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 챕터 81 - 챕터 90

짜릿해서 결혼했어요의 모든 챕터: 챕터 81 - 챕터 90

889 챕터

제81화

누군가의 마음이 이미 편견에 찌들었다면 그를 깨우는 것은 절대 불가능했다.강지찬은 이미 강홍식이 자신과 지아의 편에 설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하늘이 두 쪽이 나도 그럴 일은 없었다.“지아를 괴롭히는 사람들 모두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강지찬은 강홍식을 바라보며 차갑게 경고했다.“당신도 포함해서요!”강홍식은 화가 치밀어올라 자리에 쓰러질 뻔했다.“어쨌든 지아는 내 딸이야. 내가 어떻게 걔를 안 사랑하겠어?”“본인은 그 말을 믿어요?”강지찬의 반문에 강홍식은 대답하지 못했다.그때 누군가가 도착했다.“무슨 일이에요?” 멀지 않은 곳에 강지현과 강원훈이 서 있었다.강원훈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은 채 관전하는 듯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고 강지현은 다가와 고세연을 일으켜 세웠다.“형님, 이게 무슨 일이에요?”강지현이 물었다.제삼자가 등장하자 강홍식은 동아줄이라도 찾은 듯 강지찬을 가리키며 화를 냈다.“네 형이 날 죽일 속셈인가보다. 이놈이 나한테까지 손을 대려고 했어. 이런 불효자식인 줄 알았으면 애초에 태어났을 때 내 손으로 죽여버렸을 거야.”옆에 서 있던 집사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강지찬은 아버지의 말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이런 말은 이미 너무나 많이 들어왔었기에 지아와 관련된 문제가 아니었다면, 이미 무뎌졌다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이제 보니 여전히 화가 났고 실망스러운 감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강지찬은 그의 연기에 신경 쓰지 않은 채 고세연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지아의 팔에 난 상처도 네가 낸 거지?”고세연이 다시 몸을 떨더니 끊임없이 고개를 흔들며 서러운 눈물을 흘렸다.“지찬 오빠, 오빠가 절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무고하게 몰아가지 마세요. 이 몇 년 동안 오빠가 바쁠 때 제가 지아를 돌봐줬어요. 이렇게 양심 없이 몰아가는 건 아니죠!”강지찬의 얼굴에는 추호의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이미 경찰에 신고했어. 형준이 경찰을 도와 김주환을 찾을 거야. 나 강지찬이 어떤 사람인지, 서울 사
더 보기

제82화

새언니 문제에 대해, 강지찬은 자신이 또 한 번 실수했음을 인정했다.그는 이제야 지아가 왜 새언니라는 단어를 그토록 싫어하는지 이유를 깨달았다.그것은 고세연의 영향이었다. 그래서 지아가 유진을 아무리 좋아해도 그녀가 새언니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것이다.이대로 놔둘 수 없었던 강지찬은 인내심 있게 지아에게 설명해줬다.“오빠가 좋아하고, 오빠와 결혼한 사람만이 네 새언니야. 예를 들어, 오빠가 언니를 좋아하고, 언니와 결혼한다면, 언니는 네 새언니가 되는 거야. 그럼 우리는 함께 살게 되고, 지아도 매일 언니를 볼 수 있게 될 거야.”지아는 갑자기 깨달았다.“그러니까, 언니도 새언니가 될 수 있고, 새언니는 여전히 언니인 거야?”강지찬이 대답했다. “... 맞아!”왠지 몰랐지만, 지아는 정유진을 상당히 좋아하고 있었다.“언니가 새언니가 되어도, 그 나쁜 새언니처럼 오빠만 좋아하지 않고 지아도 좋아할 거야.”“...” 강지찬은 자신의 지능이 지아만 못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지아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지아는 행복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왜냐하면, 언니는 분명히 지아를 오빠보다 더 좋아할 거니까!”강지찬은 가슴이 저려왔다.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이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한 뒤 강지찬은 다시 주제를 돌렸다.“그럼 넌 왜 거짓말을 했어?”지아는 기분이 나쁜 채로 대꾸했다.“세연 언니가 말했거든. 언니가 날 꼬집은 걸 오빠한테 말하면, 오빠를 못 만나게 할거라고. 난 오빠가 새언니 말을 듣는 줄 알았어.”강지찬은 화가 치밀어 올랐고 그대로 차에서 내려 고세연에게 한 방 날리고 싶었다.이런 제기랄!그는 겨우 화를 억누른 채 물었다.“왜 걔가 널 꼬집었지?”“그날 난 이미 샤워를 했는데, 굳이 샤워하라고 했어. 내가 싫다고 하니까 샤워기로 마구 나한테 물을 뿌려댄 거야. 그래서 난 도망쳤지. 그날 우연히 언니를 만났고, 고세연이 날 데리고 다시 돌아갔어. 근데 난 언니랑 놀고 싶었거든, 그래서
더 보기

