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준이 과거 유월영과 그녀의 양어머니인 이영화를 구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던 일부터, 이영화가 죽지 않고 살아있었던 사실까지 그는 유월영에게 먼저 말한 적이 없다.모든 것은 그녀가 윤영훈과 신현우, 그리고 오성민한테서 듣고 알게 되었다.어디 이것뿐이랴.3 년 전, 현시우는 그녀에게 과제로 레온 그룹의 인수 프로젝트를 맡겼었다. 그건 바로 SAM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었고 그때 그녀는 ‘한국에서 온' 경쟁 상대와 맞붙게 되었다.현시우는 일부러 유월영에게 상대가 누구인지 숨겼지만 유월영은 그 경쟁 상대가 바로 연재준이라는 걸 금세 알아차렸다.그렇다면 연재준은 상대편이 유월영이라는 걸 몰랐을까?분명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그녀가 그를 잘 아는 만큼, 그도 그녀의 모든 걸 잘 알고 있었다.게다가, 어젯밤 유월영은 하객으로 온 SAM 대표 제임스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두 사람이 처음 만나던 날부터, 그리고 그 이후의 인수 건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제임스가 문득 말했다.“사실, 나는 연 대표와 오랜 친구예요.”“그 말이 뭐였더라? ‘C'est le meilleur arrangement que le destin puisse faire’ 모든 것은 결국 다 운명이다.”꼬장꼬장한 노인네는 와인 한 잔을 마시고 나서 이어 말했다.“다행히 그때 연 대표가 한 수 놓쳐서 지고 말았죠.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지금 이렇게 마주 앉아 얘기할 수도 없을 거예요. 당신처럼 재미있는 친구를 놓치는 건 정말 아쉬운 일이거든요.”유월영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나보고는 재미있다고 한 사람은 제임스 씨가 처음이에요. 나는 전혀 재미있는 사람이 아닌데 말이죠.”“왜냐하면 나는 사람의 마음을 잘 보는 눈이 있거든! 연 대표도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나보고 재미있는 노인네라고 한 사람도 연 대표가 처음이에요. 고 대표도 신주시에 갔었으니까 아마 연 대표의 이름을 한 번쯤 들어봤을 거예요.”“신주시의 연재준 대표를 말씀하시는 거죠? 아주 친하신 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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