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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죄로의 모든 챕터: 챕터 61 - 챕터 70

485 챕터

제61화

임태훈은 약간 언짢아했지만, 그의 죽은 아들과 손자에 비해 확실히 임재욱이 그의 성격과 가장 비슷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그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다.그래서 임재욱이 밖에서 아무리 소란을 피워도, 그것이 선을 넘는 행동이 아닌 한 임태훈을 거의 간섭하지 않았다. 스트레스를 덜 받아야 몇 년 더 오래 살 수 있으니 말이다.이번 일에 소현우만 연관되지 않았어도 그는 사실 간섭하지 않았을 것이다.최근 몇 년 동안 세현 그룹은 나날이 발전하여 정운시에서 매우 중요한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니 한 여자를 두고 소현우와 모순이 생겨 상업계의 적수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은 정말 수지에 맞지 않는 일이었다! “할아버지 오늘 한가하세요?”임재욱은 이렇게 말하면서 임태훈의 곁에 있는 1인용 소파에 앉았다.“왜 갑자기 저 찾아오셨어요?'임태훈은 가볍게 기침을 한 번 하고는 덤덤히 그의 목에 있는 붉은 자국을 들여다보더니 말했다.“듣자 하니 내 착한 손주가 요즘 여기에 여자를 감추고 논다더구나, 그래서 내가 한번 보러 왔다!”옆에 서 있던 신시연은 그 말을 듣고 입을 살짝 삐죽거렸다.‘여자를 숨겨두긴 무슨, 유시아 그 빌어먹을 년이 스스로 온건데, 오빠는 전혀 좋게 봐줄 리가 없다고!’하지만 임재욱은 그저 피식 가볍게 웃을 뿐이었다.“할아버지 이제 연세도 많으시잖아요. 이런 일은 젊은이들에게는 물론 나이 드신 분들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아요.”그의 몇 마디에 임태훈은 도리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더니 손에 든 지팡이로 힘껏 땅바닥을 내리쳤다.“개자식아! 이제 할아버지한테 농담도 해?!”임재욱은 미간을 찌푸리며 이 상황이 귀찮게만 느껴졌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으신데요?”그가 직설적으로 묻자 임태훈도 더 이상 감추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그 여자 다시 소현우한테 돌려보내 줘! 네가 버린 여자를 굳이 한 번 돌아봐서 소현우한테 밉보여야겠어? 그건 우리 대우그룹이 상업계에서 강적을 하나 더 두는 거랑 다름없다고!”그러자 임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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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키가 큰 임재욱은 잠옷 사이즈도 자연히 큰 편이어서 윗옷 하나만으로도 그녀가 치마로 입을 수 있을 정도였다. 유시아는 자신의 가슴을 꽉 여몄고, 다리가 다 나른해졌지만 어떻게든 넘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유시아 씨.”임태훈이 가볍게 기침 소리를 내더니, 정중하게 말했다.“이번 일은 재욱이가 너무 무모하게 행동하는 바람에 유시아 씨 입장이 난감해진 것 같네요. 그러나 내가 보장하겠습니다. 다음에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말입니다.”그러자 유시아는 그를 향해 몸을 굽히며 말했다.“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전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말을 마치고 그녀는 곧장 몸을 돌려 문 입구를 향해 갔다.절반쯤 갔을 무렵, 갑자기 임재욱이 엄숙한 목소리로 불렀다.“유시아...”그녀는 멈칫하다가 그가 자신에게 무슨 좋은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고는, 이내 무시하고 그냥 문을 열어 떠났다.소현우의 차는 예운 별장 부근에 멈춰 서 있었다. 그는 유시아가 임재욱네 정원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즉시 문을 밀고 내려와 그녀를 향해 달려갔다.“시아야...”그러고는 유시아의 이름을 부르며 그녀를 품에 꼭 안았다.“시아야, 괜찮아. 이제 내가 있어. 내가 집으로 데려다줄게.”