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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0화

작가: 고나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2-28 19:00:00
유월영의 두 눈에 또다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 전부 그가 한순간에 생각해 낸 것이다.

연재준은 애초에 자신의 결혼식이 이렇게 될 줄 몰랐고 윤영훈을 비롯한 세 가문과 자신의 새엄마까지 유월영의 목숨을 노리고 있을 줄 몰랐다.

막연히 어딘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혁재에게 유월영을 호위하도록 미리 준비했지만, 그는 그저 결혼식을 성공적으로 마치길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연재준은 그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그 갑작스러운 사고 속에서도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냈다.

유월영과 그녀의 어머니를 구할 방법을.

그는 이영화의 죽음을 위장해 그녀가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도록 했고 유월영을 자기 손으로 직접 죽이면서 그녀가 그 세 가문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왔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그는 유월영이 목숨을 보전하고 그녀가 상처를 치유하고 힘을 모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녀가 돌아와 그들에게 그리고 그 자신에게 복수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했다.

유월영이 다시 물었다.

“만약 당신이 실수하면요? 그래서 내가 죽었으면 어떻게 하려고 했나요?”

연재준이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만약 내가 실수한다면 나 혼자 살아남지 않을 거야. 그들이 죗값을 받게 한 뒤 당신을 따라가려고 했어.”

유월영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그녀의 얼굴을 들고 눈물을 닦아주었다.

“울지마. 내가 수술받을게. 당신을 위해서 난 최선을 다해 살아갈 거야. 그러니 내 수술 동의서에 서명해 줄래?”

눈물이 그녀의 속눈썹을 적셔왔다.

“시우 씨는 나에게 이 다니엘 정원과 셀 수 없이 많은 부를 줄 수 있어요. 당신은 나에게 뭐 줄 수 있는데요?”

연재준이 웃으며 말했다.

“나의 몸과 마음 전부를 줄게. 아낌없이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당신에게 바칠게.”

연재준은 가진 걸 모두 다 그녀에게 줄 것이다.

그가 항상 말하던 그 말처럼, 그는 언제나 그녀를 위해 모든 걸 막아주고 목숨 바쳐 그녀를 보호할 것이다.

유월영은 또 한 번 쏟아지는 눈물을 참았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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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월영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창밖을 내다봤다. 새하얀 구름이 솜사탕처럼 펼쳐져 있었고 멀리 끝없이 펼쳐진 파란 하늘이 보였다.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그녀는 눈앞의 남자를 돌아보며 물었다.“우리 지금 하늘에 있는 거예요?”연재준은 유월영의 1차원적인 질문에 웃으며 다가가 말했다.“지금 비행기 안에 있어. 개인 전용기지.”유월영은 더욱 당황했다.“여기는 어떻게 올라온 거죠? 어디로 가는 거예요?”“어젯밤 당신 너무 피곤해서 깊이 잠들었잖아. 그래서 내가 안고 탑승했어. 지금은 터키로 가는 중이야.”연재준은 그녀를 소파에 앉히며 과일 접시에서 작은 수박 조각을 집어 그녀 입가에 가져다 댔다.수박은 과육이 부드럽고 아주 달았다. 그는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이제 모든 문제가 해결됐어. 그러니까 우리가 미뤘던 신혼여행을 가야 하지 않겠어?”수박즙이 그의 손가락을 따라 손목까지 흘러내리는 것을 보고 유월영은 문득 어젯밤 그가 고개를 숙여 무언가를 혀로 적시던 모습을 떠올렸다.“...”그녀는 그의 손을 밀쳐내며 화를 냈다.“어젯밤에 왜 그렇게 내 힘을 뺐는지 이제 알겠네요! 내가 깊이 잠들기 바랬던 거죠!”그녀는 임신 후 잠귀가 어두워졌고 연재준이 충분히 조심스럽게 행동하면 그녀는 쉽게 깨어나지 않았다.하지만 집에서 나와 공항으로 가는 동안 한 번도 깨어나지 않았다는 건 말이 안 됐다. 유월영은 그가 곁에 있어 너무 안심한 나머지 깊이 잠들었던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그는 그 상황을 이용한 셈이고 유월영이 그의 종아리를 발로 차며 말했다.“왜 나랑 상의도 안 하고 일을 벌이는 거예요?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지금 밀키트 회사를 인수하려고 계획 중이라 내가 빠지면 난리가 나요. 그리고 창가에 둔 화분에도 물을 줘야 하는데, 그 화분들은 어머니가 주신 거란 말이에요. 내가 날씨가 서늘해서 창가에 잠깐 두려고 했는데 직사광선에 두면 말라 죽어요! 그리고 또...”“읍!”연재준은 가장 원시적인 방법으로 그녀가 입을 다물게 했다

