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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B시 미대.

저녁 하늘에 구름이 떠다녔고 노을 빛이 눈부셨다.

박연희는 흰 블라우스에 스커트를 입고 있었는데, 본인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 아래의 하얀 다리가 눈길을 끌었다.

미대 입구에 버스 승강장이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2번 버스가 천천히 오자 박연희는 차를 타기 위해 한 걸음 다가섰다.

그때 한쪽에 검은색 롤스로이스가 멈춰섰고, 차창이 반쯤 내려가자 낯익은 근사한 얼굴이 나타났다. 그는 바로 조은혁이었다.

박연희는 얼떨떨해져서 한 걸음 물러서지 않을 수 없었다.

남자는 몸을 기울여 한쪽 문을 열었고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보았다.

”타.”

뒤에 선 버스가 경적을 울리고 있었고, 주위 친구들도 다 보고 있었다.

박연희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 허리를 굽혀 차에 들어갔고, 그녀가 들어가자 튼튼한 팔이 그녀의 몸을 가로질러 차 문을 살짝 닫았다.

그는 하얀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몸이 왔다갔다 하면서 그의 팔이 닿을듯 말듯 소녀의 예민한 곳을 문질렀다.

박연희의 작은 얼굴이 불에 탄 것처럼 빨개졌다.

차가 천천히 움직이자 앞좌석 운전기사가 자연스럽게 물었다.

"대표님, 어디로 갑니까?”

조은혁이 고개를 숙이고 박연희를 바라보았다.

소녀의 속마음은 거의 투명해서 남자를 속일 수 없었다. 그녀는 약간 억울해서 눈을 붉혔다.

“집으로 갈래요.”

말이 끝나자 조은혁이 가볍게 웃었으며 운전기사에게 말했다.

"박연희 씨 집으로 가.”

박연희가 잠시 몸을 움츠리고 있다가 물었다.

"어떻게 제 이름을 알고 있죠? 제가 어디에 사는지는 또 어떻게 알고요?”

조은혁은 대답하지 않고 그저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느 젊은 여자가 이런 어른스럽고 근사한 남자의 시선을 견뎌낼 수 있을까. 게다가 그는 굉장히 잘 생겼다.

박연희는 작은 얼굴이 빨개진 채 의자에 몸을 웅크리고 눈이 빨갛게 달아올라 더 이상 말을 걸려고 하지 않았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그와 선을 긋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너무 어려운 사람이었다.

박연희가 아무리 단순하다 해도 곁의 남자가 위험하다는 것 정도는 눈치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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