유시아는 고개를 들어 가볍게 웃어 보이더니 곧 눈을 감고 그의 품 안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녀는 정말 피곤하기도 아프기도 했다. 마치 지옥에서 한바탕 구르다 온 것 마냥, 죽지는 않았어도 껍질이 벗겨지는 것 같은 고통이었다!그날 밤, 그녀는 악몽과 함께 고열에 시달렸고, 거의 밤새 편히 잠을 자지 못했다.소현우는 그녀를 안고 침대에 누워, 몇 번이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며 위로했다.“시아야, 이제 아무 일도 없어, 모든 게 다 지나갔어, 내가 있잖아. 봐봐, 여기는 너희 집이야.”유시아는 입술을 깨물더니 갑자기 목이 메는 듯했다.“나 아빠 보고 싶어요, 현우 씨, 나 너무 보고 싶어...”만약 아빠가 있었다면, 그는 자기 딸이 그렇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지켜보지 못했을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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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더 묻지 않아도 이 가죽 구두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심하윤은 잠시 시선을 그 구두에 멈췄다가 이내 웃으며 말했다.“그냥 너 보러 왔어. 시아야, 지금은 좀 어때?”“난 이제 괜찮아요.”유시아도 따라서 미소를 지었다.“그나저나 왜 이렇게 빨리 왔어요?”슬리퍼로 갈아신고 안으로 들어간 심하윤은 부엌에 있는 소현우의 행동을 보고 피식 웃는 듯 아닌 듯한 표정을 지었다.“빠르긴! 나보다 더 빠른 사람도 있구먼!”소현우는 옅은 회색 셔츠를 입고 있었고 그와 매치한 검은색 정장 바지는 이미 약간 구겨져 있었다. 그는 처음으로 이곳에서 유시아와 하룻밤을 보냈다. 유시아에게는 남자 옷이 없었기 때문에 그는 원래의 차림대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분명히 약간 지저분한 옷차림이지만, 소현우가 입고 있으니 그래도 훈남의 포스가 물씬 풍기는 것 같았다.그는 심하윤을 보더니 담담하게 미소를 지었다.“사실 저는 어젯밤부터 줄곧 이곳에 있었어요. 그래서 말하자면, 하윤 씨가 더 빠른 겁니다!”심하윤은 순간 흠칫하더니 이내 뒤돌아서 유시아를 바라보았다.그러자 유시아의 작은 얼굴이 금세 빨갛게 달아올랐다.“아니, 아니, 그게 아니고 사실은….”“됐어, 설명하지마, 설명은 뭔가를 감추려는 거야.”심하윤은 싱글벙글 웃다가 고개를 돌려 부엌에 있는 소현우에게 말했다.“제가 아침을 안 먹어서 그러는데, 혹시 뭐라도 먹을 게 좀 있나요?”뒤이어 소현우가 “우유와 계란후라이는 어때요?”라며 제안했고 심하윤은 손가락을 튕겼다.“빙고, 내가 이 두 가지를 가장 즐겨 먹는다는 거 기억하고 있었어요?”“그냥 멋대로 추측해본 거예요!”소현우가 눈살을 찌푸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유시아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유시아는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마치 듣지 못했다는 듯 심하윤을 거실로 끌고 가서 앉았다.그제야 소현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곧이어 그는 손을 뻗어 가스레인지를 켠 뒤, 냉장고에서 계란 두 개를 가져와 달걀부침 두 개를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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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유시아는 그를 바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네!”소현우는 손을 뻗어 그녀의 단발머리를 만진 후 몸을 일으켜 일어섰다.“나 먼저 갈게! 두 사람 좋은 시간 보내요!”그가 이곳을 떠나게 되면 심하윤이 유시아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을 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심하윤이 말하려고 마음먹은 한, 그건 단지 시간문제였다. 소현우는 유시아의 귀를 막을 수도, 심하윤의 입을 막을 수도 없으니 말이다.하지만 어차피 큰일도 아니었기에 괜찮았다. 단지 이전에 그가 심하윤과 잠깐의 연애를 한 적이 있을 뿐. 심하윤이 말할 수 있는 것은 이것밖에 없었다!