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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죄로의 모든 챕터: 챕터 71 - 챕터 80

485 챕터

제71화

임재욱은 이 일이 참으로 황당하고 우스꽝스럽다 느껴져서 줄곧 정유라를 상대하기 싫어했다.하지만 임태훈이 이 혼사를 매우 신경 쓰고 있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정유라는 어려서부터 임씨 가문 손주며느리의 기준에 따라 가르침을 받았고, 외모와 가문을 막론하고 그녀는 모두 임씨 가문의 손주며느리 자리에 비할 데 없이 적합하다고 한다!임재욱은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아직 줏대가 올곧지 않았다.게다가 그는 성인이 된 후에야 비로소 임씨 가문에 들어오게 되었기에, 임태훈은 임재욱에 대한 불신이 조금 있어 몰래 그의 곁에 적지 않은 사람을 두었다.사실 임재욱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저 처리하기가 귀찮았을 뿐. 그는 반쯤 죽어가는 노인과 따지기가 싫었다.“그래도 그 아이는 너의 미래 와이프야, 평생 너와 손잡고 살아갈...”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재욱은 참지 못하고 냉소하며 말했다.“평생 손잡고 사는 동안, 중간에 바람피워도 됩니까?”그러자 임태훈의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그게 무슨 헛소리냐?”임청아조차도 참지 못하고 고개를 들어 임재욱을 잔인하게 노려보았다. 표정에는 불멸과 경멸이 섞여 있었다!모두가 알 수 있었다. 임재욱의 이 말은 그의 생부를 조롱하는 것이라는 걸.사생아라는 자신의 신분을 임재욱은 전혀 숨기지도, 숨길 필요도 없다고 느꼈다.심지어, 그는 가끔 이것을 무기로 삼아 다른 사람을 공격하기도 했다. 정말 부끄러워 해야 할 사람은 사생아가 아니라, 그 사생아를 이 세상에 데려온 사람들이니 말이다!“허튼 소리한 게 아닌데요.”임재욱은 임태훈을 보며 가볍게 웃었다.“유전자의 힘은 위대해요. 저한테 생부 외에 또 어떤 삼촌이나 큰아버지가 있을지 누가 알아요?”남에게 역겨움을 선사하는 능력에 있어, 임재욱은 스스로 둘째라고 자인했다. 아마 아무도 감히 일등을 인정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말이다!젓가락을 잡고 있는 임태훈은 생각보다 크게 화를 내지 않고 심지어 웃기까지 했다.“만약 있다면, 대우그룹 대표 자리가 너한테 돌아갈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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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오랜 세월을 겪어온 임태훈으로 말하자면, 일단 여자애는 반드시 부유하게 길러야 하고, 돈도 마음대로 쓰며 세상 물정을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임청아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모두 사치스럽고 극진한 케어를 받으며 살아왔다!그러나 그녀는 큰 임무를 담당할 수 없고, 가업을 계승할 수 없기 때문에 임태훈은 차라리 사람을 보내서 천 길 낭떠러지로 반역한 임재욱을 데려오기를 원했다. 그는 자신이 가장 총애하는 손녀가 대우그룹을 계승하게 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임청아는 거의 꿀단지 속에서 자라서 하늘의 별과 달을 제외하고, 나머지 원하는 것은 거의 다 가질 수 있었다!그러나 아버지와 오빠가 죽은 후에야 그녀는 성별 문제 때문에, 자신은 임씨 가문의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지만, 결코 가문의 자금 원천에 접근할 기회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굳이 말하자면, 임태훈의 마음속에 그녀는 그저 귀엽지만 결코 큰일은 맡길 수 없는 어리석은 아이일 뿐이었다. 그래서 장차 시집을 간 후에는, 그녀의 존재감도 서서히 없어질 것이다! ...임씨 저택에서 나온 임재욱은 자신의 차로 돌아와 직접 핸드폰을 꺼내 유시아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녀의 핸드폰 번호는 지난번에 세현 그룹 파티에서 별장으로 데려왔을 때 알아낸 것이다. 그날 임재욱은 그녀의 새 핸드폰을 샅샅이 뒤졌는데, 그 안에는 오직 두 사람의 핸드폰 번호만 있었다.바로 소현우와 심유현, 자신의 남자친구와 절친 말이다!그는 또한 유시아와 소현우의 모든 채팅 기록을 보기도 했다. 