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에 건물 밖으로 뛰쳐나온 유시아는 놀란 마음을 달래며 뒤를 돌아보았다.신시연이 쫓아오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서야 천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손으로 가슴을 쓸어내린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화판이 방금 다른 사람과 부딪힐 때 떨어졌다는 걸 알게 되었다.유시아는 자신을 탓하며 머리를 세게 툭툭 쳤다. 도망치는 데만 집중하다 화판도 챙기지 않고 바보 멍청이 같다고 중얼댔다.하지만 다시 가지러 들어갈 용기는 없었다. 화판이 그다지 값진 물건은 아니니 나중에 수업 들으러 갈 때 다시 찾아보면 되고, 어차피 다음에 가게 되면 방금 부딪힌 남학생한테도 보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유시아는 다른 생각 할 겨를이 없이, 정운대 교문을 나와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버스 안은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그 속에는 예쁘게 화장한 직장인 여자, 시장에 장을 보고 오는 주부, 이 근처 학교의 어린 커플, 그리고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 나온 애 엄마까지, 형형색색의 사람들이 있었다.유시아는 그들을 보고 있자 갑자기 마음 한구석이 울적했다.그녀는 언제 이 사람들처럼 당당하고, 누구한테 들통날까 봐 두려움에 떨지 않고, 차별받지 않으면서 살 수 있을까?감옥살이를 한 오점을 어떻게 해야 깨끗이 씻어낼 수 있을까?생각하면 할수록 실망스럽고 절망적이었다.유시아는 이러한 생각에 정신이 흐리멍덩해져, 버스에서 내리는 걸 까먹고 종착역까지 가버려, 다시 버스를 타고 돌아와야 했다. 그리하여 집에 들어왔을 때는 이미 7시가 넘었는데, 날이 막 어두워지고 있었다.요 며칠 동안 그녀는 줄곧 정운대학에서 수업을 방청했고, 구름이는 집에 혼자 있어 매우 지루했을 것이다.그래서 그런지 문이 열리고 주인이 돌아오자, 구름이는 즉시 소파에서 뛰어내렸고, 유시아의 품에 안겨 끙끙 소리를 내며 그녀에게 몸을 문질렀다.이처럼 매일 학교 가서 수업을 듣고 그 누구한테 방해받지 않는 나날이 영원했으면 얼마나 좋을까...사람 한 명과 개 한 마리의 저녁 식사는 바로 준비되었다. 유시아는 그녀의 작은 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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