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은 절대 안돼: Chapter 661 - Chapter 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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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1화
조은서가 고개를 들고 울먹이며 말했다."오빠, 박연희 씨는 남고 싶대? 오빠가 이렇게 박연희 씨를 속박하면 그녀의 생활이 이전의 나랑 무슨 차이가 있겠어? 오빠, 부탁할게, 그녀를 놓아줘. 만약 그녀가 살아남을 수 있다면 그냥 진범이 잘 돌보면서 남은 인생 잘 살게 해줘. 박연희 씨는 이미 충분히 고생하고 있잖아. 오빠,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 그렇게 해줘, 알았지?”남매가 박연희 때문에 싸운 건 이번이 두 번째였다.조은혁은 조은서를 매우 아꼈다. 그래서 그는 될수록이면 그녀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박연희를 놓아줄 수는 없었다.결국 그는 휴대전화를 끊고 레버를 당겼다.헬리콥터가 드르륵 드르륵 드르륵 소리를 내며 푸른 하늘을 향해 날았다.조은서의 그림자는 점점 작아졌지만 그녀는 여전히 끊임없이 조은혁을 향해 소리쳤다.“오빠 잊었어? 오빠가 금방 감옥에서 나왔을 때 나랑 선우 씨 결혼생활이 맘에 안들어서 선우 씨랑 여러번 싸웠잖아. 근데 왜 오빠랑 박연희 씨 일에는 이렇게 무감각 한건데!”“오빠, 난 박연희 씨만 아끼는 게 아니야. 난 오빠도 아껴. 그래서 오빠가 후회할 일을 하는 걸 원하지 않아. 그래서 오빠가 더 이상 사랑 없는 결혼에 갇히는 것을 원하지 않아. 오빠랑 박연희 씨의 감정은 끝났고, 그녀는 오빠를 사랑하지 않아!”“사랑하지 않아서 그녀는 죽으려고 했던 거야.”조은서의 모습은 서서히 사라졌지만 그녀가 남긴 말은 조은혁의 가슴에 깊이 박혔다.……하와이 민국 병원.병원의 최상층은 조은혁에 의해 전부 통제되었고 각 엘리베이터 입구에 경호원이 배치돼 있어 모기 한 마리 쉽게 날아오지 못했다.박연희가 깨어났을 때는 이미 오후 4시였다.새하얀 벽, 은은한 소독제 냄새, 그리고 곁에 있는 그 사람."일어났어?"조은혁의 목소리는 약간 쉰 듯했지만 그 속에 알아채기 힘든 부드러움을 담고 있었다. 그가 그녀를 바라보았다.박연희의 입술이 움직이자 그는 그녀의 뜻을 이해하고 말했다. "진범이는 옆 병실에서 도우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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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그러다가 박연희가 갑자기 급발진했다.그녀는 더 이상 조은혁의 눈에서 처음의 풋풋함을 찾아볼수 없었다. 그에게 남은 것은 단지 증오뿐이었다."조은혁 씨, 나는 모든 걸 잃었어요! 우리 오빠는 이제 B시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커리어는 완전히 박살이 났죠. 내가 당신을 벌주고 있다고요? 조은혁 씨, 틀렸어요. 내가 당신을 벌주는 게 아니라 당신이 나를 벌 주는 거겠지.”“진범이 목숨, 그리고 내 목숨. 어때요? 둘이면 충분해요?”"왜 나를 살렸어요.”"내가 왜 살아야 하는데, 내가 살아 갈 이유는 이제 없는데... 조은혁 씨, 당신은 진심이 짓밟힌 느낌을 알아요?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을 알아요? 당신은 항상 당신이 감옥에 갔었다는 얘기를 하지만, 나라고 처지가 달랐을 것 같아요?”"하와이에서의 첫 해,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의 눈치를 보며 살았어요. 당신이 웃어주면 전 하루 종일 기분이 좋고, 만약 당신이 굳은 얼굴을 하면 전 마음이 아팠고 제가 뭘 잘못했는지 반성했어요. 그렇게 저는 서서히 생명을 잃어갔어요.”"나중에 알게 된 건, 당신은 기분이 나쁜 게 아니고 내가 잘못한 건 더더욱 아니었죠. 단지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당신이 밖에 여자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 뿐이었죠. 전 제가 당신 전부인 줄 알았어요, 사실은 수많은 여자들 중 하나일 뿐인데. 다른 여자들은 당신과 함께 있으면 얻어가는 거라도 있었겠지만 전 그저 당신의 복수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죠.”"