제83화

 “강지찬?”정유진은 발신자를 확인했고, 역시 지찬이었다.전화기 반대편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유진 씨, 이쪽으로 와요!”벌써 거의 한시가 다 되어가는데, 이 사람은 또 무슨 일을 벌이려는 거지?“강 대표님, 당신은 잠을 자지 않아도 다른 사람은 자야 되잖아요.”강지찬이 잠시 멈칫했다.“잠을 잔다고? 나 당신이랑 같이 자고 싶어요!”유진은 그가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혹시 술에 취한 건 아니죠? 어디에 있어요, 술집이에요?”휴대전화기 너머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고 유진은 그가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확신했다.술 마시는 건 둘째치고 자신의 잠을 방해하다니, 무슨 이런 경우없는 사람이 다 있단 말인가?“강 대표님, 늦었어요. 일찍 들어가세요. 전 내일 일찍 일어나서 출근해야 해요. 이렇게 수다 떨 시간이 없다고요.”강지찬은 깊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유진 씨, 보고 싶어요. 이쪽으로 와요.”휴대전화 너머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와 대비되게 유진이 있는 곳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그의 낮은 목소리가 심장 위에 쿵 떨어지는 기분이었고 가볍게 대응하기 힘들었다.“강...” 정유진은 숨 막히는 듯한 기분에 침대에서 일어나 머리를 헝클어뜨렸다.깊게 숨을 들이쉬자 이제 조금 정신이 든 유진이 물었다.“강 대표님, 옆에 누군가 있죠? 일찍 돌아가...”“난 당신만 필요해요, 안 오면 이곳에서 움직이지 않을 거예요.”어라 이젠 협박까지?유진은 화가 난 채로 말했다.“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에요? 명확하게 하자면, 난 당신과 어떤 관계도 원하지 않아요, 이해가 안 돼요?”전화기 너머로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몇 초 후, 낯선 목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들려왔다.“유진 씨, 저 형준이에요. 강 대표님이 다치셨는데 병원에 가려 하지 않네요. 한번 와주실 수 있나요?”유진이 당황했다.“다쳤다고요? 어떻게 다친 거죠?”혹시 지아를 데리고 본가에 고세연을 찾으러 갔다고 했는데, 어떻게 다쳐서 돌아오
더 보기

