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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해서 결혼했어요의 모든 챕터: 챕터 781 - 챕터 790

913 챕터

제781화

술집을 나서자마자 강지아의 휴대전화가 미친 듯이 울렸다.당직을 설 때, 강지아에게 페이스 톡을 하는 게 습관이 된 온유한인지라 오늘 연결이 되지 않자 직감적으로 무슨 일이 생겼음을 느끼게 되었다.함부로 누군가와 어울려 놀지 않는 강지아였고 저녁에 집에서 설계도를 작성할 예정이라고 오후에 말했었다.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강지아는 보이지 않았고 바로 강지찬에게 연락해 서울 전체를 뒤지려 할 때 드디어 강지아와 통화하게 되었다.강지아는 무슨 일이 생겼는지 말하지 않고 호텔 장소만 알려줬다.전화를 끊고 나서야 강지아는 자신이 최금성의 차 조수석에 앉아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잠시 후 온유한이 이것을 보면 최금혁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최 대표님, 이번 일은 절대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대표님께서도 양해 바랍니다.”강지아의 말에 최금성은 아주 차분하게 한마디 했다.“이해해요. 저도 마침 금혁이를 톡톡히 혼내줄 생각이었어요.”최금성은 심지어 최금혁을 봐달라는 사정조차 하지 않았다.이런 못난 동생이 있다는 것에 최금성도 화가 많이 난 듯하다.화령은 묵묵히 최금성의 등을 지켜봤다.이런 성숙한 남자야말로 그녀가 그토록 원하는 사람이었다.차가 호텔에 거의 도착했을 때 강지아의 매니저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사장님, 또 실검에 올랐어요. 대박! 누가 그런 거예요! 미친 거 아니에요?”강지아는 화령의 핸드폰을 갖고 와 실검을 확인했다.아니나 다를까 오늘 밤 사진이 인터넷에 퍼지는 바람에 강지아는 또 실검에 올랐다.화령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이, 이거 대체 누가 한 짓이야! 이 사람들, 분명 지아 너를 노린 거잖아. 어떡하지?”강지아는 매니저에게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당부한 뒤 전화를 끊고는 화령에게도 한마디 했다.“좀 이상해. 하지만 실검까지 올랐으니 우리 오빠가 분명히 밝혀낼 거야.”실검에 올린 사람은 분명 그녀를 미워하는 사람이다. 그녀의 평판이 나빠져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기를 바라는 사람이다.기사 제목은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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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2화

인터넷 여론은 빠르게 확산되었다. 분명 누군가가 뒤에서 부추기는 것이 분명했다.실검을 본 최금성도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강지아 씨, 이 일이 생각보다 복잡한 것 같아요. 내가 금혁이를 두둔하는 게 아니라 금혁이 그 머리로 일을 이렇게까지 크게 만들지 못해요.”최금혁 같은 멍청한 재벌 2세의 머릿속에는 절대 온전한 생각이 들어있지 않다.그 녀석 머리로 10년을 수련한다고 해도 이런 생각을 해내지 못할 것이다.강지아도 말했다.“최금혁이 누군가에게 이용당한 것 같네요.”최금성도 참지 못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친동생 최금혁은 그의 철없는 아들보다 골치 아픈 인간이다.“강지아 씨, 요즘 혹시 누구에게 미운털 박힌 일을 한 적이 있나요?”“네, 있어요.”강지아를 미워하는 사람이 진짜로 한 명 있다.아마 그녀가 죽기를 한없이 바랄 것이다.이내 차가 호텔에 도착하자 최금성은 호텔 사람더러 여분의 키로 문을 열라고 했다.문이 갑자기 열리는 바람에 침대 위에 있던 사람은 그대로 얼어붙었다.최금성의 경호원은 호텔 직원을 방 밖으로 내보낸 뒤 문을 닫았다.방안에 주유정이 있었지만 강지아는 그리 놀라지 않았다.두 사람의 옷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고 이불로 몸을 감싸고 있는 주유정의 모습에 강지아는 그저 어이가 없었다.최금혁은 놀란 나머지 혀마저 굳어졌다.“형, 어떻게 온 거야?”최금성이 넥타이를 잡아당기는 걸 보니 화가 많이 난 모양이다.“네가 잘한 일 때문에!”최금혁은 한마디만 했지만 표정은 당장이라도 비바람이 몰아치듯 어두웠다.“형, 내 말 좀 들어봐. 나는, 나는... 그저 지아와 장난 좀 친 거야.”“장난?”최금성이 옆 의자를 발로 걷어차 넘어뜨렸다.“얼른 와서 빌지 않고 뭐해?”최금혁은 창피함도 잊은 채 벌거벗은 몸으로 침대에서 굴러 내려와 허둥지둥 옷을 주워 입었다.최금성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가서 혼낼 테니까 기다려! 온유한과 강 대표가 곧 올 테니 알아서 해.”“뭐, 뭐라고?”최금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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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3화

