 내뱉는 말투는 더욱 무심했다.“남자가 생겼는데 감히 나와서 날 훔쳐먹어? 그 사람이 알까 봐 두렵지도 않아?”지난번에 그들은 상당히 불쾌하게 헤어졌다.하지만 결국, 그들은 2, 3년 동안 만난 적이 있으니 서로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진시아는 빠르게 감각을 찾고 조은혁의 다리에 앉아 마음껏 남자가 주는 즐거움을 즐기며 그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기를 갈망했다...하여 진시아가 그의 목에 기대어 속삭였다.“은혁 씨 몸 엄청 뜨거워요.”조은혁은 빠르게 그녀의 손을 내팽개쳐 그녀가 만지지 못하도록 막았다.물론 진시아도 개의치 않았다. 그녀는 머리카락을 흩날리고는 붉은 입술을 조은혁에게 가까이 대고 키스하기 시작했고 목소리도 끊기고 이어지기를 반복했다.“나에게 엄청 대범하긴 하지만 아직 애송이가 어떻게 당신과 비교할 수 있겠어요... 그 방면에서 저는 줄곧 만족을 얻지 못했어요.”진시아는 말을 마치자 매혹적인 눈빛으로 사람을 유혹했다.조은혁도 곧이어 일어날 일은 두 사람 모두 기꺼이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그 누구도 이 일에 책임질 필요가 없다.조은혁의 반응이 그다지 열정적이지도 않고 그다지 흥미도 높지 않은 모양인지 확실히 원하고 있던 진시아가 자발적으로 그의 벨트를 풀기 위해 손을 뻗었다...그러나 조은혁이 그녀를 말렸다.진시아가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는데...그의 검은 눈동자에는 남자 특유의 천한 뜻이 담겨 있었는데 조은혁은 아무것도 할 필요도 없이 진시아는 혼자 느낌이 오고 반응이 왔다...조은혁은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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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0화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김 비서는 여전히 공손한 모습을 하고 답했다.“예, 대표님, 제가 안배해 두겠습니다.”여자로서 그녀는 진시아의 엉망이 된 모습을 보지 않았다.그녀는 진심으로 진시아를 경멸하고 있다....늦은 밤, 조은혁은 다시 별장으로 돌아왔다.안방 문을 열자 그는 이곳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것을 단번에 느꼈다.커튼은 얇은 베일로 바뀌었고 무늬도 해당화 모양으로 바뀌었는데 그 덩굴들은 마치 하얗고 부드러운 옥처럼... 고귀한 모습으로 부드럽고 얇은 베일 위를 올라탔다.그리고 그곳에는 바깥의 달빛이 새어 들어와 부드러운 자태를 이루었다.거실에는 한 뭉치의 털실과 아이들의 옷이 쌓여 있었는데 조은혁이 다가가 손을 뻗어 쓰다듬어 보니 그 작은 옷들은 진범이가 입기에는 다 너무 커 보였다.그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박연희는 엄마가 처음이고 전에 아이를 돌봐본 적도 없지만 쇼핑 한 번으로 이렇게 많은 물건을 잘못 살 줄이야.박연희를 바라보던 그의 심장이 갑자기 빨리 뛰기 시작했다.일말의 두려움이 있다는 뜻이다.박연희는 소파에 기대어 잠이 들었는데 그녀는 큐빅 가루가 묻은 잠옷 치마를 입고 있었고 그녀의 검은 긴 머리카락으로 얼굴의 절반을 살짝 가려 드러난 나머지 하얀 얼굴은 짙은 색의 영국식 소파에 살짝 닿아 비비적거리고 있었다.박연희는 가볍고 연한 몸과 아름다운 얼굴을 갖고 있었다.조은혁은 그녀 앞에 서서 넥타이를 느슨하게 매고 그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그 순간 갑자기 박연희를 형용할 수 있는 단어가 생각났다.금지옥엽.예전에 조은혁은 항상 동생 조은서만을 걱정했는데 지금은 그의 마음속에도 한 명 더 생겼다.그러나 곧 그는 속으로 경멸을 느꼈다.‘조은혁, 네가 박연희를 데리고 B시에 가서 살고 그 사람과 다시 재혼한 건 네가 박연희를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야. 이 모든 건 전부 진범이를 위해서야. 조은서의 권유 때문이고 단지 더 이상 원망 속에서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야.’이 생각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의 부드러운 마음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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