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큰 임재욱은 잠옷 사이즈도 자연히 큰 편이어서 윗옷 하나만으로도 그녀가 치마로 입을 수 있을 정도였다. 유시아는 자신의 가슴을 꽉 여몄고, 다리가 다 나른해졌지만 어떻게든 넘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유시아 씨.”임태훈이 가볍게 기침 소리를 내더니, 정중하게 말했다.“이번 일은 재욱이가 너무 무모하게 행동하는 바람에 유시아 씨 입장이 난감해진 것 같네요. 그러나 내가 보장하겠습니다. 다음에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말입니다.”그러자 유시아는 그를 향해 몸을 굽히며 말했다.“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전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말을 마치고 그녀는 곧장 몸을 돌려 문 입구를 향해 갔다.절반쯤 갔을 무렵, 갑자기 임재욱이 엄숙한 목소리로 불렀다.“유시아...”그녀는 멈칫하다가 그가 자신에게 무슨 좋은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고는, 이내 무시하고 그냥 문을 열어 떠났다.소현우의 차는 예운 별장 부근에 멈춰 서 있었다. 그는 유시아가 임재욱네 정원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즉시 문을 밀고 내려와 그녀를 향해 달려갔다.“시아야...”그러고는 유시아의 이름을 부르며 그녀를 품에 꼭 안았다.“시아야, 괜찮아. 이제 내가 있어. 내가 집으로 데려다줄게.”유시아는 고개를 들어 가볍게 웃어 보이더니 곧 눈을 감고 그의 품 안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녀는 정말 피곤하기도 아프기도 했다. 마치 지옥에서 한바탕 구르다 온 것 마냥, 죽지는 않았어도 껍질이 벗겨지는 것 같은 고통이었다!그날 밤, 그녀는 악몽과 함께 고열에 시달렸고, 거의 밤새 편히 잠을 자지 못했다.소현우는 그녀를 안고 침대에 누워, 몇 번이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며 위로했다.“시아야, 이제 아무 일도 없어, 모든 게 다 지나갔어, 내가 있잖아. 봐봐, 여기는 너희 집이야.”유시아는 입술을 깨물더니 갑자기 목이 메는 듯했다.“나 아빠 보고 싶어요, 현우 씨, 나 너무 보고 싶어...”만약 아빠가 있었다면, 그는 자기 딸이 그렇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지켜보지 못했을 것이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