제84화

정유진은 그가 얼마나 마셨는지, 그의 주량이 어느 정도 되었는지도 몰랐다.다만 강지찬은 걸음걸이가 꽤 안정적이었다.키가 크고 다리가 길어 위압적인 분위기는 말할 것도 없었다. 술에 취했어도 여전히 CEO의 기품은 유지하고 있었다.정유진은 그가 취한 척하며 자신에게 접근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차에 타자, 강지찬은 익숙하게 의자 등받이에 기댔고 바로 눈살을 찌푸렸다.꽤 아픈 듯 보였지만 참을성 있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정유진은 그의 상처가 얼마나 심각한지 묻고 싶었지만, 말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나왔다.“지아는 괜찮아요?”강지찬이 몸을 돌리며 대답했다.“지아는 앞으로 날아 부경원에서 살 거예요.”유진은 화들짝 놀랐다.이 말은 가족들과 다퉜다는 뜻일까?강지찬이 차가운 얼굴로 말을 이었다.“그 경호원은 아마 소식을 듣고 도망쳤을 거에요. 나는 지아가 직접 나서지 않기를 원해요. 문제를 해결하기 워낙 어려워서 형준을 시켜 천천히 사람을 찾게 했어요.”그의 뜻은 지아가 김주환의 추문을 고발하는 데 나서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이었다. 증인과 증거가 없으면 이 사건을 경찰에게 맡기기 쉽지 않았다.그녀가 대답이 없자 강지찬은 불쾌한 듯 그녀를 노려보았다.“벙어리가 된 거에요?”정유진은 어이가 없었다.“당신 말이 맞아요.”강지찬의 어두운 눈동자가 그녀를 뜨겁게 응시하며 말했다.“내가 듣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닌데요.”“...” 그녀가 차에 탄 것은 인도주의적 생각으로, 더군다나 지아를 위해서였다.정유진은 그가 자신의 상처에 관해 묻길 바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묻지 않았다.차 안의 분위기는 점점 불꽃이 튀었고 두 사람 모두 더는 말을 꺼내지 않은 채 부경원에 도착할 때까지 아슬아슬한 대치를 계속했다.강지찬은 얼굴을 찌푸리며 차에서 내렸고 오랜 분노에 술기운에서 거의 깨어나고 있었다.그는 집 앞에 서 있으면서 정유진이 따라오지 않은 것을 깨닫고 돌아섰다.그가 돌아보자 정유진은 마당에 서 있었다.“늦었으니 먼저 가볼게요.
더 보기

제85화

유진은 손에 든 약주 병을 잡고 결국 그를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았다.마음이 약해진 것은 아니었고 강지찬 앞에서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약주를 바르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전에도 명자가 팔이 아플 때마다 그녀는 이렇게 약주를 바르고 마사지를 해주곤 했다.약주를 손바닥에 부어서 문지른 다음 손바닥이 약간 따뜻해지면 그것을 강지찬의 등에 발랐다.이런 상처는 힘을 줘서 문질러야 약효가 있었다.정유진은 손에 힘을 준 채 강하게 문질렀고 이에 강지찬이 등을 꼿꼿하게 펴며 아파했다.“편하게 힘 푸세요.”정유진이 말하며 형준에게 부탁했다.“쿠션을 가져와서 지찬 씨를 소파에 엎드리게 하세요.”형준은 서둘러 뛰어갔고 강지찬이 금방 눕자마자 유진이 다시 한번 손바닥으로 꾸욱 눌렀다.지찬은 아파서 거의 소리 지르기 일보 직전이었다.“당신 일부러 그러는 거죠?”유진은 얼굴을 찌푸리며 마사지를 멈추지 않았다.“날 믿지 못하면 다른 사람한테 부탁하던가요.”“...”지찬은 어쩔 수 없이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얻어맞는 것보다 아픈 고통이었다. 매를 맞는 건 두어 번이면 버틸 만 했지만 지금은 전혀 상황이 달랐다. 정유진의 작은 손이 칼날처럼 아프게 한번, 또 한 번 상처를 파고들었다.심장이 찢어질 듯한 고통은 아니지만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고 강지찬은 좋으면서도 아픔이 밀려왔고 함부로 소리조차 내지 못했다.그는 아직 유진에게 속죄도 못 한 죄인 입장이라 너무 많이 까불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아플수록 몸이 점차 익숙해졌는지 슬슬 아픔에 무감각해졌고 나중에 가서는 따뜻한 느낌만 느껴질 뿐 전처럼 고통스럽지 않았다.부드러운 손이 그의 등을 타고 올라가자 강지찬은 눈을 감고 다시 술기운이 덮쳐오는 것만 같았다.“유진 씨,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아요?”유진은 최대한 빨리 일을 마치고 떠나고 싶었다.“몰라요.”“...”잠시 시간이 지나자 유진은 그가 더는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찬이 우울한
더 보기