두 사람은 담담하면서도 약간의 달콤함이 섞여 있었다.임재욱은 오늘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그녀를 꼭 만나고 싶었다.그는 유시아의 전화가 꺼져 있는 것을 보고 곧장 차를 몰고 화랑 아파트로 향했다.익숙한 입구에 도착한 뒤, 그는 손을 뻗어 초인종을 눌렀으나 아무 응답도 없었다. 이윽고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아예 직접 손으로 쾅쾅 두드렸지만, 안에는 여전히 사람이 없었다!그러더니 그는 곧장 건물 앞으로 돌아가 보았다. 유시아네 집 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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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유시아의 집은 깨끗하게 치워져 있어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수도와 전기가 모두 멈췄고, 그림판도 걷었고, 소파와 차 테이블에는 방진포가 씌워져 있어, 마치 먼 길을 떠나 잠시 돌아오지 않을 사람 같아 보였다.소현우는 임재욱에게 전화를 걸자마자 또 심유현에게 전화를 걸고는 다소 초조해하며 물었다.“너 시아한테 무슨 말 했어? 왜 갑자기 나한테 헤어지자는 문자가 와?”심유현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미안해, 당최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시아가 없어졌어. 혹시 일주일 동안, 너랑 만난 적 없어?”그러자 심유현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현우 씨, 여기서 나를 탓하는 게 아니라 두 사람 그동안의 감정이 왜 흩어졌는지 잘 반성해봐야 할 것 같은데?”말을 마친 뒤, 그녀는 전화를 끊고 온천 벽에 힘껏 몸을 기댔다.유시아는 이미 떠났고, 앞으로 소현우는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기 어려울 것이다. 그에게는 평정을 되찾고 이 사실을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했다. 물론 심유현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마음의 죄책감과 불안을 희석시킬 시간이 필요했다.심유현은 가볍게 한숨을 쉬고 이내 온천에 머리를 파묻었다. 그리고 10여 초 후, 다시 물 위로 올라와 심호흡하고는 얼굴의 물기를 닦고 손을 뻗어 쟁반 위의 와인 한 잔을 가져왔다.그녀가 막 마시려고 할 때, 룸의 문이 갑자기 밖에서 크게 걷어차여 열렸다.심유현은 놀라서 손을 흠칫 떨었다. 그 바람에 와인잔이 온천 속으로 풍덩 떨어졌고, 그녀는 자신을 향해 정면으로 걸어오는 임재욱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녀의 작은 얼굴의 핏빛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어... 어떻게 들어왔어요?”이곳은 그녀의 친구가 운영하는 개인 온천이다. 심하윤은 이곳에 와 온천을 즐길 때면, 늘 룸을 예약해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지 않게끔 했다. 그런데 지금 그녀의 개인 공간이 뚫린 것이다!임재욱은 사람을 데리고 건방지게 쳐들어왔고, 그녀에 대한 이 위협은 말할 필요도 없이 자명하다!그는 예사롭지 않은 눈빛으로 대리석으로 쌓은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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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심유현이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홍콩에 있는 세인트 미대를 알아봐 줬어요. 아마... 아마 지금은 입학수속을 밟고 있을 거에요, 거기에 가서 한 번 찾아봐요...”그 말을 들은 뒤, 임재욱은 돌아서서 밖으로 나가려 했다.심유현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더니 문득 물었다.“시아를 데려올거예요?”“그쪽일이나 신경 써요!”곧이어 임재욱은 경호원을 데리고 밖으로 떠났고, 심유현 홀로 이곳에 남게 되었다.임재욱은 온천에서 나와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그러고는 그의 개인 비서 강석호에게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예약하라고 분부했다. 