  • 천억대 몸값 비서님   제914화

    모임은 자정이 지나서야 끝났다. 사람들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고, 연회 부인은 이번 귀국 동안 봉현진에서 유월영의 양어머니 이영화와 함께 지내기로 했다.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날까 염려되어 예전 집으로는 돌아가지 않았다.유월영과 연재준만이 고씨 가문의 옛집에 머물고 있었다.집에 들어서자마자 연재준이 유월영을 들어 안았다.“뭐 하는 거예요?”유월영이 그의 목을 감싸안으며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연재준은 대답 대신 그녀의 입술을 훔쳤고 유월영은 피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키스를 이어가며 2층 안방의 화장실로 향했다.연재준이 그녀를 화장대 위에 내려놓고 목을 살짝 깨물자 유월영은 눈을 감으며 살짝 웃음을 흘렸다.그녀는 오늘 회사에 가지 않아 캐주얼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은은한 광택이 나는 샴페인 화이트 색상의 실크 수트에 복고풍 노치드 칼라 재킷과 앞은 스커트, 뒤는 바지 디자인의 A라인 의상을 입고 있었다.임신 4개월 차로 살짝 나온 배를 제외하면 몸매의 큰 변화는 없었다.안쪽에는 핫픽스 장식이 달린 민소매 탑을 입었는데, 둥근 네크라인으로 드러난 목선이 하얗고 아름다웠다.이미 그녀의 목과 어깨에는 연재준이 남긴 키스 자국이 선명했다.유월영은 저도 모르게 그의 허리를 감싸안았다.그의 따뜻하고 약간 젖은 숨결이 피부를 간질이며 그녀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손가락으로 그의 머리카락을 쥐며 드물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하고 싶어요?”연재준은 욕망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그냥 키스하고 싶어, 당신의 온몸에.”거부할 수 없는 요구였다.유월영은 그의 머리카락을 살짝 당기더니 손목에 찬 진주 체인 시계를 풀어 물이 닿아 망가지지 않도록 수납 바구니에 넣었다.그의 갑작스러운 욕구를 묵인한 것이었다.연재준은 웃으며 자신의 옷을 세탁 바구니에 던지고 유월영의 브래지어를 풀며 그녀를 샤워 부스 안으로 들어 올렸다.비록 임신 초기 3개월을 넘겼고 오랜만에 서로의 살갗을 맞댔지만 연재준은 온전히 그녀를 만족시

  • 천억대 몸값 비서님   제913화

    동성끼리는 서로 통하는 것이 많고, 비슷한 기질을 가진 사람들일수록 더 그렇다.독립적이고 강한 여성을 좋아하던 고사연은 유월영과 친해지려고 다가갔다.그 모습을 본 서지욱은 재빨리 아내를 자기 쪽으로 끌어갔다.“이렇게 가까워지다 보면 아내가 이승연처럼 유월영을 가장 우선시하지 않을까?”그는 두 번째 이혁재가 되는 것을 피하고 싶어 아내의 소매를 서둘러 붙잡았다.유월영은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들도 끌어당기는 특별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노현재가 입을 열었다.“비서나 보조를 몇 명 더 고용하는 게 어때요? 일이 너무 많아 보여요. 좀 나눠야 하지 않겠어요?”유월영 맞은편에 앉아 턱을 괸 채 그는 이어 말했다.“아니면 몇몇 사람을 승진시키는 것도 방법이고요.”연회 부인도 동의했다.“일이라는 건 끝이 없는 법이지. 내 생각엔 전문 경영인을 몇 명 고용해서 회사 운영을 맡기고, 너는 인생을 즐기는 데 집중했으면 좋겠어. 인생은 3만 일도 안 돼. 현시우처럼 일에만 매달리지 말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길 바란다.”연재준은 유월영의 손을 잡으며 미소를 짓고 눈을 찡긋거렸다.그의 표정은 “어머니도 같은 말씀을 하시잖아.”라는 뜻이었다.연재준도 이미 여러 번 같은 이야기를 했던 것이다.지금의 연재준은 회사 경영에 대한 야심이 없었다.그는 백수 생활을 즐기며 한동안 문서에 손도 대지 않고 지냈다.연재준의 자산은 전부 유월영의 이름으로 되어 있었고, 마르세유에 있는 저택 또한 유월영 소유의 다니엘 정원이었다.유월영은 약간 난감한 표정으로 웃음을 지었다.세상에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그녀는 정확히 말하면 일에서 오는 성취감과 자산이 늘어나는 것을 좋아했다.모두가 그녀에게 손을 놓고 인생을 즐기라고 했지만, 그녀는 그럴 수 없었다.게다가 큰 그룹을 완전히 외부 사람에게 맡기는 것도 불안했다.“해운 그룹에는 조서희가 있고, 레온 그룹에는 한세인 씨가 있어서 충분해요. 다만 이번에 하 비서를 부대표로, 조 비서를 최고운영책임자로 승진시키려