강지아는 주유정이 우습다고 생각했다.“주유정 씨, 그건 왜 몰라요? 내가 유한 오빠와 함께 있든 없든 온유한이라는 사람은 절대 주유정 씨의 곁에 가지 않을 거예요.”주유정이 코웃음을 쳤다.일이 이렇게 된 이상 그녀도 온유한의 말이 모두 사실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의 감정은 이미 지나간 과거에만 존재했다.그동안 눈이 멀어 최신애가 그린 떡을 탐냈던 것이다.그래서 온유한이 올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상대방이 그녀의 현재 모습을 보든 말든 두려워하지 않았다.단지 모든 것이 원망스러울 뿐이었다.온씨 집안사람들이 그녀를 속이고 강지아가 그녀의 앞길을 망친 것 모두 원망스러웠다.최신애 성격상, 오늘 밤 강지아의 일 때문에라도 절대 강지아를 자기 며느리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이것이 바로 그녀가 원하는 결과이다.“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은 너도 가질 수 없어!”주유정이 이를 악물고 말할 때, 호텔 방문이 열리더니 강지찬과 온유한이 앞뒤로 들어왔다.당황한 최금혁은 목을 움츠리며 최금성의 뒤로 숨었다.강지찬과 온유한은 굳이 누가 와서 설명하지 않아도 최금혁과 주유정의 모습을 보고는 그들의 소행임을 알아맞혔다.강지찬이 물었다.“실검에 올린 사람이 누구야?”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주유정은 대답할 생각이 없는 듯했다.강지찬도 화를 내지 않고 계속 말했다.“대답하지 않아도 돼. 늦어도 내일 아침이면 알아낼 수 있으니까. 다만 주씨 가문은...”주유정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증오에 눈이 멀어 강지찬의 무서움을 잊고 있었다.가족도 가만두지 않는 남자가 어떻게 그녀를 가만둘 수 있겠는가?“어떻게 할 건데요?”“주씨 집안이 딸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대가는 치러야겠지.”강지찬은 주유정을 쳐다보기도 귀찮았다. 강지아에게 다가갔을 때는 그나마 표정이 많이 누그러졌다.“괜찮아?”“괜찮아.”강지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오늘 최 대표님의 신세를 많이 졌어.”하지만 최금성은 신세에 대한 인사를 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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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4화