당신은 나를 달랠 때마다 무슨 생각 했어요?”"정말 무식하고 어리석다고 생각하고 있었겠죠.”"그렇게 점점 당신은 집에 거의 돌아오지 않았고, 가끔 집에 와도 그저 생리적 욕구를 분출하는 것에 불과했죠. 제가 아무리 순진하다고 해도 그 정도는 짐작할 수 있어요,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그때 전 어리고 무지해서 정말로 사랑받는 기분을 알고 싶었어요. 그래서 하인우를 받아들였고 그와 함께 캠퍼스에서 자전거를 타고 함께 길거리 음식을 먹었죠.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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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의사 불러올게!”조은혁이 일어서자마자 박연희에게 잡혔다. 그녀의 손가락은 말랐지만 지금은 매우 힘이 있었다. 그녀의 동공이 풀리며 그를 바라보는 시선에 초점이 없어졌다.박연희의 암세포가 눈까지 퍼져서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앞이 보이지 않았다.갑자기 일어난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담담하게 받아들였다.눈물 한 방울이 조은혁의 손등에 떨어졌다.그녀는 그를 향해 아주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입모양으로 몇 마디 말을 했다.조은혁 씨, 난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당신을 사랑하면서 너무 힘들었고, 너무 오래 기다리기만 했어요.3년 전, 두 사람이 B시에서 처음 만났을 때.그해 박연희는 21살이었고, 그녀는 박연준에게 잘 보호받았다.그때 그녀는 아직 B시 미대에서 공부하고 있었다.박연준은 매우 바빴고 그의 생활은 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다가 후에 그는 휴가 때 계속 하와이를 왔다 갔다 했다. 왜냐하면 그는 좋아하지 말아야 할 여자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바로 조은서였다.그때부터 그는 박연희에게 소홀히 했고, 박연희는 200평짜리 아파트에서 혼자 살며 두 명의 도우미가 그녀를 돌보았다.그녀의 옷은 모두 수입 명품 브랜드이고 모두 박연준이 직접 선택한 것으로, 명절마다 박연준이 그녀에게 선물로 준 것이었다.박연희의 옷장은 40평이었고 여러 개 금고에는 박연준이 선물한 귀중한 장신구들이 있었지만, 그녀는 그것들을 좋아하지 않았고 항상 하늘을 쳐다보고는 했다.스물한 살의 나이, 긴 생머리, 순수한 얼굴.그녀는 충분히 아름다웠다.박연준이 그녀에게 운전기사와 차를 주었지만 박연희는 항상 타려고 하지 않았다. 그녀는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는 것을 좋아했고, 하교할 때 친구들과 함께 집에 갔다.그녀는 너무 외로웠고, 친구를 원했다.그녀와 조은혁이 만난 것은 어느 날의 저녁 무렵, 노을이 진 시간이었다.그녀가 탄 버스가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화물차 한 대와 충돌해서 버스가 몇 미터 날아가 길가에 전복되었다.다행히 박연희는 가벼운 찰과상만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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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동창을 뒷좌석에 반듯이 눕히고 박연희는 남자와 나란히 맞은 편 좌석에 앉았다.남자가 손을 뻗어 앞 창을 두드리며 말했다."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가.”"네, 대표님.”기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그때까지 박연희는 멍하니 있었다.그러다가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는 카펫 위에 반쯤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머금고 기절한 학생의 손을 잡고는 작은 소리로 그녀에게 버텨내라고 했다.조은혁은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있었다.올백머리를 한 그의 하얀 셔츠에 피가 묻었지만 그의 미모는 조금도 절감되지 않았다.