  • 천억대 몸값 비서님   제912화

    [번외편 시작]“벌써 4개월이나 됐다고?”다음 날 저녁 축하연에서 유월영이 임신 사실을 공개하자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그 소식은 연재준의 수술 성공보다도 더 큰 충격을 안겼다.사실, 연재준의 수술 사실은 유월영과 가까운 몇몇 사람들에게 비밀로 부쳐졌었다.조서희와 이승연 부부도 몰랐고, 특히 이혁재에게는 철저히 숨겼다.이혁재가 알게 되면 이승연이 당연히 알게 될 것이고, 결국 유월영도 알게 되는 건 시간문제였기 때문이다.그러나 유월영의 임신 사실은 더욱 철저히 숨겨져 있었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녀의 가장 가까운 친구 두 명뿐이었다.가장 충격을 받은 사람은 역시 이혁재였다.가장 충격을 받은 사람은 이혁재였다.“여보, 나한테 비밀이 있었던 거야?”이승연은 일부러 못 들은 척하며 대꾸하지 않았다.이혁재는 식사 내내 아내가 자신에게 비밀을 숨겼다는 사실에 빠져 있었다.그러나 풀이 죽은 그를 위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두 번째로 충격을 받은 사람은 연회 부인과 이영화였다.연재준이 수술 사실을 숨긴 것만으로도 큰 일이었는데, 유월영까지 몇 달 동안 임신 사실을 비밀로 하며 신주시에서 수사 사건을 홀로 처리해 온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두 어머니는 그녀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지 떠올리며 마음 아파했다.연회 부인은 즉시 웨이터를 불렀다.“여기 임산부에게 좋은 요리를 몇 가지 더 추가해 주세요!”며칠 전 친구 딸의 임신 소식을 들었던 그녀는 그때의 식단을 떠올리며 여러 음식을 주문했다.이영화는 테이블 위에서 유월영이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을 조심스럽게 치우기 시작했다.유월영은 연재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어머니들의 배려에 감동하면서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임신 사실을 숨긴 게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했다.사실 이 아이는 예상치 못한 일이 아니었다.그녀와 연재준은 결혼 후 피임을 하지 않았다.결혼 후 1년 동안, 최근 4개월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주 마르세유로 갔던 그녀는 해운 그룹보다 레온 그룹의 명품 계열사에 더