다들 더 이상 주유정을 상대하지 않았고 최금성은 얻어맞아 퉁퉁 부은 돼지머리가 된 최금혁을 데리고 갔다.화령은 죄책감에 계속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너와 상관없는 일이야. 너도 나 때문에 엮인 것뿐이니까.”강지아는 화령을 한쪽으로 끌어당기며 말을 이었다.“최금혁 같은 사람은 아무래도 멀리하는 게 좋아.”화령은 스스로를 비웃듯 피식 웃었다.“걱정하지 마. 나 그렇게 멍청하지 않으니까.”강지아가 이미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파악했다는 것을 화령은 알고 있었다. 아쉬움도 있지만 드디어 무거운 짐을 벗은 것 같았다.거짓 가면을 쓰고 강지아를 마주하지 않아도 되니 화령의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지아야, 앞으로...”화령은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술 마실 때 불러도 돼?”강지아가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왜 안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화령이 얼떨떨해하고 있을 때, 택시가 도착하자 강지아는 고개를 한 번 저으며 말했다.“타, 집에 가서 잘 쉬고 시간 나면 또 보자.”강지아의 표정은 마치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그래.”화령은 가방을 움켜쥐며 말했다.“너도 잘 자고 인터넷 기사는 신경 쓰지 마. 강 대표님이 해결해 주실 거야.”강지찬은 실검을 어떻게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아예 실검을 완전히 삭제하는 것이다.하지만 정유진은 이렇게 하면 지아의 마음이 편치 않을 수 있다고 했다.정유진의 말대로 막무가내로 막는 것보다 그냥 흘려보내는 것이 나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다만 흘려보내는 것을 어떻게 할지는 K그룹과 성유의 홍보팀에서 밤새 야근을 해 방법을 찾고 있다.하지만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뜯는 사람들에 비하면 강지아는 그 실검 따위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다들 서울로 돌아갔고 장형준도 실검이 누구의 소행인지 알아냈다.“주민희?”강지아가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나를 그 정도로 미워한다고요?”장형준이 말했다.“이번 실검은 주민희가 개인적으로 행동한 거예요. 소속사에서도 이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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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5화

오전 9시가 넘었을 때쯤, 서원준이 전화를 걸어와 네티즌들의 시선을 돌릴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아니야. 됐어. 오빠가 이미 사람 시켜서 해결했다.”서원준은밤새 잠도 못 자고 어떻게 대처할까 궁리를 하다가 겨우 방법을 생각했는데강지아는 오히려 아주 덤덤하게 괜찮다고 한다.“강 대표가 어떻게 해결했는데?”“몰라. 어쨌든 해결했어.”서원준이 퉁명스럽게 말했다.“내가 뭘 하려는지 알고 싶지 않아? 강지아, 너 때문에 나는 밤새 한숨도 못 잤는데 너는 고작 됐다는 말로 끝내려는 거야? 너 이 계집애, 대체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강지아는 너무 졸려서 눈꺼풀과 싸우고 있는 중이다.“그래, 생각해낸 방법이 뭔데?”그 말에 서원준의 표정은 이내 좋아졌다.“전에 패션쇼 보러 갔을 때 네가 찍었던 사진 기억나?”“사진? 길거리 샷?”“응, 전에 너에게 얘기한 적 있잖아. 그때 한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이 공개되었는데 지금 완전히 인기몰이 중이라고. 너의 그 사진을 사진작가가 들고 대회에 참가해서 금상을 탔을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거리 샷으로 선정돼 잡지 표지에 실렸어. 잡지 샘플은 이미 나왔고 다음 달에 발행될 거야.”강지아는 어리둥절해 하며 물었다.“나? 가장 아름다운 길거리 샷? 잡지 표지?”서원준은 득의양양한 얼굴로 말했다.“나중에 인터넷에 올리면 사람들의 시선을 바로 돌릴 수 있을 거야.”강지아는 아직도 어리둥절한 상태였다. 자기가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거리 샷의 표지 모델이 될 수 있단 말인가?강지아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온유한에게 물었다.“온 선생, 나 예뻐?”온유한이 대답했다.“예뻐, 내 마음속에서 제일 예뻐.”휴대전화 너머의 서원준은 어이가 없어 벌컥 화를 냈다.“강지아, 너 너무 한 거 아니야? 나는 여기서 전화를 끊지 않고 있는데!”강지아는 멈칫하더니 이내 물었다.“사진을 갖고 있어? 빨리 보내줘. 내가 어떻게 찍혔는지 나도 모르는데.”서원준은 어이가 없었다.“좀 이따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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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6화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던 찌라시들이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신기하게도 팬까지 추가되었다.한편 온씨 집안은 긴장된 분위기였다.최금성과 황은숙이 최금혁을 데리고 왔지만 온유한은 최신애의 전화도 받지 않고 메시지에도 답장도 하지 않았다.“고모, 유한이 형이 나를 때려서 집에 못 돌아오는 거예요.”최금혁은 허리를 펴더니 당당한 얼굴로 말했다.“고모, 유한이 형이 얼마나 심하게 때렸는지 몰라요. 얼굴이 망가질지도 모르겠어요. 아유, 아파라.”최신애는 얼른 하인에게 얼음주머니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다.“찜질해. 유한이도 참, 너무 세게 때린 거 아니야?”그러자 최금혁은 더욱 큰 소리로 곡소리를 냈다.“고모, 유한이 형이 발로 나를 걷어찼어요. 몸도 아파요.”최금혁의 엄마 황은숙도 가슴이 아팠지만 온유한을 나무랄 수 없었다.옆에서 최금혁의 말을 듣고 있던 최금성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싸늘한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닥쳐!”그제야 최금혁은 더 이상 투정을 부리지 않았다.정오가 다 되어서야 돌아온 온유한은 최금혁을 보자마자 안색이 굳어졌고 최금혁은 놀라 목을 움츠렸다.“돌아올 줄 알긴 아네!”최신애의 기선제압에도 온유한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다시 갈까요?”최신애는 화가 나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그게 무슨 태도야?”황은숙이 분위기 컨트롤에 나섰다.“유한이 돌아왔잖아, 화내지 마.”온유한도 친척들 앞에서 자기 엄마에게 망신 주기 싫었기에 최금성의 맞은편에 앉았다.거실 분위기는 아주 어색했다. 온유한도 최씨 집안 사람들이 왜 왔는지 몰랐다.설마 자기 아들을 왜 때렸냐고 해명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겠지?“형, 여긴 갑자기 왜 온 거야?”온유한은 유일하게 말이 통하는 최금성하고만 얘기하고 싶었다.온유한을 힐끗 쳐다본 최금성은 입을 벌렸지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아마 ‘너도 알잖아’라고 하려는 듯했다.온유한도 최금성의 표정을 보고 짐작이 갔다.집안에서 금이야 옥이야 자란 최금혁이 한낱 남 때문에 온유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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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7화