동시에 그는 차에 있는 노트북을 켜고 세인트 미대를 검색해보았다.한참을 검색했지만, 꽤 초라한 공식 사이트 외에는, 그 어떤 쓸모 있는 정보도 없어서 아무래도 학교운영 자질조차 조사해봐야 할 것 같았다!얼마 후, 임재욱은 눈앞의 노트북을 껐다. 그의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울적했다.예전에 유시아는 그래도 꽤 알아주는 명문대에 다녔었는데, 이번에 심유현이 그녀에게 찾아준 곳은 뜻밖에도 볼품없는 대학이었다.저녁 비행기가 딜레이 되는 바람에, 그가 홍콩에 도착했을 때는 마침 오전 시간대였다.임재욱은 공항에서 나와 호텔에 가서 쉬지 않고, 바로 강석호와 함께 차를 몰고 세인트 미대로 갔다. 학교 환경은 괜찮아 보이지만, 부지가 비교적 작고 규모도 별로 크지 않았다. 임재욱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더니 곧장 교무처로 향했다.그는 유시아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알려줬다.그러나 상대방이 말하길, 이 학교에는 유시아라는 여학생이 없다고 했다!‘그런 사람이 없다고...?’임재욱은 어리둥절해졌다. 도리대로라면, 심유현은 그를 속일 필요도 없고 그럴 배짱도 없는데, 어떻게 유시아가 이 학교에 없을 수 있겠는가?그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다시 한번 물었다.“다시 한번 봐주세요. 유, 시, 아. 아마 이번 주에 입학 수속받으러 왔을 텐데요?”그러나 안경을 쓴 여직원이 다시 컴퓨터에 이름을 입력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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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심유현은 유시아가 이미 정상적으로 입학했다고 여겼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녀가 학교에 없다니...유시아에게 그곳은 태어나 처음 가보는 낯선 곳일 텐데, 대체 그녀가 어디에 있을 수 있단 말인가?심유현은 약간 짜증이 나서 자신의 머리채를 잡았다.“임 대표님, 시아는 아무 일도 없을 겁니다. 이미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거든요. 아마도 시아는 우리가 보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숨어 있는 것 같아요!”그러자 임재욱이 눈살을 찌푸리며 냉랭하게 말했다.“만약 시아한테 정말 무슨 일이 생긴 거라면, 심유현 씨도 각오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그가 말을 끝마치자, 통화는 이내 끊겼다.임재욱의 말 때문에, 핸드폰을 쥐고 있는 심유현의 얼굴색은 급격히 창백해졌다.‘이게 바로 자업자득인 건가...’...홍콩의 여름은 정운시보다 훨씬 더웠다.특히 최근 며칠째 비가 부슬부슬 내리면서 유시아는 집이 물이 뚝뚝 떨어질 만큼 눅눅해진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제습기 두 개를 두었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구름이는 최근 열과 배탈에 시달리고 있어, 유시아는 구름이를 데리고 매일 동물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아야 했다.동물병원에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초저녁이었다.그녀는 흑백의 줄무늬 운동복을 입고 있었고, 머리카락은 최근 매우 빨리 자란 탓에 눈을 가릴 지경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미용실에 가 다듬을 시간도 없었던지라, 그녀는 대충 진주 머리핀을 꽂았다. 그래서 보기에 더욱 앳되고 세상 물정에 어두운 여학생처럼 보였다.반려견을 데리고 다니기 때문에 지하철을 탈 수 없으므로 유시아는 택시를 타고 자신이 세 들어 사는 집 아래까지 이동했다.홍콩의 집값과 물가는 정운시보다 비교적 비싼 편이었다. 수중에 있는 돈이 비록 적지 않았지만, 그녀는 앉아서 빈털터리가 될 수 없었다. 꼭 자신이 돈을 버는 속도가 돈을 쓰는 속도보다 빠르게 만들어야 했다. 그것도 안되면, 적어도 이 두 속도가 같게 만들어야 한다!돈을 절약하기 위해서, 그녀가 세 들어 사는 곳도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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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홍콩 쪽의 채용 시스템은 다소 엄격하였다. 