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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의사 불러올게!”

조은혁이 일어서자마자 박연희에게 잡혔다. 그녀의 손가락은 말랐지만 지금은 매우 힘이 있었다. 그녀의 동공이 풀리며 그를 바라보는 시선에 초점이 없어졌다.

박연희의 암세포가 눈까지 퍼져서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앞이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일어난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눈물 한 방울이 조은혁의 손등에 떨어졌다.

그녀는 그를 향해 아주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입모양으로 몇 마디 말을 했다.

조은혁 씨, 난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당신을 사랑하면서 너무 힘들었고, 너무 오래 기다리기만 했어요.

3년 전, 두 사람이 B시에서 처음 만났을 때.

그해 박연희는 21살이었고, 그녀는 박연준에게 잘 보호받았다.

그때 그녀는 아직 B시 미대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박연준은 매우 바빴고 그의 생활은 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다가 후에 그는 휴가 때 계속 하와이를 왔다 갔다 했다. 왜냐하면 그는 좋아하지 말아야 할 여자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바로 조은서였다.

그때부터 그는 박연희에게 소홀히 했고, 박연희는 200평짜리 아파트에서 혼자 살며 두 명의 도우미가 그녀를 돌보았다.

그녀의 옷은 모두 수입 명품 브랜드이고 모두 박연준이 직접 선택한 것으로, 명절마다 박연준이 그녀에게 선물로 준 것이었다.

박연희의 옷장은 40평이었고 여러 개 금고에는 박연준이 선물한 귀중한 장신구들이 있었지만, 그녀는 그것들을 좋아하지 않았고 항상 하늘을 쳐다보고는 했다.

스물한 살의 나이, 긴 생머리, 순수한 얼굴.

그녀는 충분히 아름다웠다.

박연준이 그녀에게 운전기사와 차를 주었지만 박연희는 항상 타려고 하지 않았다. 그녀는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는 것을 좋아했고, 하교할 때 친구들과 함께 집에 갔다.

그녀는 너무 외로웠고, 친구를 원했다.

그녀와 조은혁이 만난 것은 어느 날의 저녁 무렵, 노을이 진 시간이었다.

그녀가 탄 버스가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화물차 한 대와 충돌해서 버스가 몇 미터 날아가 길가에 전복되었다.

다행히 박연희는 가벼운 찰과상만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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