“금혁이는 네 사촌 동생이야. 피가 섞인 친척을 어떻게 아프리카로 보낼 수 있어?”최씨 집안 사람들이 떠나자 최신애는 아들을 원망했다.그러자 온유한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전에 경고했어요. 지아는 내 여자친구라고. 최금혁이 사촌 형인 나를 안중에 두지 않는데 내가 왜 최금혁을 신경 써야 하죠?”“그래도...”“어머니, 최금혁이 어머니 조카라고 해도 지아는 내가 좋아하는 여자예요! 최금혁이 지아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나를 존중하지 않는 것과 같아요. 내 말이 틀렸어요?”아들의 강경한 태도를 본 최신애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아직 우리 집에 들어온 것도 아닌데 어떻게 한낱 남 때문에 가족을 때려?”“다른 사람이 남이 나를 건드리지 않으면 나도 다른 사람을 건드리는 일 없어요.”“너!”이 일은 결국 최금혁이 먼저 잘못했다. 강지아를 골탕 먹이려던 최신애는 아들의 이런 태도에 말문이 막혔다.더 이상 대화를 나누면 싸움이 일어날 것이다.최신애도 바보가 아니기에 이런 상황에서 아들과 다투는 것은 본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마음속의 답답함을 잠시 누그러뜨렸다.“됐어요. 이 일은 금혁이가 잘못했어요. 이미 벌을 줬으니 일단은 넘어갈게요.”최신애가 한마디 했다.“그래도 최씨 가문은 우리 친척이야. 그러니 너도 잘 생각해 봐.”온유한이 말했다.“최씨 집안에 맏아들만 있어도 돼요.”최신애는 머뭇거리며 한마디 했다.“금혁이와 주유정...”온유한도 숨기지 않고 말했다.“호텔에 도착했을 때 그 두 사람이 침대에 있었어요.”최신애는 화가 났다.“내가 사람을 잘못 봤어. 주씨 가문에 이런 딸이 있는지 몰랐네. 그런데 무슨 체면으로 우리 앞에서 잘난 척한 거야?”온유한은 최신애를 바라봤지만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주유정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다. 이 모든 일의 발단은 바로 그의 엄마 때문이라는...그러나 최신애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지찬이가 얘기했어요. 주씨 가문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전에 주씨 가문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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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화