유시아는 별 업무 경력도 없었고, 3년이란 시간을 감방에서 보낸지라 일자리를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그렇게 긴 시간이 흐른 뒤 그녀는 나가서 일하겠다는 마음은 접어두고, 집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밖에 선물 가계에 그림을 팔며 반려견 구름이를 키울 생각이었다. 한창 그림을 그리다가 한 부분을 수정하려던 찰나, 갑자기 집주인 이 씨 아주머니가 국수 한 그릇을 들고 웃으며 들어오는 것이었다.“시아양, 내가 저녁에 국수 좀 끓였는데 특별히 시아양 꺼 한 그릇 남겼어. 계속 라면만 먹으면 몸에도 안 좋을 거야...”유시아는 재빠르게 일어나 아주머니의 손에 들고 있는 그릇을 받아들었다.“고맙습니다, 아주머니…”그녀는 한쪽으로 인사하며, 한쪽으로는 책상 위에 그릇을 올려놓았다. 그러고는 과일 봉지를 집어 들며 말했다.“아주머니, 제가 과일 좀 샀는데 이거 가져가서 드세요. 비타민C도 자주 보충해줘야 해요!”집주인 아주머니는 허허 웃어 보이며 말했다.“아유, 그래도 이걸 어떻게 가져가?”“괜찮아요, 가져가세요.”유시아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답했다.“그동안 제가 여기 묵으면서 많은 폐를 끼쳤잖아요. 이거 받지 않으시면, 저도 속에서 내려가지 않을 거예요!”집주인 아주머니는 인색하기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그녀는 혹시라도 누가 불을 조금 더 켜고 있거나, 물이라도 조금 더 많이 쓰면 그런 것까지도 하나하나 다 따졌다. 한편 유시아는 이런 먹고 쓰는 일에서 굳이 신세 지고 싶지 않았다.“아이고 젊은 처자가 참 예쁘고 똑 부러지네. 거기다 그림까지 그릴 줄 아는 거야? 누가 데려갈지 모르겠지만 그놈은 복 받았네...”집주인 아주머니는 말하다 말고 갑자기 대화 주제를 돌렸다.“근데 시아양은 남자친구 있어?”유시아는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아 밑그림을 정리하면서, 자연스럽게 답했다.“그럼요. 며칠 뒤면 저 보러 여기 온다고 했어요.”그녀는 집주인 아주머니의 그 말에 의도를 눈치챌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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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유시아는 오늘 기분이 좋았다. 그 이유는 드디어 그림이 팔릴 기미가 보였기 때문이다.그녀와 마찬가지로, 지방에서 온 선물 가게의 여사장님이 먼저 그림 두 점을 구매하여, 가게에 표구 후 효과를 보겠다고 했다.만약 반응이 좋으면 장기적으로 유시아와 협력할 수도 있을 것이다.모든 일은 시작이 어렵지, 일단 한번 팔리면, 그 뒤에 두 번, 세 번은 어려운 게 아닐 것이다!게다가 아버지가 남겨준 그 집도 팔 필요가 없이 직접 번 돈으로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 유시아는 알게 모르게 성취감을 느꼈고, 보상으로 자신이 먹을 아이스크림을 샀다.유시아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구름이에게 줄 간식도 포장해갔다. 그 순간까지도 그녀는 누군가가 자신을 뜨거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임재욱은 그녀의 여유로운 뒷모습을 보며 2주 동안 답답하던 속마음이 드디어 풀리는 듯했다.그는 빠르게 차에서 내려 그 뒷모습을 향해 걸어갔다.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별로 멀지 않았다. 너무 급한 나머지 임재욱은 도로 옆 난간을 넘으려 했고, 그걸 본 교통경찰이 바로 그를 막아나서며 난간을 넘으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줬다.그렇게 임재욱은 그들과 다투게 되었고, 경찰 차량도 곧바로 도착했다. 게다가 그의 차가 길을 막고 서있어 많은 사람이 마구 경적을 울렸다.유시아의 모습은 그 많고 많은 사람 사이에서 서서히 사라져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임재욱은 할 수 없이 다시 차로 돌아갔다.차에 돌아간 후 운전을 하면서도 그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은 듯했고, 백미러로 여기저기 훑어보았지만, 도로 위 차들밖에 보이지 않았다.임재욱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이건 좋은 징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유시아가 아직 이곳에 있다는 걸 증명해주니 말이다. 