  • 천억대 몸값 비서님   제911화

    연재준은 그녀와 꽃다발을 함께 안았다. 그의 몸에서 나는 향기와 그녀의 몸에서 나는 향기가 섞이며 수국의 은은한 향기가 퍼졌다.“당신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어. 오로지 판결에만 집중하길 바래서 모두에게 부탁해서 수술 사실을 숨긴 거야.”유월영은 그의 옷을 꽉 움켜쥐며 말했다.“그러다 수술이 실패하면 어쩌려고...나한테 말도 안 하고! 재준 씨는 정말...”연재준은 진지하게 말했다.“절대 실패하지 않을 거야. 당신에게 꼭 살겠다고 약속했잖아.”유월영은 그의 팔을 꽉 물었다. 그래야만 그동안 억눌렸던 감정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것 같았다.연재준은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오히려 홀가분하게 웃었다. 하지만 그가 말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었다.수술 일정을 확정한 후, 그는 반 달 동안 60통의 편지를 썼다.각 편지에는 모두 다른 내용이 가득 적혀 있었다.만약 수술이 실패해 다시는 유월영을 볼 수 없게 된다면, 그 편지들을 매년 하나씩 열어보게 해서 그녀가 80살이 넘을 때까지 함께하도록 남기려 했다.그는 이렇게 이기적이었다. 그녀가 평생 자신을 기억하기를 바랐다.물론 수술이 성공한 후, 그 편지들은 밀폐된 상자에 담겨 다니엘 저택의 나무 밑에 묻혀버렸다.마치 그 편지들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한참 후, 유월영이 말했다.“주는 게 있으면 받는 것도 있어야죠. 저도 선물이 있어요.”연재준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선물?”유월영은 그의 손을 잡아 자신의 배로 가져갔다.여유롭게 웃고 있던 연재준의 얼굴이 굳어졌다.살짝 부른 그녀의 배는 부드럽고 따뜻했다.잠시 당황한 연재준은 놀란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유월영은 천천히 말했다.“벌써 4개월 됐어요.”그녀는 설 연휴 무렵 임신한 것이었다.마르세유에 가지 않았던 이유도 임신 초기 무리한 여행이 태아에게 좋지 않을까 걱정했기 때문이었다.유월영은 주위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까 걱정되어 알리지 않았다.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녀와 가까이 일하는 조서희, 그리고 가장 먼저 눈치챈 이승연뿐

  • 천억대 몸값 비서님   제910화

    유월영은 잠시 멈칫했다. 그녀는 갑자기 나타난 연재준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연재준은 한 발 앞으로 다가가 유월영이 떨어뜨린 외투를 집어 들고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아직도 어린애처럼 옷을 던지며 놀고 있네?”익숙한 향기가 유월영의 코끝을 스쳤다. 덥게 느껴지던 열기가 순식간에 사라지면서 그녀는 편안함을 느꼈다.정신을 차린 유월영이 물었다.“언제 돌아왔어요?”“방금.”사실 연재준은 며칠 전에 비행기를 탔었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재판에 참석할 수 있었지만 비행기가 태풍을 만나 다른 나라에 비상 착륙해야 했다. 결국, 다음 날에서야 다시 출발할 수 있었다.그의 손에는 유월영이 좋아하는 수국 꽃다발이 들려 있었다.“축하해. 네가 원하던 대로 이루어져서 다행이야.”유월영은 두 손으로 꽃다발을 받아 가슴에 안았다.복잡하게 얽혀 있던 마음이 서서히 풀리는 듯했다. 사건이 마무리된 건 좋은 일이었다.그동안 한 번도 진정으로 쉬거나 행복했던 적이 없었지만, 이제 마음이 비어 새로운 것들로 채울 수 있을 것 같았다.그녀는 꽃을 들여다보며 향기를 맡았다. 사실 수국은 향이 거의 없었지만, 그녀는 수국의 화려함과 다채로운 색상을 좋아했다.유월영이 장난스럽게 말했다.“이렇게 큰 일에 겨우 꽃 한 다발이에요?”연재준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 맞췄다.유월영은 본능적으로 눈을 감았지만, 연재준은 입술이 아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리고 이거.”그는 접힌 A4 용지 한 장을 건넸다.유월영은 아무 생각 없이 종이를 받아 펼쳤다. 그러나 한 줄의 문장이 그녀의 심장을 강타했다.보고서는 연재준의 이름이 적힌 의학 보고서였다.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한 유월영은 급히 연재준을 쳐다보았다.연재준은 여유롭게 미소 지으며 계속 읽으라는 시늉을 했다.유월영은 서둘러 보고서를 읽어 내려갔다. 보고서에는 수술명, 진단, 수술 지시 사항, 과정, 병리 보고서, 그리고 수술 후 회복 상태가 상세히 적혀 있었다.“수술 후 환자의 회복 상태는 양호하