주씨 저택을 나온 온유한은 온몸이 홀가분했다.비록 일의 발단이 최신애라고는 하지만 최신애는 결국 그의 어머니이다.강지아에게 이렇게 많은 일들이 생긴 것을 보면서 겉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마음은 계속 미안했다.온유한이 예수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신의 어머니에게 너무 가혹하게 할 수도 없었기에 그저 남에게 무자비할 수밖에 없었다.익숙한 디저트 가게 앞을 지나자 온유한이 차를 멈춰 세웠다.이 가게에는 강지아가 즐겨 먹는 망고 케이크가 있다.창문을 통해 보니 케이크가 하나 남았다. 온유한이 손을 내밀기 딱 1초 전, 가느다란 손이 그 케이크를 가리켰다.“저기요, 이 망고 케이크 포장해 주세요.”말을 마친 여자는 그제야 옆에 누군가가 손을 내밀었음을 발견했다. 그녀는 어색한 얼굴로 손을 거두더니 초롱초롱한 눈으로 온유한을 바라보았다“그, 그쪽도 필요한가요?”상대방이 확실히 자신보다 1초 빨랐기에 온유한은 손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드릴게요. 저는 다른 것을 고르면 되니까.”여자는 혼자 온 것이 아니라 옆에 절친도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밀크티를 한 잔씩 들고 있었다.여자 옆에 섰던 절친이 여자에게 귓속말을 하는 것이 온유한에게도 들렸다.“너무 잘생겼다.”온유한은 돌아서서 다른 빵을 골랐고 계산할 때 또 그 두 여자아이를 만났다.온유한이 계산을 마치고 나왔을 떄 두 여자는 여전히 문 앞에 서 있었다.아까 케이크를 샀던 여자가 그에게 케이크를 건네주더니 웃으며 말했다.“이 케이크, 드릴게요.”안경을 낀 온유한은 렌즈 뒤의 눈동자를 반짝였지만 이내 예의 바르게 사양했다.“아닙니다. 다른 것으로 샀어요.”“좋아하는 것 같아서요.”그 여자의 말에 온유한은 그저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살짝 끄덕인 뒤 자리를 뜨려 했다.여자의 절친이 옆에서 밀자 그녀는 용기를 내고 말했다.“죄송합니다. 선생님, 혹시 카톡 친구 추가할 수 있을까요?”“아니요.”온유한은 바로 거절했다.“이미 여자친구가 있습니다.”온유한이 말을 마치자마자 바로 돌아서자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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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9화