제86화

유진이 예원의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동이 틀 무렵이었고, 그녀는 그대로 침대에 쓰러져 잠에 빠졌고 예원이 깨울 때까지 잠을 잤다.예원은 이미 아침을 사 왔고 걱정스러운 유진의 모습을 보며 말했다.“어젯밤에 어디 간 거야? 화장실 가려고 일어났는데 네가 나가는 걸 봤어.”정유진은 바로 말하기 싫었지만, 예원은 바로 알아채 버렸다.“또 강지찬 때문이야?”정유진은 눈을 감은 채로 화장실로 들어가 간단히 세수했다.“응.”차가운 물로 세수를 마친 뒤 그녀는 어젯밤 일을 간단히 알려줬다.예원은 충격받은 표정으로 말했다.“이런, 아가야, 넌 끝났어!”정유진은 조용히 죽을 마시며 물었다.“뭐가 끝났는데?”예원은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강지찬이 어떤 남자인지 생각해봐. 기침 한꺼번에 서울 전체가 흔들리는 대단한 존재야. 예전에 한빈을 나락에 빠트리는 것도 그저 한마디면 해결됐었잖아.”유진은 ‘그래서?’라는 표정으로 말했다.“그 사람이 대단한 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당연히 상관이 있지!” 예원은 흥분한 채 말을 이었다.“생각해봐. 그런 남자가 자신의 모든 약점과 아픔을 네 앞에서 드러내고 있잖아. 그 사람 진심인 거야!”“,,,” 유진은 잠시 멈칫했지만, 마음이 전혀 동하지 않아 계속 죽을 마시며 말했다.“생각이 너무 지나쳐. 최근에 뭔 만화책이라도 봤어?”그녀가 믿지 않자 예원도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여전히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말했다.“됐어, 어쩌면 강지찬도 갑자기 털어놓고 싶어졌을수도 있지, 마침 네가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고. 모든 사람에게는 나약해지는 순간이 있으니까. 그게 재벌이라고 해서 나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법은 없잖아? 얼른 밥 먹어, 일하러 가야지.”정유진은 죽을 마시며 계속해서 강지찬의 상처 난 등을 생각했다.하지만 그녀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람?아침 식사를 마치고 두 사람은 집을 정리하고 회사로 향했다.차를 세우자마자 옆집 부동산 중개인 장은진이 다가왔다.“아이고 미
더 보기

제87화

강지찬은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고 다소 날카로운 말투로 물었다.“뭐 하고 있어요?”정유진은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일하고 있어요.”이 재벌을 감히 건드릴 수 없었으니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아야만 했다.강지찬은 아마 방금 일어난 것 같았고, 아직 비몽사몽 잠에서 깨는 중인 것 같았다.“어젯밤에 그렇게 그냥 간 거에요? 당신이란 여자, 왜 이렇게 잔인하죠? 하룻밤 머무는 게 뭐 어때서요, 그렇게 취한 사람이 당신한테 뭘 할 수 있다고 그래요?”정유진은 막 잠에서 깬 사람과 다투고 싶지 않았다.“강 대표님, 벌써 낮이에요. 아직 식사 안 하셨으면 얼른 하세요. 혈당이 낮을 때 기분이 나빠지기 쉽거든요. 그리고, 전 당신의 화풀이 대상이 아니라고요.”어제 조금 연민을 느꼈지만, 그의 나쁜 성질머리 때문에 단번에 사라져버렸다.강지찬이 그녀의 고객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번호를 차단한 지 오래였을 것이다.이번엔 강지찬 쪽에서 말문이 막혔다.“아무도 당신을 화풀이 대상으로 여기지 않아요.”“당신이 날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요, 전 일 해야 하니깐요.”유진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예원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물었다.“강 대표님이야?”“응.” 유진은 건조하게 대답하고는 바로 계약서에 서명하고 다음 날 전액을 지급하기로 했다.유진은 일 처리가 신속한 사람이었다. 퇴근 후 집에 들어가 돈을 준비하고, 다음날 바로 값을 치른 다음 등기 이전을 하고 집을 사버렸다.다음날 퇴근 후 키키와 예원이 그녀의 이사를 도와줬고 정명학과 명자는 특별히 새집에서 요리를 해 동료들에게 집들이 겸 음식을 대접했다.명자는 심각한 수면 장애를 앓았기에 유진을 도와 주방을 청소하고는 집으로 돌아갔다.예원은 소파에 누워 한숨을 쉬며 말했다.“너희 집이 내 집보다 좋아. 더 가까워서 차도 안 타고 출근해도 되잖아.”유진이 대답했다.“그러면 여기로 이사 와. 같이 살자고.”예원은 잠시 생각하더니 거절했다.“그래도 싫어. 점쟁이가 올해 나한테 좋은 인연이 올 거라고
더 보기