말하지 말아야 할 그런 것들에 대해, 그는 심하윤도 절대로 감히 단 한 마디조차 내뱉지 못하리라 생각했다!소현우를 배웅하고 유시아는 그제야 식탁으로 걸어갔다.“이걸로 충분해요? 빵이라도 더 구워줄까요?”“이미 충분해. 현우 씨는 원래 돼지 기르듯이 사람을 잘 먹여, 몇 년이 지나도 안 고쳐지는 습관이군.”심하윤은 원망스럽다는 듯 말하며 마지막 우유를 삼키고는 접시와 우유컵을 부엌으로 가져가 씻기 시작했다.유시아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쓴웃음을 지었다.심하윤이 이렇게 명명백백히 암시를 보내는데, 아무리 바보같은 사람이라도 알아들었을 것이다.슬프게도 이 절친들은 가장 난감한 상황에 맞닥뜨렸는데, 바로 같은 남자와 감정의 모순이 생겼다는 것이다.접시와 컵을 씻고 고개를 돌린 심하윤은 눈시울을 붉히고 서 있는 유시아를 보고 얼떨떨해졌다.“시아야, 너 왜 그래?”그러자 유시아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별거 아니에요, 방금 속눈썹이 눈에 들어가서 두 번 문질렀더니... 빨개요?”심하윤은 “응.”하고 짧게 대답하고는 그녀의 말을 믿은 척 거실로 가서 작은 걸상을 찾아 앉았다.“시아야, 괜찮으면 내 초상화 하나 그리는 거 도와줄 수 있어? 집에 가서 걸어놓으려고. 나중에 네가 유명화가가 되면 내 초상화는 엄청난 가치가 있을 거야!”“좋아요!”유시아는 미소를 띤 얼굴로 말했다.이내 유시아는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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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유시아는 조용히 그녀의 말을 다 듣고서야 담담하게 웃었다.“좋아요!”“...”순간, 그녀는 뜻밖에도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애초에 이 방법을 생각해냈을 때, 그녀는 만약 유시아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 계속 고민하고 있었으니 말이다.현재, 소현우는 한창 사업이 잘 나가고 있으므로 정운시를 떠나 유시아와 함께 홍콩에 갈 리 없었다. 그러나 열애 중인 두 사람, 게다가 소현우는 유시아의 유일한 생명의 지푸라기인데, 그녀가 어찌 쉽게 그를 떠날 수 있겠는가!그래서 심하윤은 머리를 쥐어짜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냈다. 유시아가 떠날 수 있도록 말이다. 하지만 결국 모두 쓸모없어지고 말았다. 대체 그 누가 유시아가 이렇게 쉽게 승낙할 줄 알았겠는가!유시아는 더 이상 심하윤을 보지 않고 손을 뻗어 그녀에게 그려준 초상화를 그림판에서 떼어내어 한쪽에 놓고는, 다시 펜을 들어 구름이를 그리기 시작했다.그 순간, 심하윤은 갑자기 유시아가 그들의 과거, 그녀의 마음, 그리고 그녀가 여전히 소현우에게 미련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소현우를 자신에게 양보하는 큰 결정을 한 거라고!이윽고 심하윤은 부끄러움을 느끼며 손을 뻗어 유시아를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그 작은 얼굴을 유시아의 옷 속에 묻으며 말했다.“시아야, 너는 반드시 아주 대단한 화가가 될 거야! 난 널 믿어!”유시아는 그림판 위의 그림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지만,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저녁 무렵, 소현우가 유시아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심하윤이 이미 떠난 뒤였다. 혼자 집에 있던 유시아는 거울을 보며 화장을 하고 있었다.사실 예전에 그녀는 아름다움을 좋아했다. 특히나 여러 가지 색채에 아주 민감해 짙은 화장과 여러 가지 섀도, 하이라이트를 즐겨 그렸다. 그래서 화장대에는 늘 화장품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하지만 임재욱은 그녀의 짙은 화장을 매우 싫어했고, 심지어는 그녀의 얼굴이 엎어진 팔레트 같다며 싫어했다.어렸을 적 유시아는 임재욱이 무뚝뚝해서 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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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소현우도 그녀를 따라 그쪽을 바라보며 웃었다.“맞아, 작년에 인테리어를 한 번 한거야. 