  • 천억대 몸값 비서님   제909화

    결국 신현우는 벌금과 서면 경고를 받았고 재판이 끝난 후 바로 석방되었다.하지만 그는 더 이상 회사의 대표가 아니었다.지난해, 그는 심각한 손해를 입은 기업을 매각했고 상당한 매각 대금을 얻었다.그러나 그중 삼 분의 일은 폭발 사고로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피해자들에게 보상금으로 지급되었다.비록 법적으로는 이미 보상이 이루어졌지만 신현우는 다시 한번 자발적으로 피해자들에게 보상했다.그도 오성민에게 이용당한 피해자였으며, 본질적으로 고해양 사건과 ‘2세 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였다.신현우의 아버지는 이미 사망하여 법적 제재를 피했지만 신현우는 아버지가 고씨 가문을 억압해 얻은 이익을 누렸다는 점에서 그 역시 책임을 느끼고 있었다.남은 돈의 삼 분의 일을 그는 유월영에게 보상으로 전달했고, 유월영은 이를 자신과 윤영훈이 공동 창립한 ‘비상’ 자선 재단에 전액 기부했다.처음에는 윤영훈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설립된 재단이었지만, 지금은 본래의 목적을 잃지 않고 계속 운영되고 있었다.재단은 지난해 말 시에서 주는 상을 받기도 했다.경찰이 신현우의 수갑을 풀어주자, 그는 배심석을 바라보았다.윤영훈보다 운이 좋았던 그는 그곳에서 붉은 드레스를 입은 강수영을 발견했다.연재준은 신현우와 마찬가지로 공모 범죄에 해당하지 않았다.다만, 고의 상해죄는 증거가 명확했지만 피해자인 유월영의 용서를 받은 점, 경찰이 오성민 사건을 해결하는 데 기여한 공로, 당시 상황의 불가피성을 참작 받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모든 피고는 법정에서 자신의 죄를 자백했고 항소하지 않았다.이로써 두 사건은 완전히 종결되었다.29년에 걸친 이 사건은 재심이 시작된 시점부터 계산하더라도 정확히 1년 1개월이 걸려 마침내 결말을 맺었다.판결이 내려지자 법정에 있던 유월영의 지인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박수를 쳤다.이는 공정한 법 집행에 대한 찬사이자, 긴 세월 동안의 한을 푼 유월영을 위한 박수였다.유월영은 그제야 마음 깊은 곳에서 안도감을 느꼈다.조서희가

  • 천억대 몸값 비서님   제908화

    사건이 공식적으로 접수된 후, 경찰은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하지만 시간이 오래 지나고 범죄 혐의자들의 수법이 은밀했던 탓에 수사는 쉽지 않았다.다행히 유월영과 현시우가 지난 3년간 수집한 방대한 증거를 정리해 제출하면서 경찰의 수사 난이도를 크게 낮췄다.그로부터 1년 뒤인 다음 해 5월, 경찰은 수사를 마무리하고 관련 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다.법원은 사건을 접수한 지 보름 만에 공개 재판을 열었고, 모든 관련자를 법정에 소환했다.이미 사망한 연민철과 신민우는 출석할 수 없었고, 해외에 숨어 있던 오정훈과 윤이창은 체포되어 송환되었다.그러나 연재준은 출석하지 않았다.경찰 조사 단계에서 오성민은 연재준이 과거 유월영을 다치게 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경찰은 이를 확인한 후 연재준을 고의 상해죄로 체포하기로 결정했으나, 당시 연재준은 마르세유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결국 보석을 신청한 그는 석방 상태로 재판을 받았고, 건강상의 이유로 변호사를 통해 대신 출석했다.한편, 연회 부인은 마르세유에서 신주시로 날아와 고해양 사건의 중요한 증인으로 출석했고, 유월영과 이영화는 이른바 ‘2세 사건’의 증인으로 나섰다.‘2세 사건’은 네티즌들이 붙인 이름으로, 네 재벌 가문의 2세들이 저지른 범죄를 가리킨다.공개 재판이었기에 법원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생중계를 진행했다.비록 사건 발생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중의 관심은 뜨거웠다.접속자 수는 천만 명을 돌파하며, 최근 몇 년간 가장 주목받는 사건이 되었다.두 사건 모두 하루 8시간 이상의 재판이 이어졌고, 결국 판결이 내려졌다.오정훈과 윤이창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29년 동안 도망친 두 사람은 결국 60세에 가까운 나이에 감옥에서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2세 사건’에서, 법원은 오성민에게 고의 상해죄, 고의 살인죄, 살인 미수죄, 뇌물죄, 불법 감금죄, 범죄 교사죄, 공공 안전 위협 죄, 국제 범죄 등 수많은 혐의를 적용해 사형을 선고했다.오성민은 이 판결을 듣고 전혀 놀라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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