제88화

강지찬은 정말 바빴다. 원래 그날 밤 정유진에게 이야기해야 할 일들을 잠이 드는 바람에 지금까지 질질 끌었던 것이었다.지아가 고세연을 오해하는 것처럼, 정유진도 오해하고 있지 않을까?비록 유진은 오해해도 질투하지 않을 여자지만, 강 대표는 오해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다.그는 마지막으로 힘주어 말했다.“나와 고세연 사이는 아무런 관계도 없어요. 약혼도 아니고, 내 여자친구도 아니에요. 이 점 기억해둬요.”쭉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던 정유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고세연이 그의 여자친구인지 아닌지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잠시 기다렸지만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강지찬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유진 씨, 할 말 없어요?”정유진은 컴퓨터의 프로그램을 켰다.“있어요.”유진이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지아는 안정감이 몹시 부족한 아이예요. 강 대표님 시간 날 때마다 지아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주세요. 아이가 너무 이해심이 깊어서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파요. 아무 상관 없는 사람에게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주변의 가족에게 더 마음을 쓰는 게 좋겠어요.”강지찬이 퉁명스럽게 받아쳤다.“마지막 말이 핵심이겠죠?”“...” 유진은 말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알면 됐다고 외쳤다.강지찬이 잠시 뜸을 들이고 나서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 당신은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 아닌걸요. 당신은 내 여자예요.”유진의 손이 그대로 멈춰버렸고 머리가 지끈 아파왔다.그녀가 채 화를 내기도 전에 전화 반대편에서 먼저 화 난 소리가 들려왔다.“유진 씨, 내 여자가 되는 게 그렇게 싫어요? 뭐가 그렇게 싫은 거죠?”유진이 참을성 있게 대답했다.“강 대표님, 이런 일은 서로 동의가 필요한 게 당연하지 않나요? 전 당신을 좋아하지 않아요, 당신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요. 제가 왜 좋아해야 하죠?”이 기회에 그녀는 태도를 분명히 밝혔다.“그리고, 앞으로 당신 일에 대해 다시는 말하지 마세요. 전 아무 관심도 없
더 보기