사람은 옷을 입어야 하잖아? 회사도 마찬가지야!”유시아는 고개를 들고 계속해서 그 건물을 바라보았다.“현우 씨, 정말 대단해요!”게다가, 그는 유시아가 여태 한 번도 본 적이 있는 가장 대단하고, 또한 가장 부드러운 남자였다!소현우는 유시아를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짓고는 그녀의 작은 손을 꼭 쥐었다.“나는 내가 좀 더 대단해졌으면 좋겠어, 그래야 네 이 귀여움을 평생 손에 넣을 수 있을 테니까!”유시아는 손을 뒤집어 그와 손깍지를 끼고는 입꼬리를 위로 살짝 올렸다. 하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 얼굴을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두 사람이 함께 식사를 마쳤을 때는 여전히 이른 시간이었다. 공교롭게도 그 식당은 화운 백화점과 가까이 있었던지라 소현우는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시아야, 우리 겸사겸사 뭐 살 겸 쇼핑이나 갈까?”그는 그녀가 오랫동안 새 옷을 사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심하윤이 그녀에게 사준 몇 벌을 제외하고는 모두 유시아가 감옥에 가기 전에 사둔 옷이었다. 장신구도 없이 초라하고 가련한 게, 마치 동화 속 신데렐라 같았다.소현우는 물론 감히 스스로를 왕자라 칭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지금은 돈이 부족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유시아에게 가장 아름다운 원피스, 가장 진귀한 장신구, 가장 좋은 생활을 주기를 원했다!유시아는 고개를 들어 그 화려하고 웅장한 백화점 빌딩을 보더니 말했다.“에이, 됐어요.”뒤이어 그녀가 소현우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을 이었다.“나는 드라이브나 가고 싶어요!”“애기야.”소현우는 약간 실소하며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지금 한창 퇴근 시간이라 차가 많이 막힐 텐데, 그래도 드라이브 가고 싶어?”“가고 싶어요!”유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할 나위 없이 진지하게 말했다.“나는 현우 씨가 나를 태우고 정운시를 한 바퀴 돌았으면 좋겠어요. 음... 아이스크림 하나도 사주고요!”“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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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유시아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아무래도 현우 씨 혼자 가는 게 좋겠어요, 다음 주에 아빠 성묘하러 가려고요.”계산해 보니, 며칠 후가 유병철의 기일인 것 같았다.유시아는 감옥에서 3년 동안 살면서 거의 한 번도 유병철의 묘에 가보지 못했다. 때문에 누구에게도 성묘하러 간다는 그녀를 막을 이유가 없었다.게다가 소현우는 그동안 종일 유시아에게 붙어 있는 탓에 일 적인 면에서 지체된 게 아주 많았다. 그래서 이번 출장에서 그의 스케줄은 빠듯할 것이고, 아마 그녀와 함께할 시간도 확실히 없을 것이다.이렇게 생각을 끝마치자, 그는 마지못해 말했다.“그럼 최대한 일찍 돌아오도록 할게, 올 때 선물도 꼭 사 올게!”말을 끝낸 뒤, 소현우는 몸을 돌려 떠났다.유시아는 부엌 창턱에 엎드려 소현우의 그림자가 문에서 나와 단지 밖을 향해 걸어갈 때까지 줄곧 바라보았다. 그가 어둠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그녀는 몸을 돌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구름이는 어느새 앞발 두 개를 차 탁자에 걸치고 목을 빼 들어 그 위에 놓여 있던, 소현우가 그녀에게 사준 장미꽃을 뜯어 먹고 있었다.그래서 유시아는 재빨리 그 장미 다발을 가져가 더 높은 수납장 위에 올려놓은 다음, 보관함으로가서 구름이의 사료와 햄을 가져다주었다.구름이는 정말 맛있게 먹었고, 유시아는 그 옆의 양탄자에 앉아 구름이를 바라보며 조용히 정신을 차렸다.다음 날 아침, 심유현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시아야, 내가 이미 홍콩에 갈 때 필요한 수속은 다 처리해놨어. 하지만 학교 쪽의 수속은 좀 더 기다려야 해. 마침 며칠 후에 내 친구 전세기가 홍콩을 비행할 테니까, 그때 그거 타고 시아 너도 가면 돼!”