그는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반드시 그녀를 찾겠다고 다짐했다!이어서 그는 차를 길옆에 세워두고 차에서 내린 뒤, 프린트 가계를 찾아갔다. 그는 핸드폰에서 유시아의 사진을 찾아 래미네이트 필름으로 몇 장을 복사했다.그 핸드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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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네?”현수가 두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남자친구가 있다고요?”“그래, 얼마 전에 자기 입으로 직접 말했어. 그러니까 너도 꿈 깨!”옆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그 말에 가담했다.“아이고, 저걸 어째, 딱하게 됐네...”현수는 참지 못하고 작은 다락방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표정에서는 약간의 내키지 않음과 탐욕이 드러났다.오늘 기분이 너무 좋았던 탓인지, 유시아에게는 현재 기분이 좋지 않은 일이 생겼다.그녀가 성취감에 젖어 한창 기뻐하고 있을 때, 때마침 생리도 터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전에 차가운 아이스크림까지 먹어서 생리통이 더욱 심해졌다.분명히 무더운 여름인데, 유시아는 생리통 때문에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그녀는 너무 아픈 나머지 새우처럼 몸을 웅크린 채 침대에 엎드려 있었고, 손발이 차가운 데다 힘까지 빠져 죽을 것만 같았다!생리통 문제는 그녀가 감옥에 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감방에서는 뜨거운 물이 공급되지 않는다. 하여 생리 중에도 두 번이나 뜨거운 물을 신청했지만 다른 사람들한테 조롱을 당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더 힘든 일을 맡게 되었고, 일이 끝날 때까지는 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어두운 방에 갇힌 적도 있었다.3년 동안 36번의 생리, 매번 생리가 올 때마다 그녀는 거의 죽다 살아나는 느낌이었다!그 고통 속에서 누구도 그녀를 도우려 하지 않았고, 말뿐인 위로조차도 없었다.유시아는 천천히 두 눈을 감았다. 그녀는 갑자기 화가 났고, 임재욱이 미워 났다.왜 자기가 감방 생활을 해야 했는지, 왜 3년이란 시간 동안 자기를 가둬놓고 고통스럽게 만들었는지 말이다.신서현의 생명은 소중하면서, 그녀의 생명은?3년 전만 해도 그녀는 세상 물정 모르고 임재욱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어린 소녀였는데, 그 사람 눈에는 그녀의 인생이 풀 한 포기만큼 보잘것없었단 말인가?유시아는 두 눈을 질끈 감았고, 눈에서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나왔다. 통증 속에는 과거의 억울함까지 섞여져, 가슴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아파 났다!아파, 아프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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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임재욱은 그 몇 장의 사진을 들고 그 근처에서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별 수확은 없었다.대다수는 유시아의 사진을 보고 눈에 익다고는 했지만 말 그대로 그냥 눈에만 익을 뿐이었다.게다가 대부분 사람은 우연히 유시아를 만났을 것이고, 그녀의 용모가 뛰어나지도 않은 데다 항상 고개를 숙이고 걷기에 아무도 그녀를 자세히는 보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임재욱은 반나절을 돌아다녀 많이 지친 상태였다. 하여 아무 가게 앞 계단에 앉아 벌컥벌컥 물을 마시다 문득 생각에 잠겼다.지금 자기가 뭐 하는 짓인지, 대우 그룹에 일은 다 팽개치고 여기까지 달려와 바보처럼 그녀를 왜 찾고 있는지 말이다.임재욱에게 있어 그녀는 단지 개인적인 분노를 표출하는 장난감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그녀가 그렇게 중요할까?임재욱은 처음으로 자신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그는 고개를 숙여 유시아의 사진을 내려다보며 사진 속 그녀의 보조개를 어루만졌다. 