제89화

강지현은 이른 시간에 도착해 모두를 위해 아침밥을 가져왔고 예원은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강 사장님, 너무 친절하세요. 우리도 막 밖에서 먹으려고 했던 참인데요.”강지현이 웃으며 말했다.“여러분이 좋아할진 모르지만, 그냥 대충 사 왔으니 어서 드세요. 전 급하지 않아요.”예원은 서둘러 모두를 불러 밥을 나눠 가졌고 유진은 딱 커피 두 잔을 내려 한 잔을 강지현에게 내밀었다.“우린 캡슐 커피만 있어서요, 지현 씨가 드실 수 있으실지 모르겠네요.”강지현은 신사적으로 커피를 받았다.그의 말투는 항상 차분했고 목소리도 듣기 좋았다.“방금 저한테 친절하다고 하셨는데, 여러분들도 이렇게 격을 차릴 필요 없어요. 저는 까다롭지 않아서요, 물만 있어도 돼요.”유진과 예원은 그와 마주 앉아 아침을 먹으며 말했다.“당연히 격을 차려야죠. 지금 지현 씨가 저희의 큰 고객이니깐요.”강지현은 입꼬리를 올리며 대꾸하지 않았고 예원은 유진의 손을 두드리며 말했다.“강 사장님께서 격을 차릴 필요가 없다고 하셨으니 우리도 그러지 않을게요. 고객과도 친구가 될 수 있죠!”강지현은 “예원 씨 말이 맞아요.”라며 맞장구를 쳤다.정유진이 제시한 방안에 대해 강지현은 몇 가지 세부 사항에 대해 질문했고 완전히 이해했는지 망설임 없이 말했다.“이 방안이 상당히 마음에 드는데요, 그대로 하죠.”정유진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도면을 작성할 때 그녀는 최선을 다했고 모든 세부 사항이 완벽해지도록 노력했다.하지만 강지현의 결정은 빨라도 너무 빨랐다.심지어 몇백억짜리 고급 별장인데 말이다!“강 사장님, 아직 시간이 이르니 다시 한번 살펴보세요.”유진이 참을 수 없어 말을 꺼냈고 옆에 있던 예원은 말이 없었다.얘 왜 이러지? 설계도가 한 번에 통과하는 것도 싫은 모양인가?”“유진아, 이건 강 사장님이 네 디자인 방안에 매우 만족한다는 뜻이야. 넌 네 능력을 좀 믿을 필요가 있어. 작년에 너 별장 인테리어 디자인 대상도 받았잖아.”강지현은 웃으며 말했다.“맞아요, 유진
더 보기

제90화

 “강 대표님, 어떻게 오셨어요?”예원이 깜짝 놀라 물었고 강지찬은 유진의 사무실로 향하며 말했다“둘러보러 왔어요.”“유진이 지금 없어요.”예원의 다급한 대답에 지찬은 걸음을 우뚝 멈춰 섰다.“없다고요?”그는 당연히 믿지 않았고 예원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한 채 정유진의 사무실로 향했다.당연하게도 사무실에는 정유진은 없었다.강지찬은 출장에서 돌아와 바로 이곳으로 향했고 그녀를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 모두 헛수고로 돌아갔다.강지찬이 굳은 얼굴로 물었다.“유진 씨는 어디 갔어요?”예원은 그의 차가운 얼굴에 겁을 먹고 솔직하게 말할 수 없었다.“일이 있어서 나갔어요. 어디 갔는지는 저도 모르겠네요.”강지찬이 눈썹을 찌푸렸다.“언제 돌아온다고 했어요?”“말 안 해서 모르겠네요.”그때 형준이 손에 봉지를 든 형준이 들어왔다.강지찬은 봉지를 받아들고 다시 정유진의 사무실로 들어갔다.여기서 기다리려는 걸까?예원은 강지찬의 심기를 건드릴 수는 없었기에 형준에게 물었다.“저기, 대표님이 출장에서 막 돌아오셨나요?”“네, 강 대표님은 비행기에서 내리고 그 길로 바로 여기로 오셨어요.”예원은 조용히 침을 삼키며 유진에게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그녀는 깍듯하게 물 한 컵을 따라 방으로 들어갔고 전화 통화를 하는 강지찬이 보였다.당연히 유진에게 건 전화였다.“어디에요?”마치 출장에서 돌아온 남편이 집에 없는 아내에게 따지는 듯한 말투였다.유진은 점점 더 독단적인 지찬의 태도에 화가 났다.“밖에서 밥 먹고 있어요.”강지찬은 밥 먹는데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는 유진의 사무실을 둘러보며 물었다.“내가 보낸 꽃은 어디 있죠?”전화기 너머의 정유진은 왜 그가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더군다나 강지현과 함께 있었던 터라 계속 전화를 할 수는 없었다.만약 강지찬에게 꽃을 버리고 키키가 내다 팔았다고 솔직하게 얘기한다면 강지찬은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예원은 강지찬이 꽃에 관해 묻자 큰일이 날 
더 보기
이전
1
...
7891011
...
89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