이렇게 되면 유시아의 여권과 티켓 구매 정보를 확인할 방법이 없고, 소현우는 유시아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게 된다. 그녀가 직접 나타나지 않는 한, 소현우는 절대로 그녀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유시아는 이를 듣고 씩 미소를 지었다.“좋아요, 그런데 저, 우리 구름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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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소현우는 좀처럼 그녀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그래서 가는 길 내내 당부의 말을 전했다.“꼭 시아 너 자신도, 구름이도 잘 돌보고 있어. 사람이 적다고 해서 밥을 먹는 거 잊지 말고. 아침은 꼭 먹어야 해. 그리고 스케치하러 가면 너무 늦게 돌아오지 말고 너무 외진 곳에도 가지 마. 여자 혼자 밖에 있으면 안전하지 않아. 일이 있으면 나한테 꼭 전화하고...”유시아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손을 뻗어 소현우의 입을 막았다.“현우 씨, 우리 할머니 잔소리도 현우 씨만큼은 안 심해요!”그러자 소현우는 그녀의 손바닥에 세게 키스한 후, 그제야 보안 검사를 통과하고 돌아서서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이제 돌아가!”“네, 잘 가요!”어쩌면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그렇게 공항을 떠날 때, 소현우의 운전기사인 허 기사님이 그녀를 바래다주었다.유시아는 바깥 거리 풍경을 보더니 문득 입을 열었다.“허 기사님, 저를 효덕추모공원으로 데려다주세요!”유병철의 유골은 그 공원의 동남쪽 모퉁이에 묻혔는데, 심송학에 의하면 그곳은 명당으로 후세의 자손들에게 매우 유익하다고 했다!고학력자인 유시아는 물론 그런 것을 믿지 않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심송학이 유병철을 위해 해준 이 모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묘비 옆은 풀잎도 없이 깨끗했다. 심송학이 항상 이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제때 청소하라고 당부했기 때문이다. 특히 유시아가 감옥에 간 3년 동안 그의 묘소는 줄곧 심송학이 돌보고 있었다.유시아는 손에 든 흰 국화 다발을 그의 묘비 앞에 놓고, 차가운 대리석에 붙어있는 봉인된 사진을 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아빠, 저 나왔어요! 비록 많은 일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안 좋게 됐지만, 안심하세요! 저는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서 잘 살아나갈 테니까!”“아빠, 나는 잠시 정운시를 떠나려고 해요. 아마도 3년, 어쩌면 5년... 아빠도 알 거예요, 하윤 언니랑 현우 씨가 나한테 얼마나 잘해줬는지, 그래서 저는 그 두 사람을 이어 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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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심유현은 줄곧 돌아가지 않고 유시아네 집에 머물렀다.냉장고에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요리를 하지 않고 아예 배달을 시켰다. 다 먹은 후에는 그저 쓰레기통에 던지면 되니 편리하고 아주 빨랐다.밤공기는 물처럼 차가웠다. 열려있는 침실창문에서 시원한 밤바람이 불어오자 흰색 커튼이 가볍게 흔들렸는데 마치 나비의 날개 같았다!심유현은 이전처럼 유시아의 침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었다. 그때, 그녀가 한 손으로 유시아의 손목을 잡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시아야, 너 해외에 있다가 언제 다시 돌아올 거야?”“아직은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아마 몇 년 동안은 안 돌아올 거예요!”