그는 담뱃갑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었지만, 불을 붙이지 않고 가볍게 두드리며 정신을 겨우 붙들고 있는 소녀를 내려다보았다.그녀는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단순했고, 마치 무해한 흰 토끼 같았다.그녀는 무릎을 꿇은 채 엉덩이가 위로 올라간 자세로 있었는데, 그 뒤에 하얀 짧은 꼬리를 달면 더 귀여울 것 같았다.그녀의 피부는 매우 하얬고 드러난 종아리는 투명했다. 그 모습은 남자들로 하여금 부셔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했다.조은혁 또한 평범한 남자였기에 그는 순수한 남성의 눈으로 박연희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눈빛에는 성욕이 담겨 있었다.그는 몸을 기울여 손바닥으로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목소리는 약간 쉬어있었다."괜찮을 거야. 곧 병원에 도착해.”박연희가 몸을 움츠렸다.그녀는 돌아서서 물기 어린 큰 눈으로 조은혁을 바라보았고, 그 풋풋함은 이 세상의 더러움을 겪은 조은혁조차 은근히 가슴이 두근거리게 만들었다.그러나 그는 곧 이 느낌을 지워버렸다.그가 살짝 웃었다. 방금 그는 하마터면 그녀가 박연준의 여동생이라는 것을 잊을 뻔했다.박연희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고마워요.”조은혁이 그녀에게 손을 내밀자 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그를 붙잡고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분명히 아까와 같이 그의 곁에 앉았는데, 그녀의 심장은 걷잡을 수 없이 뛰었다.하지만 옆에 있는 남자는 덤덤하기 그지없었다.그는 휴지를 가져다가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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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남자 또한 인내심 있게 말을 들어주며 가끔 미소를 짓기도 하고 동기에게 전문 간호사를 찾아주었다. 그리고 3000만원의 병원비를 전부 대주고, 최고의 VIP 병실에 입원시켜주기도 했다.그러면서도 조은혁은 처음부터 끝까지 박연희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그는 동기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박연희가 그것을 알아채고는 다소 서운해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러면서도 남들이 눈치챌까 봐 애써 평소의 모습을 유지했다.그런데 스물한 살의 순수한 박연희가 어떻게 겪을 것 다 겪은 조은혁의 눈을 피해 갈수 있었을까. 그의 눈에는 그녀가 도마 위의 작은 물고기처럼 보였고 언제든지 구워 삶을 수 있는 쉬운 먹잇감이었다.그는 대략 30분 정도 있다가 떠났고 동기가 그 모습을 아쉽게 바라보았다. 조은혁이 떠나자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가린 채 약간 기대를 품은 말투로 박연희의 손을 잡고 말했다."조 대표님, 나에게 호감 갖고 있는 것 같지 않아?”"진짜 잘생긴 것 같아.”"지금 당장 그와 결혼하고 싶어. 연희야, 너 봤어? 그 사람 다리가 너무 길어. 두 눈을 마주칠 때면 심장이 정신없이 두근거려. 나 이렇게 완벽한 남자는 본 적이 없어!”……박연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그녀는 마지못해 웃으며 말했다.“응, 그럴수도 있겠다."그녀는 며칠 동안 조은혁에 대한 호감을 없애려고 노력했다. 그녀는 그가 정말로 동기 같은 타입의 여자를 좋아할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들이 함께 한다면 그녀도 축복할 것이다.그녀의 설렘은 단지 한때의 설렘일 뿐이다.이후 박연희는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조은혁을 만났다. 그는 가끔 동기에게 말을 걸었고, 그러면 동기는 항상 얼굴이 붉어졌다.그래서 점점 박연희는 병실에 발길을 끊었다.그녀는 동기에게 오해를 살까 봐 조은혁의 양복을 직접 돌려주지 않았다. 대신 그의 신분을 알아냈고, 그가 JH그룹의 대표라는 소식을 알고 나서 택배로 보냈다.……JH그룹, 대표사무실.