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어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유시아는 그의 말에 따라 종이백을 열어 봤다. 안에는 연한 핑크색 상자가 있었는데 그 상자를 열어 보니 안에 핑크색 장미꽃이 가득 채워져 있었고 상자를 여는 순간 향긋한 내음이 물씬 풍겼다. 그것은 로즈온리 시리즈 제품이었다.그리고 로즈온리 시리즈의 주제는 ‘믿음과 사랑, 유일한 사랑’이었다.유시아는 이 브랜드의 장미꽃을 처음 받아보는 것이 아니었기에 그것을 알고 있었다.이 브랜드의 장미꽃은 비싸기도 했지만, 더 가치 있는 것은 그 제품이 가지는 의미였다. 그건 하나의 약속이었다.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하겠다는 의미를 품은 그것은 평생 단 한 사람에게만 선물로 줄 수 있었다.유시아는 눈시울이 살짝 뜨거워졌다. 그러나 그녀는 이내 쓴웃음을 지으며 그것을 소현우 쪽으로 밀어냈다.“미안해요, 현우 씨. 난...”‘이걸 받을 자격이 없어요.’유시아는 속으로 묵묵히 말을 끝맺었다.그녀는 그에게서 이런 약속을 받을 자격이 없었다. 과거 온 마음을 다해 임재욱을 사랑했던 유시아에게 이제 남은 거라곤 피로와, 따스함과 희망을 향한 동경뿐이었다.그녀는 소현우와 만날 자격이 없었다. 그녀는 전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버림당한 적이 있고 오점이 있는 여자였으니 말이다.소현우는 유시아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시아야, 마음에 안 들어서 그래?”“아뇨, 그건 아니지만... 전 이걸 받을 자격이 없어요.”유시아는 덤덤히 말했다. 그녀는 소현우와 약속을 잡아서는 안 됐다고 속으로 후회했다.아마 너무 외로웠던 탓일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그녀에게 마음을 쓴다면, 유시아는 저도 모르게 그를 향해 다가갔다. 마치 오랫동안 사막을 헤매다가 오아시스를 만난 사람처럼 말이다.그러나 그건 소현우에게는 불공평한 일이었다.소현우는 실소를 터뜨렸다.“시아야, 이 세상에 그런 자격 따위 없어. 네가 원하는지, 원하지 않는지가 중요해. 난 너랑 만나고 싶은데...”그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물었다.“시아야, 넌 어때?”“난...”유시아가 그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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