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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화

박연희는 허리를 굽혀 그 작은 알약을 조금씩 주워 담으며 담담하게 답했다.

“요즘 위가 아파서 좀 사뒀어요. 속이 계속 안 좋더라고요.”

그녀의 설명은 매우 합리적이었다.

장씨 아주머니도 그 말에 설득되어 박연희를 도와 함께 그 진통제를 주워 담으며 그녀를 나무랐다.

“사모님께서는 B시에 돌아오고 나서야 비로소 편안한 삶을 살고 계시는데 진범 도련님을 위해서라도 각별히 자신을 돌봐야 해요.”

장씨 아주머니도 박연희에게 말 못 할 사정이 있다는 것을 안다.

“대표님께서는 성질이 고약해 때로는 순종적으로 구는 것이 더 살기 편하더라고요.”

박연희도 그녀가 호의적으로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가볍게 응했다.

그녀의 거듭된 부탁에 장씨 아주머니는 잠시 두 개의 통장을 모아 보관하게 되었다. “사모님, 안심하세요. 그럼 일단 저한테 맡겨두시고 언제 깔끔하게 나았다 느끼시면 다시 가져가세요!”

장씨 아주머니는 박연희가 계속하여 이런 준비를 하는 것은 마음의 병 때문이리라 생각했다.

아마도 우울증일 것이다.

...

저녁 무렵, 다시 별장으로 돌아가는 차 안은 그녀가 쇼핑한 물건으로 가득 차 있었다.

차에서 내릴 때, 다른 고용인들은 그들에게 다가와 물건을 들어주면서 입을 열었다.

“사모님 오늘 기분이 좋으신가 보네요. 진범 도련님한테 옷을 이렇게나 많이 사주시고... 아이고, 양털실도 있네!”

박연희는 진범이를 품에 안고 볼에 뽀뽀를 해주고는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진범이에게 양털 목도리를 만들어 주고 싶어서요.”

“우리 진범 도련님은 아직 돌이 채 되지 않았는데 그레이 컬러는 좀 너무 성숙하지 않을까요.”

박연희는 조금 어색한 표정을 짓고는 진범이의 얼굴을 맞대고 답했다.

“그럼 조금 크게 뜨개질해서 학교 갈 때도 두를 수 있게 하죠... 색깔이 진중하니 오래 둘릴 수 있을 거예요.”

고용인은 그녀의 속마음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덩달아 웃었다.

“사모님께서 역시 생각이 깊으시네요.”

박연희는 그저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

그녀는 진범이를 데리고 정원을 산책하며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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