조은혁은 사무용 의자에 기대어 턱을 괴고 양복이 들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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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B시 미대.저녁 하늘에 구름이 떠다녔고 노을 빛이 눈부셨다.박연희는 흰 블라우스에 스커트를 입고 있었는데, 본인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 아래의 하얀 다리가 눈길을 끌었다.미대 입구에 버스 승강장이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2번 버스가 천천히 오자 박연희는 차를 타기 위해 한 걸음 다가섰다.그때 한쪽에 검은색 롤스로이스가 멈춰섰고, 차창이 반쯤 내려가자 낯익은 근사한 얼굴이 나타났다. 그는 바로 조은혁이었다.박연희는 얼떨떨해져서 한 걸음 물러서지 않을 수 없었다.남자는 몸을 기울여 한쪽 문을 열었고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보았다.”타.”뒤에 선 버스가 경적을 울리고 있었고, 주위 친구들도 다 보고 있었다.박연희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 허리를 굽혀 차에 들어갔고, 그녀가 들어가자 튼튼한 팔이 그녀의 몸을 가로질러 차 문을 살짝 닫았다.그는 하얀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몸이 왔다갔다 하면서 그의 팔이 닿을듯 말듯 소녀의 예민한 곳을 문질렀다.박연희의 작은 얼굴이 불에 탄 것처럼 빨개졌다.차가 천천히 움직이자 앞좌석 운전기사가 자연스럽게 물었다."대표님, 어디로 갑니까?”조은혁이 고개를 숙이고 박연희를 바라보았다.소녀의 속마음은 거의 투명해서 남자를 속일 수 없었다. 그녀는 약간 억울해서 눈을 붉혔다.“집으로 갈래요.”말이 끝나자 조은혁이 가볍게 웃었으며 운전기사에게 말했다."박연희 씨 집으로 가.”박연희가 잠시 몸을 움츠리고 있다가 물었다."어떻게 제 이름을 알고 있죠? 제가 어디에 사는지는 또 어떻게 알고요?”조은혁은 대답하지 않고 그저 그녀를 바라보았다.어느 젊은 여자가 이런 어른스럽고 근사한 남자의 시선을 견뎌낼 수 있을까. 게다가 그는 굉장히 잘 생겼다. 박연희는 작은 얼굴이 빨개진 채 의자에 몸을 웅크리고 눈이 빨갛게 달아올라 더 이상 말을 걸려고 하지 않았다.그녀는 마음속으로 그와 선을 긋기로 마음먹었다.그는 너무 어려운 사람이었다.박연희가 아무리 단순하다 해도 곁의 남자가 위험하다는 것 정도는 눈치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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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화
시간이 지나자 박연희의 손바닥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차에서 내린 후, 그녀는 매우 빨리 달렸다.집에 돌아온 뒤, 도우미 김향희가 그녀의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보고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보았다. 거기에는 굉장히 잘생긴 남자가 차 옆에 서 있었는데, 차는 비싸고 남자도 훤칠하니 매우 근사했다.남자는 어른스럽고, 잘생겼고, 딱 봐도 부자였고, 서른 살 정도 된 것 같았다.주인 아가씨의 일에 김향희가 참견하는 건 안 될 일이었지만 그녀는 걱정되는 마음에 넌지시 말했다."아가씨 오빠 분께서 저번에 말씀하시길 아가씨는 나이가 어려서 아직 연애하지 적당하지 않다고 하던데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요즘 남자들은 너무 나빠요, 특히 돈 많은 남자들은 예쁜 여자들만 골라 연애하고, 1년 반 정도 사귀다가 신선함이 없어지면 또 바꾸죠.”박연희는 김향희의 뜻을 알아챘다."남자친구 아니야, 저번에 사랑이를 구해줬던 사람이야!”김향희가 잠깐 멈칫하더니 재빠르게 손을 움직이며 말했다. "그럼 더 조심해야죠. 그 사람이 구해준 사람이 아가씨 동기라면서요? 그러면 무슨 일이 생겨도 그 동기 분이랑 생겨야지... 아가씨랑은 왜 또 엮이는 건데요?”박연희가 얼음 물을 마시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하지만 그날부터, 매일 하교하면 조은혁이 집까지 바래다줬다.처음에는 집에만 데려다주었다.그러다가 일주일 뒤에는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려서 같이 식사를 했다. 