주유정은 떠나기 전 강지아를 만났다.두 사람은 주유정의 작업실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강지아는 화령과 매니저와 같이 갔다. 주유정 같은 미치광이가 마지막에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왔어?”주유정은 발소리에 고개도 돌리지 않고 물었다.그녀도 방금 도착해서 작업실 벽에 있는 사진을 보고 있었다.그것들은 모두 그녀의 작품이었고 반짝이는 다이아몬드들 모두 그녀의 손에서 탄생하여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그녀는 자신의 인생도 그럴 것으로 생각했다.카키색 롱 니트 코트를 입고 긴 머리를 어깨에 늘어뜨린 뒷모습은 온화해 보였다.“무슨 일로 나를 찾은 것인데요?”강지아의 물음에 주유정은 그제야 뒤돌아섰다.눈은 마주친 두 사람, 한 사람은 여유로워 보였고 한 사람은 원한을 품고 있었다.“강지아, 왜 그렇게 밉살스러운 거야?”주유정의 말에 화령이 두 팔로 팔짱을 끼며 말했다.“밉살스러운 게 누군데 그래요? 본인도 알잖아요? 다 자업자득이니 다른 사람을 원망하지 마세요.”“하...”주유정은 미련이 가득한 얼굴로 작업실을 둘러보더니 내키지 않은 듯 말했다.“1년도 안 됐어... 야심 차게 돌아왔는데 이런 꼴을 당할 줄 누가 알았겠어. 강지아, 그러니 내가 널 어떻게 미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그럼 내가 미안해해야 하는 건가요?”강지아가 되물었다.하지만 주유정도 그녀를 싸우기 위해 부른 게 아니었기 때문에 더 이상 따지지 않았다. 굳이 그럴 필요도 없었다.“진 거 인정할게.”주유정은 가슴을 펴며 말했다.“막강한 가문도, 나를 위해 나서줄 오빠도 없는데 어떡하겠어?”이건 확실히 강지아의 장점이다.그런데 뭐 어쩌겠는가? 이런 집에서 태어난 것도 자신의 재능이고 안심하고 의지할 오빠가 있는 것도 장점이기에 남들이 부러워할 만하다.“그런데 뭐?”주유정은 낄낄 웃었다.“네가 아무리 재벌가인 강씨 가문이라고 해도, 너의 오빠가 아무리 대단해도 최신애는 너를 좋아할 리가 없어. 넌 절대 유한 씨와 함께 있을 수 없다고.”“네.”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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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0화

“뭘 하려는 줄 알고 계속 긴장했는데 고작 독설을 퍼붓는 거였네요?”강지아의 매니저는 커피를 마시며 불만을 토로했다.이때 옆에 있던 화령이 한마디 했다.“그런데 말 속에 말이 있는 것 같아. 주유정이 아무 생각 없이 이런 독설을 퍼붓는 사람이 아닐 것 같은데.”강지아는 온유한의 메시지에 답장을 하며 말했다.“신경 쓰지 마. 저녁에 약속이 있어? 없으면 밥이나 먹으러 가자.”화령이 웃으며 말했다.“왜? 온 선생님이 오늘 파업한대? 밥 안 해주겠대?”“집에 일이 있어서 가서 밥을 먹어야 한대.”세 사람은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쇼핑을 실컷 한 뒤 저녁 먹으러 가니 시간이 딱 맞았다.퇴근 후, 온유한이 온씨 저택으로 돌아왔을 때, 왠지 집안의 분위기가 좀 이상했다. 집에 손님이 있었다.한 남자, 모두가 잘 아는 남자였다.백무영, 영화계의 황제, 연예계에서는 유명 배우로 연기력과 인품 모두 훌륭한 사람이다.여하튼 여러 가지 호평이 있어 입소문이 좋은 남자 연예인 중 한 명이다.백무영은 올해 오십 살이 다 되어가지만 몸매를 잘 관리하고 있어 40대 초반으로 보였다.온미정이 모처럼 잠자코 있었고 온유한이 집에 들어와도 아무도 그에게 그 사람을 소개하지 않았다.집에 갑자기 사람이 하나 늘어 온유한은 잠깐 멈칫했지만 반면 최신애는 매우 열정적으로 웃으며 말했다.“유한아, 빨리 와. 백 선생님을 알지? 우리가 선생님 작품을 자주 보잖아.”온유한은 백무영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백무영이 온미정을 쳐다보며 한마디 더 했다.“유한이.”매우 친절한 호칭에 온유한은 마음속으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아니나 다를까 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마자 최신애가 제일 먼저 입을 열었다.“유한아, 백 선생님이 가을이의 아빠야.”온유한도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여전히 시무룩한 얼굴로 눈썹을 찡그렸다.이 사람이 바로 그의 고모를 오랫동안 힘들게 한 그 남자다.그런데 이 남자가 모두가 알고 있는 백무영일 줄은 몰랐다.온혁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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