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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1화

그의 말투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나한테 주는거야?”

박연희가 말을 하기 전에 그가 이어서 말했다.

"신경 쓸 필요 없어. 기성복 사는 게 편해.”

박연희가 창백한 얼굴로 일어나 앉았다. 그녀는 그의 손에서 털실을 꺼내고는 흰 손가락으로 가늘고 부드러운 실을 어루만졌다.

한참 지난 뒤에야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진범이 줄거예요.”

조은혁의 얼굴이 굳어졌다.

한참 후에야 그가 겨우 웃었다.

"하긴, 진범 말고 또 누가 있겠어.”

조은혁은 그녀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냉담하게 말했다.

"가서 씻고 올게.”

……

조은혁은 박연희에게서 여인의 부드러움을 얻을 수 없었고, 그렇다고 아내를 위해 정조를 지킬 의지도 없었다. 그래서 여전히 진시아와 관계를 이어나갔다.

그 후, 그렇게 두세 달 동안 그는 진시아와 관계를 유지했다.

처음에는 여자가 그의 시중을 드는 식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남녀관계는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한번은 T시로 출장을 갔는데 조은혁은 진시아와 호텔에서 무려 3일을 머무르게 되었다.

그러면서 평소라면 하지 말았어야 할 일들을 다 했다.

이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건 다들 알고 있었다. 진시아는 재벌 2세 남자친구가 있었고, 조은혁은 그 남자친구의 집안과도 사업상 거래관계에 있어 이 관계를 시끄럽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그 재벌 2세는 이미 진시아에게 꽤 화려하게 청혼을 했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다들 알고 있었다. 그저 아무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을 뿐.

아무도 박연희에게 이 일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조은혁과 같은 침대를 쓰는 사람으로서 자기 남자가 다른 여자와 잤는지 자지 않았는지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지난 두세 달 동안 조은혁은 줄곧 박연희와 자지 않았기에 그녀는 마음속으로 그의 곁에 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하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봄이 가고 여름이 오면서 그녀의 몸 상태는 더욱 악화되어 조은혁의 거친 몸짓을 이기지 못했다.

그날은 조진범의 생일이었다.

이른 아침, 박연희는 일찍 일어나 부엌에서 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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