레스토랑의 통창 밖으로는 도시 전경이 보였는데 멀리 있는 관람차의 불빛이 찬란하게 빛났다.외로움에 익숙했던 박연희는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좋아했다.남자는 깔끔한 옷차림으로 머그잔을 손에 쥔 채 그녀 곁에서 함께 도시의 불꽃놀이를 지켜보았다.밤 10시, 아래층에서 환호성이 간간이 들려왔다.그리고 그때 남자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조은혁이 멍하니 있는 박연희의 손을 한 손으로 잡았다.그는 옆으로 돌아앉아 손에 든 머그잔을 내려놓고 금테 안경을 벗고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첫 키스를 가져갔다. 은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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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그러나 그녀의 생각이 얼굴에 버젓이 쓰여 있는데 그가 어떻게 알아차리지 못했을까?……조은혁은 여전히 박연희를 건드리지 않고 계속 그녀와 데이트했다.그는 반년도 채 걸리지 않아 그녀가 자신에게 깊이 빠져들게 한 후 그녀를 데리고 하와이로 놀러갔다.그날 그는 폭우가 내릴 것이라는 걸 미리 알고 박연희를 데리고 골프를 치러 갔다.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그들은 산 중턱에 갇혔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고급 민박집에 묵게 되었다. 조은혁은 스위트룸만 하나를 예약했다.그가 방 카드를 받았을 때 박연희가 그의 소매를 잡아당겼다.그녀는 간절히 그를 바라보았다.조은혁은 그녀가 그와 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는 이제 그만절제해도 된다고 느꼈다. 그는 그녀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그가 밀어붙이면 그녀는 받아줄 것이라고 믿었다.그녀는 얌전하게 말을 잘 들으니까.조은혁이 깊은 눈동자로 박연희를 보다가 그녀의 손을 잡고 스위트룸으로 끌고 들어갔다.방은 약 80평이고, 통나무로 인테리어를 했다.그리고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조은혁이 전화를 받았다. 5분 정도 통화를 하던 그가 몸을 기울여 박연희를 바라보며 턱을 가볍게 들었다."옷이 다 젖었으니 먼저 샤워하고 나와. 내가 머리 말려줄게.”박연희는 맨발로 양털 담요를 밟았다.그녀는 약간 긴장했다.하지만 그녀는 방금 조은혁이 업무에만 신경을 쓰는 금욕적인 모습을 보았기에 자신이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고 여겼다. ‘박연희,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저 사람은 그런 뜻이 없어!’그녀는 긴장을 풀고 욕실로 가서 목욕을 했다.잠시 후, 욕실 안의 물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소녀의 몸이 보일락말락하게 드러났다. 그녀는 콧노래를 부르며 목욕을 즐겼다.그때, 욕실 문이 살며시 열리자 그녀는 즉시 몸을 숨기고 구석에 웅크리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이 매우 애처롭고 가련했다.조은혁의 검은 눈동자가 약간 어두워지며 유리문을 닫아 두 사람을 한 공간에 가뒀다. 이어서 그는 그녀를 향해 걸어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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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그녀의 눈물 한 방울이 그의 가슴에 깊게 박혔다.조은혁이 떨리는 마음으로 그녀의 어깨를 움켜쥐며 박연희의 이름을 불렀다.“연희야!”박연희는 오히려 담담했다.그녀는 몸을 반듯하게 눕히려고 침대를 더듬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피곤하고 힘이 없었다."갑자기 안 보여요. 하지만 이것도 언젠간 있을 일이었고, 저는 이미 준비를 다 했어요.”"조은혁 씨, 이제 좀 그만 해요.”"전 지쳤어요."...박연희는 조용히 누워 있었다. 그녀는 눈가에 눈물을 매단 채 방금 떠올렸던 옛날을, 그리고 그의 첫인상을 다시 회상했다.그때 그는 매력이 넘쳤다.