그러고는 자신을 비웃는듯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본인이 생각해도 웃긴가 보다!그렇게 한참 뒤, 이제는 일어나서 가려던 찰나, 주머니 속에 넣어둔 핸드폰이 울렸다.핸드폰을 확인해보니 심하윤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전화를 받자마자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첫마디는 이거였다.“임 대표님, 소현우도... 홍콩에 간대요!”임재욱이 깜짝 놀라 물었다.“네? 소현우는 뭐하러 온대요?”“유시아가 실종된 게 임 대표님과 연관이 있을 거라고 항상 의심했거든요. 요즘 임 대표님이 홍콩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소현우도 가려나 봐요. 아마 갔던 참에 순리롭게 시아를 찾길 바라는 것 같아요...”심하윤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결국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임 대표님, 시아 찾았어요?”임재욱은 눈앞에 오고 가는 차들을 보며 답했다.“아니요!”“네, 알겠어요. 전 그냥 소현우의 일을 알려주려고 전화한 거예요. 그럼 먼저 끊을게요!”핸드폰 전원을 끄고 가방에 넣은 심하윤은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기 위해 줄을 섰다. 그녀 역시 홍콩으로 향하고 있었다.한편 임재욱은 빈 물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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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강석호의 답장을 받은 임재욱은 곧장 운전하여 유시아가 사는 곳으로 달려갔다.이곳의 도로 사정에 대해 잘 모르는지라 임재욱은 여기저기서 헤매다 날이 어두워지고 나서야 유시아네 집 아래로 도착했다. 집 아래에서는 나이 드신 할머니 두 분이 부채질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임재욱은 그 둘에게 다가가 유시아의 사진을 보여주었다.“안녕하세요, 뭐 좀 물어보려고요. 혹시 이 여자분 보신 적 있으세요? 이름은 유시아라고 하고... 음, 지금은 아마 단발머리일 거예요. 평소에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하고요...”그중 한 할머니가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더니 입을 열었다.“응? 이 처녀 그 이 씨 아줌마네 세입자 아니야?”그 옆에 있던 또 다른 할머니는 고개를 들어 임재욱을 바라보더니 오지랖 넓게 말을 이어갔다.“그 처녀 남자친구 있다고 하던데, 당신이구먼?”임재욱은 멈칫하다가 다시 물었다.“혹시 지금 어디 살아요?”그러자 그 중 한 명이 친절하게 길을 알려줬다.“여기 가장 안쪽 문으로 들어가서 위층으로 올라가 봐. 다락방에 살고 있으니까 그냥 위층으로 올라가면 될 거야…”임재욱은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사진을 넣고 유시아가 사는 그 건물을 향해 재빨리 달려갔다.낡은 건물 안에는 엘리베이터도 없고 시설도 뒤떨어졌다. 복도에는 여러 물건이 뒤섞여 있었고 공기조차 통하지 않아 낡은 기운으로 가득 찼다.임재욱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 잡동사니들을 지나쳐 빠르게 위층으로 올라갔다. 4층에 올라갔을 때쯤, 강아지 짖는 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 소리는 구름이 소리와 비슷했다!임재욱은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곧바로 다시 속도를 높여 그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달려갔다.멀리서 그는 새하얀 털을 가진 구름이가 문 앞에 서서 짖는 것을 보았고, 다락방에서는 남자의 욕설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너 다시 한번 물어봐, 이 쌍년이. 너 오늘 한번 죽어봐라. 씨...”현수의 귀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눈도 새빨개져서는 마치 궁지에 몰린 도박꾼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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