설령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그들 사이의 감정이 깊어지고 떼려야 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그녀가 떠나는 것도 별 의미가 없을 테니 말이다!유시아는 고개를 돌려 손을 뻗고는 심유현의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울지 말고 이제 자요!'말을 마치고 유시아는 고개를 돌려 더는 심유현을 신경 쓰지 않았다.다음날 오전, 공항 근처 카페에서 사람을 기다리고 있던 임재욱은 창밖에서 심유현과 유시아가 함께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심유현은 하이힐에 버버리 셋업을 입고 손에는 캐리어를 끌고 있었다. 하지만 유시아는 심플한 스타일의 트레이닝복을 입고 손에는 작은 강아지 켄넬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안에 있는 하얀 털의 강아지 한 마리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도대체 두 사람 중 누가 먼 길을 떠나려는 것인지, 아니면 함께 여행을 떠나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유시아 대체 나랑 무슨 인연인 거야, 금방 헤어지고 나서 겨우 마음 다잡고 내 모든 정력과 시간을 일에 쏟아붓고 있는데, 또 내 눈앞에 띄어?’그는 약간 눈살을 찌푸리며 유시아와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고객의 전화가 걸려와서, 임재욱은 어쩔 수 없이 정신을 차리고 그 잡념들을 머리 뒤로 던져 버렸다!절친한 친구인 이민성의 전세기에 유시아를 태운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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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소현우는 값을 매길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가 유시아에게 준 온 세상을 그녀는 그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유시아보다 더 적합하고, 그에게 더 잘해 줄 수 있다면, 유시아는 아무런 조건 없이 물러나 줄 수 있다!심유현은 고집스러운 그녀의 작은 얼굴을 바라보았다. 참고 또 참았지만, 눈물은 저도 모르게 흘러나오고 있었다.심유현은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녀도 자신이 이렇게 모질게 마음을 먹고 유시아를 멀리 타향으로 떠나게 해, 그녀의 상처를 밟고 자신의 사랑과 행복을 완성하도록 강요할 줄은 더더욱 생각지 못했다!하지만 어떡하겠는가. 심유현은 정말 소현우를 사랑하고 있었고 잃고 싶지 않았다!그 사실은 하늘도 알 것이다. 미국에 있는 3년 동안, 심유현은 시도 때도 없이 그를 생각했고, 그녀는 심지어 소현우가 없는 그 3년을 어떻게 지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그녀는 자신의 양심이 사라질 때까지 소현우를 사랑했다.“시아야.”심유현이 그녀를 꼭 끌어안으며 울먹였다.“시아야, 꼭 잘 있어야 해! 나를 용서해줘!” 말을 마친 후, 그녀는 손을 풀고 빠른 걸음으로 몸을 돌려 기내에서 빠져나갔다.유시아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문자 메시지를 적었다.「우리 이만 헤어져요, 나는 내가 해야 할 더 중요한 일이 있어요.」곧이어 유시아는 메시지 예약전송 시간을 설정한 뒤, 자신의 핸드폰에 있던 SIM 카드를 뽑아 가위로 두 동강 내고 한쪽 쓰레기통에 버렸다.출장을 다녀온 소현우에게 바로 이런 메시지를 보게 하는 것은, 사실 매우 좋지 않다.그러나 유시아는 이외에 다른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다.그녀는 정말 소현우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유시아에게는 감옥에 다녀왔다는 오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더욱이 임재욱이 그녀를 가만두지 않으려 하니 말이다. 그녀는 한 번, 또 한 번 임재욱이 자신에게 남긴 애매한 흔적들을 달고 소현우를 찾아갈 수 없었다!이것은 너무 불공평하고, 더욱이 소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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