지금도 그는 여전히 잘생기고 부유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그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 그러니 그녀 또한 비굴하게 사랑을 구걸하지 않을 것이다.눈물이 그녀의 눈을 적셨다. 그들의 사랑은 예전에 두 사람이 함께 봤던 도시 밤하늘의 불꽃처럼 아름다웠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모두 가짜다.박연희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조은혁은 갑자기 닥친 충격을 견디지 못했다. 그는 여전히 그녀가 회복된 후 간 이식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녀의 눈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그가 그녀 앞에 반쯤 무릎을 꿇었다.조은혁은 그녀를 대신해서 눈물을 가볍게 닦으며 말했다."아프고 나서 후회한 적 있어? 이런 결정을 후회한 적이 있냐고. 내 마음 속에 정말 네가 있을지도 모르잖아. 왜 한번 시도해 보지 않았어.”박연희는 대답하지 않았다.이제 그가 있든 없든, 그녀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옆 병실에 있는 진범은 계속 울고 있었다. 아이는 엄마를 원하고 있다.장숙자가 그런 조진범을 끌어안고 달래고 있었다.그때 조은혁의 휴대전화가 울렸고 김 비서가 전화를 걸어왔다.“대표님, 닥터 앨런이 사모님의 치료에 동의했지만 대신 3억 달러를 요구했습니다.”"동의해."조은혁은 고민하지 않고 바로 입을 열었다.“지금 당장 민국 병원으로 와서 여기 의사들이랑 만나서 회의하라고 해. 그리고... 연희 눈이 보이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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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저녁 무렵, 노을이 하늘을 물들였지만 박연희의 세계는 여전히 어두웠다. 그녀는 아침 햇살도, 노을도, 그녀의 아이도 볼 수 없었다.조은혁이 자리를 비우자 장숙자가 조진범을 안고 왔고, 장숙자는 조진범의 작은 손을 이끌며 엄마 손을 잡으라고 했다.장숙자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진범 도련님, 빨리 엄마라고 불러봐요.”박연희는 차가운 손바닥으로 조진범을 안고 작고 따뜻한 손을 잡았다. 그러다가 조진범이 추울까봐 미련을 버리고 아이를 다시 놓았다.그녀의 몸이 옅게 떨렸다.엄마가 불편한 걸 아는지 조진범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어마... 어마 어마.”장숙자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사모님, 진범 도련님이 부르십니다. 얼마나 철이 들었는가 좀 보세요. 진범 도련님을 봐서라도 기운을 내셔야 합니다. 대표님께서 가장 좋은 의사와 의료 장비를 찾아주셨으니 병세가 호전될 수 있을 겁니다. 기적이 있을 겁니다!”장숙자가 말을 마치자 박연희가 웃더니 말했다."그 사람은 제가 제일 잘 알아요. 지금은 저를 잃을 것 같으니까 갑자기 잘해주고 마음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제 병세가 좋아지면 또 다시 반복할 거예요. 그처럼 모진 사람이 어떻게 저를, 그리고 제 오빠을 놓아줄 수 있겠어요. 게다가… 이미 너무 늦었어요.”그녀는 말하면서 기침을 멈추지 않았다.그녀는 다시 한번 애틋하게 조진범을 어루만지더니 말을 이었다. "진범이를 데려가세요. 병 기운이라도 옮을 까봐 걱정되네요.”장숙자는 마음이 괴로워져서 낮게 말했다.”좀 더 같이 계시지 않고요.”박연희는 반대하지 않았다.초점 없는 검은 눈동자를 창밖을 향해 돌린 그녀가 중얼거렸다."밖에 노을 너무 예쁘겠네요. 사람한테 비치면 그건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장숙자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사모님, 생각하지 마세요!”박연희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그 사람 생각한 적 없어요. 그냥 그런 사람을 좋아하게 된 제가 너무 한심해요... 결국 이런 꼴이 되고 말았네요.”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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