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마친 뒤, 임재욱은 전화를 끊고 계속하여 병원 쪽을 향해 갔다. 병원 입구 쪽에 도착해보니, 불빛 아래에 삐쩍 마른 모습을 한 사람이 길옆에서 손을 흔들며 택시를 잡는 것이었다. 생리 기간의 복통은 유시아에게 있어 병이라 할 수도 없을뿐더러, 병원에 입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게다가 여기 병원은 비용도 불투명해 유시아 혼자서 다 감당해낼 수 없었다. 그녀는 해야 할 일도 많고, 집에 가서 구름이도 돌보면서 밑그림 작업도 해야 했다. 게다가 간호사가 준 생강 대추차를 마시고, 핫팩을 배에 붙이니 더는 병원에 돈을 낭비할 필요 없이 많이 나아진 듯했다.곧 한 택시가 멈춰 섰고, 유시아가 그 문을 열자, 뒤에서 임재욱이 다시 차 문을 닫았다.“유시아!”고개를 돌려보니 임재욱이 굳은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지금 뭐 하는 거야? 누가 퇴원해도 된대?”“저 입원할 필요 없어요!”유시아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그리고 저 대신 낸 병원비용은 제가 다시 돌려드릴게요!”그녀는 아주 차분하게 답했지만, 그녀의 사방에서는 불꽃이 튀어 오르는 듯했고, 그 불꽃이 튀어 올라 임재욱의 가슴에 작은 상처를 남겼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그 타는듯한 느낌은 무시할 수 없다!이때, 택시기사가 유시아를 재촉했다. 임재욱은 얼른 허리를 숙여 차 안의 기사님께 이야기했다.“죄송합니다. 저희 안 탈 거에요!”그러면서 그는 유시아를 어깨에 들쳐 안고는 빠른 걸음으로 병원에 들어갔다. 유시아는 임재욱이 이럴 거라 예상을 못 했고, 그의 품에서 몸부림치기 시작했다.“임재욱 씨, 빨리 저 내려줘요. 저 괜찮다고 했잖아요, 병원에 입원하지 않아도 된다고요...”“근데 의사 선생님이 퇴원하라고는 안 했잖아!”유시아는 그의 옆모습을 보며 갑자기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임재욱 씨, 그거 알아요? 저 생리하면서 이미 36회 아파 왔어요. 이번이 가장 덜 아픈 한 번이고요!” 3년 동안 그녀는 그렇게 버텨왔다. 뜨거운 물, 뜨거운 밥은 상상도 못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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